김화진칼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금융·기업법 전문가인 김화진 교수가 국내외 경제, 금융, 기업, 사회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코너 입니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금융·기업법 전문가인 김화진 교수가 국내외 경제, 금융, 기업, 사회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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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유럽의회는 각 회원국 의회와 같은 권한은 없지만 EU의 예산 책정에 최종 권한을 갖고 대외적인 협약 비준권도 가진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럽의회 선거가 유럽 전체의 정치적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이다. 2024년 6월에 선거가 있었다. 유럽의회는 5년 임기, 720명 의원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7개 정당 플러스 무소속으로 의석을 배치한다. 의원 수는 n분의 1이 아니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순으로 많다. 인구가 기준이고 회원국당 최소 6석을 보장한다. 유럽의회에서는 중도우파인 유럽국민당이 다수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유럽보수개혁연대(ECR)와 정체성과민주주의(ID)를 합한 극우의 비중이 16.7%에서 18.2%로 높아졌다. ECR는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끌고 ID는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이 이끈다. 이번 선거 결과에 충격받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의회를 해산했다. 조기 총선이 실시된다. 프랑스 여당은
필자의 수업에는 지금까지 세계 57개국 학생들이 참여했다. 몇 년 전 수업 시작 때 어디서들 왔는지 차례로 물으니 한 학생이 뉴칼레도니아에서 왔다고 했다. 호주 바로 동쪽에 있는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다. 인구 28만명. 프랑스가 1853년에 강점한 곳이다. 과거 프랑스는 영국 다음가는 식민국가였다. 알제리를 포함해 주로 사하라 이북 아프리카에 진출했다. 제국주의 시대는 오래전에 종결되었지만 미운 정 고운 정으로 경제·사회적 유대는 지속된다. 서로 도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탈세계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는 요즈음 옛날 인연이 탈출구가 되고 있고 프랑스는 수혜자다. 작년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만6000km를 날아 누벨칼레도니를 방문했다. 오래전에 독립을 약속했지만 슬슬 생각이 달라진다. 프랑스인들이 지속적으로 이주하고 있다. 2018년부터 수차례 독립투표를 하고 있는데 아직 반대가 많다. 지구상 니켈의 20%는 누벨칼레도니에서 생산된다. 크롬도 많다.
서울에서 미국 애틀랜타까지 비행거리는 1만1441㎞다. 거의 14시간 비행이다. 고역이다. 그런데 뉴욕에서 호주 시드니까지는 더 먼 1만6105㎞다. 비행시간이 거의 21시간이라고 나온다. 하루를 꼬박 비행기 안에서 보내야 한다. 거리가 이렇게 먼데 미국과 호주는 매우 가까운 사이다. 일단 할리우드에 호주 출신 배우가 많다.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 니콜 키드먼, 케이트 블란쳇, 휴 잭맨, 그리고 마고 로비와 '글라디에이터' 러셀 크로가 있다. 이 스타들은 LA와 시드니를 자주 왕래할 것 같은데 15시간이 넘게 걸린다. 할리우드에 호주 출신 스타가 많은 이유를 검색해 보니 가장 먼저, 호주에서 연기 트레이닝을 잘 받는다고 나온다. 다음으로는 영어다. 영국 영어를 쓰지 않고 미국식 영어를 쓰는데 오리지널 미국 영어보다 어딘지 부드럽고 거부감이 덜하다고 한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필자로서는 잘 알 수 없지만 그런 모양이다. 마지막으로는 "미국인 배우들보다 품성이 좋다"고 나온다.
구글어스로 아프리카대륙 북서부의 모리타니를 겨누면 금방 특이한 지형이 눈에 들어온다. 눈동자같이 원형으로 생겼다. '사하라의 눈'으로 불린다. 직경이 무려 40km다. 형상이 아틀란티스 묘사와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아틀란티스 유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모리타니가 워낙 험한 나라이기도 하고 해당 지역에 접근할 길도 마땅히 없어서 조사와 연구가 잘 안 되어 있다. 용감한 청년 하나가 직접 방문한 영상이 유튜브에 있다. 지상에서는 그냥 돌이 흩어진 황무지고, 너무 커서 전체의 형태는 감을 잡을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전부터 그 지역 주민들은 그 형상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서구에는 1952년 프랑스 탐사팀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1959년까지 프랑스령이었던 모리타니는 사하라사막 그 자체다. 농경이 불가능한 지역이어서 나라는 프랑스만큼이나 큰데 인구는 500만명이 채 안 된다. 석유가 있고 철광석이 많다. 그래서 그 유명한 사하라철도가 있는 나라다. 항구도시 누아디브에서 내
흑백 TV 시절에 본 영화가 아직도 기억난다. 제목도 내용도 기억나지 않고 딱 한 장면이다. 컴퓨터가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그에 맞서는 과학자가 있었고 컴퓨터는 그 과학자를 제거하기로 한다. 그런데 컴퓨터는 손발도 없고 인간에게 직접 위해를 가할 방법이 없다. 간단하다. 무기를 가진 경찰관에게 문제의 인간을 사살하라고 지시한다.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해당 경찰관과 가족의 모든 재산 관련 정보가 은행에서 삭제된다. 할 수 없이 그 경찰관은 과학자를 죽인다. 우리 인간들은 금융기관이 내 몫이라고 디지털 화면에 보여주는 숫자들 때문에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다. 그리고 온라인상의 그 숫자 정보가 오프라인에서 이런저런 행동을 유발한다. 폭력과 전쟁도 포함된다. 그 영화는 흑백 TV 시대에 필자가 본 것이어서 1970년대였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1980년에 컬러 TV 방송이 시작되었다. 스마트폰도 없고 인터넷도 없던 석기시대인데 이미 사람들은 컴퓨터의 잠재적인 무서움에 대해 생각했던
2024년 1월 30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은 총 200페이지 판결문을 통해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에게 558억 달러 규모의 성과급 지급을 결의함으로써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2018년 1월 21일 머스크에게 사상 최대인 558억 달러 가치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만장일치 결의를 채택한 바 있다. 이 결의는 회사의 성과와 기업가치 관련 목표가 달성된 데 대해 사전에 책정되어 있던 패키지에 의한 보상이었다. 이사회는 이해관계가 없는 주주들의 승인을 조건으로 성과급을 결의했다. 의결권자문사들은 반대를 권고했지만 73% 주주가 주주총회에서 성과급을 승인했다. 그러자 리처드 토네타라는 주주가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토네타는 소 제기 당시 9주(200달러 가치)를 보유한 주주다. 법원은 6인의 이사가 지배주주인 머스크와의 관계에서 '완전한 공정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사에 머스크의 성과급 지불을 취소할 것을 명령했다. 법원은 주주들이
모든 신문이 사설과 함께 칼럼을 게재한다. 영어로는 Op-Ed인데 사설(editorial)의 맞은편 지면에 실리기 때문이다(Opposite the Editorial). 1970년 9월 21일자 뉴욕타임스(타임스)에 최초로 등장했다. 시작부터 삽화도 동반했고 타임스 칼럼난의 삽화는 그 자체 미디어산업의 전설이다. 외부인의 의견을 신문에 싣자는 생각은 1943년 타임스에서 처음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1956년에 다시 논의되었다. 사주의 친구가 수에즈운하 사태에 관한 중요한 글을 하나 보내와서 꼭 게재하기는 해야겠는데 '독자 의견'으로서는 너무 길고 일요일판 매거진에 싣기에는 너무 짧았다. 그래서 편집국에서 오래전에 나왔던 칼럼 아이디어를 다시 끄집어냈다. 문제는 그 당시 사설 맞은편에 부고란이 배치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신문의 부고(obituary)는 고인을 추모하고 기리는 짧은 사연을 고인에 대한 소개와 함께 담는다. 유명인의 경우 칼럼 못지않은 크기로 지면을 차지한다. 칼럼을
국민 전원이 훈장을 받은 작은 나라가 있다.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Malta)다. 세 개의 섬으로 구성된 나라인 몰타는 인구 약 53만 명에 강화도만 한 크기인데 위치가 지중해 정중앙이다.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선박들에 인기 좋은 항구이고 고대부터 각광받던 곳이다. 1964년에 독립했지만 1816년부터 그때까지 영국령이어서 2차 세계대전 때 북아프리카를 노리던 히틀러와 이집트를 노리던 무솔리니가 거북해 했던 섬이다. 1941년 겨울이 오고 동부전선이 소강상태가 되자 이 참에 히틀러는 몰타를 손에 넣기로 한다. 북아프리카 장악에 필요했고 영국과 수에즈운하 사이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이탈리아와 합세해 약 600기의 공군기로 몰타를 초토화했다. 그러나 몰타는 세계사에서 가장 심하게 폭격당한 섬이 되고도 그 공세를 이겨냈다. 몰타를 장악하지 못한 대가로 북아프리카로 가는 독일군 보급의 90%가 몰타 근거 영국 해군에 격침되었다. 영국 왕 조지6세는 섬 주민 전원에게 십자훈장을 수여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가 곧 3기를 맞는다. 특별한 계기로 출범한 프로젝트지만 4년 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3기는 1, 2기에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못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이 가장 큰 과제라고 한다. 그런데 이 문제는 준법위가 관심을 갖는 것과는 별도로 삼성 스스로 준비하고 연구해온 과제여서 준법위는 그 과제의 수행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삼성그룹의 구조 전체를 조정하는 지배구조 개편은 준법위의 권한 밖에 있는 문제다. 그룹 전체의 지분구조를 고치는 작업은 이론이나 컨설팅으로 가능한 일도 아니다. 큰돈이 움직이고 많은 투자자의 이해가 걸렸다. 그래서 준법위의 삼성 지배구조 개선작업은 그룹 전체에서 이사회경영을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면 좋을 것이다. 오너경영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국민 정서가 오너경영을 부정적으로 본다. 삼성 스스로도 다음 세대부터는 오너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그러나 이른바 전문경영인 경영이 과연 삼
하버드대 클로딘 게이 총장이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이하 유펜) 총장은 며칠 전에 사퇴했다. MIT(매사추세츠공과대) 총장도 사퇴압력을 받았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신속한 지지 표명으로 고비를 넘겼다. 중동지역에서 벌어진 사태가 미국 대학의 캠퍼스에 큰 여파를 미쳤고 이 때문에 소집된 의회 청문회에서 총장들이 한 발언이 문제가 되어서다. 10월 7일에 자행된 하마스의 만행과 그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중동지역에서 인도적 재난을 발생시키자 미국 대학의 캠퍼스에서는 반유대 목소리가 점점 커졌는데 급기야는 '유대인을 말살(제노사이드)하라'는 구호가 퍼지기 시작했고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언어폭력과 신체적 위협이 확산되었다. 유대인 학생들이 있는 식당에서 학생들을 에워싸고 그런 구호가 외쳐지고 심지어는 수업 중에 반유대 학생들이 들이닥치기도 했다. 이 문제를 학교 당국이 방치하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의회가 해당 대학 총장들을 불러 청문회를 열었다. 의원들은 총장들에게 작금의
영국의 국민 음식은 피시앤드칩스(Fish and Chips)다. 1860년대에 처음 나타났다고 한다. 지금은 그때만큼은 아닌데 1930년대에는 이 음식을 파는 곳이 전국에 3만5000곳이 넘었다. 양차 세계대전 동안에 영국 정부는 이 음식을 확보하느라 절치부심했고 배급제 적용 대상 식품에 포함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만일 그랬다가는 히틀러가 아니라 자국민들과 전쟁을 해야 할 판이었다. 이 음식에 재료로 사용되는 생선은 대구다. 꼭 대구여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어쨌든 대구가 가장 많이 쓰인다. 그래서 영국에게 대구의 공급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대구는 한랭 어종이어서 영국에서 한참 북쪽으로 올라가야 닿는 아이슬란드의 바다에서 많이 잡힌다. 아이슬란드에도 대구는 중요한데 피시앤드칩스 때문이 아니라 그냥 중요한 어업자원이기 때문이다. 영국 배들이 너무 많이 오자 아이슬란드는 50해리 전관수역을 선포해버렸다. 국제법 위반이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그러자 영국 어선들은 해군 함정을 대동
주식회사의 이사회는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가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담보하는 것이다. 둘째는 경영진의 경영 판단을 점검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이사회 경영이 부각되는 것은 주로 첫 번째 때문이다. 20세기 고도성장기에 국내 대기업에서는 소유가 집중되어서 이른바 '오너 경영'이 이루어졌는데 오너 경영은 추진력과 책임감이 뛰어나지만 투명성이 부족했다. 창업자가 개인 기업으로 출발한 회사를 급속도로 성장시킬 때는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기업 규모가 커지고 외국인 포함 일반 주주 비중이 늘어나면서 투명성의 결여는 한국 기업의 큰 약점으로 부각되었다. 이사회 경영은 그에 대한 처방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두 번째다. 1960년에 제정된 상법은 처음부터 주식회사의 경영을 이사회에 맡겼다. 상법은 '경영자'나 '경영진'이라는 개념을 모른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회의체인 이사회가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과거 이사회는 오너 경영자와 고위 임원들이 모이는 경영위원회였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