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프리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과 과학기술로 만들어가는 미래 사회. '테크'(Tech)가 핵심 기반이지만 인간과 사회를 위해 이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테크계 이슈를 여러 각도에서 짚어봅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과 과학기술로 만들어가는 미래 사회. '테크'(Tech)가 핵심 기반이지만 인간과 사회를 위해 이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테크계 이슈를 여러 각도에서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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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서비스의 핵심인 '알고리즘'은 종종 의심받는다. 기존 시장 주체나 특정 진영의 기득권 훼손 우려가 커지면 의심의 강도도 세진다. 갈등이 고조되면, 종국엔 사실관계 보다는 엉뚱한 책임공방에 휩싸이기 십상이다. 포털의 뉴스 알고리즘은 여야 양쪽에서 공격받고 숱한 정치적 논란을 초래했다. 최근 카카오T 택시 알고리즘의 배차 차별논란도 그 연장선에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 가맹택시에 대한 이른바 '콜 몰아주기' 논란에 직면하자 지난 1월 대한교통학회 등이 추천한 전문가들로 모빌리티투명성위원회를 구성했다. 기업의 핵심기밀인 알고리즘을 소스코드와 산출 데이터까지 전수조사하는 초유의 검증작업이었다. 최근 위원회는 지난 6개월간 콜 데이터 17억건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카카오T 알고리즘에 가맹, 비가맹 택시간 차별요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리어 피해를 호소했던 비가맹택시에 수익성이 좋은 장거리콜이 더 많이 발송되는 유리한 결과가 도출됐다. 그동안 콜몰아주기
참 오랜만이었다. 아내와 아이들까지 온가족이 저녁시간 TV 앞에 모여 깔깔거리고 또 눈시울을 붉혔다. 최근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얘기다.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난무하는 폭력과 막장 드라마에 질려 어느새 TV를 외면했는데 다시금 가족 시청자를 TV로 불러 모았다. 자폐 스팩트럼 장애인이라는 우리 사회 소외층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부터 신선했다. 자칫 역풍을 불러올 수 있는 소재였지만 박은빈 등 연기자의 열연과 탄탄한 스토리, 정교한 연출기법이 결합돼 웰메이드 명작 드라마로 승화시켰다. "수많은 한국드라마를 봤지만 내 인생드라마는 이제 '어토니( Attorney, 변호사) 우'이다" "에미상을 받아야 합당하다"는 해외 시청자들의 극찬이 결코 이상하지 않다.넷플릭스 비영어권 순위 1위로 오징어게임 이후 잠잠했던 K콘텐츠 열기를 되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우영우는 한국 드라마만의 독창적 문법으로, 주인공의 미묘한 내면심리와 장면의 특수성을 잡아내는 섬세한 카메라워크를 선보인게
#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기계식 '니콘 FM2'로 사진을 배운 나에게 2000년대초 DSLR(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의 등장은 충격과 같았다. 아날로그 필름을 디지털 센서로, 기계식 셔터 등은 전자장비로 대체한 DSLR은 사진촬영의 패러다임을 뒤바꿨다. 사진촬영은 뷰파인더를 통해 전달된 피사체를 면밀히 관찰하고 구도를 설정한 뒤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노출과 심도 등을 조작해 상(像)을 필름에 담는 미묘한 작업이다. 번거롭고 순간을 포착해야하는 만큼 실수가 잦은데, DSLR은 비싼 필름값 걱정없이 무한 재촬영이 가능했다. 더욱이 바로 촬영물 확인이 가능하고 인화도 간편하니 혁신적이었다. 이후 DSLR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반면 기계식인 SLR은 사진작가나 소수 필카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됐다. 급격한 디지털화에 대한 반감이랄까, 초기엔 사진 철학에 어긋난다며 DSLR에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SLR 시대에는 사진을 찍기 전 생각하는 반면, DSLR은 찍은 후 생각(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의 필즈상 수상은 한국 수학계의 일대사건이다. 4년에 한번씩 주는, 그것도 40세미만 수학자에게만 수여하는 노벨상보다 받기어려운 상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국적과 병역 논란이 불거졌지만 국내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그의 수상이 한국 수학계의 쾌거임은 분명하다. "열여덟에 테니스 라켓을 잡았는데 스무살에 윔블던을 우승한 것"이라는 미국 수학 전문매체의 평가도 나온다. 다만 허교수가 필즈상을 거머쥐기까지의 과정은, 한국 교육의 현실을 투영하며 제도권 교육이 자성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사실 허 교수는 입시위주, 문이과로 구분된 한국제도권 교육에서 낙오자로 평가된다. 스스로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을 곧잘했지만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이 그를 학창시절 수포자로 소개하기도 했다. 수상 간담회에서 그는 "초등학생 때 구구단 외우길 힘들어했다는 얘기가 와전됐다"고 밝혔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수학에 정을 붙이지 못했다고 여운을 남겼다.
코로나19 이후 사회 각분야의 디지털대전환과 비대면의 일상화는 보안 산업에 엄청난 기회를 몰고왔다. 해커가 뚫고 들어올 보안 취약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다. 실제 글로벌 해커그룹 랩서스는 올들어 삼성과 LG, 엔비디아, MS 등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무차별 해킹에 나서며 전세계 기업들을 긴장시켰다. 작년에는 미국 동남부 지역 유류 공급이 몸값을 노린 랜섬웨어 공격에 멈췄고 육류 유통까지 일시 중단됐다. 공급망에 대한 공격은 해킹을 단순 범죄에서 국가 안보의 이슈로 격상시켰다. 사이버 대전 공포도 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공공 전산망에대한 사이버공격부터 단행했다. 서방 해커들도 이에 맞서며 이른바 '사이버 3차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보안강화에 열을 올린다. 당장 막대한 투자가 이어졌다. 구글은 지난 3월 사이버보안기업 맨디언트를 무려 54억달러(6.8조)에 인수했다. 맞수격인 MS 역시 지난해 다수의 클라우드 보안기업을 사
# 대한민국이 IT 강국으로 손꼽히게 된 근간 중의 하나는 김대중 정부의 초고속 인터넷과 전자정부 사업이다. 외환위기로 국가 존망이 위태롭던 1998년.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선두를 달리자'를 슬로건을 앞세우며 시작했다. 초고속인터넷망을 인프라로 삼았고 전자정부로 행정혁신을 도모했다. 국민과 기업이 원스톱으로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목표였다. 오프라인 행정의 대혁신이 불가피했다. 그만큼 추진 과정은 정부 역사상 전례없이 강력하고 신속했다. 청와대가 전자정부특별위원회를 주관하고 전 부처가 참여하는 체제를 마련했다. 대통령부터 현업부처, 예산당국이 원팀이 되어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부처국장들은 매주 민간위원들과 모여 조찬회를 열었다. 청와대는 관련부처 장차관들을 불러모아 민관이 도출한 안건을 심의했다. 대통령이 앞장서 성과를 관리하니 자연스레 전자정부특별위원회에도 '특별한' 힘이 실렸다. 이는 한국이 전세계 전자정부의 모범사례로 꼽히며 UN전자정부 평가에서 다년간
# 십 수년 전의 일이다. 한 우리 중소기업이 일본 굴지 대기업에 업무용SW 공급을 추진했는데 최종 계약까지는 2년이 소요됐다. 알고보니 반 년만에 제품에 대한 검토가 끝났음에도 이후 행정절차에만 1년이 넘게 걸렸다. 실무진 회의에 이어 팀장회의, 다시 임원회의까지 구성원 전원이 동의해야 다음 단계로 상정되는 지난한 의사결정 구조 때문이었다. 최대한 책임을 분산시켜서 예기치 않은 상황에 아무도 책임 지지 않으려는 포석이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2년새 기존 SW의 기능이 크게 바뀌면서 해당 업체가 또다시 이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뺀 것이다. 기술이 광속으로 발전하고 혁신의 방향만큼 속도가 중요한 시대, 일본 IT산업의 미래가 암울해 보인 것은 당연했다. # 10여년의 세월에도 일본의 아날로그 문화는 별로 바뀌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일본 디지털 인프라의 후진성을 더욱 각인시켰다. 특별정액급부금(우리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IT시스템을 제 때 못 만들어 서너달만에 우편으로 받거
# 그들은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내부직원 행세를 했다. 직접 고객센터에 문의해 임시 비밀번호를 발급받았다. 별다른 의심은 받지 않았다. 비밀번호 힌트 질문은 '당신이 살았던 첫 동네' '어머니의 고향' 등 지극히 평범했다. 특이한 답변도 있었지만 사전에 개인정보를 폭넓게 수집한 그들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 물론 내부 직원이나 협력사 직원의 시스템 접근 권한을 가로채는 고도의 기법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가짜 이메일로 웹사이트 접속을 유도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내는 '고전적'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직접 직원들과 접촉해 돈으로 내부접근 코드를 '구입'하기도 했다. 최근 알려진 해킹집단 랩서스의 수법은, 기업들의 보안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의 허무할 정도로 평범한 수법에 세계 최고의 보안 역량을 자랑해온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외 기업들이 속수무책 당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의 소스코드까지 유출됐다. 자칫 세계 1위
최근 불거진 이른바 'GOS 게이트'는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가 직면한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게임 최적화 서비스'의 약자인 GOS는 삼성의 최신 플래그십(최상위기종) 스마트폰인 갤럭시S22에 기본 탑재됐는데 고사양 게임이 실행되면 발열을 막기위해 CPU와 GPU의 성능을 제한한다. 사전에 고객에 이를 알리지 않았다. 일부 소비자들이 "100㎞ 속도제한이 걸린 포르쉐를 산 셈"이라며 반발하는 것도 그래서다. 조작과 사기, 뻥튀기 라는 수위높은 표현들이 튀어나올 만큼 이용자들의 분노가 거세다. 그런데도 처음부터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특히 IT성능 측정 전문사이트인 긱벤치가 GOS 강제 논란에 연루된 삼성전자 갤럭시S22와 21, 20, 10 전 모델을 안드로이드 벤치마크 목록에서 제외한 것은 가히 굴욕적이다. 긱벤치는 각종 IT제품의 성능을 비교 검증하는, 공신력있는 기관이다. GOS가 게임앱에서만 돌고 성능측정 앱에서는 활성화되지 않는 것을 이들은 명백한 조작
"이런 수준의 회의 앱을 쓰라니 한숨만 나옵니다" 최근 정부부처 비대면 회의에 참여한 민간 전문가들은 종종 회의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정부 공식회의에는 '온나라' 회의앱만 사용해야하는데 끊김이나 지연 등이 잦아서다. 민간 제품에 비해 기능이나 품질이 떨어지니 공무원들도 이용하길 꺼린다. 차라리 대면회의가 낫겠다는 반응이 적지않다. 회의앱 뿐만이 아니다. 공무원전용 메신저인 '바로톡'도 비슷하다. 정보유출 방지 등을 이유로 정부가 직접 메신저를 개발해 운영하겠다며 2015년부터 중앙 행정부처와 지자체에 순차 보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이용건수를 손에 꼽을 정도로 외면한다. 민간앱인 카카오톡에 비해 편의성이 뒤지고 자료 다운로드도 안되는 반쪽짜리여서다. 쓰지 않으니 존속시킬 이유도 없다. 급기야 국회 행안위는 지난해 바로톡 관련 개선사업 예산 16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처럼 정부 공공기관이 개발해 운영하다 활용도가 떨어지며 사라진 공공앱이 2016년 이후 1000여개
#"어젯밤에 우리 아빠가 술 취하신 모습으로 한 손에는 크레파스를 사 가지고 오셨어요." 1985년 발매된 '아빠와 크레파스'의 원 가사란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양현경씨가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 출연해 밝힌 후일담이다. 그의 아버지가 술에 취해 크레파스를 사온 어릴 적 회상을 노랫말에 담았다. 하지만 그 표현이 사회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의에 걸려 '다정하신'으로 바꿨다는 '웃픈' 사연이다. '동요' 같은 이 노래도 '불가' 판정을 받았다니. 서슬퍼런 군사정권 시절 콘텐츠 검열은 그만큼 엄혹했다. 영화, 드라마는 물론 노랫말 한 구절 한 구절 모든 창작물이 군부의 사전검열을 받아야 했다. 국가검열이 풀리기 시작한 것은 1987년 민주화항쟁 이후다. '여명의 눈동자'(1991년 방영) '모래시계'(1995년) 등 희대의 명작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위안부, 4·3제주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동안 금기시한 현대사를 배경으로 다룬 이들 드라마는
# 가정과 직장에서 평범하게 지내던 한 남자. 어느 날 자신의 노트북에 악성코드가 깔리면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아무던 없던 방. 그곳에서 벌인 혼자만의 은밀한 행위가 노트북 웹캠을 통해 고스란히 해커에게 전달된다. 해커는 몰카 영상을 미끼로 주인공과 또 같은 수법에 걸려던 다른 해킹 피해자들을 협박해 은행까지 털게 한다.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첨단 기술이 오히려 인간의 삶을 잠식한다는 주제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 미러' 시리즈 중 한 에피소드다. # 국내 700여 세대 아파트 월패드(홈 네트워크 기기)가 해킹돼 입주민들의 사생활 영상이 유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누구나 가장 편하고 안전한 장소로 믿었던 '안방'이 해커들의 표적이 된 것이다. 해커가 빼낸 데이터에는 거주자가 옷을 벗고 집안을 돌아다니거나 이보다 더 은밀한 사생활 영상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축 아파트라면 거실에 한대씩 장착된 월패드가 몰카로 악용될 줄이야. 해커는 이들 불법 영상을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