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오늘도 온라인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이슈들이 뜨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흘리듯 넘겨버리는 무수한 이슈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를 뽑아 그 한꺼풀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짚어본다.
오늘도 온라인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이슈들이 뜨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흘리듯 넘겨버리는 무수한 이슈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를 뽑아 그 한꺼풀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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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9일 새벽 6시, 미국 일리노이 주지사 밀로라드 블라고예비치의 집에 FBI(연방수사국)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수사관들은 자고 있던 블라고예비치를 깨워 수찹을 채웠다. "뇌물 혐의로 체포하겠다"는 말에 그는 "농담하지 말라"고 했다. 그가 체포된 건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공석이 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자리를 돈 받고 팔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선거자금을 많이 내거나 주지사 퇴임 이후를 보장해줄 사람을 오바마의 후임자로 고르려 했다. 첩보를 입수한 FBI가 법원의 허가를 얻어 한달 동안 그의 사무실과 전화를 감청하면서 이 같은 정황을 포착했다. 보석금 4500달러(510만원)를 내고 풀려난 그는 얼마 안 가 뇌물교사·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사건을 맡은 패트릭 피츠제럴드 연방검사는 "블라고예비치의 행위는 무덤에 누워 있는 링컨을 돌아눕게 만들 정도"라고 했다. 주의회가 그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며 사퇴를 압박했지만 그는 일축했다. 오히려 "
1932년 3월1일 밤, 미국 뉴저지주의 한 저택에서 생후 20개월된 아기가 유괴됐다. 세계 최초로 대서양을 논스톱 단독 비행으로 횡단해 유명해진 찰스 린드버그의 아이였다. 경찰은 집 주변에서 여러 명의 것으로 보이는 수상한 발자국들을 찾아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범인이 2명 이상이라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아기 방에선 단 한명의 지문도 발견되지 않았다. 심지어 아기 엄마와 유모의 지문도 없었다. 수사는 미궁에 빠졌다. 이후 아기의 몸값을 요구하는 편지가 도착했다. 린드버그는 유괴범의 메신저를 자처한 남성에게 5만달러를 건넸다. 그러나 아기는 돌려받지 못했다. 실종 72일 뒤 아기의 시신이 발견됐다. 린드버그 저택에서 약 3km 떨어진 곳이었다. 린드버그와 아내는 자신의 아이임을 확인했다. 시신은 하루 만에 화장됐다. 유괴사건 수사는 살인사건 수사로 전환됐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조종사의 아이가 납치·살해됐다는 소식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약 700명의 기자가 취재에 동원됐다
"요즘 헌법 잘 계시나? 왜 대법원에 헌법 한분 계시지 않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법무부 장관에게 물었다는 말이다. 이 전 대통령이 '헌법'이라고 비꼬듯 부른 이는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다. 불편한 심기가 묻어나는 말투다. 김 전 대법원장이 헌법이 보장한 사법부의 독립성을 내세우며 사사건건 이 전 대통령에게 맞선 때문이다. 시작은 친일파 청산 문제였다. 이 전 대통령은 친일파 처벌에 미온적이었다. 그는 반민족행위자 처벌법을 고치려고 했다. 친일파에 대한 공소시효를 단축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김 전 대법원장이 반대했다. 결국 경찰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습격해 조직을 사실상 와해시켰다. 그러자 김 전 대법원장은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번 사건은 상부의 명령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불법행위에 대해 사법기관에 판단을 요구해 온다면 법에 비춰 추호도 용서없이 판단하겠다." 이후에도 김 전 대법원장은 걸핏하면 이 전 대통령과 부딪혔다. 국회 프락치 사건, 윤재구 의원
# 1995년 6월12일 오전,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아파트에서 흰 연기가 새어나왔다. 이웃의 신고를 받은 경비원이 인터폰으로 전화를 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화재를 의심한 경비원이 119에 신고했고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연기의 원인은 안방 장롱에서 시작된 화재였다. 불을 끈 뒤 현장을 수습하던 소방관이 욕조에서 발견한 건 치과의사였던 30대 여성과 그 두살배기 딸의 시신이었다. 이른바 '치과의사 모녀살인사건'이다. 유력한 용의자로 외과의사였던 남편 이모씨가 지목됐다. 시신이 발견된 당시 이씨는 개인병원을 개업하고 첫 출근한 상태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씨는 누나를 개인병원 사무장으로 들이는 문제로 아내와 크게 다퉜다. 격분한 이씨는 아내와 딸을 살해한 뒤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시신을 담그고, 장롱에 불을 지르고 출근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2003년 대법원은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의 혐의를 뒷받침할 직접증거가 없다
'바람의 검심'이란 일본 만화가 있다. '전설의 칼잡이' 히무라 켄신이 주인공이다. 19세기 중반 메이지유신에 반대하는 막부파의 수많은 인사들을 암살한 검객으로 그려진다. 물론 가상인물이다. 그렇다고 완전한 허구는 아니다. 당대 일본의 '4대 칼잡이' 중 하나로 불렸던 가와카미 겐사이란 실존인물이 모티프다. 막부 측 사상가였던 사코마 쇼오잔을 백주 대낮에 베어 죽인 사건으로 유명하다. 겐사이는 체구가 아담한데다 얼굴도 곱상하게 생겨 얼핏보면 여자로 착각할 정도였다고 한다. 말수가 적고 목소리도 작고 부드러웠다. 대화할 때 상대방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아래로 향할 정도로 숫기가 없었다. 그런데도 성격은 냉혹하기 이를 데 없어 사람을 벨 때 한치의 주저함도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이런 일도 있었다. 겐사이를 비롯한 유신파 인사들이 교토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셨다. 자연스레 반대세력인 막부파를 비난하는 이야기가 오갔다. 막부파 핵심인사 중 한명의 이름도 거론됐다. 그런데 갑자
#'진격의 거인'이란 일본 애니메이션이 있다. 사람을 잡아먹는 정체불명의 거인들과 맞서싸우는 이야기다. 여기서 인간들은 거인을 막기 위해 50m 높이의 성벽을 쌓고 그 안에서 살아간다. 성벽은 모두 3겹으로 돼 있다. 가장 안쪽 성벽에는 상류층들이, 그 바깥에는 중산층들이, 그리고 가장 바깥 쪽에는 낮은 신분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군대도 3가지 병단으로 나눠져 있다. 가장 안전한 안쪽에는 헌병단, 그 바깥에는 주둔병단이 있고 거인들이 우글거리는 성벽 밖을 정찰하는 임무는 조사병단이 맡고 있다. 아이러니한 건 가장 전투 능력이 뛰어난 '엘리트' 전사들이 거인과 싸울 일이 거의 없는 후방의 헌병단에 배치된다는 점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전투력이 낮은 병사들은 조사병단에서 거인들과 직접 맞서 싸우다 죽어나간다. 애니메이션 속 이야기라고 웃어 넘길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검찰과 경찰도 마찬가지다. 경찰의 임무는 범인을 잡아 수사하는 것이고, 검찰의 역할은 경찰이 잡은 범인을 재판에 넘기는
#. 한국전쟁 발발을 사흘 앞둔 1950년 6월22일. 이승만 대통령은 난데없이 김익진 검찰총장을 서울고검장으로 좌천시켰다. 검찰총장엔 서상환 서울고검장을 앉혔다. 권승렬 법무부 장관은 아예 쫓겨났다. 누가봐도 문책성 인사였다. 이런 갑작스런 인사 뒤엔 경찰이 있었다. 경찰은 애써 잡은 '좌익인사'들을 검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풀어주는 게 못 마땅했다. 이 전 대통령도 검찰의 이런 행태가 불만이었다. 그러던 중 김 전 검찰총장의 말 한마디가 검경 갈등의 불을 당겼다. "경찰 조서에 의견만 있고 증거가 없다." 경찰은 이 전 대통령을 구워삶았다. 결국 검찰은 치욕을 맛봐야 했다. 검찰이 처음부터 경찰보다 우위에 있었던 게 아니다. 이승만 정권 땐 경찰의 힘이 검찰을 압도했다. 당시 경찰 간부 대부분은 일제강점기 고등경찰 출신이었다. 그런 경찰은 법원 서기 출신의 젊은 검사들을 낮잡아봤다. 1948년 10월 여순반란사건 당시엔 경찰이 검찰 지청장을 총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경찰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다. 양산 사저에서 하루 휴가를 보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뒤 청와대로 돌아갔다. 노 전 대통령의 상주이자 참여정부의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그가 대통령이 됐다. 그렇다면 문재인정부는 노무현정부의 2탄일까? 문 대통령의 개혁적이고 탈권위적 행보는 생전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여러모로 노무현정부와는 다르다. 차이점은 크게 3가지. △당청 관계 △검찰 개혁 방식 △언론관 등이다. 첫째,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관계에 대해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청 분리'를 강조했지만, 문 대통령은 '당청 협력'을 내세운다.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가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영향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가 정무수석 폐지였다. 참여정부 초대 정무수석이었던 유인태 전 의원이 총선 출마를 위해 1년만에 자리를 내놓자 노 전
# "적의 전사자를 늘려서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자넨 약에 중독된 갱 두목과 다를 바가 없어. 자네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미군을 왕의 군대처럼 부릴 생각이라면 나부터 죽여야 할거야. 왜냐하면 난 자네에게 대항할 군대를 만들 거고 결국엔 내가 이길테니까." 백악관을 무대로 한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에서 대통령 비서실장 리오 멕개리가 제드 바틀렛 대통령에게 한 말이다. 개인적으로 아끼는 군의관이 시리아군에 피격당해 숨지자 격분한 바틀렛 대통령은 시리아군에 대해 통상적인 수준 이상의 공격을 지시한다. 그러자 멕개리 실장이 대통령을 조용히 회의실 밖으로 끌고나와 이렇게 꾸짖는다. 물론 드라마 속 대사지만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작가 아론 소킨이 이런 대사를 쓴 건 미국에선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비서실장이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애초에 그런 일부터 없을 터다. 특히 직전 정부에선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윗분의 뜻을 받들어
"한국이 THAAD(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을 내는 게 적절하다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 그건 10억달러(1조1400억원) 짜리다." (4월27일 로이터통신) "사드는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왜 우리가 그 돈을 왜 내야 하는가?" (4월28일 워싱턴타임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우리나라에 사드 비용 부담을 요구했다. 시점이 묘하다. 미군이 경북 성주 골프장에 사드 장비를 배치한 직후다. 애당초 공짜로 주겠다더니 물건을 넘기자 마자 돈 내라고 큰 소리 치는 셈이다. 당초 미군은 우리가 부지와 기반시설만 제공하면 사드의 운영·유지 비용은 자신들이 부담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약속을 뒤집은 셈이다. 금융상품으로 치면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 불완전판매는 고객이 부담할 비용이나 위험 등에 대해 충분히 알리지 않고 상품을 파는 것을 말한다. 굳이 따지면 '사기'나 다름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많은 중소기업들을 도산 위기로 몰아넣은 키코(KIKO·녹
만약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국에서 북한의 체제 급변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 보고서가 공개된 적이 있다. 작성자는 공화당 싱크탱크 AEI(미국기업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이었다. 그는 2004년 보고서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 사망 등 급변 사태시 펼쳐질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최고지도자 사망시 북한은 군부 내 파벌 간 대립으로 내전에 돌입한다. 전략무기를 손에 넣기 위한 군벌 간의 전투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군 지휘체계가 붕괴되면서 조선인민군 대다수는 빨치산이 돼 흩어진다. 주민들이 빨치산을 피해 피난길에 오르면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한다. 상당수 난민들이 압록강·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유입된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난민 유입 억제를 위한 내전군 무장해제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압록강·두만강을 건너 남하를 시작한다. 한미 연합군도 중국의 개입을 저지하기 위해 즉각 북진을 개시한다. 양측은
2007년 8월, 청와대 대통령 관저 접견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김병준 정책특별보좌관(특보)과 마주 앉았다. 그해말 대선을 앞두고 막 출범한 대통합민주신당이 화제에 올랐다. 노 대통령은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대통합신당 합당을 용인할 생각이었다. 김 특보가 직언했다. "신당을 인정하지 말고 열린우리당을 지키셔야 합니다. 그래야 퇴임 후 제대로 숨을 쉬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단칼에 잘랐다. "대세라 어쩔 수 없어요. 또 신당에 가서도 이쪽 사람들이 잘 할 겁니다. 대선후보가 될 수도 있어요."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등 이른바 '친노계'가 대통합신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김 특보는 물러서지 않았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못 이깁니다.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다 합쳐봐야 3이 아니라 1.3 밖에 안 됩니다. 정동영은 1.5입니다. 상대가 안 됩니다." 노 대통령이 발끈했다. "이해찬 한명숙이 왜 안 돼요? 또 내가 뭘 잘못했다고 퇴임 후 걱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