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오늘도 온라인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이슈들이 뜨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흘리듯 넘겨버리는 무수한 이슈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를 뽑아 그 한꺼풀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짚어본다.
오늘도 온라인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이슈들이 뜨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흘리듯 넘겨버리는 무수한 이슈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를 뽑아 그 한꺼풀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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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통령에 대한 두가지 속설이 있다. 첫째, 안경을 쓰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둘째, 서울대를 나오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사실일까? 적어도 지금까지 국민 직선제로 선출된 대통령 중엔 안경 쓴 사람이 없었다. 윤보선·최규하 전 대통령이 안경을 썼지만 각각 국회와 통일주체국민회의의 간접선거로 뽑혔다. 직선제 대통령 중에도 이명박,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이 재임 중 안경을 쓰곤 했지만, 선거기간 중엔 안경 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서울대 출신은 어떨까?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48년 서울대 철학과에 입학해 졸업까지 하긴 했다. 하지만 당시엔 대학에 갈 형편이 되는 사람이 턱없이 부족했다. 서울대라도 원서만 내면 들어갈 수 있던 때였다. 제도화된 대학 입시를 거쳐 서울대에 들어간 사람 중엔 아직 대통령이 나오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 안경과 서울대의 징크스는 어느 정도 사실인 셈이다. 안경 징크스의 경우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안경 낀 대통령이 당선
"이 기자도 나중에 정치 한번 해야지?" 정치부 기자를 하다보면 한번씩 이런 의례적인 덕담(?)을 듣는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대답한다. "아유 그럴 깜냥도 안되고, 전혀 그런 생각도 없어요." 진심이다. 일단 그럴 능력이 안된다. 또 상경계 출신이라 그런지 정치 권력에는 별 관심이 없다. 아무리 실속을 따져봐도 정치판에 뛰어들었을 때의 효용이 그에 따른 위험이나 비용에 못 미친다. 청와대 출입기자로 있으면서 이런 생각은 더 강해졌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엔 더욱 그랬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청와대 사람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찼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이밖에도 친하게 지내던 수많은 비서관, 행정관들이 잇따라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권력은 '손잡이 없는 양날의 칼'이라 잡는 순간 다친다는 흔해 빠진 레토릭이 이렇게 피부로 와닿을지 몰랐다. 구속된 사람들의 경우 본인의 잘못이 전혀 없진 않다. 그러나 대부분
"대통령으로서 저는 나라의 이익을 앞세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시간을 직무에 쏟을 수 있는 대통령과 의회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변론을 위해 몇달씩 싸움을 계속하게 되면 대통령과 의회는 시간과 관심을 거의 모두 빼앗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직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1974년 8월8일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하야 연설이다. 당시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벼랑 끝에 몰려있었다.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이미 상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고, 본회의 가결도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 닉슨이 하야를 선택했다고 해서 그가 자신의 죄를 인정한 건 아니었다. 하야 선언 직전 닉슨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를 붙들고 울부짖었다.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어. 내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는 거지?" 그로선 억울할 만도 했다. 닉슨은 워터게이트 빌딩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을 도청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그의 측근인 고든 리디와 하워드 헌트
#옛 소련(현 러시아)의 철권통치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정적 레온 트로츠키의 암살을 지시하며 내린 명령은 "머리를 짓뭉개 죽여라"였다. 암살자 라몬 메르카데르는 이 명령을 충실히 수행했다. 스페인 출신의 스탈린주의자 메르카데르는 1939년 망명 중인 트로츠키를 제거하기 위해 멕시코 코요아칸으로 향했다. 그러나 트로츠키가 은신 중인 집은 담이 높고 경비가 삼엄해 잠입이 불가능했다. 대신 메르카데르가 택한 전략은 '미남계'(?)였다. 그는 캐나다의 백만장자를 가장해 트로츠키 여비서의 여동생을 유혹했다. 수개월 간의 작업(?) 끝에 메르카데르는 한밤 중 트로츠키의 집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다. 1940년 8월20일, 그는 등산용 도끼로 자고 있던 트로츠키의 머리를 내리쳤다. 트로츠키는 즉사하지 않았다. 경비원이 암살범에게 총을 쏘려 하자 트로츠키는 제지한다. "죽이지 말고 감옥에 보내세요." 트로츠키는 이튿날 숨을 거뒀고, 메르카데르는 멕시코에서 20년간 복역했다. 트로츠키가 미리 써둔 유
"I'm your father."(내가 네 아버지다.)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사 가운데 하나다. 1980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을 'SF(공상과학)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은 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악의 화신' 다스베이더가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털어놓은 비밀에 전세계 관객들은 충격에 빠졌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를 뺨치는 반전이었다. 그저 그런 SF 영화에 그칠 수도 있었던 스타워즈는 이 대사를 계기로 한 가문의 기구한 운명을 그린 '우주 대서사시'로 탈바꿈했다. 스타워즈는 기본적으로 스카이워커 가문의 죄와 구원을 그린 영화다. 엄청난 '포스'(힘)를 타고나 우주를 구할 영웅으로 지목된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제다이 기사'가 돼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운다. 그러나 결국 '어둠의 힘'에 사로잡혀 '악의 결정체'인 다스베이더가 되고 만다. 이후 버려진 그의 아들 루크도 제다이 기사가 돼 다스베이더를 상대로 싸우게 된다. 그가 자신의 아버지인
세계무대에서 활약한 '국민영웅'이 금의환향했다. 그가 이룬 성취와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에 국민들은 열광했다. 본인은 입도 안 뗐는데 국민들이 알아서 그를 '대권주자' 반열에 올려놨다. 여야 모두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당분간 중립지대를 지키겠다며 여야 정당들의 애를 태운다. 12일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떠올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의 얘기다. '아이크'(Ike)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그는 연합군 사령관으로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전쟁영웅'이었다. 1952년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최고사령관 자리에서 물러나 민간인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나는 아이크를 좋아해!'(I like Ike!)라고 적힌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렸다. 어떤 대선주자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심지어 현직 대통령이었던 해리 트루먼조차 아이젠하워에게 대통령 후보 자리를 제안하며 자신은 부통령 후보가 되
1월 1일 기자 간담회에서 본 박근혜 대통령은 여유로웠다. 탄핵과 구속의 위기를 마주한 대통령의 표정은 아니었다. 어릴 적 청와대 녹지원에서 뛰어놀며 나무에 그네를 걸려고 했던 추억도 풀어놨다. 불안감에 떨고 있을 것이란 세간의 예상과는 달랐다. 최근 만난 여권 관계자는 "이해가 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믿는 구석이 있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1년 가까이 미뤄져 박 대통령이 사실상 임기를 채울 수도 있다"는 색다른 전망을 내놨다. 2월말 또는 3월초 탄핵심판 청구가 인용될 것이란 일반적인 관측과 거리가 있는 해석이다. 근거를 묻자 그는 박 대통령측이 쓸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공개했다. 바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헌법재판소장 임명권 행사다. 시나리오는 이렇다. 오는 31일 박한철 헌재소장이 퇴임하면 황 권한대행이 새로운 헌재소장 후보자를 지명한다. 정부는 국회에 신임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보낸다. 야권은 황 권한
# 1956년 당시 앤서니 이든 영국 총리는 쓸개관(담관) 궤양을 앓았다. 복부전염이 겹치며 체온이 41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통증이 워낙 심해 마약성 각성제인 '암페타민'을 달고 살았다. 총리 재임 중 그는 줄곧 암페타민에 취해 있었고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항상 변덕이 심했고 신경질적이었다. 그 와중에 수에즈운하 사태에 따른 스트레스가 그의 병세를 악화시켰다. 이집트의 군부 출신 지도자 압델 나세르가 그해 7월 수에즈운하를 전격 국유화했다. 수에즈운하의 지분을 일부 소유 중이던 영국으로선 방관할 수 없는 문제였다. 외교적 해결이 무산되자 집권 보수당에선 군사적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이든 총리는 이집트 침공 작전을 승인했다. 같은 해 10월 영국군은 이스라엘·프랑스군과 함께 이집트를 공격했다. 그러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이 등을 돌리면서 영국군은 망신만 당한 채 이집트에서 퇴각해야 했다. 대영제국의 위신은 추락했다. 정치적 궁지에 몰린
1972년 6월17일 새벽 2시30분, 미국 워싱턴 D.C.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 전직 CIA(중앙정보국) 요원 제임스 매커드는 출입문을 안에서 잠그지 않은 게 못내 마음에 걸렸다. 그는 쿠바 출신 동료에게 문을 잠그라고 지시했다. 그 순간 불안감은 현실이 됐다. "경찰이다. 꼼짝 마!" 문이 벌컥 열리며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도청장치를 교체하던 매커드와 동료 4명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을 하야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워터게이트 빌딩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서 체포될 당시 이들 5명은 배관공으로 위장하고 있었다. 경찰에 잡힌 뒤엔 좀도둑을 자처했다. 그러나 결국 닉슨 재선 캠프가 고용한 전·현직 CIA 요원들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들의 실력이 엉성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미 5월30일 목표 장소에 도청장치를 설치해뒀다. 그런데 도청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이크를 바꾸러 다시 잠입했다가 꼬
# 1986년 3월16일, 프랑스 중간선거에서 국민들은 집권여당 사회당을 심판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정권에서 물가가 급등하고 실업률이 치솟은 결과였다. 사회당은 의회 다수당 지위를 우파정당인 공화국연합(RPR)에 빼았겼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다수당에서 총리를 지명하고, 총리와 권한을 나눠 갖는 일종의 '분권형 책임총리제'다. 그러다보니 야당에서 총리가 나오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를 '코아비타시옹'(Cohabitation), 즉 '동거정부'라 부른다. 야당 총리를 뽑아야 하는 미테랑 대통령은 고민에 빠졌다. 선택지는 2가지였다. 한명은 온건 보수 성향의 지스카르 데스탱, 또 한명은 극우 보수인 자크 시라크 였다. 당시 파리시장이었던 시라크는 2년 뒤 대선에서 미테랑의 연임을 저지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었다. 여기서 미테랑은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눈부신 결단을 내린다. 자신과 정반대의 정치 성향을 가진 '숙적' 시라크를 총리에 전격 지명한 것이다. 결론
# 2011년 3월19일 저녁 5시40분(현지시간), 프랑스의 라팔·미라주 전투기 20여대가 리비아 벵가지의 정부군 탱크 4대를 파괴했다. 이어 미국과 영국의 함대가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110발로 리비아 정부군의 해안 방어부대를 초토화시켰다. 미국을 비롯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리비아 공습작전 '오딧세이의 새벽'은 이렇게 시작됐다. 리비아 정부군이 NATO의 공습에 타격을 입자 과도정부군이 정부군을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 친위세력을 이끌고 버티던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2011년 10월 20일 고향 시르테의 하수구에 숨어있다 과도정부군에 붙잡혀 사살됐다. 이후 정부군은 와해됐고 10월27일 다국적군의 철수가 결정되면서 리비아 내전은 막을 내렸다. NATO군이 리비아를 공습하면서 내세운 명문은 '주민 보호'였다. 1948년 유엔이 제정한 세계인권선언에 따라 독재 정권이 주민들을 혹독하게 탄압할 경우 주변국들이 그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
# 옛날 중국 송나라에 술을 만들어 파는 장씨라는 상인이 있었다. 그는 술 만드는 실력이 뛰어나고 친절했을 뿐 아니라 절대 양을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장사했다. 그런데도 좀처럼 술이 팔리지 않아 애써 만들어둔 술이 독째로 쉬기 일쑤였다. 고민 끝에 장씨는 마을의 현인으로 통하는 양천이란 노인을 찾아갔다. 장씨의 사정을 들은 양천이 물었다. "혹시 자네 가게를 지키는 개가 사납지 않은가?" 장씨가 놀라서 되물었다. "그렇긴 한데, 그게 술이 안 팔리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양천이 대답했다. "사람들이 사나운 개를 두려워하기 때문이지. 사람들이 어린 자식에게 술을 받아오라고 심부름을 시킬 때 자칫 자식을 물 수도 있는 사나운 개가 있는 가게로 보내겠나? 그게 술이 팔리지 않고 쉬는 이유일세." 한비자(韓非子) 외저설우(外儲說右)편에 나오는 일화다. 개가 사나우면 술이 쉰다는 뜻의 '구맹주산'(狗猛酒酸)이란 사자성어가 여기서 유래됐다. 한비자는 조정에 '사나운 개'에 해당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