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오늘도 온라인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이슈들이 뜨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흘리듯 넘겨버리는 무수한 이슈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를 뽑아 그 한꺼풀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짚어본다.
오늘도 온라인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이슈들이 뜨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흘리듯 넘겨버리는 무수한 이슈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를 뽑아 그 한꺼풀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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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맨해튼에서 조지워싱턴 브릿지를 건너 북쪽으로 15분 정도 차로 달리면 뉴저지주 알파인에 닿는다. 탑모델 지젤 번천과 가수 스티비 원더,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 코미디언 에디 머피 등 수많은 유명인들이 살고 있는 동네다. 미국 동부 최고의 부촌 중 하나지만 한밤 중 방문하면 칠흙 같은 어둠을 마주하게 된다. 길에 다니는 차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가로등도 많지 않다. 같은 시간 길가에 불이 환하게 밝혀진 인근 서민 주거지역과 대조된다. 비단 이곳 뿐만이 아니다. 묘하게도 미국에선 부자동네일수록 밤길이 어둡다. 가로등이 많아야 안전하고 살기 좋다고 생각하는 한국과 반대다. 심지어 부촌 주민들은 당국이 자기 집 앞에 가로등을 설치하려고 하면 오히려 뜯어 말린다. 가로등이 생기면 밤에 차 없는 저소득 '뚜벅이족'들이 지나다닐 수 있어서다. # 뉴저지주 북부 버겐 카운티에는 오래된 철로가 하나 있다. 맨해튼 다운타운의 허드슨강 건너편인 저지시티와 북쪽 노스베일을 연결하는 이 철로는
"지금 한국엔 2만8500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한국군이 60만명에 달하는데 왜 미군이 필요한가. (중략) 한국 정부는 왜 그 비용을 (충분히) 부담하지 않는가. 돈까지 대주면서 우리 젊은이들을 고생시키는 게 말이 되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저서 '트럼프, 강한 미국을 꿈꾸다'(Time to get tough) 서두에 쓴 내용이다. 2011년과 2015년 두차례 펴낸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의 개념에 대한 무지를 스스로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백악관 입성 후에도 그의 생각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부 장관 등 이른바 '어른들의 축'이 갖은 노력을 해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의 개념을 이해시키지 못했다. 이는 결국 주한미군 철수 검토 지시로 이어졌다. 독일에 이어 한국에서도 미군을 빼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문에 미 국방부는 전세계 미군 재배치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한반도에서 군대를
미국 노예해방기념일 이튿날인 20일(현지시간) 오후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기자가 찾아간 주의회 의사당 앞에선 경찰들이 은색 펜스를 설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의사당 앞 '남부연방군 어머니' 동상은 전날 시위대에 의해 이미 끌어내려진 뒤였다. 남겨진 표지석엔 붉은 색 스프레이로 쓴 '인종차별주의자'(Racist)란 글귀가 덧씌워져 있었다. 약 100m 떨어진 곳에 시위대 백여명이 운집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고 적힌 깃발들이 나부꼈다. 흑인들 뿐 아니라 마스크를 쓴 젊은 백인들도 다수 시위에 동참했다. 같은 날 오클라호마주 털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세장인 뱅크 오브 오클라호마 센터 앞에는 붉은 모자를 쓴 백인들이 몰렸다. 그러나 2만명 가까이 들어간다는 관중석은 약 절반 밖에 차지 않았다. 20만명이 몰릴 것이라던 주최 측의 예상은 턱없이 빗나갔다. K팝 팬들이 의도적으로 입장권을 신청한 뒤 보이콧한 탓이라곤 하지만, 그것만
"중국은 대국이고, 다른 나라는 소국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2010년 7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외교장관회의 당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현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마이크를 잡고 한 말이다. 주변국과의 관계에 대한 중국의 패권적 인식을 한마디로 보여주는 망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곤노 히데히로 경제산업성 국제담당 차관은 "동아시아에는 서구처럼 독립된 주권국끼리 관계를 맺는 전통이 없었다"며 "이것이 외교에 대한 중국인들의 DNA"라고 했다. 중국이 주변 나라들을 동등한 주권국으로 존중하기보단 마치 속국처럼 다룬다는 얘기다. 한때 북한처럼 자신을 따르면 감싸주지만, 자신에게 맞서면 응징하는 게 중국의 외교 DNA다. 3년 전 우리가 사드(THAAD) 사태를 겪었듯 지금은 호주가 그런 꼴을 당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일부 호주산 소고기의 수입을 중단하고 호주산 보리에 반덤핑 관세를 물렸다. 스콧 모리스 호주 총리가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의 기
뉴저지 주지사의 명령으로 사실상 가택연금에 들어간 지 한달이 넘었다. 유일하게 허용된 외출은 산책과 식료품 구매뿐. 답답함을 달래려 매일 동네를 산책하다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취지와는 달리 새롭게 알게 된 이웃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 기껏해야 길 건너편에서 마주 오다 인사하는 정도인데, 얼마 전엔 아이를 데리고 나온 백인 여성 한명이 내게 "문 단속 잘 하고 나왔냐"고 묻는다. 이유를 되물으니 조금 전까지 수상한 사람 4명이 차를 타고 동네를 배회하고 있더란다. 최근 낯선 이가 한밤 중 건너편 집의 차 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모습이 CCTV에 찍히기도 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생활고에 빠진 이들이 급증하면서 한적한 교외 마을에도 범죄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전국적 봉쇄 조치로 미국에서 불과 5주만에 256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경제활동인구 5명 가운데 1명 꼴로 실업자로 전락했다. 해고됐다면 실업수당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월급만 깎인 이들은 오히
한인마트가 널린 미국 뉴저지주에 살지만 그동안 한인마트를 자주 가진 않았다. 가장 가까운 곳도 15분 이상 운전해야 할 정도로 떨어져 있다 보니 평소 웬만한 건 동네 마트에서 해결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 아내가 대뜸 앞으론 무조건 한인마트를 가야겠다고 한다. 아직 이곳 한인들 사이에 코로나19(COVID-19)가 돌고 있다는 얘기는 없던 때라 그 때문인가 했다. "왜? 한인 중엔 그나마 확진자가 적어서?" "아니. 다른 데 갔다가 두들겨 맞기 싫어서. " 아내의 대답에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하필 이런 판국에 미국에서 살게 했다는 미안함에 한마디도 못했다. 실제로 최근 뉴욕 지하철역에서 마스크를 쓴 아시안 여성이 한 남성에게, 맨해튼 한인타운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동양계 여성이 다른 여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폭행 직전 가해 여성은 피해자에게 "네 마스크 어디 있냐"고 했다고 한다. 마스크를 쓰면 썼다고 맞고, 안 쓰면 안 썼다고 맞는 지경이다. 얼마 전엔 뉴욕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아시아계 남성을 향해 "저리 꺼져"라며 항균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우리 시민들은 자기들에게 닥쳐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중략) 사람들은 여전히 개인적 관심사를 무엇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아직 아무도 그 질병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었다. 대부분은 자기들의 습관을 방해하거나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해서만 민감했다. "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 가운데 일부다.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20세기의 지성은 알제리의 평범한 항구도시 오랑을 무대로 흑사병에 맞서는 군상들을 담담히 묘사했다. 소설 속 오랑의 시민들은 페스트 창궐로 도시가 폐쇄된 뒤에도 한동안 평소처럼 살아갔다. 감염병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는데도 매일 카페와 식당, 극장으로 몰려가 즐겼다. 그러는 사이 도시는 점점 지옥으로 변해갔다. 도시에 대한 봉쇄가 풀리기까진 9개월이 걸렸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가 가라앉기까지 걸린 시간이 9개월이었으니 터무니없는 설정은 아니었다. 지금 미국도 페스트 사태 초기 오랑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미국 뉴욕 인근 뉴저지주 크레스킬. 최근 이 지역 식당 한곳에서 한국인들이 단체로 입장을 거부당하는 일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을 퍼트릴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중국인이 아니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한국인이든 중국인이든 그들에겐 결국 같은 피부색을 가진 아시아인일 뿐이었다. 유럽에서 이런 바이러스가 발원했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이 식당이 백인들의 입장을 막았을까. 아시아인에 대한 입장 거부를 단순히 식당 주인의 투철한 방역 의식 또는 미국인 특유의 세균 공포증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이유다. 미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 대우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일이 한인 사회에서 회자가 된 건 다른 곳도 아닌 한인 밀집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 때문이다. 또 마음 속으로 차별을 하더라도 겉으로 드러내진 않는다는 미국 사회의 불문율을 깼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 사회 저변에 인종주의(Racism)가 깔려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걸 입 밖에 내는 건 다른 문제다. 미국 정치인이 상대 후보의 인종적 배경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려면 자리를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
매일 아침 뉴욕 맨해튼 44번가와 2번 대로가 만나는 곳에 토요타의 미니밴 시에나 한대가 멈춰선다. 그리곤 북한 말씨를 쓰는 6∼7명이 차에서 내려 바삐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맨해튼 동쪽 루즈벨트섬에 모여사는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직원들이 함께 출근하는 광경이다. 북한 대표부 직원들은 대부분 이 미니밴으로 함께 출퇴근하고, 별도 자가용으로 다니는 건 대사와 차석대사 뿐이다. 현직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의 수장으로서 북한측 '뉴욕채널'을 이끄는 김성 대사의 행보는 전임자들과는 사뭇 다르다. 과거 북한의 유엔대사들은 핵·미사일, 인권 등 대북제재와 관련된 유엔 회의들에만 참석했다. 그러나 김 대사는 UNDP(유엔개발계획)의 개발도상국 원조 회의를 비롯한 경제 관련 논의에도 자주 얼굴을 비친다. 북한의 정책기조 변화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김 대사가 유엔대사로 부임한 건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으로 공식 선회한 직후다.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지배적 지위를 인정한다." 1905년 7월29일 미 육군장관 윌리엄 태프트와 일본 총리 가쓰라 다로가 맺은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한 조항이다. 이틀 뒤 시어도어 루즈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 합의를 승인한다. 미국의 태평양 진출을 주도한 팽창주의자 루즈벨트조차도 한반도엔 별 관심이 없었다. 1950년 1월 미 국무장관 딘 애치슨이 선언한 미국의 전진 방위선, 이른바 '애치슨 라인'에도 일본까지만 포함될 뿐 한반도는 빠져 있었다. 이때까지 한반도는 미국의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후 60여년간 미군은 한반도에 주둔하며 이를 중국과 러시아의 확장을 막는 최전방 전진기지로 삼아왔다. 그런 미국이 다시 한반도를 떠날 수 있다고 한다. 의회와 행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3일 런던에서 주한미군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는 "난 주둔이든 철수든 어느 쪽으로든 갈
인류 역사상 외교적으로 가장 무능한 지도자들을 꼽으라면 이집트의 마지막 왕이었던 파루크를 빼놓을 수 없다. 윈스턴 처칠 당시 영국 총리의 시계를 슬쩍한 건 그의 다른 '실수'들에 비하면 애교에 가깝다. (처칠은 정색하고 시계를 돌려달라고 했다. ) 이집트는 1922년 영국에서 명목상 독립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영국은 이집트에 대규모 주둔 병력을 그대로 남겨뒀다. 이집트의 외교·국방·교통도 영국이 모조리 틀어쥐고 있었다. 사실상 '준(準) 식민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파루크 왕은 이집트 국민과 영국 양쪽에서 욕을 먹었다. 국민들은 왕이 영국의 꼭두각시 노릇을 한다고 비난했고, 영국은 그가 꼭두각시 노릇을 제대로 안 한다고 불만이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파루크 왕은 세계사에 길이 남을 어처구니 없는 만행을 저지른다. 독일 나치 정권에 호감을 느낀 그는 아돌프 히틀러에게 자기 나라를 침공해주면 고맙겠다는 정중한 편지를 보냈다. 독일군이 영국군을 쫓아내줄 거란 기대였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추축국은 그의 부탁대로 정말 이집트를 침공한다.
"중국이 해양 유전 개발을 위해 남중국해 전역에 대한 주권을 선포한다. 이에 반발한 베트남과 중국 사이에 해상 교전이 벌어진다. 베트남은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고, 미국은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추가 투입한다. 중국은 이를 도발로 규정하고 오키나와 등 미군기지에 공습을 가한다. 유엔의 중재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동아시아는 전화에 휩싸인다. 일본은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 평화헌법상 '집단적 자위권'이 없는 일본은 군사적으로 미국을 도울 수가 없다. 미일 안보조약상 그럴 의무도 없다. 문제는 일본이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중동산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송로인 남중국해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부족에 따른 국가마비 사태를 막기 위해 일본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중립을 선언한다. 핵심 보급기지인 일본의 도움을 받지 못한 미국 태평양 함대는 중국의 잠수함과 전폭기로부터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이즈음 중국 인민해방군은 하노이로 진격해 베트남 북부를 손에 넣는다. 미국 내에선 반전 여론이 득세하며 태평양을 중국과 양분하는 선에서 휴전하자는 주장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