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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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어딜까. 대책 발표 직전부터 들썩거렸던 경기도 김포는 0.90% 올라 3위고 파주(0.45%) 광주(0.44%)도 '톱10' 안에 들었다. 예상치 못한 1위는 충남 계룡이다. 2주간 무려 1.49% 뛰었다. 이들 지역은 2가지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는 물론 올해 내내 집값 이슈로 주목 받은 적이 없었던 곳, 그래서 6·17 대책에서도 규제지역 지정을 피했다. 결국 이들 지역의 집값 급등은 한 마디로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부푸는 '풍선효과'다. 김포, 파주 등 비규제지역 집값이 급등할 것이란 걸 정부도 모르지 않았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규제지역을 선정할 때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하는데 6·17 당시(김포, 파주가) 조건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규제지역 지정을 위한 기본 요건은 직전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지역 시·도 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해야 한다. 파주는 최근 집값이 급등하긴 했지
# 지난해 11월 말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작심 발언을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의원님들이 쓸데없는 법을 너무 많이 낸다”며 “법 같지도 않는 법이 쌓여서 2만건이 넘었다”고 말했다. 운영위 참석 의원들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별다른 논쟁은 없었다. 대선배인 유 전 사무총장(14·17·19대 국회의원)의 얘기가 구구절절 맞아서다. 며칠 후 연말 송년 모임 자리에서 이 에피소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이 의원은 “솔직히 국회가 파행돼서 안 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할때가 있다”며 “평소 ‘일하는 국회’를 강조해왔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씁쓸하다”고 했다.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엉터리 법안이 많기 때문이다. 무작정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열고 통과시키면 그게 오히려 국민에게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국회가 열리지 않기를 바란 것이다. 그의 바람이 통했던걸까. 20대 국회는 여야 대치 속 잦은 파행으
로이 나이트 주니어(1931~1967)는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미국 공군 조종사다. 지난해 8월, 그는 52년만에 고향인 텍사스로 돌아갔다. 살아서 가진 못했다. 1967년 라오스에 임무를 나갔다가 실종됐다. 미국-라오스 정부는 1994년부터 추락현장을 다섯 차례나 발굴, 지난해 발굴한 유해가 그의 것이라고 확인했다. 유해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한 여객기에 실렸다. 기장 브라이언 나이트가 고인의 아들이다. 브라이언 기장은 기내방송에서 자신의 사연을 말했다. 8월8일 댈러스 러브필드 공항 안내방송에도 이 소식이 흘러나왔다. 유해를 실은 관이 활주로에 내려졌다. 터미널 유리창으로 이를 지켜보던 수백명이 함께 묵념했다. 많은 이들이 미국을 보며 우리는 왜 저렇게 못하느냐고 물을 때가 있다. 미국엔 다양한 면이 있고 평가도 엇갈린다. 그러나 참전용사(베테랑)나 전몰장병에 대한 예우와 보훈만큼은 누구나 인정한다. 로이 나이트의 공습으로 얼마나 많은 라오스, 베트남인들이 희생됐는지는 알지 못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검찰총장 취임 이후 줄곧 유무형의 퇴진 압박을 받으면서도 끄떡하지 않고 자리를 지켜온 윤 총장이지만 이번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꺼내 든 '총장 지휘권'은 검찰총장은 물론 검찰 조직에겐 치명적인 문제다.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게 된다는 것은 검찰총장이 무력화된다는 뜻이자 검찰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된다는 의미다. 사실상 검찰총장으로선 따르기 힘든 선택지로 법조계에선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사퇴로 몰아넣기 위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 법무부 장관의 총장 지휘권 발동은 15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다. 첫 번째는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5년에 이뤄졌다.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강정구 동국대 교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하라며 지휘권을 발동하면서다. 검찰 조직 전체가 크게 반발했으며 김 전 총장은 천 전 장관의 지휘를 따르긴 했으
보험업계에선 최근 디지털 보험사가 화제다. 올해 초 캐롯손해보험이 국내 첫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얼마 전엔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하나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꾸고 디지털 손보사로 새출발을 선언했다. 뜻이 안 맞아 중단하긴 했지만 국내 손해보험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는 국내 양대 포털 업체인 카카오와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하려고 했다. 카카오는 조만간 다른 합작사를 물색해 디지털 보험사를 설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디지털 보험사는 뭘까. 사실 보험업법상 디지털 보험사라는 명문화된 정의는 없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손보사 간판을 내건 캐롯손보의 경우도 ‘보험업법시행령 13조’에 따라 통신판매 전문 보험회사로 인가를 받았다. ‘통신판매 전문 보험사’는 보험 건수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인터넷 등 통신판매로 진행하는 보험사다. 말 그대로 ‘판매채널’을 의미한다. 결국 디지털 보험사라는 분류는 각사의 지향성을 반영해 붙인 명칭인 셈이다. 단
10여년 전쯤이다. 진보 성향 신문에서 한국은행을 오래 출입하다 대기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기자 출신 인사와 점심 식사 자리에서였다. 관치금융 얘기가 나왔다. 그는 관치가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많다고 믿고 있었다. 금융 정책과 시중 은행 등 금융사들이 한 몸으로 움직여주는 게 옳다고 믿었다. 자유 시장 경제 체제에 비해 국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커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시장 불균형과 부조리를 부추기는 탐욕적 금융의 폐해를 미리 예방하는 데도 관치금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설명도 따랐다. 진보적 이념과 맥이 닿는 부분이다. 그 대화가 있던 시기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제 막 진정기에 들어갔을 때다. 미국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사들이 보너스 잔치를 벌여 비판이 쏟아지던 그때다. 한국이었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자영업자 등 서민경제가 위협받는 시기일수록 관치금융(물론 금융당국은 인정하지 않지만) '순기능'은 확실히 부각
법인세가 빠지면서 세수 추계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늘 그렇듯 문이 하나 닫히면 다른 하나가 열린다. 주목할 부분은 주식시장의 뜨거움이다. 과세당국에 문의해보니 5월까지 걷힌 증권거래세가 4조5000억원을 넘었다고 한다. 공식적인 통계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이미 지난해 전체 세수를 넘어섰다. 재작년에 증시가 좀 뜨거웠을 때 걷힌 증권거래세는 6조원이었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와 비슷하게 걷혀 하반기까지 10조원 가량이 예상된다. 동학개미 덕분이다. 변동성이 상반기처럼 지속될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잘하면 법인세 구멍을 메울 수도 있다. 법인세가 5조원 넘게 빠질 거라고 보이는데 그를 채울 재원이다. 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은 번번이 당해왔다. 외환위기 때, 벤처 버블 때, 금융위기 때 크게 이익을 낸 건 기관이나 외국인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코로나19 공포로 지수가 1400대까지 빠졌을 때 개미들의 도전은 무모해 보였다. 하지만 한국이 이 전염병을 극복해내면서 전 세계의
21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다시 '뜨거운 감자'다. 지역구가 강남 지역인 야당 의원들이 '1호 법안'으로 앞다퉈 1주택자 종부세 완화를 꺼내 들었다. 반면 정부는 20대 국회에서 처리 못한 종부세 강화 법안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종부세를 강화할 것인지, 완화할 것인지 정부 안에서도 혼선이 없지 않다. 총선 당시 여당 지도부에서 종부세 완화론이 나왔고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가세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지난달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종부세 부과 기준(주택 공시가격 9억원)이 정해진 후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1주택자에 한해 조정하는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공시가격 9억원인 넘는 주택 보유자는 종부세를 내야 한다. 시가 기준으론 약 12억원~14억원 주택이 해당한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정한 기준이 12년 유지돼 왔는데 그간 집값이 올랐으니 공시가격 기준도 올려야 한다는 게 정 총리 발언 취지다. 야당은 부과 기준을 12
#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에서 당선된 한 초선 의원은 최근 한달여 열심히 경제 공부를 했다. 각종 세미나를 찾아다녔고, 경제 전문가들을 만나 현안을 분석했다. 20대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당내 경제 공부 모임에도 참석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했다. 이 의원은 모임에 참석한 재선 이상의 다선 선배 의원들에게 “자료가 너무 오래된 것 같다”며 “국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위해 더욱 전문적인 경제 공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또 다른 초선 의원은 5월초부터 당내 코로나19(COVID19) 태스크포스(TF)팀 정책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선인 신분이었지만, 국가적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정책을 위해 공부를 많이 했다. 비공개 회의땐 당 대표에게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된 특정 법안을 언급하며 “이 법을 왜 통과 시켰는지 궁금하다”며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이 법이 시행되면 우리 경제에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21대 국회에 입성한 여야 초선의
"거대한 절벽을 마주한 느낌" 2015년 10월 22일, 청와대에서 나온 제1야당 대표의 말이다.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그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여야 대표·원내대표가 함께 만난 '5자 회동'에 참석했다. 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정국의 핵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종걸 원내대표와 함께 국정화의 문제점을 집요하게 제기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이제 그만 하시라"며 화제를 돌렸다. 대통령과 여당의 화두는 민생과 경제입법이었다. ‘격론’을 마친 문 대통령의 소회는 건조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했다"(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게 성과라면 성과였을 정도로 분위기는 차가웠다. '대통령 되면 다 똑같더라'는 얘기가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은 유독 야당과 만난 기록이 많지않다. 2014년 7월 세월호 참사 후속입법 논의, 2015년 10월 국정교과서 대책, 2016년 여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회동 정도가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여당인 새누리당 지도부와도 거리감
‘재난지원금’은 지금 우리 일상을 뒤덮은 가장 핫한 키워드다. 고백하건 데 당장 피부에 와 닿는 건 역시 ‘돈’이었다. 현금 아니면 어떤가. 상품권이 됐든, 사이버 머니가 됐든 간에 말이다. 개인적으로 몇 달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5살짜리 딸과 온종일 딸을 돌봐야 하는 부모의 고통은 세 식구에게 주어진 80만원의 무게보다 가벼웠다. 재산이 얼마든, 소득이 얼마든 재난지원금을 접하는 심정은 대개 비슷한 모양이다. 며칠 전 만난 한 금융단체 수장은 가족들이 재난지원금으로 뭘 할지 잠깐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고 했다. 그랬다가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재난지원금 60만원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했을 때 이미 의사결정권을 상실했단다. 여지가 없이 기부를 선택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미 기부를 선언한 곳도 적지 않다. NH농협, 메리츠금융, 신한금융그룹 등이다. 금융 계열사를 포함해 삼성 등 5대 그룹 임원과 간부들 수천 명도 기부행렬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이들 금융회사와 그룹 가운데엔 직원 의사를
한국에서 자수성가형 재벌은 몇 세대까지 나왔을까. 시장 변화로 나눠보면 크게 한 3세대쯤이 아닐까 싶다. 산업화와 정보화, 4차 산업혁명이 그들을 잉태했다. 산업화 1세대는 대기업 집단을 일궜다. 문어발이라 비판받았지만 이전까지 황무지 나라였던지라 경제를 지탱할 근간이 됐다. 창업주는 기업가로 평가됐다. 기업가(Entrepreneur)는 사업체의 내생적 외생적 위험에 무한한 책임을 진다. 변화라는 위험에 맞서 딸린 식구들을 보호할 의무도 있다. 권한만큼 비판도 받는다. 2세대는 외환위기 이후에 태어났다. 거대한 위험이 한국을 삼키자 대통령은 정보화를 타개책으로 마련했고 IT(정보기술) 부흥이 일어나면서 2세대가 나타났다. 전국적 인터넷 기간망 덕분에 신흥 재벌은 테크노크라트(technocrat) 몫이 됐다. 기술을 이해하는 80년대 학번들이 부를 일궜다. 인터넷, IT(정보기술) 재벌이다. 2세대의 한가지 두드러진 경향은 거대한 부와 조직을 일궜지만 선대만큼 책임지기 싫어한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