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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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15 총선에서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의 최대 관심 지역구는 국토부 소재지인 세종시가 아니었다. '3기 신도시' 이슈로 뜨거웠던 일산에서 과연 누가 당선될지,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었다. 현역 의원인 김현아 미래통합당 후보는 '3기 신도시 백지화' 공약을 내걸고 일산서구(고양정)에 출마했다. 부동산 전문가였던 그는 사전 여론조사에서도 우세했다. 결과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승리. 53.4%의 득표율로 44.9%에 그친 김 후보를 따돌렸다. 물론 몇 명의 국회의원 때문에 정부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진 않는다. 그렇더라도 주무부처 국토부로선 '의원님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일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선거는 여당이 이겼지만 일산 민심이 싸늘하게 변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5월 국토부가 창릉지구를 3기 신도시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한 직후부터다. 서울과 일산 사이 창릉에 3만8000가구가 들어서면 일산 집값이 '폭락'할 거란 공포감이 이 지역에 확산했다. 그렇지 않아도 같은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알게된 건 4년전 공정거래위원회를 출입할 때다. 공정위 관료들로부터 국회 정무위원회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부산 출신의 젊은 초선 의원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서다. 1977년생인 김 의원은 39세인 2016년에 20대 국회의원이 됐다. 어려운 가정 형편을 딛고 뒤늦게 법을 공부해 2009년 서른두살의 나이로 사법고시를 패스했다. 이후 사법연수원 변호사 실무 수습을 ‘법무법인 부산’에서 했다. 이곳은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운영했던 곳이다. 여기서 ‘운명’처럼 문 대통령을 만났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부산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공정위 관료들은 이런 그의 성장 스토리와 지역 정가에서 활동한 얘기를 듣고 노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고 한다. 업무보고와 국정감사를 통해 김 의원을 여러번 만난 한 관료는 “초선답지않게 ‘꼬장꼬장’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출입처가 국회로 바뀌면서 김 의원을 직접
#30년 전인 1990년 독특한 정당이 하나 탄생한다. 민중당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재야와 운동권 일부는 합법적 정당을 통해 뿌리내리고자 했다. 이른바 "혁명에서 개혁으로" 노선이다. 민중당의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1992년 총선에서 당선자를 한 명도 못내고 해산한다.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멤버들이 김영삼정부 시절 '문민개혁'을 지지하면서 정치권에 대거 진입한다. 개혁적 보수 블록을 만든 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MB) 중심으로 결집했다. 마침내 정권도 잡는다. 당시 민중당 지도부가 장기표, 이재오, 그리고 김문수 등이다. 함께한 면면 또한 쟁쟁한 이름들이 됐다. 김성식, 정태근, 김용태…. 하나같이 한나라당 시절 신진세력으로 활약한다. 거기 박형준도 있었다. 고려대 78학번인 박형준은 1980년대 젊은 이론가이자 '필사'로 성장했다. 거리시위에서 최루탄 파편을 눈에 맞아 실명 위기도 겪는다. 1990년 즈음엔 '운동권 선배' 장기표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를
며칠 전 금융권 노사가 특별연장근로제와 유연근무제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보다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다. 간단히 말해 낮에 장사하고 저녁에 대출을 받거나 환전을 해야 하는 이들을 위해 영업점을 가능한 늦게까지 운영하는 데 노사가 뜻을 모았다는 말이다. 주 52시간에서 비롯된 결과다. 출근 시간은 뻔한 데 밤 늦은 시각까지 소상공인들을 상대하다가는 자칫하면 주 52시간을 위반할 수 있다. 이 부작용을 걷어내자고 고안된 게 유연근무제다. 희망자에 한해 일찍 혹은 늦게 출근하고 그에 맞춰 퇴근 시간도 조절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유연근무제는 특수 부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금융사들이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 반대 때문이다. 노조 생각은 이렇다. 아침 9시 출근해서 퇴근 시간인 6시 이후 추가 근무를 하면 초과 근무 시간을 합산해 휴가를 쓰거나 수당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유연근로제를 하면 이게 사라진다. 연말
지난 3월 20일, 한국이 생산한 마스크 하루 총량은 1422만 장이다. 이 중에서 1353만장은 KF 80~94 수준 보건용이고, 나머지 69만장은 의료용이다. 보건용과 의료용은 퀄리티가 다르다. 얼핏 들으면 의료용이 나을 듯 싶지만 실은 반대다. 의료용, 흔히 덴탈 마스크라 불리는 푸른 마스크는 비말 방지용이다. 미세먼지로 단련된 한국은 좀 까탈스럽다. 황사 때문에 일반 면 마스크로 걸러지지 않는 미세입자를 가려내는 KF 기준을 만들었고, 94 아니면 쓰지도 않았다. 두 달 전까지 한국이 필요로 한 마스크는 하루 300만장이었다. 그것도 미세먼지 때문으로 민감치 않은 이들은 터부시했다. 31번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 말이다. 코로나19 공포심이 극에 달한 한 달 전,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정부에 돌을 던졌다. 세계 최고 나노 반도체를 만드는 나라가 그깟 마스크 하나 해결 못하냐고. 헌데 흥분을 가라앉혀보니 정치 문제도 아니었다. 수요공급의 일시적 불일치였다. 필요치 않아서 안
정부가 지난 18일 아파트 공시가격을 발표한 이후 ‘공시가격 폭탄’이란 비판이 터져 나왔다. 시세 29억원 짜리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84㎡의 공시가격이 40% 뛰어 올해 보유세가 1000만원을 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세 9억원 미만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1.97%에 그쳐 폭탄과 거리가 멀다. 이들은 공동주택 1383만가구 중 대부분(95.2%)을 차지한다. 5%가 안되는(4.8%) 9억원 이상만 21.15% 올랐다. “고가주택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고가 주택 공시가격을 올린 결과다. 문제는 내년부턴 진짜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공시가격을 시세의 100% 가까이 끌어 올리는 로드맵을 10월까지 내놔야 한다. 공시가격은 한때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쳤지만 ‘공시가격=시세’가 로드맵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던진 숙제다. 숙제를 제대로 하려면 올해처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그 순서를 뒤집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금융감독원 지난해 8~11월 은행 2곳, 증권사 3곳, 자산운용사 5곳에 대한 현장검사를 벌였다. 파생결합펀드(DLF) 상품의 설계·제조·판매 실태 점검을 위해서다. 그런 뒤 금감원은 판매사인 은행부터 제재했다. 잘 알려졌다시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은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다. 아직 손 회장과 함 부회장,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는 제재가 통보되지 않았지만 오는 4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관제재가 확정되면 함께 통보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에 대한 제재를 먼저 한 뒤 금감원은 증권사 제재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4일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 대해 고위험 상품 관련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라며 권고사항에 불과한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자산운용사에 대한 제재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영화 역사를 새로 썼다. '백인들의 잔치'로 불리는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휩쓸었다.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도 최초, 연기상을 제외한 주요 부문 역시 싹쓸이하다시피 한 것도 최초다. 기생충은 라면 시장의 판도도 바꿔놓고 있다. 기생충에 등장했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가 주목을 받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10일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이후 짜파게티가 30년간 국내 라면 시장 매출 1위를 지켜온 신라면의 매출을 넘어섰다. 너구리는 짜파게티, 신라면에 이어 3위다. 세계적인 '짜파구리' 열풍으로 해외진출의 동력까지 생겼다. 증권사에서는 기생충 영화 효과로 농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788억원에서 올해 1000억원까지 늘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토대로 한 증권사는 농심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농심이 기생충 PPL(간접광고)을 하지 않았는데도 한 기업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 표’ 부동산정책 중에서 ‘민간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정책’은 유난히 ‘욕’을 많이 먹은 정책이다. 임대사업자에게 세금혜택을 주는 대신 전셋값을 5% 이상 못 올리게 하고 주택매매를 최대 8년간 제한하는 것인데 “다주택자의 세테크 수단으로 전락했다”, “공급부족을 초래했다” 등의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매매시장의 부작용만 부각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세입자의 주거안정’이란 제도 본래 취지로 본다면 온당한 평가로 보기 어렵다. 개인적인 경험을 꺼내자면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아파트 전셋집에서 같은 단지 다른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전세 만기가 다가오자 집 주인이 반전세로 바꿔달라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부족한 보증금을 마련하려 10년 넘게 부은 연금도 깼다. 전세계약을 할 때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집주인이 임대사업자라 운이 좋다”는 말을 들었지만 흘려들었다. 석 달쯤 지났을 때, 아파트 전셋값은 무섭게 올라 있었다. 그 사이 2억원 가량 뛰
급한 일이 있어 종로에서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가 "버스중앙차로를 설치한 이후 차량 운행 속도가 너무 느려졌다"고 푸념한다. 막히는 택시 안에서 답답한 마음에 옆을 보니 버스들은 쌩쌩 달리고 있는 게 아닌가. "아뿔싸!".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느리게 가는 택시 안에 있자니 차라리 버스를 탔더라면 하는 생각이 절실했다. 최근 서울시 대부분 도로의 제한 속도가 60km/h에서 50km/h로 낮아졌다. 과천을 방문했다 차를 몰고 남태령을 넘어오던 중 당연히 60km/h 도로 인줄 알고 속도를 내다 50km/h 제한에 깜짝 놀라 당황한 기억이 생생하다.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과 이면도로의 제한속도도 30km/h로 낮아졌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개인들의 승용차 운행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기 위해(?) 승용차 제한속도를 낮추는 것은 전세계 주요 도시들의 공통적인 정책이다. 더욱 촘촘해진 보행자 횡단보도망도 마찬가지다. 보행자 편의를 높이고 운전자 불편을 더욱 가중시키도록 의도적으로
"한 발 더 뛰고 서로 협력하고 희생하는 '원팀(One Team) 정신'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지난 26일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살 이하) 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전승 우승을 일궈내며 9회 연속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김학범 감독이 마지막 결승 경기가 끝난 직후 한 말이다. 이번 우승을 이끈 원동력이 선수들과의 믿음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모든 선수들이 교체돼 나왔을 때 맡은 임무를 충실히 하고 팀에 녹아들었다는 게 가장 값지다"며 "선수들을 많이 믿는다. 그 믿음이 성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워했다. 김 감독의 이런 리더십은 베트남의 축구 역사를 새로 쓰며 국민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박 감독은 그간 "우리 팀의 강점은 단결심"이라며 "단결을 잘해서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스킨십을 통한 선수들과의 소통에 주력해온 것도 이를 위해서였다. 그는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킨
“당신 곁에 내가 있잖아” 이런 말을 들으면 감정이 격하게 쏠린다. 전지전능한 신의 보호를 받는 듯한 이 느낌, 감동도 모자라 뼛속 깊이 충성하고픈 마음까지 생긴다. 그건 직장 상사와 부하는 물론이고 연인 관계까지도 지배하는 달콤한 유혹이다. 자기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는 사람한테 이런 말을 들으면 “당신이 뭔데”라는 말이 본능적으로 튀어나오지만, ‘위’인 사람에겐 고개 숙여 감동받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내뱉는 대사 중 최고의 유행어는 대통령(이성민)의 한마디다. “임자,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하고 싶은 대로 해.” 결과적으로는 ‘암묵적 폭력’의 정당화 수단이지만, 최고 권력자가 지켜준다는 명분보다 더 큰 정의는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동기인 전 중앙정보부장을 암살하고, 부마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큰 그림’에서 이 같은 정서적 결속력보다 더 강한 지시를 찾을 수 있을까.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통령을 배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