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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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통신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KT 차기 사령탑 선임절차가 얼마 전 마무리됐다. KT 이사회는 구현모 현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차기 CEO(최고경영자)로 내정했다. 구 사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 선임과정을 거쳐 정식 CEO로 임명될 예정이다. 구 사장의 CEO 내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남중수 전 KT 사장 이후 12년 만에 KT 내부인사가 사령탑에 올랐기 때문이다. 구 사장은 1987년 KT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CEO직까지 오른 33년차 ‘KT맨’이란 점에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구 사장의 경우 30여년을 KT에서 일한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일 뿐 아니라 KT그룹 전반에 걸친 이해도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그의 앞에 놓인 과제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우선 구 사장 개인으론 황창규 현 회장의 그늘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구 사장은 2014년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첫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이력 등을 이유로 황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1일 금융투자업계 수장으로서 3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2일 열릴 취임식에서 나 회장은 협회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비전 및 경영 계획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앞서 지난달 20일 치뤄진 선거에서 76.3%의 득표율로 압승한 직후 당선 소감문을 통해 "임기 동안 '자강불식'의 자세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일성인 '자강불식(自强不息)'은 주역 64괘 중 첫번째인 '건괘'에 나오는 말로,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직 내부 혼란을 잠재우고 기강을 바로 세우는 한편, 회원사들의 이해 관계 등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율해야 하는 등 앞으로 만만치 않은 과제들을 직면해야 할 나 회장은 마음을 굳게 먹고 험난한 길을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이렇게 밝힌 듯 하다. 그런데 '자강불식'은 주역 '곤괘'에 나오는 '후덕재물(厚德載物)'과 늘 함께 언급된다. '후덕재물'은 넓은 땅에 두텁게 흙이 쌓여 있듯이 자신의 덕을 깊고
지난해 12월16일. 갑작스럽게 부동산 대책 자료가 배포되고 15억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이 전면금지된다고 들었을 때 미처 이해를 못했다. 담보인정비율(LTV)을 9억원 이하는 40%, 9억~15억원까지는 20%로 하고 15억원 초과는 0%라는 얘기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꼼꼼이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15억원 초과는 아예 대출이 '제로'였다. 이때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책들을 봐왔지만, 이런 건 보지 못 했던 것 같다. 마치 학창시절 '시험점수 몇 점 이하는 모두 손들고 벌 서'라고 하는 것처럼 징벌적이다. 문재인정부 이후 17번의 대책에도 잡지 못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 같은 현상을 일컫는 경제 용어로 ‘문턱효과(threshold effect)’라는 게 있다. 문턱 높이까지 발을 들어 올려야 문지방을 넘어설 수 있는 것처럼 일정한 수준에 이르러야 발생하는 효과를 말한다. 문턱을 만들어 놓으면 아슬아슬하게
글을 쓰기 앞서 2019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벌어진 일들을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봤다.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인보사 사태다. 핵심 재료가 뒤바뀐 사실이 십수 년 만에 드러난 사건이다. 국내 품목허가가 취소되고 검찰 고발이 이어졌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도 중단됐다. 다음은 신라젠 간암 치료제 임상 3상 실패다.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을 찍었던 회사이며 주가를 지탱했던 임상이다. 대조약 대비 유의미한 데이터를 도출하는 데 실패하면서 임상이 허무하게 좌절됐다. 무지하게 바쁜 한 해였다고 생각했는데 떠오른 게 겨우 이 두 개라니. 그래서 1월부터 작성한 기사부터 훑어봤다. 유한양행이 지방간 치료제를 8800억원에 기술수출한 게 연초에 있었다. 5월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030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해 화이자를 따라잡겠다는 통 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11월이 되자 SK바이오팜이 한국 제약 역사상 최초로 자체 개발한 신약을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같은 달 셀
#시장에선 어느 분야든 갑을(甲乙)관계가 존재한다. 최근 대표적인 갑을관계가 판매사와 제조업자다. '갑'인 초대형 판매사(금융사)는 압도적인 판매망을 활용해 판매사에 상품(펀드) 판매를 의존해야 하는 '을'인 제조업자(자산운용사)보다 우월적 지위를 행사한다. 결국 판매사의 우월적 지위는 고객 중심 경쟁을 제한해 판매사 이익만 챙기는 불합리한 판매 관행을 초래하기도 한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공모펀드 시장이 대표적이다. 공모펀드 판매 비중이 절대적인 판매사들이 고객이 아닌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소위 '돈되는 상품'을 판매하는 관행이 바뀌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지난 10월말 기준) 공모펀드 판매잔액 중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사의 판매 비중은 95% 수준에 달해 절대적이다. 각각 증권사(54.5%)와 은행(40%)이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들 판매사들이 상대적으로 저위험 장기 펀드보다 레버
며칠 전 중학교 동창 모임에서 난데없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신분의 도덕적 의무) 얘기가 나왔다. 힘 있는 자나 가진 자의 갑질, 성추행에 막말과 마약까지 이르는 ‘도덕 프리’에 허탈하다는 게 이들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롤 모델’이 없다는 결론에 다다를 때 즈음, 한 친구가 “꼭 그렇지는 않다”며 긴 얘기를 꺼냈다. 휘문고를 다닌 그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2학년과 3학년 2년 내내 함께 지냈다고 한다. “당시 휘문고 다닌 학생 중 졸부 아들들이 많았는데, 한번은 호텔 사장 아들이 벤츠를 타고 등교해서 학교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지만) 그런데 (정 회장)은 단 한 번도 그런 티를 낸 적이 없었다.” 점심시간에 정 회장은 뒤로 돌아앉아 그 친구와 도시락을 까먹었다. 친구는 “맨날 도시락을 같이 먹는데도, (정 회장 도시락에) 특이한 반찬 하나 없었다”며 “내 도시락 반찬이 부실할 땐 더 열심히 먹었던 친구”라고 기억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주눅 들어 다녔는데 여러분을 보니 세상 바꿀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의사가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 선배들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 네트워크를 활용해 꿈을 펼치시길 바랍니다.” “우리 때 느끼지 못한 자유분방함에 놀랐습니다. 재미있는 생각을 하고,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데 또 놀랐습니다. 의사집단은 매우 단조롭죠. 의사가 되고, 교수가 되거나 개업하는 게 일반적이죠. 최근 의사가 아닌 다른 길을 걸어 성공한 선배들이 나오고 있지만 여러분 나이 때 사업화는 몰랐던 게 사실입니다.” 지난 21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서울대 의대와 디캠프가 공동 개최한 스타트업데모데이 ‘디데이’ 심사평 시간에 서울대 의대 선배들은 이같이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로 소감을 이어갔다. 토요일 오후라 디데이에 참여한 5개 창업팀과 관계자 외에는 참석자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 달리 현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행사장 좌석이 거의 가
나이를 잊고 지내다가도 새삼 체감하는 때가 세밑 즈음이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기업 임원 인사 명단을 보면 자연스레 나이가 떠올라서다. 올해도 단연 나이가 화제에 올랐다. 그중에서도 LG그룹이 발표한 30대 임원은 '파격 인사'로 회자됐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이 깜짝 발탁한 심미진·임이란 두 여성 상무는 올해 각각 34살, 38살이다. LG그룹은 40대 총수(구광모 회장)가 이끌고 있다. 최근 술자리에서 만난 친구들도 앉자마자 이 얘기부터 꺼냈다. 대기업에 몸담고 있지만 승진의 꿈을 버린 40대 중반 '아재'들이다. 지난해엔 나이 어린 팀장을 모시고 있는 갑갑함을, 올해는 퇴직하고 나가는 선배들의 쓸쓸함을 안주로 삼았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을 지난지 꽤 오래됐지만 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40대 가장들'은 신문 헤드라인에 걸린 '세대교체·물갈이'란 말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사실 40대의 불안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더라도 새로운 비급여가 지속적으로 추가되는 풍선효과 때문에 비급여가 팽창해 보장성을 계속 떨어뜨린다. 결국 보장성 개선을 위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필요하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이하 문케어) 시행 후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문 케어 시행으로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하면 새로운 비급여가 성행해 ‘풍선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데 대한 반박이다. 풍선효과를 막으려면 문 케어를 시행해야 한다는 취지겠지만 당시 김 이사장의 발언에는 두 가지 함정이 있다. 하나는 비급여를 없애 풍선효과를 막으려면 모든 비급여를 한 번에 급여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된 비급여 항목은 현재 1만8000개가 넘고 여기에 더해 매년 새로운 의료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기한도, 성공 여부도 알 수 없이 비급여 전환이 이뤄지는 사이 풍선효과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두 번째는 순차적인 전환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배민이 아니고 요기요가?”, “5조?”, “치킨값 오르는 거야?”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가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는 깜짝 빅딜 소식에 배달업계는 물론 음식 자영업자, 소비자들까지 한마디씩 얹기 바쁘다. 2등 서비스 운영사가 과점 사업자를 인수하는 경우인 데다 ‘40억 달러(약 4조7500억원)’라는 몸값(인수가격)에 우선 놀란다. 국내 인터넷 기업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배달 수수료가 오를 것”이라는 가맹점주들의 걱정, “더 비싼 치킨을 먹어야 하냐”는 소비자들의 현실적 고민도 들린다. DH는 ‘요기요’에 이어 3위 서비스 ‘배달통’도 소유하고 있다. 이번 딜이 마무리되면 국내 배달 앱 시장은 특정기업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사실상 독점 시장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을 수 있을 지 조차 미지수다. 다양한 논란과 분석 속에 가장 주목할 것은 서로 으르렁대던 어제의 적들이 손
지난 7월 '천막에서 숲으로 바뀐 광화문광장, 이 기회에…'란 제목의 '우보세' 칼럼을 통해 광화문 광장 일부에 시민을 위한 숲이나 공원을 조성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서울시와 우리공화당 간 천막 설치를 놓고 갈등이 고조되던 때였다.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시위를 이어가자 서울시가 나무를 심은 대형 화분들을 촘촘히 배치해 천막을 설치할 수 없도록 광장을 메워버린 게 계기가 됐다. 천막 설치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지만 광화문광장이 대형 나무 화분으로 뒤덮이자 마치 광화문 숲이나 광화문 공원처럼 보이는 부수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뙤약볕 밖에 없던 광화문광장에 푸른색이 돌고 기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호응도 커지자 이왕 예산을 들여 광화문광장을 조성한다면 모든 구간을 거대한 광장으로 만들기보단 일부 구간을 숲이나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게 어떨 까란 제안을 글을 통해 하게 됐다. 광화문 앞쪽으로 탁 트인 광장을 계획대로 조성해 광장의 순기능도
"직급단계(hierachy)를 줄여 직책(role)에 충실하게 만든다." "처음엔 부사장 호칭이 어색했지만, 특히 대외에서 보는 눈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상무여서 부사장 앞에서 내가 아는 노하우를 말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지길 기대한다." 지난주 정기 임원인사에서 직급 단순화의 여파를 체감하게 된 SK그룹 계열사 '부사장들'의 전언이다. SK의 경우 올해 7월 단행한 '인사실험'으로 기존 상무·전무가 모두 부사장이 됐다. 외국계 회사에서 임원이 되면 '브이피(VP·vice president)'로 부르는데 같은 느낌이다. '어소시에이트 VP'가 시간이 지나 직급이 올라가면 'VP', '시니어 VP', '이그제큐티브 VP'가 되는데 여기서 착안한게 맞다고 한다. '임원직급 파괴'로 얻는 효과는 무엇일까. 우선 직책 우선주의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직급보다 직책이 우선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것이 더 합리적이고 올바른 솔루션인지는 직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