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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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8일 아파트 공시가격을 발표한 이후 ‘공시가격 폭탄’이란 비판이 터져 나왔다. 시세 29억원 짜리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84㎡의 공시가격이 40% 뛰어 올해 보유세가 1000만원을 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세 9억원 미만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1.97%에 그쳐 폭탄과 거리가 멀다. 이들은 공동주택 1383만가구 중 대부분(95.2%)을 차지한다. 5%가 안되는(4.8%) 9억원 이상만 21.15% 올랐다. “고가주택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고가 주택 공시가격을 올린 결과다. 문제는 내년부턴 진짜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공시가격을 시세의 100% 가까이 끌어 올리는 로드맵을 10월까지 내놔야 한다. 공시가격은 한때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쳤지만 ‘공시가격=시세’가 로드맵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던진 숙제다. 숙제를 제대로 하려면 올해처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그 순서를 뒤집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금융감독원 지난해 8~11월 은행 2곳, 증권사 3곳, 자산운용사 5곳에 대한 현장검사를 벌였다. 파생결합펀드(DLF) 상품의 설계·제조·판매 실태 점검을 위해서다. 그런 뒤 금감원은 판매사인 은행부터 제재했다. 잘 알려졌다시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은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다. 아직 손 회장과 함 부회장,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는 제재가 통보되지 않았지만 오는 4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관제재가 확정되면 함께 통보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에 대한 제재를 먼저 한 뒤 금감원은 증권사 제재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4일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 대해 고위험 상품 관련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라며 권고사항에 불과한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자산운용사에 대한 제재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영화 역사를 새로 썼다. '백인들의 잔치'로 불리는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휩쓸었다.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도 최초, 연기상을 제외한 주요 부문 역시 싹쓸이하다시피 한 것도 최초다. 기생충은 라면 시장의 판도도 바꿔놓고 있다. 기생충에 등장했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가 주목을 받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10일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이후 짜파게티가 30년간 국내 라면 시장 매출 1위를 지켜온 신라면의 매출을 넘어섰다. 너구리는 짜파게티, 신라면에 이어 3위다. 세계적인 '짜파구리' 열풍으로 해외진출의 동력까지 생겼다. 증권사에서는 기생충 영화 효과로 농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788억원에서 올해 1000억원까지 늘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토대로 한 증권사는 농심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농심이 기생충 PPL(간접광고)을 하지 않았는데도 한 기업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 표’ 부동산정책 중에서 ‘민간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정책’은 유난히 ‘욕’을 많이 먹은 정책이다. 임대사업자에게 세금혜택을 주는 대신 전셋값을 5% 이상 못 올리게 하고 주택매매를 최대 8년간 제한하는 것인데 “다주택자의 세테크 수단으로 전락했다”, “공급부족을 초래했다” 등의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매매시장의 부작용만 부각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세입자의 주거안정’이란 제도 본래 취지로 본다면 온당한 평가로 보기 어렵다. 개인적인 경험을 꺼내자면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아파트 전셋집에서 같은 단지 다른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전세 만기가 다가오자 집 주인이 반전세로 바꿔달라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부족한 보증금을 마련하려 10년 넘게 부은 연금도 깼다. 전세계약을 할 때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집주인이 임대사업자라 운이 좋다”는 말을 들었지만 흘려들었다. 석 달쯤 지났을 때, 아파트 전셋값은 무섭게 올라 있었다. 그 사이 2억원 가량 뛰
급한 일이 있어 종로에서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가 "버스중앙차로를 설치한 이후 차량 운행 속도가 너무 느려졌다"고 푸념한다. 막히는 택시 안에서 답답한 마음에 옆을 보니 버스들은 쌩쌩 달리고 있는 게 아닌가. "아뿔싸!".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느리게 가는 택시 안에 있자니 차라리 버스를 탔더라면 하는 생각이 절실했다. 최근 서울시 대부분 도로의 제한 속도가 60km/h에서 50km/h로 낮아졌다. 과천을 방문했다 차를 몰고 남태령을 넘어오던 중 당연히 60km/h 도로 인줄 알고 속도를 내다 50km/h 제한에 깜짝 놀라 당황한 기억이 생생하다.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과 이면도로의 제한속도도 30km/h로 낮아졌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개인들의 승용차 운행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기 위해(?) 승용차 제한속도를 낮추는 것은 전세계 주요 도시들의 공통적인 정책이다. 더욱 촘촘해진 보행자 횡단보도망도 마찬가지다. 보행자 편의를 높이고 운전자 불편을 더욱 가중시키도록 의도적으로
"한 발 더 뛰고 서로 협력하고 희생하는 '원팀(One Team) 정신'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지난 26일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살 이하) 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전승 우승을 일궈내며 9회 연속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김학범 감독이 마지막 결승 경기가 끝난 직후 한 말이다. 이번 우승을 이끈 원동력이 선수들과의 믿음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모든 선수들이 교체돼 나왔을 때 맡은 임무를 충실히 하고 팀에 녹아들었다는 게 가장 값지다"며 "선수들을 많이 믿는다. 그 믿음이 성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워했다. 김 감독의 이런 리더십은 베트남의 축구 역사를 새로 쓰며 국민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박 감독은 그간 "우리 팀의 강점은 단결심"이라며 "단결을 잘해서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스킨십을 통한 선수들과의 소통에 주력해온 것도 이를 위해서였다. 그는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킨
“당신 곁에 내가 있잖아” 이런 말을 들으면 감정이 격하게 쏠린다. 전지전능한 신의 보호를 받는 듯한 이 느낌, 감동도 모자라 뼛속 깊이 충성하고픈 마음까지 생긴다. 그건 직장 상사와 부하는 물론이고 연인 관계까지도 지배하는 달콤한 유혹이다. 자기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는 사람한테 이런 말을 들으면 “당신이 뭔데”라는 말이 본능적으로 튀어나오지만, ‘위’인 사람에겐 고개 숙여 감동받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내뱉는 대사 중 최고의 유행어는 대통령(이성민)의 한마디다. “임자,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하고 싶은 대로 해.” 결과적으로는 ‘암묵적 폭력’의 정당화 수단이지만, 최고 권력자가 지켜준다는 명분보다 더 큰 정의는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동기인 전 중앙정보부장을 암살하고, 부마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큰 그림’에서 이 같은 정서적 결속력보다 더 강한 지시를 찾을 수 있을까.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통령을 배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 말이
#1. 40대의 만혼부부 A는 용산과 잠실에 각각 아파트 1채를 갖고 있다. 남편이 결혼 전 보유하던 용산아파트 외에 맞벌이하는 아내가 결혼 직후 잠실에 20평대 아파트를 샀다. 부부는 아직 종부세를 내지 않는다. 결혼 2년이 지난 지금도 혼인신고를 안 해 법적으로 각각 1주택자다. 2세 계획도 미뤘다. #2. 또 다른 40대 만혼부부 B. 결혼 전 아내가 가입한 수도권의 지역주택조합 때문에 정작 생활권인 서울(투기 및 투기과열지구 1순위 당첨제한) 아파트 청약을 못한다. 가입한 지가 6~7년이지만 조합은 토지도 확보 못한 채 조합원 모집에만 열을 올렸다. 그마저 남편이 물려받은 시골집(연면적 84㎡ 초과) 때문에 조합원 자격을 잃을 판이다. B 부부는 혼인신고를 한 게 한스럽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과세 부담이 커지자 혼인신고를 않고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유주택 배우자로 인해 청약가점이 낮아질까봐 혼인신고를 늦추는가 하면 보유세부담을 낮추고 대출규제 등 부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창업국가다. 전세계에서 창업이 인구 대비 가장 많은 국가다. 청년들은 변호사나 의사, 대기업 임원보다 기업가를 꿈꾼다. 투자회수기간은 3.98년으로 세계에서 가장 짧다.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다. 이스라엘도 30년 전인 1990년대에는 ‘창업은 자살행위’란 인식이 강했다. 당시 중동전쟁과 걸프전쟁을 겪은 이스라엘은 실업률이 극에 달했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좋은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조차 창업을 꺼렸다. 지금 우리나라처럼 대학교나 연구소 등에 자체 기술로만 남겨지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정부 출자로 벤처펀드인 ‘요즈마펀드’를 설립해 집중투자하면서 대학교·연구소 등이 개발한 기술과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적극 유도했고 그 결과 창업국가로 거듭났다. 올해 우리나라 R&D(연구·개발)예산은 24조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정부가 세금을 R&D에 쏟아붓는 건 미래 먹거리,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다. 문제는 개선되고 있다지만 여전히
올 겨울은 유독 한국 재계에 슬픈 계절이다. 한국 경제의 토대를 쌓은 재계 1~2세대들의 부고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면서다. 한국전쟁 이후 황무지와 같던 한반도에서 개척자 정신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주역들이어서 더 그렇다. 특히 지난 19일 타계한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명예회장)는 '유통 거인'이었던 만큼 그 빈자리는 더 커보인다. 5대 그룹 창업주 가운데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사실 신 명예회장이 일궈낸 롯데는 다른 대기업들과는 또다른 이미지로 다가온다. 우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시대를 앞서 '글로벌 사업'을 일궜다. 더욱이 '한-일 셔틀 경영'은 특수한 역사 이슈 등으로 난관이 많았지만 이를 극복해내고, 양국은 물론 전세계로 영토를 확장했다. 중후장대 사업이 아닌 껌 등 작은 제과 사업부터 단계를 밟아나가다보니 '짠돌이 대기업' 이미지를 갖기도 했지만 오히려 실속이 컸다. 신 명예회장의 '거화취실'(화려함을 멀리하고, 내실을 지향함) 경영 철학은 여러 경제 위기
새해 첫 업무보고는 대통령의 한해 국정운영의 우선순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상징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첫 업무보고 장소로 IT(정보기술) 강국의 중추적 역할을 맡았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택했다. ETRI가 위치한 대덕연구단지는 약 50년 전부터 대한민국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 한데 모여 있다. 올 한해 DNA(Data·Network·AI,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기술을 기반으로 ‘혁신 성장’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과학기술계가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이행할 정도로 역동성을 갖췄는 지가 의문이다. 여러 각도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우선 현 정부 정책과 제도들이 융통성 없이 획일적·일률적으로 적용돼 국가 연구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게 ‘주52시간제’와 ‘블라인드 채용’이다. R&D(연구·개발) 분야는 업무 특성상 24시간 장비 실험 등을 해야 하고, 정해진 기간 내
집을 사거나 분양을 받을 경우 ‘내집 마련’의 행복도 잠시 ‘이걸 어떻게 적어야 하나’는 고민의 시간이 찾아온다. 바로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 작성 이야기다. 2017년 8·2 대책의 후속 조치로 2017년 9월26일 투기과열지구내 3억원이상 주택 구입시 이 서류 제출이 의무화됐다. 자금조달계획 기재는 ‘자기자금’과 ‘차입금 등’ 등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자기자금은 다시 금융기관 예금액, 주식 및 채권매각대금, 부동산처분대금, 증여 및 상속, 현금 등으로, 차입금은 금융기관 대출액(주택담보대출 포함 여부) 임대보증금, 회사지원금 및 사채, 그 밖의 차임금 등으로 분류된다. 계좌가 조회되면 대부분 드러나게 될 항목들이 그물망처럼 촘촘히 적시돼 있다. 나이나 직업을 감안할 때 의심이 가는 금액이 있다면 곧바로 자금출처 조사를 받을 게 뻔하다. 가령 20대 직장 초년생이 수억원의 금융기관 예금액을 갖고 있다면 증여 등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오는 3월부터는 이 제도가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