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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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에 언급되거나 묘사된 상호, 인물, 차량 및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는 영화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 상영이 끝난 뒤 뜨는 마지막 화면엔 분명히 이 영화가 '픽션'이라고 명시돼있다. 감독은 물론이고 제작사·배급사 모두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영화는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12·12 혹은 '유사사건'을 둘러 싼 일련의 에피소드를 시간 순서대로 편집하고 시간과 장소를 실제와 유사하게 해 관객에게 마치 실제 역사적 사건을 그대로 중계하는 것처럼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배우들은 잇따른 무대인사에서 '사과'를 반복하고 있다. 신군부측 배역을 맡은 이들은 스스로 죄인행세를 하기도 한다. 젊은 관객들이 정우성이 분한 수경사령관을 선(善)으로, 황정민 등이 분한 신군부 측 배역들을 악(惡)으로 생각하는 것을 전제로 한 사과다. 영화가 그렇게 보이고 이해되도록 만들어
#결국 장제원 의원이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따르며 정권교체를 이루고 지금까지 막전막후에서 온갖 일을 도맡았던 그가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12일 공식 선언했다. 당선인 비서실장 중도 사퇴를 끝으로 이렇다 할 공직을 맡지 않던 장 의원은 자신의 표현대로 가지고 있는 '마지막'을 내놨다. 친윤(친윤석열)의 상징으로서 비난도 견제도 온몸으로 받던 장 의원의 불출마 씨앗이 몰고 올 파장은 예단하기 어렵다. 본인 스스로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총선은 딱 120일 남았다. 사실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장제원은 절대 불출마하지 않는다"라는 얘기가 상당했다. 직선적 성품으로 마음먹은 건 밀어붙이는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던 선친 때부터 다지고 쏟아온 부산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해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오직 저를 믿고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 사상구민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런 그가 용기를 냈다. 장 의
연말 경영계와 노동계의 뜨거운 감자는 시행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법)을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할지 여부다. 예정대로라면 50인 미만 기업 사업장에서 다음달 27일부터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사업주는 처벌 대상이 된다. 경영계는 적용 유예를 요구하는 반면 노동계는 원칙대로 도입하자고 맞서고 있다. 근로자가 사망할 만큼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다면 사업주가 주의 의무를 소홀하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사업주는 수익보다 근로자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관건은 근로자의 안전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지난해 도입된 중대법이 실제 현장에서 중대사고를 줄였는가다. 올해 통계를 보면 2년 차에 돌입한 중대법과 근로자 안전의 상관관계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일례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대법 적용 대상인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현장에
세계무역기구(WTO)가 집계한 2022년 전세계 상품무역 수출입액 순위에서 한국은 수출 6위(6840억 달러), 수입 8위(7310억 달러)다. 우리보다 국토 면적이나 인구가 작으면서 교역 순위가 높은 나라는 네덜란드(수출 4위(9660억 달러), 수입 4위(8990억 달러)) 한 곳 뿐이다. 네덜란드의 국토 면적은 한국의 40% 수준으로 세계 130위에 불과하다. 심지어 국토의 25%는 해수면보다 낮다. 인구(67위)는 우리(29위)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런 조건 속에서 세계 수출입 '톱 5'에 오른 네덜란드를 단순히 '풍차와 튤립'의 나라로만 생각해선 안된다. '대체 불가' 수준의 강력한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하이테크 강국'이다. 네덜란드는 일찌감치 고부가가치 소재산업에 눈을 떴다. 전세계 실리콘 칩의 90% 이상에 네덜란드 기업이 제조한 소재·부품이 들어간다. 한국 첨단산업 핵심 소재 및 부품의 5분의1 이상이 네덜란드로부터 수입된다. 현재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수출품은 AS
"사람이 없으니까 동네에 목욕탕도 없어." 지난주 경기 포천에 갔다가 이런 말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한때 갈비로 제법 북적였던 거리가 썰렁하다. 옆자리에 있던 주민은 "목욕탕에 가려고 버스 타고 옆동네에 다녀오면 하루가 훌쩍 다 지나간다"고 말했다. 목욕탕이 이러니 병원이나 학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 수도권에서 벌어지는 '지역소멸'의 적나라한 단면이다. 어쩌면 10년, 혹은 20년 뒤 닥칠 인구절벽의 후폭풍, 국가소멸 우려의 위태로운 전조다. 수도권까지 치고올라온 지방소멸의 적색등은 이미 서울의 경계 안쪽까지 물들이기 시작했다.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가 올해 3월 학생수 부족으로 폐교됐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에는 올해 입학생이 19명에 그쳤다. 1993년 강남구에 설립된 초등학교에는 올해 16명이 입학했다. 급기야 내년 3월 입학하는 전국의 초등학교 1학년생이 사상 처음으로 40만명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블랙핑크가 아니라 우리(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블랙핑크의 일정에 맞춰야 한다. " 대통령실 참모의 말이다. 세계를 휩쓰는 K컬처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해외 순방을 나가보면 피부로 느껴진다. 주요국 장관들마다 K팝 스타의 굿즈(goods)를 구해달라는 자녀들의 요구에 쩔쩔맨다고 한다. 지난달 블랙핑크의 APEC(인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프로그램, 영국 국빈만찬 참석 등도 우리 정부가 아니라 미국과 영국 정부가 나서서 섭외했다. 전 세계 반도체산업을 쥐락펴락하는 피터 베닝크 네덜란드 ASML 회장의 지난 여름 갑작스러운 방한도 알고 보면 한류 팬인 딸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고 한다. #상전벽해다. 1988년 첫 미국 직배급 영화였던 '위험한 정사'가 상영됐던 명동 코리아 극장에는 관객을 쫓기 위해 뱀이 풀렸다. 개방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막아보려는 안타까운 몸부림이었다. 30여년 만에 K컬처는 세계의 중심에 섰다. 기적 같은 성공을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분석이 나왔다. 정답은 없지만 지난해 미국 스탠포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콘퍼런스에서 나왔던 시각은 참고할 만하다.
우리 주변 카페나 음식점엔 매우 좋은 아르바이트(알바) 직원이 있다. 이 알바는 저렴한 인건비에 점주의 설거지 부담을 확 덜어준다. 손님에겐 음식이나 음료 맛이 상하는 일 없이 가게 밖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과거 110여년간 사장과 손님 모두의 사랑을 받은 알바의 이름은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이 한때 '신의 선물'이라고 불렸을 만큼 우리 삶을 바꿔놨다는 데 이견이 없다. 플라스틱의 영향이 안 미치는 곳이 어디 있겠냐만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장소가 일회용품 사용 빈도가 가장 많은 카페나 음식점이다. 과거 종업원을 고용해 설거지를 하던 컵과 그릇을 플라스틱이 대신하며 영세 자영업자도 수익을 남길 수 있게 됐다. 1인이나 무인 점포도 생겨났다. 지금은 흔한 '테이크 아웃'에도 플라스틱의 지분이 있다. 플라스틱이 현재 소상공인을 포함한 우리 경제의 수익성에도 관여한다는 얘기다. 플라스틱과 헤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이 돈을 벌어온
자동차보험은 1897년 미국 트래블러스사가 판매한 배상책임보험에서 시작됐다. 자동차 사고로 인해 타인이 당한 부상이나 재산피해 등을 보상하면서 사고를 낸 사람 역시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 상품의 등장이었다. 모든 운전자가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으로 자동차보험이 진화한 건 그 뒤로 30여년이 지난 1920년대부터다. 대량생산에 의한 자동차 증가와 맞물린다. 이에 따라 자동차 증가는 곧 보험사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사회가 마련한 토양 아래서 자동차보험과 보험사도 성장할 수 있었다. 자동차보험이 민간의 상품이면서 공적 대상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 계기다. 우리나라는 1963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정을 계기로 자동차보험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이 됐다. 이 시기 이후 국내 자동차보험이 사회보험의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자동차보험료 산정에 금융당국의 입김이 알게 모르게 개입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관련 법 제정 이후 2000년까지는 자동차보험의 요율 변경과 상품 개발
"친환경 경제(greener economy)로의 전환은 710억파운드(약 117조원)의 가치가 있고, 84만개 일자리와 연관돼 있다. " 올해 초 영국에서 발간 된 한 보고서의 요점이다. 환경단체가 아닌 영국 재계를 대변하는 영국산업연맹(CBI)이 발간했다. CBI는 이른바 '넷제로 경제'에 포함된 약 2만개 기업이 영국 경제 전체의 3.7%에 해당하는 710억파운드의 총부가가치(GVA)를 만든다고 추산했다. 넷제로 산업에는 재생에너지, 폐기물관리·재활용, 전력망, 건설기술, 금융, 농업기술, 에너지 저장, 탄소포집 등이 포함된다.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이 2만개 기업이 직접 만드는 부가가치(265억파운드) 보다 영국 경제 전반과 관련한 공급망 기여도(295억파운드)가 더 크게 집계된 대목이다. 관련 상품·서비스가 다른 산업에서 구매되는 승수효과가 발생해서다. 예를 들어 해상풍력 단지를 지으려면 철강부터 각종 부품·기계·구조물·운영 서비스가 필요하다. 영국에서 이만큼의 공급망 기여
유통업계 관계자들에게 e커머스 시장이 확대된 뒤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의외로 '빠른 배송'보다 '가격 비교'를 꼽는다. 파 한단, 두부 한 모를 100원 더 싸게 사기 위해 마트를 굳이 오가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핸드폰에서 손가락을 몇번 움직이는 것으로 물건을 더 싸게 살 수 있다면? 당연히 소비자들은 최저가를 찾는 데 익숙해진다. 가격 비교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구매 선택권을 주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유통 경계를 허물었다. 가구전시장에서 침대를, 백화점에서 옷을, 가전판매점에서 TV를 실물로 본 뒤 온라인에서 최저가를 검색해 구매하는 소비 패턴은 이제 사람들에게 익숙한 일이다. 최근 팝업스토어에서는 '경험'만 제공하고 아예 물품을 판매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화장품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화장품은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사는 오프라인 중심 상품으로 여겨졌지만, 젊은이들은 코로나19(COVID-19)를 거치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후기를 보고 사는 데
119대 29.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경쟁을 벌였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대한민국 부산이 획득한 표다. 모두가 염원했던 2030 부산엑스포는 실현되지 않는 가능성으로 사라졌다. 국제행사 유치에 대비해 추진했던 부산의 여러 인프라 확충 사업들은 덩달아 사업 동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총사업비 15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이 대표적이다.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로 꼽혔다. 부산엑스포 기간 중 관문공항으로, 이후에는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국가 중추공항으로 역할이 기대됐다. 이에 정부는 사업 추진의 최우선 순위를 안전이나 환경·경제성보다 '개항 시기'에 맞췄다. 부산엑스포에 맞춰 모든 걸 바꿨다. 개항 시기는 당초 검토했던 2035년에서 2029년 말로 앞당겼고, 활주로 건설 방식과 터미널 위치도 '최적안' 말고 '대안'을 채택했다. 공항 배치는 '완전 해상공항'에서 육지와 바다에 걸치는 식으로 수정했다. 현재 계획대로면
"라면 1팩 사면 겨우 200원~300원 정도인데 이게 실생활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최근 지인과의 저녁 자리에서 들은 얘기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밀가루 제조사부터 시작해 라면, 과자, 빵 등 다양한 식품 기업들을 만나 얻어낸 중요한 성과 중 하나인 '라면 출고가 50원 인하'에 대한 촌평이었다. 껌 한 통도 3000원이 넘는 시대다. 라면값을 고작 50원 내린 결론은 그동안 정부가 노력한 점을 고려해도 미흡한 수준이긴 하다. 출고가를 5% 이상 내린 라면 업체 입장에선 연간 수 백억원대 영업이익 손실을 감내한 '통 큰' 결정이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도는 낮다. 더구나 음식점에서 파는 라면값은 요지부동이다. 3~4년엔 비싸게 받는 가게도 4000원이었는데 요즘엔 5000원 이상 받는 곳도 적지 않다. 라면 출고가 인하 이후 가격을 내렸다는 음식점은 보지 못했다. 오히려 전기, 가스, 수도 등 각종 공과금과 인건비 부담이 늘어 메뉴 가격을 더 올려야 영업할 수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