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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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중소벤처기업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11개 부처가 운영한 국내 최대 규모 창업경진대회 '도전! K-스타트업 2023' 왕중왕전 결과가 나왔다. 수술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제작한 알데바(ALDAVER)가 창업리그 대상(대통령상), 험지에서 안정적 보행 기능을 갖춘 사족보행 로봇을 개발한 라이온로보틱스가 예비창업리그 대상(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올해 대회는 역대 최대인 6187개사가 참여, 30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두 회사는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의 '한국형 아이코어'(I-Corps)와 '실험실창업 지원 사업'에 선정된 창업팀이다. 아이코어는 대학 연구실에서 거둔 기초·원천 연구성과가 빠른 시간 내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창업아이템 시장 검증, 시제품 제작,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김봉수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장은 "이번 대회 대상 뿐 아니라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받은 팀 대부분이 우리가 창업팀 발굴, 성장 지원까지 다양한 형태로 지원했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 고삐를 죄던 지난달 중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 한장이 돌았다. 폐허 속에서 이제 막 돌이 지났을 법한 아기가 엎드린 채 고개 들고 절규하는 모습이었다. 전쟁의 참상을 이보다 더 극적으로 보여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자연스럽지 않았다. 아기 표정이 마치 숙련된 아역 배우의 그것 같았다. 노출된 왼손 모양이 어색하고 손가락 개수는 5개가 넘어 보였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가짜로 판명했다. 그러나 사진이 세계적으로 유포된 뒤였다. 심지어 가자 지구 내 일부 팔레스타인 언론인조차 사진을 사실이라고 믿고 SNS로 퍼 날랐다. 인지전(認知戰·cognitive warfare)이다. 목표는 이스라엘의 만행 고발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SNS와 AI가 인지전 매체와 수단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이번 이·팔 전쟁에서 이것들은 활개를 치는 양상이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아기는 하마스에 비판적이었던 팔레스타인 여론을 침묵하게 만든다. 아들과 형
"어떤 분들은 '정확한 이유를 갖고 외국 나가라'고 하더라..." 가수 겸 배우인 김민종 KC 콘텐츠 공동대표는 지난달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장내에 폭소가 터졌다. 의원들도 웃었다. 김 대표의 어색한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 때문은 아니었다. 국감 증인이 어떠한 무게를 견뎌야 하는지를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국감 증인은 제대로 된 답변 기회를 얻기는커녕 조용히 의원들의 호통과 질책을 견뎌야 한다는 것을. 사실 국감장에 있던 의원들만큼은 웃어선 안 됐다. 되려 분노했어야 옳다. 그동안 국감이 제대로 된 역할을 했다면 말이다. 국감 때만 되면 의원회관엔 기업 대관업무 담당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그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사 오너(최대주주)나 CEO(최고경영인)가 국감 증인으로 소환될지 여부다. 증인채택을 두고 여야 의원 간 신경전도 펼쳐진다. 의원들이 기업인을 부르는 건 소위 그림이 되기 때문이다. 국감 현장
광화문 월대 복원은 2003년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이 공언하면서 시작됐다. 2001년 5월 시작돼 2002년 7월까지 124부작 KBS드라마 '명성황후'가 인기리에 방영된 직후다. 사후 100여년을 '민비'로 불리던 '민씨'가 '명성황후'로 호칭이 높여진 것도 그쯤이다. 명성황후 뿐 아니라 흥선대원군과 고종에 대한 미화도 상당했던 그 드라마 내용을 실제 역사로 오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드라마 '명성황후'와 뮤지컬 '명성황후'는 그런 면에서 '역사왜곡'이란 비판을 받았다. 광화문 월대 복원도 그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월대 복원으로 조선 말 고종과 흥선대원군 치하의 아픈 역사가 자랑스러운 과거처럼 미화될 수 있단 점에서다. 미래세대에겐 잘못된 역사교육 장소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 문화재청은 "서울 옛 모습 찾았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그 '옛 모습'은 고종 때인 1866년이다. 재위 4년차 고종이 14세였던 때다. 흥선대원군이 섭정하던 그 시절이고 조선이 망하기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밈처럼 급속도로 유행하고 있는 말이 'I am 신뢰에요'(실제 표기법은 '예요')다.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씨와 결혼 발표를 했던 전청조씨가 같은 아파트 이웃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교포행세를 하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적은 문장이다. 영어 사용자가 사용했다고 보기 믿기 힘든 대화 수준이다보니 이 문장을 희화화하거나 반어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I am 신뢰'를 주장하는 또 한 곳(?)이 있다. 이보다 며칠 전 '소변맥주' 파동이 발생한 중국이다. 최근 소변맥주 파동에 대해 중국 내에서는 칭따오(TSINGTAO, 판매사 국내표기 기준)맥주를 흠집내기 위한 '기획소변'으로 몰아가는 기류가 감지된다. "공장 내 화장실이 많은데 담을 넘어 소변을 본 것이 이상하다"거나 "3공장이 아니라 다른 물류기지다"라는 주장 등이다. '소변을 본 남성이나 영상을 찍은 이들을 체포해 조사해보니 칭따오맥주 직원이 아니더라'는 당국 발표가 나오자 이런 목소리는 더 커
올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하나 있었다. 지난 23일 대검찰청 국감에서 젊은 검사들의 이탈을 두고 검찰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 한 의원에게 이원석 검찰총장이 차분하게 답하는 대목이었다. 다분히 정치적으로 볼 수 있는 질문에 이 총장은 "검사들이 떠나는 이유를 한번 생각해봐달라"고 되물은 뒤 검찰의 현실을 얘기했다. "젊은 검사가 검찰에 들어왔다. 검사는 시간외수당도, 야근수당도, 휴일수당도 없다. 그렇지만 밤새 남아서 일하고 주말에 나와 일한다. 그런 검사에게 '당신, 특활비 갖다가 따로 쓴 거 아니냐' 한다. 저도 검사할 동안 한 달도 집에 월급을 갖다준 적이 없다. 수사비는 늘 부족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검사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고 검찰이 부패집단인 것처럼 얘기하면 저도 정나미가 떨어져서 왜 밤 새우고 주말에 나와 일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질문이 시작된 '검사 이탈 현상'을 살펴보면 지난해 법복을 벗은 검사는 모두 1
"와이프하고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첫 일성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을 인용한 '변화'였다. 이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며 외쳤던 주문이 30년 만에 되살아났다. 정확히 '마누라'에서 '와이프'로 한 단어만 바뀌었을 뿐이다. 이 회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다 바꾸라'는 선언에 대해 "변해야 살 수 있다는 신념을 이야기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삼성은 '생존'에 대한 주제를 놓고 68일간 '신경영 대장정(大長征)'으로까지 불린 마라톤 간담회를 진행했다. 구조적인 문제를 근본부터 해결하기 위한 처방이었다. 이 회장은 문제의 근본을 '사람의 마음'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모두가 겸허한 마음으로 과거를 반성하고 서로 이해하며 변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것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모두가 가슴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변화를 추진하는데는 큰
지난해 12월 국민연금 전문가 포럼의 패널로 참석했다. 당시 만난 전문가들은 "연금개혁의 초석을 닦자"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대외 환경도 나쁘지 않았다. 정부의 강력한 연금개혁 의지에 국회는 특별위원회 구성으로 화답했다. '코끼리 옮기기'에 비유될 정도로 어렵다던 연금개혁이 이번엔 가시권에 들어온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현재, 연금개혁을 둘러싼 사회 분위기는 냉담해졌다. 보건복지부가 조만간 연금개혁 정부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오히려 연금개혁 논의를 이끌었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위원들 사이의 갈등만 부각됐다. 연금개혁의 초석을 놓아야 할 재정계산위원회가 제 역할을 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재정계산위원회는 연금개혁을 위해 모인 복지부의 자문위원회다. 정부위원 2명을 포함해 총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대부분이 교수와 연구자들이다. 사실상 대한민국 최고의 연금전문가들인 셈이다. 복지부는 5년마다 이뤄지는 연금개혁 논
앞으로 최소 10년간 우리 국민은 심장·폐 질환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심근경색, 급성 대동맥 박리처럼 분초를 다투는 초응급 상황이 찾아와도 흉부외과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해 '뺑뺑이'를 해야 할 판이다. 흉부외과 '예비 전문의'(전공의) 지원자가 크게 줄면서(1993년 57명→2021년 20명) 당장 내년부터 은퇴하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배출될 인력보다 많아질 예정이다. 흉부외과는 산부인과·응급의학과·소아청소년과 등과 함께 기피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중에서도 흉부외과는 '기피과 중의 기피과'로 꼽힌다. 한 의료계 원로는 기자에게 "필수의료의 붕괴를 경고하는 공청회에 흉부외과 전문의를 패널로 부르기가 부담스럽다"며 "흉부외과의 기피 정도가 너무 심해 이 분야 의사들이 악에 받쳐 있어, 현장에서 매우 험한 말이 나올까 봐"라고 귀띔했다. 흉부외과의 길을 택해 걸어온 현직 전공의·전문의 사이에서도 이탈 움직임이 활발하다. 전공의 1~·4년 차 흉부외과 전공의가 모두 있는 수련병
피칭데이(Pitching Day)라는 행사가 있다. 스타트업처럼 설립 초기단계에 머문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나 기술을 제시하고 시드투자(창업 직후 투자) 또는 초기 라운드의 시리즈 투자를 유치하는 행사다. 유망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는 피칭데이가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으로 나아가기 위한 등용문이다.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증시테마가 수시로 바뀌듯 여러 기관·기업이 주관하거나 참가하는 피칭데이에서 선보이는 기술들도 유행을 탄다. 지난해에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나 빅데이터, AI(인공지능) 일반에 대한 부분이었다면 올해는 생성형 AI기술에 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챗GPT, 하이퍼클로바X 등 올 한 해를 장악한 생성형 AI 이슈가 스타트업들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피칭데이에 더 큰 변화가 있다고 강조한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AI나 메타버스 등 대분류 섹터 중에서도 어떤 기술을 보유한 회사인지, 기술력이 얼마나 우수한지
"일반 물가 상승률이 얼마인지 아십니까."(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 17.6% 정도…"(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는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의 이 같은 답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기준 물가상승률이 3.7%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기조로 도공을 운영해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가격이 2년 전과 비교해 11.2% 인상된 것은 함 사장의 평소 이런 인식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실제 그는 이날 국감에서 "(휴게소 음식값이) 그렇게 비싸지 않게 보인다"고 했다. 21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지만 주요 공기업의 부실·방만 경영과 각종 비위 등은 예년과 달라진 것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전관을 고리로 한 이권 카르텔이 부각되는 등 '신의 직장'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국토위 국감에서 여야는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국제법상) 아무도 병원을 폭격하지 않기 때문에 병원 안으로 피신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병원을 폭격하는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17일(현지시간) 폭격으로 최소 500여명이 사망한 알 아흘리 병원(Al Ahli hospital) 인근 주민의 절규다. 1880년대 성공회 선교사들이 설립한 알 아흘리 병원을 향한 공격으로 아랍 전역의 민심이 들끓는다. 거리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지며 애초 이번 전쟁의 피해자인 이스라엘은 '또 다른 가해자'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은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며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번 병원 공격이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의 오발이라는 '명백한 징후'가 있다고 주장하나 팔레스타인은 이를 부인한다. 폭발의 원인을 즉시 확인하긴 어렵다. 어느 쪽의 소행이든 이는 명백한 전쟁 범죄다. 알 아흘리 병원 공격에 따른 파장은 전체 이-팔 전쟁의 판세를 뒤엎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