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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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1팩 사면 겨우 200원~300원 정도인데 이게 실생활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최근 지인과의 저녁 자리에서 들은 얘기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밀가루 제조사부터 시작해 라면, 과자, 빵 등 다양한 식품 기업들을 만나 얻어낸 중요한 성과 중 하나인 '라면 출고가 50원 인하'에 대한 촌평이었다. 껌 한 통도 3000원이 넘는 시대다. 라면값을 고작 50원 내린 결론은 그동안 정부가 노력한 점을 고려해도 미흡한 수준이긴 하다. 출고가를 5% 이상 내린 라면 업체 입장에선 연간 수 백억원대 영업이익 손실을 감내한 '통 큰' 결정이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도는 낮다. 더구나 음식점에서 파는 라면값은 요지부동이다. 3~4년엔 비싸게 받는 가게도 4000원이었는데 요즘엔 5000원 이상 받는 곳도 적지 않다. 라면 출고가 인하 이후 가격을 내렸다는 음식점은 보지 못했다. 오히려 전기, 가스, 수도 등 각종 공과금과 인건비 부담이 늘어 메뉴 가격을 더 올려야 영업할 수 있다는
"다른 집은 한 달에 얼마쯤 쓰면서 살까?"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의문에 대한 대답, 즉 '국민의 소비 수준'은 정부 정책 결정에서도 중요한 통계다. 소비가 요즘처럼 차갑게 식거나 반대로 과열되면 안정적인 경제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우리나라 한 가구는 월평균 약 387만원을 지출했다. 작년 같은 분기(약 372만원)와 비교하면 1년 새 월간 씀씀이가 4.0%(약 15만원) 늘었다. 3분기 지출을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상품·서비스 구입을 의미하는 '소비지출' 증가율(3.9%)보다 세금·이자 등 의무성이 있는 '비소비지출' 증가율(4.3%)이 높았다. 비소비지출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은행 등에 매달 내는 이자 비용이다. 올해 3분기 월평균 이자 비용은 12만9000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10만4000원) 대비 24.2%(약 2만5000원) 늘었다. 전체 지출 증가율의 6배 이상이다. 지난 2분기에는 이자 비용 증가율이 3분기보다 높은 42
지난 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로 통하는 '컴업 2023' 개막식이 열렸다. 눈길을 끈 것은 주요 참석자들의 드레스코드, 후드 패션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박재욱 의장(쏘카 대표) 모두 회색 후드 집업(지퍼가 달린 상의)을 맞춰 입었다. '청바지에 검은 터틀넥' 하면 누구라도 고(故) 스티브 잡스를 떠올릴 것이다. 그것까지는 아니라도 스타트업 CEO(최고경영자)들의 유니폼 같은 옷이 후드 티 또는 집업이다. 후드는 이전부터 보편적이었지만 10여년 전 마크 저커버그 메타(당시 페이스북) CEO가 유명세를 타면서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패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저커버그 스타일은 처음엔 어색해 보였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저커버그가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면서 후드는 실리콘밸리 특유의 비격식, 자유분방함 등을 드러내는 아이콘이 됐다. 실용적 이유도 있다. 모자 부분이 등 뒤로 걸쳐있
#금융당국이 다 알 수는 없다. 지난 5월 나이지리아 회사 팅고그룹(TIO)이 1분기 매출액이 8억5120만달러(1조1034억원)라고 발표했다. 전년동기 대비 8800% 늘었다. 작년에 '팅고 식품'을 인수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나스닥에서 팅고그룹 주가는 급등했다. 불과 3월까지만 해도 1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5달러를 넘겼다. 1년 만에 매출액이 100억원대에서 1조원대로 늘어난 회사. 여기서 '냄새'를 맡고 움직인 건 공매도 행동주의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다. 예컨대 올해 1분기 나이지리아 국가 전체 곡물 수출액이 약 5000억원인데, 팅고그룹이 발표한 자회사 팅고DMCC 해외판매액이 그정도 규모를 1년 만에 달성했다. 이상했다. 올들어 신사업으로 줄줄이 발표한 팅고모바일, 팅고항공, 팅고페이(결제서비스) 등도 실체가 보이지 않았다. 힌덴버그는 자체 조사 결과 '사기'로 결론을 내리고 공매도를 친다고 공개했다. 실제로 보고서 공개 후 팅고그룹 주가는 60%가
지난 21일 보건복지부가 전국 40개 의과대학들 대상으로 실시한 의대 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40개 의대가 제시한 2025학년도 증원 수요는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에 달했다. 심지어 이들 각 대학은 정원을 계속 늘려 2030학년도까지 최소 2738명에서 최대 3953명을 추가 증원하기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실제로 얼마나 늘릴지는 올해 말, 내년 초나 돼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지만 이번 수요 조사를 의대 증원에 참고할 근거로는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수요 조사가 의사를 배출하는 첫 단계를 맡고 있는 의과대학의 '속마음'이 데이터로 증명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간 '의료계의 입장'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대변해왔다. 전례를 되짚어보면 의협은 앞선 정부에서 의대 정원을 줄일 때마다 반가워했다. 2000년 의약 분업 입법 이후 의대 정원을 점차 줄여 현재의 의대 정원(3058명)을 확정한 2006년 당시 대한의사협회는
'지구 평균 기온, 산업화 이전 대비 1.3℃ 상승' 북반구가 겨울철로 접어들기 시작한 현재, 지구와 인류에 전해진 적색 경보다. 미국 기후변화 데이터 연구단체인 클라이밋센트럴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전 세계 기온을 분석한 결과다.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1.3℃ 오른 지난 1년은 12만5000년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기간이었던 것으로 기록됐다. '1.3℃ 상승'이 적색 경보인 까닭은 국제사회가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제시한 상승폭 마지노선인 '1.5℃'가 이제는 코 앞으로 다가와서다. '1.5℃'를 넘어서면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7m 상승한다. 꽃과 벌의 활동시기 불일치가 심화돼 열매가 줄어들고 식량난이 시작된다. 인류의 삶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이 같은 '1.5℃의 파국'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는 지난 10여 년간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렸다. 하지만 기온 상승은 오히려 속도를 더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14년 지구의 평균 기
"재정 위기를 이유로 임금 저하와 강제 구조조정이 없도록 하고, 노사협의체를 구성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한다."(2021년 서울교통공사 노사 합의) "2021년에 맺은 합의서 내용을 재확인했다."(2022년 서울교통공사 노사 합의)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 노사가 최근 타결한 임금·단체협상안의 주요 내용이다. 지난해엔 파업 하루 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올해도 상황은 심각하다. 노사는 지난 7월 11일 1차 본교섭 개시 이후 총 10차례의 교섭(본교섭 3회+실무교섭 7회)에 나섰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공사 노조는 지난 9~10일 파업을 단행한 데 이어 오는 22일 총파업도 예고했다. 올해 노사 간 쟁점도 인력 감축안이다. 공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2026년까지 정원 1만6367명(지난해 말 기준)의 13.5%인 2212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노조는 자회사 위탁 반대, 정년퇴직으로 발생하는 결원에 대한 대
최근 서울의 한 사업장에서 내건 분양조건이 이슈다. 입주할 때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은 경우 수분양자가 손해 보지 않도록 사업 주체가 다시 사주겠다는 이른바 '환매조건부' 분양이다. 미분양이 심각한 대구에서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 다시 등장한 카드인데 서울 역세권 입지의 주거지에선 이례적이다. 이런 파격적인 혜택에 대해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분양관계자의 말대로 서울은 청약수요가 있기 때문에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로 수요자를 끌고 오겠다는 것이다. 올해 초보다 서울 청약시장이 좋은 것은 사실이고 매번 청약에서 떨어진 예비 청약자들에겐 충분히 유인책이 될 수 있어서다. 반면 다른 해석도 있다. 앞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당장 계약률을 높이고 돈을 돌게 해야 할 정도로 지금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우려다. 실제로 강남 알짜 사업단지도 최근 일부 대주단이 브릿지론(토입 매입 등을 위한 단기 대출) 연장에 부정적이어서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여 있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국민 약 4000만명이 가입해 있는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료도 가격이다. 실손보험료 역시 시장이 결정하는게 맞다. 실손보험료는 최근 10여년 간 매년 올랐다. 어떤 해는 평균 10% 이상 오르기도 했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 1·2세대 실손보험은 최대 5년간 보험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약속한 시간이 지나면 5년간 반영하지 못했던 인상율이 한꺼번에 적용된다. 나이가 들수록 반영되는 위험률 가격도 보험료 인상율에 더해진다. 일부 가입자들이 이른바 실손보험료 '폭탄'을 맞게 되는 과정이다. 가입자들의 불만이 누적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그 불만의 화살은 보험사로 향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보험사 스스로의 억제 혹은 금융당국의 일부 개입없이 시장원리에만 맡기면 실손보험료 인상율은 지금의 배 이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의 보험료 인상율은 매년 1조5000억원에서 3조원
"이 사건 과징금액은 제재적 성격이 지나치게 강조돼 위반행위의 위법성 정도에 비해 과중하게 산정됐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과징금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2018년 위메프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당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의 상고심의 대법원 판결문 내용 중 일부다. 지난달 대법원은 과징금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이유로 개인정보위의 최종 패소를 확정지었다. 위메프 직원의 단순한 과실, 시스템 운영 미숙으로 20명의 이용자 정보가 다른 29명에게 공개된 데 대해 18억52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2020년 중앙부처로 승격된 후 이 사건을 방통위로부터 넘겨받은 개인정보위는 1, 2, 3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데이터경제 시대의 본격화로 주목받는 개인정보보호위가 잇따른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하고 있다. 제재 처분에 불복한 기업들이 대형 로펌을 다수 선임해서
이복현 원장이 취임한 이후 금융감독원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단적인 예가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의 금감원 전격 방문이다. 불법 사금융 범죄를 "강력 처단하라"며 찾은 민생 현장이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실세 장관이 총출동했다. 대통령이 여의도 금감원을 찾은 건 12년 만이다. 그때와 달리 불법사금융 피해자 지원 업무를 맡은 금감원 임직원을 독려하는 성격도 있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을 금감원 본사 1층 '포토라인'에 세운 것(지난달 23일)도 보기드문 광경이다. 금감원 직원들로 구성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대기업 총수를 부른건 금감원 역사상 처음이다. 15시간 40분 동안 김 의장을 조사한 특사경 실장(부서장)은 이 원장이 취임 후 첫 인사에서 발탁한 40대 부서장이다. 금감원 세대교체의 상징적 인물이다. 국정감사(지난달 27일)에서 이 원장의 태도논란(?)도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는 관전 포인트였다. "윤석열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바이오 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심상찮다. 여러 바이오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바이오는 사업 특성상 매출 기반 없이 R&D(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필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으면서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다. 당장 내년 운영자금이 바닥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기업도 많다. 자금이 궁한 바이오는 기초 연구부터 줄인다. 수익으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 연구를 뒤로 미룬다. 이미 임상 단계에 진입했거나 기술이전이 가능한 파이프라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바이오 기초 연구의 후퇴는 국내 주요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업체의 실적을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CRO는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으로부터 임상시험을 의뢰받아 대행하는 회사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고속 성장을 구가하던 국내 CRO 업계는 올해 줄줄이 적자의 늪에 빠졌다. 주요 CRO의 동반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