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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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상품에 관한 계약이고, 계약서라고 할 수 있는 약관은 어렵고 복잡하다. 소비자가 모두 읽어보고 하나하나 따져보기 쉽지 않다. 잘 몰라도 파는 쪽을 믿고 살 수밖에 없는 상품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보험상품을 신뢰재라고도 한다. 그러나 국민 중 우리나라 보험사를 신뢰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금융민원 8만7000여 건중 보험이 59.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0건의 금융서비스 불만 중 6건이 보험 상품 관련인 셈이다. 최근 국회 소관 상임위를 통과해 시행 8부 능선을 넘은 실손의료보험 전산화(이하 실손전산화) 사례만 봐도 보험사가 얼마나 대국민 신뢰를 잃었는지 알 수 있다. 실손전산화는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 변경 권고 이후 14년만인 올해 들어서야 국회 통과를 눈 앞에 두고 있을 만큼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의료계의 반대가 너무 커서였다. 의료계의 실손전산화 반대 의견 중
"글로벌 정보보호 산업 강국 도약이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정부가 30조원 규모로 시장을 확대하고 보안 유니콘 육성 등 4대 전략과 13개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정보보호 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전략' 브리핑에서 나온 메시지로, 보안시장을 2022년 16조원 규모에서 5년 후인 2027년 3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관련 업계는 일단 정부의 의지 표명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 목표들이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했다. "정부 부처 한 곳이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선언한다고 해서 그간 보안산업의 발목을 잡던 요소들이 일거에 해소되리라 보는 것은 순진하다"는 지적이다. 큰 장애요인 중 하나가 공공부문의 빠듯한 예산이다. 국내 정보보호 산업 매출의 약 40%가 정부 부처와 각급 공공기관에서 발생한다. 공공기관이 IT장비나 보안솔루션 등 SW(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 공공이 신규
#인천 요양시설에서 근무하는 60대 여성 A씨는 최근 감기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따로 코로나19(COVID-19) 검사를 하지 않고 감기약을 처방했다. 혹시 몰라 집에서 코로나19 자가 검사를 했는데 양성으로 나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주변에 냄새가 나지 않았다. 말로만 듣던 후각 상실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31일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감염병 등급을 독감과 같은 4급으로 낮췄다. 이제 코로나19를 감기처럼 흔한 질병으로 여기겠단 의미다. 일반적인 의료 체계로 코로나19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많은 전문가 역시 이제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진입할 시점이 됐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숙제는 남아 있다. 여전히 하루 3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된다. 한 주에 100명 넘게 사망한다. 개인방역수칙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면서 최근 요양시설이나 초등학교에서 집단 감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새로운 변이도 계속 나온다. 여전히 코로나
매년 10월 초 세계의 시선은 스웨덴으로 향한다.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사람 또는 단체에 주어지는 '노벨상'의 그해 수상자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이맘때 국내 여론은 한국인 이름이 명단에 오를지 기대한다.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한국인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0년 노벨평화상이 유일하다. 특히 과학(물리학, 화학, 생리·의학)분야 수상자 배출은 한국 과학계의 숙원과제다. 과학상 수상자가 유럽·북미 선진국에 편중됐다고 탓할 수도 없다. 이웃나라 일본은 지금까지 무려 25명, 중국도 3명의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일각에선 노벨상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고도 하지만 과학계가 노벨 과학상을 꿈꾸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이 기존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후발주자) 문화를 벗어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도자)로서 확고히 인정받는 지표라서다. 한국 과학계에 도전적 연구문화의 기반이 마련됐고 국가 기초과학 경쟁력이 세계 최상위권에 올
최근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의 둔화다. 지난 2년동안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던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 전기차는 7만8466대로 전년 동기(6만8996대) 대비 13.7% 늘어나는데 그쳤다. 2022년 상반기에 75.3%, 2021년 상반기에 81%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을 국제사회에 약속했고, 정부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 450만대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의 둔화를 목격한 완성차 회사들은 2030년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는 내년 무공해차 보급 사업 예산으로 2조3988억원을 편성했다. 올해보다 1664억원 줄었다. 전기차 기본 국고 보조금은 전기승용차는 현행 대당 500만원에서 100만원 줄어든 400만원이 됐다. 전기화물차는 기존
최근 찾은 서울 서초구청의 원스톱 민원실 오케이(OK)민원센터엔 '비밀의 공간'이 있다. 새롭게 디지털화된 민원 창구 외에 민원 담당 공무원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담소'(我談所)가 그곳이다. 직원들은 혼자만의 공간에서 악성 민원으로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안마의자를 비롯해 차와 다과 등이 있고 블루투스를 연결해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다른 직원이나 민원인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아담소 설치는 악성 민원 대책 중 하나다. 공무원에 대한 갑질과 악성 민원에 공직 사회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경기 동화성 세무서 민원 응대 직원 실신·사망 사건 등이 불거진 이후 공직 사회에선 아픈 공감이 흘러나왔다. 실제로 일선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의 폭언과 욕설, 흉기 위협 등에 시달리며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그럼에도 악성 민원은 계속 늘
금융감독원이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펀드 사태(라임사태)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증권업계가 술렁인다. 4년 전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감원은 최근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 자산운용사에 대한 새 혐의를 확인해 발표했다. 특히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에 대한 특혜성 환매가 있었다고 발표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당사자로 지목된 김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며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추가적인 조사가 불가피한 셈이다. 이미 환매를 권유한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서는 추가 검사에 돌입한 상태다. 아울러 금감원은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사에 대한 추가 검사와 분쟁조정을 예고해 전반적으로 라임사태에 대한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지난 2019년 10월 시작된 라임사태는 5000여명의 투자자에게 2조원 이상의 피해를 입히며 금융투자업계에 큰 상흔을 입혔다.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사모펀드, 더 나아가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다. 사모펀드업계는
"기존의 껍질을 깨는 파격적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딥체인지'의 핵심입니다" 2018년 1월 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 당시 회장 취임 20주년을 앞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해를 '뉴SK'의 원년으로 선포하며 이 같이 말했다.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와 함께 추구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자는게 그가 제안한 '딥체인지'였고 뉴SK의 지향점이었다. 회장 취임 후 20년간 이룬 혁신의 성과가 뉴SK 선언이 나올 수 있던 토대였다. 20년간 SK그룹 자산은 32조원에서 192조원으로 6배 불어났고 재계 순위는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그룹 총 수출액은 75조원으로 9배 증가했고 수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 인수 등을 통해 내수 중심이던 그룹을 수출형 기업으로 바꿨다. 이 같은 경제적 성과 위에 환경과 고용, 동반성장 등 이른바 '선한 영향력'을 입히자는 비전이었다. 새 비전에 맞춰 그룹은 빠르게 변했다. 계열사들의 회계시스템에
우주 초강국 미국도 로켓 분야에 걸음마를 걷던 시절이 있었다. 1949년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실험장에서 아찔한 사고가 일어난다. 시험발사된 V-2 로켓이 텍사스주를 지나더니 국경을 넘어 멕시코 후아레스 지방에 추락했다. 이 충격으로 추락 지점엔 깊이 9미터짜리 구멍이 파였다.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이었지만 한 가지는 명백했다. 인구 밀집지역과 가까운 곳에선 로켓 실험을 해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로켓은 사막이 아니라 바다 위를 날아야 했다." ('로켓 걸스', 2018) 미 당국은 새로운 발사실험장을 탐색했다. 유력 후보는 캘리포니아주 남단 샌디에이고 외곽이었다. 그러나 후아레스 사고에 간담이 서늘했던 멕시코가 결사 반대했다. 샌디에이고는 멕시코와 너무 가까웠다. 결국 플로리다주의 한적한 해변 코코아 비치가 낙점됐다. 74년이 흐른 지금 이 일대에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가 있다. 대중에게는 '케네디 우주센터'로 익숙한 곳이다. 1969년 아폴로 11호도 이곳에서 발사됐다.
최근 영국박물관을 방문할 일이 있었다. 영국박물관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가이드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관람객들에게 영국박물관에 입장료가 없는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훔친 유물이 많아서"라고 답한다고 한다. '찔려서' 무료 입장 정책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실상은 다르다. 계몽주의를 신봉하는 영국은 교육의 격차를 두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이 무료 입장이다. 경제력의 차이로 누군가는 '로제타석'을 보고, 누군가는 보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실제로 영국박물관를 포함해 자연사박물관, 내셔널갤러리 등 영국 대부분의 박물관·미술관은 무료다. 교육 정책을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최근 교육계에 '사교육 카르텔' 강풍이 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사교육 카르텔을 언급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사교육에 내몰린 교육 환경을 알았지만, 카르텔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사교육 시장이 '이권의 놀이터'로 전락하진 않았을
연구개발특구, 강소특구, 첨단의료복합단지, 국가식품클러스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국가혁신클러스터, AI(인공지능)클러스터, 물산업클러스터… 중앙 정부의 혁신 클러스터를 나열한 것이다. 클러스터는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한군데 모여 서로 간 긴밀한 연결망을 구축해 경제·산업의 상승 효과를 이끌어 내도록 한 정책이다. 2000년대 들어 이 모델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져 부처별로 다양한 테마의 클러스터를 쏟아냈다. 구체적으로 보면 △연구개발특구는 대전·광주·대구·부산·전북 △강소특구는 경북 포항, 경남 김해, 서울 홍릉, 충남 천안아산 등 14곳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대구·경북, 충북 오송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전락북도 익산 내 약 70만평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거점지구인 대전시를 비롯해 세종·청주·천안(기능지구) △국가혁신클러스터는 비수도권 14개 광역시도 △AI 클러스터는 광주광역시 광주과학기술원 일대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모두를 지도 위에 표기하면 한반도 면적을 다 덮을 정도다
집 밖을 나서기 무서운 세상이다. 관악구 신림동, 지하철 2호선, 분당 서현역 등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머그샷'(mug shot) 실효성이 논란이다. 머그샷(mug shot)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얼굴을 식별하려고 구금 상태에서 촬영하는 얼굴 사진이다. 19세기 미국의 탐정이었던 앨런 핑커턴이 현상수배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도입했다. 이름표·수인번호를 든 피의자의 정면과 측면 얼굴을 찍은 사진은 수용기록부에 등재된다. 이 제도를 시행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피의자에게 '머그샷 촬영 선택권'을 주지 않는다. 어떤 범죄건 피의자가 되면 머그샷을 공개한다.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존중하긴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더 중요시해서다. 머그샷을 찍지 않아도 되는 경우는 '경범죄를 저지른 사람 중 입원한 피의자'로 제한된다. 그래서 유명인들의 머그샷이 대중에게 공개되는 일이 잦다. 1977년 뉴멕시코주에서 운전면허증 미소지 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