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308 건
9년전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시 행사 취재를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벤처·스타트업의 천국이라는 이스라엘에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구글·페이스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10일 남짓 출장은 다소 실망스러웠던 기억으로 남았다. 국내 뉴스에서도 봤을 법한, 어디 발명대회에선 수상을 했을 법한 아이디어가 대부분이었다. 한국에 돌아와 여기저기 불만섞인 후기를 털어놨다. 이를 듣던 한 엔젤투자자가 웃으며 말했다. "대부분 스타트업이 엄청난 기술을 갖고 시작하는 게 아니에요. 지금보다 조금 나은, 작은 아이디어면 돼요. 중요한 건 그것을 사업으로 만드는 실행력이죠" 지난해부터 순환경제를 담당하면서 소위 '선도국'을 찾아다니고 있다. △외부를 스키장과 암벽등반장으로 꾸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소각장 △태양광 패널의 유리를 재활용하는 100년 기업 △폐플라스틱에서 새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대기업에서 벤처기업까지. 최근에는 세계 첫 제로웨이스트(ZeroWaste)
2000년대 초반 재테크에서 필수템(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아이템)으로 여겨지며 유행했던 적립식 펀드가 어느 순간 투자자들의 말 속에서 사라졌다.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미래를 위한 자산을 축적하기보다는 일시에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식의 투자가 유행하면서다. 과거 허황된 소문이나 펀더멘탈과 관련 없는 일시적인 이벤트로 투자하는 것을 일컬였던 '테마주 투자, 테마 투자'란 용어가 최근엔 일반적인 투자 전략의 하나로 여겨진다. 가상자산 폭등, 2차전지 종목 열풍 등을 거치면서 'FOMO(나만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상)', '벼락거지' 등의 말이 확산된 것도 대박 수익에만 집중하는 트렌드를 잘 드러낸다. 몇 개월 사이 수백%의 수익을 거둔 사례를 자주 접하다 보니 장기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꾸준히, 조금씩 자산을 증식하는 투자는 성에 차지 않게 된 것이다. 펀드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주식시장에서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는 ETF(
"올해만 하고 끝날 걱정일까요?" 추석 전 우려된 전력 과잉 공급에 따른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 실제로 발생하진 않았다는 말에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 같이 답했다. 통상 전력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 때 블랙아웃이 일어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수요를 넘어선 전력이 과잉 공급되면 송·배전망이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 때문에 풍부한 가을철 일조량으로 초과 생산된 태양광 전력이 긴 추석 연휴로 급감한 수요와 맞물려 초유의 '추석 블랙아웃'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적지 않았다. 다행이 현실화하진 않았지만, 앞으론 매년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할 수 있다는 게 에너지 업계의 경고다. 추석 연휴에 전력 수요가 줄어드는 건 '상수'인데, 태양광 전력 초과생산 역시 '상수'가 된 탓이다. 현재 전국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은 27GW다. 이미 전체 원전 설비용량(24.65GW)을 넘어섰다. 지난 2년 반 사이 원전 10기 만큼 태양광 발전 설비가 늘어난 결과다. 이렇게
"심사역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이 뭔지 아세요?" 잘나가던 직장생활을 접고 스타트업을 창업한 A 대표. 최근 투자유치에 나섰다가 흥미로운 말을 들었다. 그의 피칭을 눈여겨본 벤처캐피탈(VC)의 심사역이 조금 더 편안한 자리가 되자 터놓고 말한 것이다. "바로 엑시트(exit)입니다." 투자업계에서 엑시트란 투자금을 빼서 회수하는 걸 말한다. 투자를 시작하는 '엔트리' 단계일 뿐인데 VC들은 이미 언제 투자를 회수할지 엑시트 계획을 따진다. A 대표에겐 인상 깊은 기억이다. 그의 피칭이 잘못됐다는 뜻이 아니었다. 투자할 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심사역이 과연 무엇을 주목하는지 알 수 있었다. 덕분에 A 대표는 다음 피칭 내용을 더욱 설득력 있게 가다듬었다. 그의 생생한 경험은 또 다른 창업자 B 대표에게 도움이 될지 모른다. B 대표는 뼛속까지 연구자이지만 창업 후 경영 이력도 꽤 된다. 그런데도 연구실(랩)에서 홀로 개발에 매달리는 것보다 경영이 100배는 어렵다고 말했다. 랩 내
#몇 년 전까진 개고기 식당에서 부서 회식을 하는 회사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개 식용에 대한 거부감과 혐오는 해가 다르게 커졌다. 요즘 그랬다간 부서장이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위반으로 처벌될지도 모른다. 오랜 세월을 이어온 음식문화 중 개고기보다 빠르게 소멸의 운명을 맞은 게 있을까 싶다. 20년 전쯤만 해도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소위 보신탕집이 10곳은 족히 있었다. 하나씩 하나씩 문을 닫더니 2023년 10월 현재 단 한 군데도 남아 있지 않다. 경복궁역 인근에 한 식당이 2020년 봄에 메뉴판에서 '영양탕'과 '수육' 따위를 삭제했고 그게 끝이었다. 국회 앞도 마찬가지다. 서여의도 KBS 앞 상가 지하 등 여야를 막론하고 정객들이 즐겨 찾던 보신탕집들이 있었지만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다른 동네도 비슷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포 단골집은 9년 전쯤 문을 닫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 후에도 포장해갔을 정도
중국 간식 '탕후루' 인기가 심상치 않다. 과일에 설탕물을 입힌 간식 탕후루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탕후루 가게가 여기저기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연초만 해도 수십곳에 불과했던 탕후루 프랜차이즈인 '왕가탕후루' 점포는 최근 400곳을 돌파했다. 다른 탕후루 프랜차이즈들도 경쟁하듯 새로 출점하고 있다. 카페에서도 앞다퉈 탕후루를 디저트로 판매하고 있다. 치솟는 탕후루 인기에 '아이스 탕후루' 제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배달앱에서 탕후루 검색량은 올해 1월에 비해 7월 47.3배 늘었다. 탕후루 열풍은 주식시장까지 덮치고 있다. 탕후루 수혜주가 생겨나면서 설탕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탕후루를 만드는 재료인 설탕양이 증가해 설탕 제조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하지만 탕후루 열풍의 이면은 밝지만은 않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점이다. 탕후루 1개의 열량은 200kcal 내외로 아이스크림이나 젤리 1봉지의
"마치 진흙탕을 힘겹게 헤쳐 나가는 것 같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이자 행정학자인 에런 윌다브스키(Aaron Wildavsky)는 정책 결정의 과정을 '머들링 쓰루(Muddling through, 뒤죽박죽인 채 시간을 끌며 나아가기)'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험난하고 지난한 과정이란 의미다. 정책은 정치의 산물이다. 사전적으로 정책이란 '정부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목적을 띠고 결정하는 행동 방침'을 의미한다. 정부부처의 관료나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고도의 계량분석을 동원해 논리적으로 도출해 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다양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이해를 가진 당사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타협과 조정의 결과물이 정책이다. 정책은 다루기 어렵다. 무조건 한쪽 편만 들어서는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할 수 없다. 잘못된 정책의 부작용은 온전히 국민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책을 관료나 전문가에게만 맡겨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튜브에서의 가짜뉴스 폐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용자 취향을 고려한다는 구글 알고리즘 정책은 오히려 가짜뉴스에 빠지기 쉬운 계층에게 가짜뉴스를 더 쏟아붇듯 추천해주고 있다. 유해성이 다분한 콘텐츠들도 별다른 제재없어 유통되고 있다. 국내 플랫폼에서는 특정인을 비방하면 현행법에 의해 처벌까지 가능한데 유튜브 내에선 채널 운영자가 누구인지만 숨기면 처벌하기 어려워진다. 치외법권의 공간처럼 여겨지고 있다. 전문적인 가짜뉴스로 돈을 버는 업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멀쩡히 살아있는 유명인이 죽었다거나 결혼해 잘 살고 있는 연예인이 이혼했다는 식으로 전혀 근거없는 가짜뉴스로 조회수를 모은다. 유사 리딩방이나 코인방 그리고 사기나 마찬가지인 가짜 상품 팔기도 여전하다. 유사범죄가 반복되는 건 강력한 처벌과 제재가 없어서다. 유튜브 속 한국어 콘텐츠들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빠르게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과거 포털도 처음엔 명예훼손 등에 대해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10여년전
2009년은 롯데그룹 역사에서 특별한 해로 기억된다. 롯데그룹이 추진한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 건축계획이 현재와 같은 555m로 허가가 난 해다. 1921년생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마지막 숙원사업으로 알려진 마천루 건설은 그가 90이 다 돼서야 현실화됐다. 신 명예회장의 마천루 꿈은 1987년부터 시작됐다. 서울시로부터 송파구 신천동 29번지 일대 8만7770m2(2만6500평)' 부지를 매입하고 '63빌딩 2배 높이로 한국의 디즈니월드를 짓겠다'는 꿈을 키웠다. 꿈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수십년이 걸렸다. 조감도를 수십번 바꾸고 설계변경하기를 수차례 했음에도 매번 쓴잔을 마셔야 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공군이었다. 초고층 건물 부지가 수도권 공군 전력의 핵심인 서울공항(성남비행장) 활주로와 마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명박 정부에서 롯데월드타워가 아닌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를 틀어 재건설하는 방안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신 명예회장의 꿈은 이뤄지게 됐다. 롯데월드타워
삼성의 안내견 사업이 30주년을 맞았다. 1993년 6월 '신경영'을 선언한 고(故) 이건희 회장은 같은 해 9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세웠다.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개 학교'다. 신체적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돕기 위해 시작한 이 사업은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바꿔놨다. 시각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안내견의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왔다. 기업의 '선한 영향력'이다. 이 회장은 개를 매우 좋아했다. 6.25 전쟁 직후 일본에서 혼자 초등학교를 다녔던 이 회장은 외로웠고, 그의 친구는 개였다. 귀국 후 중학교 생활 적응이 쉽지 않았을 때도 개가 그의 곁을 지켰다. 이 회장은 "사람과 동물 간에도 심적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회고했다. 삼성의 총수가 된 이후에도 그의 곁에는 늘 개가 있었다. 이 회장은 진정한 '개 박사'였다. 진돗개는 1960년대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됐는데, 세계견종협회는 '확실한 순종이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19일 국회에 제출됐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한 지 하루 만이다. 영장 청구는 단식 중인 이 대표가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된 직후 이뤄졌다. 검찰은 "형사사법이 정치문제로 변질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검찰이 시기를 조절했다"고 반발했다. 강대강. 형사사법권과 정치권력의 충돌이다. 검찰의 논리는 사법질서 실현이다. 두번째 영장 청구의 배경이 된 백현동 개발특혜와 대북송금 의혹을 두고 "선출직 공직자와 부패 기업인간 정경유착 범죄의 표본"라고 규정한 게 그런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중대 사건의 피의자에 대해 정치적 안배 없는 날것 그대로의 사법적 판단, 구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에 휘둘리지도, 정치를 가까이 하지도 않겠다는 나름의 노력이다. 이 대표가 증거인멸에 관여한 정황이 짙다는 이유도 영장 청구 사유로 붙였다. 민주당의 반응은 전형적인 정치수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다'는 이 말은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앞두고 기자들 사이에서 단언컨대 가장 많이 나왔던 말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세가 워낙 강해서다. 막판 대역전극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11월28일 프랑스 파리 BIE(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되는 2030년 엑스포 개최지 결정은 아직 두 달이 남았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이루려면 결선투표까지 가서 이탈리아 로마 표를 흡수하는 수밖에 없다. 용산 내부에선 문재인 정권이 허송세월했다는 불만도 많다. 중국이 2035년 엑스포 유치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 '대국의 심기'를 살피느라 감히 방해가 될 수 있는 '2030년 부산' 따위는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그만큼 정부 내에서도 유치를 위한 치밀한 준비가 없었다는 얘기다. 정치권 일각에선 기대를 접은 기류가 적잖다. 비슷한 지역에서 연속 개최가 어려운데 일본이 2025년 엑스포(오사카·간사이)를 개최하니 2030년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양보하고 2035년 유치를 노려도 좋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