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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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5일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의료계의 마지막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법 시행을 불과 20일 앞둔 지난 5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는 "해당 법안이 의료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의료계가 이 개정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 대한의사협회는 "CCTV를 촬영하면 집도의만의 수술 술기·노하우가 노출되고, 환자의 신체를 불가피하게 접촉할 때도 성범죄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병원협회도 "현재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 등의 전공의 지원자가 정원 미달인 상황에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 의료진을 감시하면 오히려 필수 의료 붕괴가 빨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이런 우려 뒤엔 그들만의 이유도, 일리도 있다. 또 CCTV를 설치하는 수술실은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와 밀접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CCTV의 기능은 감시만 있는 게 아니다.
정부가 매년 국회에 제출하는 예산안은 단순히 이듬해 쓸 돈을 표시해 놓은 장부가 아니다. 부처마다 내년도 사업을 중요도에 따라 구분하고 그에 맞는 인적·물적 자원을 배분한 결과를 숫자로 나타낸 게 예산안이다. 그 덕분에 이전 예산과 내년도 예산안을 비교하면 정부가 올해는 어떤 반성을 했는지, 내년에는 어느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해나갈지 짐작해볼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써낸 11조2000억원대 '2024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에너지복지지원(에너지 바우처) 예산(6856억원)이 눈에 들어온다. 올해 본예산(1909억원)과 비교하면 4946억원가량, 3배 이상 늘렸다. 애초에 올해 예산 규모가 적었던 SMR(소형모듈원전) R&D(연구개발) 예산 등 일부 사업을 제외하면 큰 증가율을 기록한 사업중 하나다. 소상공인의 냉·난방기를 고효율기기로 바꿔주는 에너지 효율화 지원 예산도 215.4%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초 설연휴를 앞두고 '난방비 폭탄' 대란으로 거센 민심을 경험했다. 정치얘기
#인도 뉴델리 기차역이 변했다. 역 앞 광장에 나뒹굴던 쓰레기와 개똥이 말끔히 사라졌다. 구름같이 몰려와 관광객에 호시탐탐 바가지 요금을 씌우던 노점상이나 택시 호객꾼도 적어졌다. 왕복 4차선인지 12차선인지 못 알아볼 만큼 차와 오토바이가 꼬리를 물며 뒤엉켜 있던 역전 도로도 옛 추억이 됐다. 출발과 도착 시간이 늘 오리무중이었던 인도 기차의 정시성도 높아졌다. 적어도 도심에서 만큼은 칼같이 출발 시간이 지켜진다.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기 2주 전 기자가 목격한 상황이다. 과거 인도를 방문했던 관광객들은 "내가 알던 인도가 아니다"라고까지 말한다. 이런 변화를 두고 인도 국민들은 모디 총리의 강력한 통치력을 지목한다. 뉴델리 기차역 앞에는 십수 명의 경찰들이 질서가 유지되도록 벌금과 영업 정지를 무기로 엄격한 행정 지도를 하고 있다. 뉴델리공항 내 모 항공사 직원은 "모디 총리가 질서를 잡는데 끔찍하게 집착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모디는 스스로를 '힌두교
최근 미국 건설업계의 이슈는 스마트 시티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를 설계한 시카고 유명 엔지니어링 업체인 SOM(스키드모어오윙스앤드메릴)이 지난달 중동 산유국 오만의 '술탄 하이탐 시티 프로젝트'를 깜짝 수주한 것에 대한 관심이다. 인접국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자극받은 오만은 수도 무스카트 인근 알 시브 지역 일대에 1500만㎡ 규모의 스마트 시티를 오는 2045년까지 구축한다는 구상을 올 초 발표했다. 10만 명이 거주할 이 도시에는 주택 2만호를 비롯해 학교, 병원 등의 인프라 공사가 예정된 만큼 미국 건설은 물론 IT(정보기술)·ICT(정보통신기술) 업계까지 들썩이게 했는데 미국 방송 CNN은 "ambitious plans(야심찬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 시티는 뜬구름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오는 2025년 관련 시장 규모가 1조7000억 달러(약 22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the most important relationship on the planet)다." '아시아 차르'(Asia Tsar)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인도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초기 캠벨이 재등용되자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의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로의 회귀)가 재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예상은 현실이 됐다. 중국과의 불편함이 심화할수록 인도·태평양에서 대(對)중국 견제 고리가 중요해졌다. 고리의 중앙엔 중국의 라이벌, 인도가 있다. 10일(현지시간) 폐막한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무대에서 강화된 인도의 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인도 외교관들은 200시간 동안 쉼 없는 협상과 300번의 양자회담, 15번의 문구 수정을 거쳐 진통 끝에 공동성명을 도출했다. 그러나 1년 전 발리에서의 G20 공동성명 내용과 달리 러시아를 직접 규탄하는 문구가 쏙 빠졌다
"향후 시장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이 아파트 가격이 오를까요. 좋은 아파트 단지 몇 군데 추천해주세요." 부동산 출입 기자라는 이유로 종종 듣는 이야기다. 나 역시 전문가를 만나면 하반기와 내년 시장 전망에 관해 물어본다. 최근에 만난 한 전문가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물어보니 답은 하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예측이 의미가 있나 싶다. 예측해도 요즘은 잘 맞지 않는다." 솔직한 대답에 놀랐지만 정말 그의 솔직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부동산 전문가가 정말 많다. 부동산 관련업에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사람들 뿐 아니라 시장에 관심이 있는 개인도 블로그, 유튜브 등을 통해 시장을 진단하고 전망한다. 예전보다 폭넓게 공개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설득력도 있다. 각종 부동산 관련 모바일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내용이 실시간으로 공유돼 정보가 풍부해졌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장단점이 있다.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기만의 기준과 중심을 잡지 못하면 오
보험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상품에 관한 계약이고, 계약서라고 할 수 있는 약관은 어렵고 복잡하다. 소비자가 모두 읽어보고 하나하나 따져보기 쉽지 않다. 잘 몰라도 파는 쪽을 믿고 살 수밖에 없는 상품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보험상품을 신뢰재라고도 한다. 그러나 국민 중 우리나라 보험사를 신뢰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금융민원 8만7000여 건중 보험이 59.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0건의 금융서비스 불만 중 6건이 보험 상품 관련인 셈이다. 최근 국회 소관 상임위를 통과해 시행 8부 능선을 넘은 실손의료보험 전산화(이하 실손전산화) 사례만 봐도 보험사가 얼마나 대국민 신뢰를 잃었는지 알 수 있다. 실손전산화는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 변경 권고 이후 14년만인 올해 들어서야 국회 통과를 눈 앞에 두고 있을 만큼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의료계의 반대가 너무 커서였다. 의료계의 실손전산화 반대 의견 중
"글로벌 정보보호 산업 강국 도약이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정부가 30조원 규모로 시장을 확대하고 보안 유니콘 육성 등 4대 전략과 13개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정보보호 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전략' 브리핑에서 나온 메시지로, 보안시장을 2022년 16조원 규모에서 5년 후인 2027년 3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관련 업계는 일단 정부의 의지 표명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 목표들이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했다. "정부 부처 한 곳이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선언한다고 해서 그간 보안산업의 발목을 잡던 요소들이 일거에 해소되리라 보는 것은 순진하다"는 지적이다. 큰 장애요인 중 하나가 공공부문의 빠듯한 예산이다. 국내 정보보호 산업 매출의 약 40%가 정부 부처와 각급 공공기관에서 발생한다. 공공기관이 IT장비나 보안솔루션 등 SW(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 공공이 신규
#인천 요양시설에서 근무하는 60대 여성 A씨는 최근 감기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따로 코로나19(COVID-19) 검사를 하지 않고 감기약을 처방했다. 혹시 몰라 집에서 코로나19 자가 검사를 했는데 양성으로 나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주변에 냄새가 나지 않았다. 말로만 듣던 후각 상실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31일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감염병 등급을 독감과 같은 4급으로 낮췄다. 이제 코로나19를 감기처럼 흔한 질병으로 여기겠단 의미다. 일반적인 의료 체계로 코로나19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많은 전문가 역시 이제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진입할 시점이 됐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숙제는 남아 있다. 여전히 하루 3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된다. 한 주에 100명 넘게 사망한다. 개인방역수칙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면서 최근 요양시설이나 초등학교에서 집단 감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새로운 변이도 계속 나온다. 여전히 코로나
매년 10월 초 세계의 시선은 스웨덴으로 향한다.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사람 또는 단체에 주어지는 '노벨상'의 그해 수상자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이맘때 국내 여론은 한국인 이름이 명단에 오를지 기대한다.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한국인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0년 노벨평화상이 유일하다. 특히 과학(물리학, 화학, 생리·의학)분야 수상자 배출은 한국 과학계의 숙원과제다. 과학상 수상자가 유럽·북미 선진국에 편중됐다고 탓할 수도 없다. 이웃나라 일본은 지금까지 무려 25명, 중국도 3명의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일각에선 노벨상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고도 하지만 과학계가 노벨 과학상을 꿈꾸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이 기존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후발주자) 문화를 벗어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도자)로서 확고히 인정받는 지표라서다. 한국 과학계에 도전적 연구문화의 기반이 마련됐고 국가 기초과학 경쟁력이 세계 최상위권에 올
최근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의 둔화다. 지난 2년동안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던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 전기차는 7만8466대로 전년 동기(6만8996대) 대비 13.7% 늘어나는데 그쳤다. 2022년 상반기에 75.3%, 2021년 상반기에 81%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을 국제사회에 약속했고, 정부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 450만대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의 둔화를 목격한 완성차 회사들은 2030년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는 내년 무공해차 보급 사업 예산으로 2조3988억원을 편성했다. 올해보다 1664억원 줄었다. 전기차 기본 국고 보조금은 전기승용차는 현행 대당 500만원에서 100만원 줄어든 400만원이 됐다. 전기화물차는 기존
최근 찾은 서울 서초구청의 원스톱 민원실 오케이(OK)민원센터엔 '비밀의 공간'이 있다. 새롭게 디지털화된 민원 창구 외에 민원 담당 공무원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담소'(我談所)가 그곳이다. 직원들은 혼자만의 공간에서 악성 민원으로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안마의자를 비롯해 차와 다과 등이 있고 블루투스를 연결해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다른 직원이나 민원인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아담소 설치는 악성 민원 대책 중 하나다. 공무원에 대한 갑질과 악성 민원에 공직 사회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경기 동화성 세무서 민원 응대 직원 실신·사망 사건 등이 불거진 이후 공직 사회에선 아픈 공감이 흘러나왔다. 실제로 일선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의 폭언과 욕설, 흉기 위협 등에 시달리며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그럼에도 악성 민원은 계속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