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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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최악일 줄 알고 버텼는데 내년이 더 두렵네요." 최근 건설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원래 이맘때면 내년 분양물량과 해당 단지가 정해진다. 언론은 내집 장만을 계획하는 예비청약자들을 위해 분양예정 단지들을 소개하는데 올해는 자료를 요청하면 "아직, 미정"이라는 답변이 자주 돌아온다. 일정이 정해져 자료를 공유하는 건설사조차 "바뀔 수 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그만큼 내년도 부동산 시장이 예측불허라는 의미다.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춤했다. 올해 2분기부터 살아나는 듯했지만 3분기 후반으로 가면서 또다시 주춤한다. 가격이 일부 회복하고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거래량은 다시 줄어들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월 전국에서 발생한 부동산 거래량은 7만6906건이다. 8월 8만7378건, 9월 7만9083건 2개월 연속 줄었다. 분양시장은 양극화가 뚜렷하다. 서울 핵심입지는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하지만 지
#지난달 26일 소셜미디어(SNS)에 한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배우 이정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미소짓고 있는 사진이다. 이 사진의 가치는 약 2300억원. 두 사람의 만남이 알려진 지난달 27일부터 지난달 6일 사이에 급등한 대상홀딩스의 시가총액 변동 폭이다. 대상홀딩스는 한 장관과 같이 현대고를 나온 이정재의 연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이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회사다. 대상홀딩스는 이른바 '한동훈 테마주'로 취급 받는다. '한동훈 테마주'는 한 장관과 공적, 사적인 인연으로 얽힌 상장기업들을 뜻한다. 실제론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어떤 기업이 한 장관과 얽혀있다고 여겨지면 주가가 널뛴다. 대상홀딩스 외에도 부방, 노을, 태양금속 등이 '한동훈 테마주'로 꼽힌다고 한다. 한 장관의 동문이 일하고 있거나 한 장관의 배우자와 같은 곳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경영진이 있다는 이유로 한데 묶인다. '한동훈 테마주'와 같이 유력
"본 영화에 언급되거나 묘사된 상호, 인물, 차량 및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는 영화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 상영이 끝난 뒤 뜨는 마지막 화면엔 분명히 이 영화가 '픽션'이라고 명시돼있다. 감독은 물론이고 제작사·배급사 모두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영화는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12·12 혹은 '유사사건'을 둘러 싼 일련의 에피소드를 시간 순서대로 편집하고 시간과 장소를 실제와 유사하게 해 관객에게 마치 실제 역사적 사건을 그대로 중계하는 것처럼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배우들은 잇따른 무대인사에서 '사과'를 반복하고 있다. 신군부측 배역을 맡은 이들은 스스로 죄인행세를 하기도 한다. 젊은 관객들이 정우성이 분한 수경사령관을 선(善)으로, 황정민 등이 분한 신군부 측 배역들을 악(惡)으로 생각하는 것을 전제로 한 사과다. 영화가 그렇게 보이고 이해되도록 만들어
#결국 장제원 의원이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따르며 정권교체를 이루고 지금까지 막전막후에서 온갖 일을 도맡았던 그가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12일 공식 선언했다. 당선인 비서실장 중도 사퇴를 끝으로 이렇다 할 공직을 맡지 않던 장 의원은 자신의 표현대로 가지고 있는 '마지막'을 내놨다. 친윤(친윤석열)의 상징으로서 비난도 견제도 온몸으로 받던 장 의원의 불출마 씨앗이 몰고 올 파장은 예단하기 어렵다. 본인 스스로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총선은 딱 120일 남았다. 사실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장제원은 절대 불출마하지 않는다"라는 얘기가 상당했다. 직선적 성품으로 마음먹은 건 밀어붙이는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던 선친 때부터 다지고 쏟아온 부산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해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오직 저를 믿고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 사상구민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런 그가 용기를 냈다. 장 의
연말 경영계와 노동계의 뜨거운 감자는 시행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법)을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할지 여부다. 예정대로라면 50인 미만 기업 사업장에서 다음달 27일부터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사업주는 처벌 대상이 된다. 경영계는 적용 유예를 요구하는 반면 노동계는 원칙대로 도입하자고 맞서고 있다. 근로자가 사망할 만큼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다면 사업주가 주의 의무를 소홀하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사업주는 수익보다 근로자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관건은 근로자의 안전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지난해 도입된 중대법이 실제 현장에서 중대사고를 줄였는가다. 올해 통계를 보면 2년 차에 돌입한 중대법과 근로자 안전의 상관관계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일례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대법 적용 대상인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현장에
세계무역기구(WTO)가 집계한 2022년 전세계 상품무역 수출입액 순위에서 한국은 수출 6위(6840억 달러), 수입 8위(7310억 달러)다. 우리보다 국토 면적이나 인구가 작으면서 교역 순위가 높은 나라는 네덜란드(수출 4위(9660억 달러), 수입 4위(8990억 달러)) 한 곳 뿐이다. 네덜란드의 국토 면적은 한국의 40% 수준으로 세계 130위에 불과하다. 심지어 국토의 25%는 해수면보다 낮다. 인구(67위)는 우리(29위)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런 조건 속에서 세계 수출입 '톱 5'에 오른 네덜란드를 단순히 '풍차와 튤립'의 나라로만 생각해선 안된다. '대체 불가' 수준의 강력한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하이테크 강국'이다. 네덜란드는 일찌감치 고부가가치 소재산업에 눈을 떴다. 전세계 실리콘 칩의 90% 이상에 네덜란드 기업이 제조한 소재·부품이 들어간다. 한국 첨단산업 핵심 소재 및 부품의 5분의1 이상이 네덜란드로부터 수입된다. 현재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수출품은 AS
"사람이 없으니까 동네에 목욕탕도 없어." 지난주 경기 포천에 갔다가 이런 말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한때 갈비로 제법 북적였던 거리가 썰렁하다. 옆자리에 있던 주민은 "목욕탕에 가려고 버스 타고 옆동네에 다녀오면 하루가 훌쩍 다 지나간다"고 말했다. 목욕탕이 이러니 병원이나 학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 수도권에서 벌어지는 '지역소멸'의 적나라한 단면이다. 어쩌면 10년, 혹은 20년 뒤 닥칠 인구절벽의 후폭풍, 국가소멸 우려의 위태로운 전조다. 수도권까지 치고올라온 지방소멸의 적색등은 이미 서울의 경계 안쪽까지 물들이기 시작했다.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가 올해 3월 학생수 부족으로 폐교됐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에는 올해 입학생이 19명에 그쳤다. 1993년 강남구에 설립된 초등학교에는 올해 16명이 입학했다. 급기야 내년 3월 입학하는 전국의 초등학교 1학년생이 사상 처음으로 40만명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블랙핑크가 아니라 우리(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블랙핑크의 일정에 맞춰야 한다. " 대통령실 참모의 말이다. 세계를 휩쓰는 K컬처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해외 순방을 나가보면 피부로 느껴진다. 주요국 장관들마다 K팝 스타의 굿즈(goods)를 구해달라는 자녀들의 요구에 쩔쩔맨다고 한다. 지난달 블랙핑크의 APEC(인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프로그램, 영국 국빈만찬 참석 등도 우리 정부가 아니라 미국과 영국 정부가 나서서 섭외했다. 전 세계 반도체산업을 쥐락펴락하는 피터 베닝크 네덜란드 ASML 회장의 지난 여름 갑작스러운 방한도 알고 보면 한류 팬인 딸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고 한다. #상전벽해다. 1988년 첫 미국 직배급 영화였던 '위험한 정사'가 상영됐던 명동 코리아 극장에는 관객을 쫓기 위해 뱀이 풀렸다. 개방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막아보려는 안타까운 몸부림이었다. 30여년 만에 K컬처는 세계의 중심에 섰다. 기적 같은 성공을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분석이 나왔다. 정답은 없지만 지난해 미국 스탠포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콘퍼런스에서 나왔던 시각은 참고할 만하다.
우리 주변 카페나 음식점엔 매우 좋은 아르바이트(알바) 직원이 있다. 이 알바는 저렴한 인건비에 점주의 설거지 부담을 확 덜어준다. 손님에겐 음식이나 음료 맛이 상하는 일 없이 가게 밖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과거 110여년간 사장과 손님 모두의 사랑을 받은 알바의 이름은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이 한때 '신의 선물'이라고 불렸을 만큼 우리 삶을 바꿔놨다는 데 이견이 없다. 플라스틱의 영향이 안 미치는 곳이 어디 있겠냐만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장소가 일회용품 사용 빈도가 가장 많은 카페나 음식점이다. 과거 종업원을 고용해 설거지를 하던 컵과 그릇을 플라스틱이 대신하며 영세 자영업자도 수익을 남길 수 있게 됐다. 1인이나 무인 점포도 생겨났다. 지금은 흔한 '테이크 아웃'에도 플라스틱의 지분이 있다. 플라스틱이 현재 소상공인을 포함한 우리 경제의 수익성에도 관여한다는 얘기다. 플라스틱과 헤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이 돈을 벌어온
자동차보험은 1897년 미국 트래블러스사가 판매한 배상책임보험에서 시작됐다. 자동차 사고로 인해 타인이 당한 부상이나 재산피해 등을 보상하면서 사고를 낸 사람 역시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 상품의 등장이었다. 모든 운전자가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으로 자동차보험이 진화한 건 그 뒤로 30여년이 지난 1920년대부터다. 대량생산에 의한 자동차 증가와 맞물린다. 이에 따라 자동차 증가는 곧 보험사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사회가 마련한 토양 아래서 자동차보험과 보험사도 성장할 수 있었다. 자동차보험이 민간의 상품이면서 공적 대상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 계기다. 우리나라는 1963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정을 계기로 자동차보험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이 됐다. 이 시기 이후 국내 자동차보험이 사회보험의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자동차보험료 산정에 금융당국의 입김이 알게 모르게 개입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관련 법 제정 이후 2000년까지는 자동차보험의 요율 변경과 상품 개발
"친환경 경제(greener economy)로의 전환은 710억파운드(약 117조원)의 가치가 있고, 84만개 일자리와 연관돼 있다. " 올해 초 영국에서 발간 된 한 보고서의 요점이다. 환경단체가 아닌 영국 재계를 대변하는 영국산업연맹(CBI)이 발간했다. CBI는 이른바 '넷제로 경제'에 포함된 약 2만개 기업이 영국 경제 전체의 3.7%에 해당하는 710억파운드의 총부가가치(GVA)를 만든다고 추산했다. 넷제로 산업에는 재생에너지, 폐기물관리·재활용, 전력망, 건설기술, 금융, 농업기술, 에너지 저장, 탄소포집 등이 포함된다.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이 2만개 기업이 직접 만드는 부가가치(265억파운드) 보다 영국 경제 전반과 관련한 공급망 기여도(295억파운드)가 더 크게 집계된 대목이다. 관련 상품·서비스가 다른 산업에서 구매되는 승수효과가 발생해서다. 예를 들어 해상풍력 단지를 지으려면 철강부터 각종 부품·기계·구조물·운영 서비스가 필요하다. 영국에서 이만큼의 공급망 기여
유통업계 관계자들에게 e커머스 시장이 확대된 뒤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의외로 '빠른 배송'보다 '가격 비교'를 꼽는다. 파 한단, 두부 한 모를 100원 더 싸게 사기 위해 마트를 굳이 오가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핸드폰에서 손가락을 몇번 움직이는 것으로 물건을 더 싸게 살 수 있다면? 당연히 소비자들은 최저가를 찾는 데 익숙해진다. 가격 비교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구매 선택권을 주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유통 경계를 허물었다. 가구전시장에서 침대를, 백화점에서 옷을, 가전판매점에서 TV를 실물로 본 뒤 온라인에서 최저가를 검색해 구매하는 소비 패턴은 이제 사람들에게 익숙한 일이다. 최근 팝업스토어에서는 '경험'만 제공하고 아예 물품을 판매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화장품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화장품은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사는 오프라인 중심 상품으로 여겨졌지만, 젊은이들은 코로나19(COVID-19)를 거치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후기를 보고 사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