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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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한 지 한달여가 지났다. 개편안의 핵심은 '일이 몰릴 때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쉴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주일 최대 69시간 근무를 할 수 있다는 논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나마 정부의 우군이라고 평가됐던 'MZ 노조'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마저 반대 의견을 명확히 하면서 고립무원이 됐다. 정부가 '노동개혁'을 외치기 시작했을 때인 지난해부터 경영계는 "개혁을 위해서는 노동계의 프레임을 넘어설 치밀한 전략이 중요하다"고 했다. 수많은 정부가 이 프레임을 넘어서지 못한 채 개혁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영계의 우려 대로 '주 최대 69시간 근무 가능'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일할 때 몰아서 하고 이후 몰아서 쉴 수 있다" "중소기업에는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는 정부의 반박은, '노동 현장에서는 있는 연차도 다 못 쓰고 있다' '장기 휴가를 가면 가장 불편한 사람은 동료'라는 주장에 막혔다. 여기에 대통령실은
"사람이 죽어야 이슈가 될까." 지난달 1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검정고무신'의 원작 작가인 고(故) 이우영 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한말이다. 이우영 작가는 '검정고무신'이 인기 만화임에도 저작권 소송 문제로 힘들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형설출판사는 지난 15년간 '검정고무신'을 원작으로 한 사업을 77개 이상 전개했고 고인에게는 단 1200만원만을 지급했다. 그뿐 아니라 '검정고무신'의 원작자가 아님에도 출판사 대표가 저작권 지분을 갖게 한 저작권 계약 또한 논란이 다. 법 지식이 부족한 창작자를 상대로 불공정 계약을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작자가 자신의 목숨과 인생을 걸고 만들어낸 것을 중간에서 낚아채 제 것인 양하는 일이 애니메이션 업계에 비일비재하다"며 "'검정고무신'은 악질적 사례"라고 토로했다. 비슷한 일은 이전에도 있었다.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기념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6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연례 시장분류에서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 관찰대상국(Watchlist) 등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외국인 투자제도 개선, 배당절차 선진화, 외환제도 개편을 연이어 발표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공매도 허용, 결제, 장외거래 제도 개선 등도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한국은 여러 차례 MSCI 선진지수 편입에 도전했지만 시장접근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으며 번번히 실패했다. 구체적으로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정보공개 접근성, 주문, 결제, 계좌, 장외거래, 공매도 등을 문제 삼았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 방향도 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로 어느 때보다 편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반면 여전히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지난달 말 방문한 프랑스 파리는 예전에 알던 그 곳이 아니었다. 파리의 아름다운 거리는 청소 노동자의 파업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쓰레기통이 설치된 곳은 어김 없이 치우지 않은 쓰레기로 산을 이뤘고, 에펠탑 주위 쓰레기 더미에서 쥐를 봤다는 목격담도 전해졌다. 모나리자로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은 지난달 27일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박물관 측은 "전문직 노조의 사회운동으로 지금 문을 열 수 없다"고 공지했다. 하루 뒤에는 철도와 지하철 파업이 이어졌고 교사들까지 파업에 동참했다. 프랑스 정부가 연금개혁을 강행하자 벌어진 일이다. 프랑스 정부는 정년과 연금수령 나이를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거센 반발에 대응해 하원 표결을 생략하는 권한까지 행사했다. 그는 대국민 담화에서도 "현행 제도를 놔두면 붕괴하고 말 것"이라고 강행의사를 밝혔다. 프랑스의 연금개혁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우리에게도 숱한 고민을 던진다. 국민
"최소한 백신 기술에서는 이제 한국이 일본을 앞선 것 아닐까요."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된 첫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허가된 지난해 바이오업계에서는 이 같은 반응이 나왔다. 우리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주요 백신을 발빠르게 위탁생산한데 이어 자체 백신까지 확보한 반면, 일본은 백신 개발조차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 오랫동안 일본의 감염병 연구분야 지출은 미국의 2%에도 못 미쳤고 중국과 영국, 독일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5년 유행한 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항할 백신 개발 프로젝트도 제대로된 지원을 받지 못해 좌초되기도 했다. 당시 이 프로젝트를 준비한 켄 이시이 일본 도쿄대 의대 교수는 우리가 첫 국산 백신을 내놓으며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했다"고 환호하던 시점에 "일본은 백신 개발 속도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느리다"고 한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를 두고 '백신의 잃어버린 20년'이라고 지적했다
4살 딸의 엄마 A씨는 2020년 8월 남편의 가정폭력 끝에 가출했다. 온라인 채팅으로 알게 된 B씨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B씨는 부산의 자기 집에 머물라고 했다. 그 후 2년 3개월, A씨는 무려 2410회에 걸쳐 성매매에 나선 걸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은인인 줄 알았던 B씨의 강요 때문이었다. B씨는 생활비 등으로 A씨에게 숱한 스트레스를 줬다. A씨는 자신의 딸을 때리기 시작했다. 학대는 점점 심해졌고 딸은 지난해 12월 엄마에게 맞아 발작을 일으켰다. 이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숨졌다. 맞은 이유는 몰래 과자를 먹었다는 것이다. 인천에 사는 C씨는 2021년 5월 남편과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 그후 부부싸움이 잦아졌고 남편은 지난해 1월 집을 나갔다. C씨는 생후 8개월인 아들을 혼자 키워야 했다. C씨는 걸음마도 떼지못한 아들을 혼자 둔 채 집을 비우곤 했다. 그 시간만 1년 새 60차례, 총 544시간에 이른다. C씨는 강원도 여행을 갔다 18시간 뒤에 돌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지시하면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포스텍(옛 포항공대)에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이하 과기의전원)을 신설하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16일 포스텍을 방문, 김무환 포스텍 총장,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 지역 국회의원들로부터 과기의전원 설립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의사과학자는 기초과학, 임상에 대한 지식·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를 말한다. 신약, 진단카트 개발과 같은 바이오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인력이다. 코로나(COVID-19) 대유행 시기, 신종 감염병 예방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의사과학자 양성의 중요성이 더 부각됐다. 화이자, 모더나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사람들 모두 의사과학자다. 국내 의사과학자 인력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의사과학자는 전체 의사
#1. 2015년 10월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간 계획에 없던 보도자료를 보냈다. '재계, 문화강국을 통한 '코리아프리미엄' 높인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16개 그룹이 '재단법인 미르'를 설립하고 코리아프리미엄을 위한 문화강국 허브 구축에 나선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박근혜 정권 몰락의 시발점이 된 '미르 재단'의 등장이었다. #2. 2016년 9월23일, '전경련 출입기자단 추계세미나'가 경기도 여주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며칠 전부터 언론이 미르 재단 등에 대한 의혹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세미나는 친목행사가 아닌 '미르 재단'의 실체를 따져 묻는 취재의 장이 됐다. 당시 전경련 부회장은 "처음에 기업들이 재단을 만들자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뒤에 드러난 것은 전경련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기업들로부터 돈을 걷었다는 것이다. #3. 2016년 12월28일.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회원사에 다음과 같은 서신을 보냈다. '
"서울시민들이 '한강'이란 공간을 활용해 행복이 극대화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한강변에 가족들이 모여 앉아 잔디밭 위에서 풍경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정말 큰 기쁨이 가슴속에 피어오른다." 최근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영국 런던과 아일랜드 더블린, 독일 함부르크, 덴마크 코펜하겐을 순차적으로 둘러본 자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차례 강조한 말이다. 서울처럼 강이나 운하를 끼고 있는 도시들인 만큼 개발을 앞둔 '한강'에 대한 그의 애정을 읽을 수 있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오 시장이 2007년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자연과 공존하는 한강 △이동이 편리한 한강 △매력이 가득한 한강 △활력을 더하는 한강 등이 담긴 4대 핵심전략과 55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됐다. "15년간 변화된 사회 트렌드를 반영하고 한강의 새로운 도약을 추구할 때"라는 오 시장의 진단처럼 곤돌라와 대관람차, 부유식 수영장, 수상버스 등 다채로운 사업이
#1."알고리즘(Algorithm)은 여러분을 이미 알고 있는 것, 믿고 있는 것 또는 좋아하는 것들로 이끈다." 2019년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툴레인대학교 졸업식장에서 축사를 위해 연단에 선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졸업생들을 상대로 IT(정보기술) 발전의 문제점에 대해 경고했다. 이상적인 '디지털 라이프(Digital Life)'를 가능하게 만드는 알고리즘이 대중에게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이미 기존의 프레임을 지속적으로 재생산, 강화한다는 문제 의식이었다. 페르시아의 수학자인 알-콰리즈미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알고리즘은 사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나 방법을 의미한다. 컴퓨터 프로그램 등에서는'어떠한 행동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명령어들의 집합'이라는 개념으로 통용한다. 알파고나 챗 GPT와 같은 AI(인공지능)의 경우 이러한 알고리즘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딥러닝, 머신러닝 등이 대표적인 AI 알고리즘이다. 팀 쿡의 경고는 이미 현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현재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는 흡연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여주인공 스즈메가 만나는 바 여사장 루미와 남주인공 소타의 친구인 대학생 세리자와의 흡연 장면이 자연스럽게 여러 번 나온다. 일본은 영화·드라마 뿐 아니라 애니매이션에서도 흡연 묘사를 자주 한다. 보는 이들도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흡연 장면을 영상콘텐츠에서 모두 모자이크하거나 빼버리는 국내 환경과 많이 다르다. 식당·술집 풍경도 상당히 다르다. 일본에 처음 간 경우라면 문화충격을 받을 정도로 실내흡연이 가능한 곳이 많다.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0년 4월부터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실내 흡연 금지가 시행됐지만 대부분의 소규모 식당·술집 등에 해당되는 30평 이하 매장에선 아직 허용되고 있다. 흡연에 대한 인식 자체도 우리나라만큼 나쁘지 않다. 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문화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일본 흡연자들은 꽁초를 대부분 자신의 꽁초지갑
SMP(전력도매가격) 상한제 여파가 심상찮다. 한국전력은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민간발전사가 생산하는 전기를 도맷값에 사들인다. 그때 발전원료값이 아무리 올라도 전기를 사들이는 가격은 상한선을 정해놓고 거기까지만 주는 제도가 SMP 상한제다. 한전 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인데, 오히려 적자가 전염병처럼 민간발전사로 퍼지는 모양새다. SMP상한제는 작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1차 실시됐다. 전력거래소 집계 결과 12월 한 달간 민간발전사로 덜 간 돈이 6840억원이다. 그리고 그 여파로 민간발전사 40곳 중 14곳이 12월에 적자를 냈다. SMP 상한제는 3개월로 기간이 제한돼 3월 강제 '쿨타임'을 갖고 4월부터 다시 시행할지 여부가 이르면 이번주 결정된다. 3개월(12~2월)간 한전이 아낀 돈은 총 2조1000억원(예측)이다. 1~2월에 적자를 본 민간발전사가 더 많다는 뜻이다. 그렇게 석 달 간 적자를 전염시키며 한전이 얻은 실리는 뭘까. 최근 2년간 누적적자 38조4000억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