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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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외교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일 필요도 있다." 한·중 양국이 '비자'를 두고 갈등을 빚는 것을 두고 중국에서 일하는 한국 변호사가 한 말이다. 매년 비자갱신에 수백만원을 쓴다는 그는 중국 관광객에 대한 비자 수수료 면제 등도 이번 기회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자문제에 있어 특히 한국이 중국에 끌려다니지 말고 때론 강경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국전문가인 그의 조언이다. 중국 현지 체류 한국 유학생이나 상사주재원들은 최장 1년이라는 짧은 비자기간 때문에 수년간 체류를 위해선 매년 건강검진서 첨부에 적지 않은 경비를 써가며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 그런 중국이 다른 나라와는 철저하게 비자에 관한 '상호주의'에 따라 완화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과는 최장 10년짜리 비자를 서로 동일하게 발급한다. 상호주의 상징성을 위해 중국대사관과 미국대사관에서 같은 날 첫 10년짜리 비자를 동시에 발급하는 행사도 열었다. 캐나다와도 동시에 시작해 10년짜리를 발급한다. 태국과는 비자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소속 한 젊은 사무관이 사표를 던지고 민간 금융회사로 옮겼다. 행정고시(행시) 출신 3년차 사무관의 이직 소식에 산업부는 발칵 뒤집혔다. 산업부 관료 가운데 과장급 이상 고참들의 이직 사례는 낯설지 않지만 사무관의 경우는 달라서다.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챙기는 산업부는 한국전력공사(한전)를 비롯해 100여개에 달하는 산하기관과 유관기관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공무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처 가운데 하나다. 별탈없이 실·국장까지 역임하면 2~3번에 걸쳐 공공기관장 등을 지낼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이 MZ세대 사무관은 '철밥통'을 미련없이 걷어차고 이직을 택한 것이다. 최고 브레인들이 모인다는 기획재정부에서도 지난 2021년 1년차 사무관이 네이버 신입 사원으로 이직해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지난해에도 행시 출신 기재부 사무관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로 옮기는 등 최근 조기 퇴직하는 유능한 젊은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과거 행시 출신 사무관
기자들이라고 해서 청력이 유난히 뛰어난 건 아니다. 닫힌 문 너머 회의실의 희미한 대화를 엿듣는(?), '소머즈' 수준의 '귀대기'로 특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들릴 듯 말 듯 아리송한 말소리에 애를 태울 때가 더 많다. 십수 년 전 초년기자 시절 '의견'을 '이견'으로 잘못 듣고 오보를 낼 뻔한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여당 지도부의 권력 쟁투가 치열하던 상황에서 핵심 3인방 사이에 '이런 의견이 있다'는 말을 '이견이 있다'로 듣고 보고했다가 혼쭐이 났다. '의'와 '이'. 사투리가 섞이면 더 알아듣기 어려운 말에 대형 사고를 칠 뻔했던 경험이다. 한 획 차이지만 의미의 너울차가 크다. 단둘이 가까이에서 얘기를 나누더라도 제대로 알아듣는 건 생각만큼 수월하지 않다. 모두가 방송국 아나운서처럼 표준 발음으로 듣기 편하게 말하는 것도, 똑같은 지식을 갖추고 대화하는 건 아니기에 숨소리까지 복기해내는 수재들도 내용을 엉뚱하게 이해하는 경우가 흔하다.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지만 1989
"한국 내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7일 일본 닛케이는 반도체 시설투자 관련 세액공제를 둘러싼 우리 정치권의 움직임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집권 자민당 하기우다 고이치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의 최근 대만 TSMC 본사 방문을 부각했다. 일본 정계에서 정조회장은 집권당의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한국 여당의 정책위의장)로 통한다. 특히 자민당 내에서는 '3대 요직' 중 하나로 꼽히는데 그런 실세가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TSMC 찾은 것은 반도체를 '경제안보'로 인식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86억 달러(약 11조2000억원)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가운데 40%는 일본 정부가 부담하기로 결정하고 세제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도 제공하자 '제2공장' 건설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실리콘 아일랜드'의 부활을 노리며 대만과 손을 잡았지만 우리 정치권에서는 도무지 긴장감이 엿보
#1980년대 후반 어느 날 밤은 너무 무서운 기억이었다. 아파트 4층 창문으로 TV에 옷장, 냉장고 등 그야말로 모든 집안의 세간살이가 다 떨어져 부서졌다. 노동자의 도시에 살면서 피투성이로 백골단에 끌려가는 아저씨들의 모습도 낯설지 않았지만 또 다른 공포였다. 일단의 노동자들은 동료를 배신한 누군가를 거칠게 찾았지만 이미 몸을 피한 뒤였다. 노노갈등 속에 감행된 한밤의 습격은 아낙과 아이들의 처절한 울음으로 끝났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대학가에서 폭투(폭력투쟁)는 흔했다. 신입생 환영회처럼 소주 빈 병이 대량 배출되는 행사 때는 '재활용을 해야 하니 담배꽁초 등을 절대 병 안에 버리지 말라'는 학생회의 간절한 당부가 계속됐다. "대학생은 환경 의식이 투철하구나" 새내기들은 감탄했지만 실은 화염병 제작을 위해서였다. #2009년 평택은 전쟁터였다. 옥쇄파업을 벌이던 쌍용차 노조원들과 사측 직원들, 경찰 특공대 간에는 화염병과 볼트 새총, 쇠파이프가 난무했고 부상자가 쏟아졌다. 현장에서 급한 기사를 마무리하고 공장 정문 앞 식당에서 늦은 점심으로 자장면을 먹고 있었다.
연밀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불명예 랭킹 1위에 올랐다. 가장 부럽지 않은 1인으로 꼽혔는데 이유가 '빼박'(빼도 박도 못한다)이다. 40대에 쌍둥이 영유아를 키우는 '맞벌이 맘.' 부럽지 않다는데 딱히 반박할 말도 없다. 누군들 굳이 이 나이에 육아를 '곱하기 2'로 하겠다 손을 들까. 기력은 4배, 지갑은 2배로 홀쭉해진다(애들이 크면 이 반대일 수도 있다). 국토연구원의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에 따르면 집값이 1% 오르면 다음해 합계출산율이 0.002명 줄어든다. 집값 상승의 충격이 최장 7년 이어져 1% 오르면 합계출산율은 결국 0.014명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이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집값 상승이 주거비 부담으로, 다시 출산율 저하로 직결된다는 뜻이다. 2021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 이 연구 결과를 적용해보면 다른 요인이 동일해도 2022년 합계출산율은 0.808로 줄어든다. 최장 2028년까지 합계출산율
문재인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은 이른바 '되치기'로 낙마했다. 캠프 출신 교수와 감사원 측근을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한 전직 서울시향 대표다. 원장이 되자 과거 자신이 사장으로 재직했던 금융지주사 총수 인선을 두고 셀프 3연임이라고 지적해 충돌이 시작됐다. 원장과 회장은 폭로전으로 치달았는데 재밌는 건 원장이 취임 반년도 지나지 않아 낙마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처음엔 누가 더 큰 건을 쥐었느냐가 승패를 좌우한 듯 싶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청와대가 불개입을 개입한 건이 됐다. 적폐를 촛불로 타파하고 집권한 정부였다. 이들이 스스로 '관치' 논란을 일으켜 구태로 낙인찍힐 수는 없었던 터다. 당시 청와대는 민간 금융사 승계 문제에 다시 관여치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 한다. 이후로 민간 CEO(최고경영자)들은 승승장구했다. 5년간 민간이 바라던 관치가 사라지자 금융계는 실제로 태평성대(?)를 맞았다. 2021년 금융지주사들은 코로나19(COVID-19) 시기임에도 하나 같이 사상최대 실적을
지인인 A씨는 최근 전세사기 관련 보도를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린다고 했다. A씨가 전셋집을 구했던 2021년 전세 물건은 귀했고 가격은 급등했다. 계약 만료로 새로운 집을 구하는데 아파트 전세대란으로 빌라를 찾았다.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거래가 많지 않아 시세를 알기가 어렵다. A씨가 알아본 빌라는 전세보증금이 이전 매매가 보다 높았지만 이마저도 물건이 사라질까 봐 가계약을 맺었다. 이후 전세대출과 전세보증보험가입을 알아봤는데 가입 거절 사유에 해당했다. 공인중개소는 전세보증보험가입이 가능하도록 현재 명의를 집주인의 지인에게 넘기면서 매매가를 이전보다 높이겠다고 했다. 집주인이 바뀌어도 전세계약은 유지돼 거주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중개소의 설명이었다. 고민하던 A씨는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중개소의 설명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한 두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계약했다면 A씨 역시 전세사기 피해자가 됐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경찰에 의해 밝혀진 전세사기 피해자는 20대와
"전국 85개 시 모든 행정동 및 주요 읍·면 옥외 지역 대부분에 5G망이 구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올해 하반기 '통신 서비스 커버리지(이용 가능 범위)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평가 결과 이동통신 3사의 5G 커버리지가 작년보다 1만9000㎢(74.4%) 넓어졌고, 다운로드 속도는 평균 11.8% 빨라졌다는 점검 결과를 강조했다. 실제 3사가 공개한 커버리지 맵을 보면, 한반도 이남에서 백두대간을 잇는 산간벽지와 낙도를 빼면 모든 곳에 5G가 닿는다. 정부의 5G 평가는 이번이 6번째다. 2019년 4월 상용화 이후 통화 품질 논란이 계속되자 꺼내든 카드였다. 5G 품질의 객관적 수치를 공개해 소비자 불만의 실체를 확인하고, 동시에 이통3사 간 순위를 매겨 설비투자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의도였다. 효과는 있었다. 정부는 2020년 6월 첫 평가 이후 반기마다 5G 품질평가를 시행하는데, 이때마다 이통3사의 신경전은 최고조에 달한다. 그 결과,
아무도 몰랐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실제로 일어나고, 심지어 이렇게 오래갈 줄은. "러시아가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미국의 다급한 경고 메시지가 처음 나왔던 지난해 말, 국제사회는 우려를 표하면서도 '설마 21세기에 침략 전쟁이 일어날까' 반신반의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세계 2위 막강 군사력을 갖춘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하면 국방순위 25위의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가 30분 내에 초토화하고, 3일이면 사실상 교전이 끝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곧 전쟁이 일어난다'는 첩보를 제외하곤 다 틀렸다. 지난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은 국제사회의 예상을 깨고 300일(10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다. 침공 초기 기세가 좋았던 러시아군의 조직력 붕괴, '나라를 지키겠다'는 우크라이나군의 벼랑 끝 의지, 미국 등 서방국의 무기지원 등 변수가 합쳐진 결과다. 헤르손 등 러시아에 빼앗겼던 일부 지역을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곡가다. G선상의 아리아, 마태 수난곡, 골드베르크 변주곡 같은 명곡을 남겼다. 작곡가이면서도 뛰어난 연주가였는데 오르간과 하프시코드 같은 건반악기를 굉장히 잘 다뤘고 악기수리 실력도 수준급이었다고 한다. 이후 시대의 대위법과 합창법이 모두 바흐의 영향을 받았다. 바흐는 음악가 지위를 크게 올린 인물로도 꼽힌다. 바로크 시대 음악가들은 궁정이나 교회에 고용돼 미사나 대관식, 무도회 같은 크고 작은 행사에 동원됐는데 급여는 물론 지위도 낮아 함부로 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늦은 밤이나 새벽, 변덕스런 귀족의 요구에 언제든 응해야 했다. 제후의 총애를 받아 궁정악장에 임명된 바흐는 귀족들이 휘하 연주가, 성악가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했고 처우도 크게 개선했다. 이후 음악가를 대우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귀족다운 에티켓으로 자리잡으며 유럽전역에 확산됐다. '음악의 아버지'라는 호칭이 이에 연유한다는 해석도 있다. 지난주 서울 여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 자유자본주의 기본 원칙이다. 금융당국이 나서서 가격을 손보기 시작하는 순간 원칙은 깨진다. 이른바 '관치(官治)'의 시작이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 예외가 계속되면 관행이 된다. 정부와 같은 힘 있는 기관이 관행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시장이 아니라고 해도 그게 원칙으로 둔갑한다. 예외가 원칙이 되고, 관치가 어느 순간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게 되는 프로세스는 이렇게 완성된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정해지는 가격들 상당수가 이 프로세스를 따른다. 대표적인 게 자동차보험료다. 명목상 완전 자율제다. 그러나 시장에서 자동차보험료가 시장 자율에 맡겨진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올해도 지난 4월 1.2~1.4% 보험료가 인하되더니 지난주 2.0~2.9% 한차례 더 내린다고 각 보험사들이 발표했다. 보험사들이 개별적으로 발표를 하다보니 마치 자율적인 것처럼 보이려 했지만 실상은 금융당국, 더 나아가 정치권까지 시장 가격에 개입한 팔비틀기 한판이었다. 혹자는 지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