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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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고 대통령이 국장을 선포하자 여러 정부 기관들은 뭐라도 해보겠다고 대책을 내놓았다. 유가족들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여러 시혜책이 제안됐는데 그 중 하나는 국세청의 세금납부 유예다.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 부상자 가족이 세금을 낼 경황이 없으니 그걸 면제해주기는 어렵고 일단 천천히 내라는 것이다. 과거 태풍 피해로 농민들이 신음하고 수재민의 경제생활이 곤궁할 때에 만들어진 대책인데, 위에서 다급히 재촉하니 이태원 참사 피해 가족에도 일단 내놓고 본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피해를 입은 이들은 생때같은 젊은이들이고 그들은 국가의 부재로 목숨을 잃은 것이었다. 남은 유가족들의 범위가 모호할 뿐더러 젊은 아들과 딸을 잃은 부모들에게 세금 몇 푼을 천천히 내라고 하는 게 대체 얼마나 소구력이 있었는 지는 모를 일이다. 그래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에게 사실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처럼 보상을 운운하는 것은 단지 목숨값을 돈으로 따지는 의식의 흐름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지난 21일 국회 본관에서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인프라 상생협력 협약식'이 열렸다. 특정 대기업이 관련된 행사를 국회에서 여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 이는 정치권이 반도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당초 참석 예정이 없었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다른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산업의 쌀이 쏟아져 나오는 반도체 클러스터들이 대한민국의 근간"이라고 했다. 여당은 야당 출신의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영입해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길 정도로 확실한 육성 의지를 내비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드라이브' 영향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미중 간 파워게임이 최첨단 테크 전쟁으로 흘러가는 것을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반도체를 필두로 핵심 산업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기 위해 이를 지원하는 입법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총 2500억달러(약 280조원)를 투자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30대 '영끌족'이 화제가 됐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라면을 먹으며 버티고 있다는 직장인 A씨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자 매달 원리금 상환액이 50% 이상 늘어났다. '지금 아니면 영원히 못 살 것 같아' 실거주용으로 샀지만 빠진 집값을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A씨가 지난해 3월 구입한 대전의 30평 아파트 매매가는 7억원. A씨는 은행 뿐 아니라 여기 저기서 4억5000만원을 빌려 구입했다. 하지만 2%대 후반이었던 금리는 5% 후반으로 치솟았고 집값도 1억원이나 빠졌다. 매달 내야할 원리금 합계도 100만원 후반에서 200만원 중반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300만원 남짓한 월급에서 원리금 상환 후 각종 공과금을 제외한 실제 가처분소득은 30~40만원 가량.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정신건강을 위해 아예 부동산 시세표를 보지 않게 됐다. 통계청이 최근 발간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 결과'에 따르면 A씨처럼 집값이 고점이었던 지난해 무주택자에서 유주
국내 사이버보안 업계의 맏형 격인 안랩은 1995년 3월 설립돼 2001년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올해로 설립 만 27주년, 상장 만 21주년을 맞이했다. 최근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600억원,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600개 종목 중 시총 순위는 84위다. 그런데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제휴해 종목·업종 분석 보고서를 모으는 와이즈리포트에는 안랩 분석 보고서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증권사 리서치에서 매수·보유·매도 등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제시한 정식 분석 보고서를 낸 것은 2011년 7월, 즉 지금으로부터 11년4개월 전이 마지막이다. 안랩 외에도 시총 1800억원 대에 차세대 방화벽 등 네트워크 보안 전문기업으로 꼽히는 윈스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올 3월 나오긴 했지만 이후 8개월간 추가 보고서는 없다. 모바일 솔루션 강자 라온시큐어, 데이터센터 최적화 솔루션 사업과 보안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파이오링크 등 시총 규모가 900억~1000억원에 이
"출퇴근길 지하철을 탈 때마다 공포감이 듭니다. 열차 안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날이 많은데 늘 걱정됩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우리 사회 전반에 압사 사고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매일 출퇴근을 하는 시민들은 밀집된 지하철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지하철 전동차 혼잡도는 높은 편이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 9개 노선 중 지난해 출퇴근 시간대 최대 혼잡도 100%를 넘어선 노선은 1·6호선을 제외한 7개였다. 혼잡도는 지하철 한 칸 정원 160명(100%)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혼잡도가 가장 높은 노선은 9호선이다. 월평균 혼잡도는 급행열차가 150%, 일반은 86% 수준이지만 출근시간대는 급행열차의 혼잡도 평균치가 155.6%으로 집계됐다. 특히 오전 7~8시 사이 노량진역에서 동작역으로 가는 9호선 열차의 지난해 혼잡도는 185%에 달했다. 전동차 한 량에 약 300명이 타고 있는 수준이다. 코로나19(COVID-19) 발생 이전 9호선 혼잡도는 200%가 넘
한 때 선망받는 직업 중 하나가 애널리스트였다.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며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수억원대의 연봉을 받는 전문가로 부러움을 샀다. 수습격인 RA(리서치어시스던트)를 거쳐 정식 애널리스트가 되면 최소 1억원의 연봉을 받았고 중견은 3억원, 스타급 애널리스트가 되면 5억원 이상도 쉬웠다. 당시 증권사 대졸신입 초봉은 4000만원 정도. 스타 애널리스트를 영입하기 위해 10억원 넘는 사이닝 보너스가 지급됐다. 의사, 변호사가 독식하던 신랑감 1순위 자리에 애널리스트가 올랐다. 당연히 리서치센터 입사 대기표가 줄을 이었는데 잘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증권사에 입사하는 이들이 상당했다. 해외유학파나 대기업 기획, 재무실 출신들이 대거 애널리스트가 됐다. 애널리스트 전성시대가 절정으로 치달은 것은 2007년. 10대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애널리스트가 330명에 달했고 예비 애널리스트인 RA만 100명이 넘었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굿모닝신
"미안합니다. 전 망했어요. 더 잘했어야 했는데…." (11월 10일, 샘 뱅크먼프리드 트위터) 지난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세계 3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의 실패를 인정했다. 최대 500억달러(약 6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남긴 채 회사 파산을 결정, 암호화폐(코인) 시장에 대형 폭탄을 투척한 것 치고는 다소 짧은 글이다. (물론 회사는 공식 보도자료를 냈다.)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기를 명문 스탠퍼드대 캠퍼스에서 보냈다. 부모가 모두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진학해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한 30세의 이 엘리트 사업가는 FTX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와 헐렁한 반바지 차림을 트레이드마크화하며 각종 행사장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 최대 국부펀드 중 한 곳인 싱가포르 테마섹 등이 그의 젊고 참신한 이미지에 반해 FTX에 투자한 것으
1986년 1월28일. 전세계 시청자들은 생방송으로 충격적인 장면을 지켜봤다. 지구 밖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7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하늘로 향하던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된 지 70여초만에 화염에 휩싸이며 폭발했다. 생환자는 없었다. 사고의 원인은 챌린저호 고체 연료 로켓부스터에 쓰이는 고무링 이상이었다. 엄청난 고온과 압력을 로켓 밖으로 나가지 않게 밀폐해 주지만 두께는 불과 약 6㎜(밀리미터)에 불과하다. 지금까지는 그걸로 충분했다. 그 이전까지 나사(미항공우주국)는 같은 재질과 두께의 고무링으로 수 십 차례의 우주왕복선 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 고무링은 섭씨18.5 이하에서 급격히 탄성을 잃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발사 당일 기온은 섭씨 영하 1도였다. 기능을 잃은 고무링은 발사 압력을 이기지 못했다. 가스를 틈으로 새어나가게 했고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졌다. 사전 경고도 있었다. 고무링 설계 담당자가 날씨를 이유로 사고 당일까지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건 국가정보원 말고 또 있다. 포르노다. 어디에나 있지만 동시에 누구나 부정한다. 흔히 '포르노를 본 적이 있느냐'는 설문에 10%쯤 '없다'고 답한다면 거짓말하는 사람이 10%라는 얘기다. 배우 이순재가 '야동 순재'로 사랑을 받는 등 금기가 깨지는 조짐은 이어졌지만 여전히 불경스럽다. 강렬하지만 거리를 두고 싶은 포르노, 그만큼 활용하기 좋은 이런 이미지를 정치권이 놔둘 리가 없다. 포르노그래피적 소재를 놓고 벌이는 공방은 끊이지 않았다. 거센 논란은 필연적으로 동반된다. 표창원 전 의원의 박근혜 전 대통령 풍자 누드화 파문이 그랬고 대북 전단 등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대외 공식 호칭) 얼굴을 포르노 배우 신체에 합성해서 북한을 자극했던 사례가 그랬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격동의 시기에는 더 기승을 부린다. 선동을 위해 이만한 거리가 없다. 가까이는 탄핵 촛불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둘러싼 온갖 카더라식 추문이 그랬다. 멀리는 1793년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씌워졌던 온갖 음란의 죄악(그러나 입증은 안 된)이 그랬다.
'반값아파트'가 10년 만에 돌아온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따르면 다음달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3단지에 짓는 500가구를 반값아파트로 공급할 예정이다. 반값 아파트는 토지임대부주택을 말한다.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형태다. 건물만 분양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시세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의미에서 반값아파트로 불린다. 고덕강일지구에 들어서는 반값아파트의 예상 분양가격은 전용 59㎡ 기준 3억5000만원 선이다. SH공사는 올 상반기 4억원 선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5000만원을 더 낮췄다. 반값아파트가 들어서는 인근 아파트 단지의 같은 평형 호가는 10억~11억5000만원이다. 급매물건이 8억5000만원에 나와 있는데 급매 물건을 기준으로 해도 5억원이 저렴하다. 하지만 SH공사의 반값아파트 공급 계획 발표 이후 부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가령 주변 같은 평형 아파트 가격이 8억원보다 더 낮아지면 반값아파트의 이점이 크
민간 금융그룹 회장과 은행장 인사 시즌이면 반복되는 낙하산·외압 논란에는 오랜기간 이어져 온 일종의 공식이 작동하는 것 같다. 현재의 권력과 미래 권력을 꿈꾸는 내부 세력 사이에 각종 투서가 난무하고 힘 깨나 쓴다는 유력 정치인을 뒷배로 암투가 벌어진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상시 감시하는 금융당국이 손을 놓고 있을 리 없다. 지배구조 안정화를 명분으로 전선에 뛰어들어 집안 싸움을 말리고, 직접 해결사를 자처하기도 한다. 차기 회장이나 행장 후보로 경제·금융부처 장·차관 등 고위 관료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단골처럼 등장하는 배경이다. 내부 출신이 됐든 외부 인사가 됐든 승자를 가름하는 건 '힘의 논리'다. 역대 정권의 인사 철학과 금융 정책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딱히 주인(대주주)이 없는 국내 은행지주 금융그룹은 이런 지배구조 리스크를 늘상 짊어지고 간다. 결과적으로 '내분'이 '외풍'의 빌미가 된다는 점에서 민간 금융사들도 깊이 곱씹어볼 대목이다. 올해 연말 금융 CEO(최
국내 대표 진단기업 씨젠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큰 돈을 벌었다. 2019년 1220억원 수준인 매출액은 2020년 1조1252억원, 2021년 1조3708억원으로 그야말로 폭증했다. 주가 흐름은 더 드라마 같다. 2020년 최고가 기준 16만원을 넘으며 주가가 약 8개월 만에 10배 이상 뛰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더니 어느새 고점 대비 80% 이상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다수 피해자가 손실을 입었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았다. 2020년 상여금 포함 15억원을 받았고, 2021년 보수는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늘었다. 2021년 60억원은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경영인 중 가장 높은 보수다. 2년간 75억원을 급여와 상여로 받았다. 천 대표뿐 아니라 씨젠의 여러 임원급 인사의 연봉이 5억원을 훌쩍 넘었다. 다른 진단기업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팬데믹 국면에서 코로나19 진단 수요는 급증했고 시장 선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