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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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전생은 이집트 왕비였습니다" "당신의 몸값은 1000억원입니다" 등 우스꽝스러운 설문지 URL이 카카오톡 등을 타고 널리 퍼진 때가 있었다. 이같은 설문조사형 낚시질은 외국에서도 인기였던 모양이다. 8700만명에 이르는 역대급 개인정보 탈취사건으로 꼽히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도 그 시작은 한 성격 테스트 앱에서 시작됐다. 2014년 영국의 한 심리학과 교수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이름의 데이터 분석·컨설팅 업체의 의뢰로 만든 한 성격 테스트 앱은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가입자 수가 많았던 페이스북(현 메타의 전신)에 올라왔다. 이 앱을 통해 자신의 페이스북 정보 등을 제공하는 데 동의한 이들은 단 27만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 27만여명은 이 앱을 이용하는 데 동의한다고 클릭한 그 순간부터의 여파는 순식간에 8700만명에게까지 미치게 됐다. 자신들 뿐 아니라 친구들, 또 친구의 친구들이 어떤 친구들과 이어져 있고 그들 모두가 제각각 어느 게시물에 '좋아
코로나19(COVID-19) 먹는(경구용) 치료제 복용은 어떤 의사를 만나느냐, 운에 달렸다? 인천의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60대 여성 A씨는 이달 중순 코로나19에 걸렸다. 지정 병원에서 치료제를 처방받아 5일간 복용했다. 약이 써 먹는 데 불편했지만, 효과가 좋아서인지 약간의 목 잠김 증상을 제외하면 별로 아프지 않았다. A씨는 "'팍슨'인가 뭔가 맛은 쓰지만 효과는 좋은가보다"고 생각했다. A씨는 운이 좋았다. 확진 뒤 찾은 병원의 의사가 알아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처방해줬기 때문이다. A씨가 이름도 제대로 외우지 못한 그 약이다. 미국 제약 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팍스로비드는 지난 1월 국내 도입됐다. 화이자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환자의 입원이나 사망 위험을 약 89% 낮출 수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4월 요양병원 입소자를 대상으로 팍스로비드 효능을 분석했는데, 중증 위험을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현장에서도 먹는 치료제가 중증 위험을 크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이 본격화할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2차 비상경제 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노동시장에서의 이중구조 개선, 합리적 보상체계, 노노간 착취적인 시스템을 바꿔 나가는 것은 그것이야말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라며 노동시장 전반을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노동개혁의 방향은 미래노동시장 연구회가 최근 내놓은 권고문이 기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회는 지난 5일 주52시간제 완화, 임금제도 개편, 파견 근로자 업종 및 기간 확대, 파업 기간 중 대체 근로 허용 등을 개혁 방향으로 제시했다. 호소해온 노사관계의 애로사항들이 상당 부분 들어가 있는 만큼, 경영계도 정부의 개혁 방안에 공감하고 있다. 여론에 밀려 별다른 성과없이 끝난 최근의 화물연대 파업 사례에서 보듯 '강성 노조'에 대한 우리 사회의 거부감은 어느때보다 높다. 관건은 실행력이다. 과거에도 노동개혁을 추진했으나 야당과 노동계의 거센 반발 등
지난 2일 '공무원의 도시' 세종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작됐다. 카페나 빵집 등 일정규모 이상 프랜차이즈에서 일회용컵 음료 구매 시 보증금 300원을 부과하고 반납 시 돌려주는 이 제도는 2020년 6월 도입을 결정한 이후 2년반 만에 시행됐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당초 올해 6월10일 시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소상공인의 피해회복 기간을 줘야한다는 이유로 반 년 동안 제도 시행을 미뤘다. 세계 최초로 전국에서 동시 시행하려던 계획도 세종과 제주로 대폭 축소했다. 제주는 올해 8월 '플라스틱 제로섬'을 선언한 만큼 애초에 이 제도에 대한 반발이 적을 것으로 보였고, 세종에는 정부청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모여있는 점을 고려하면 환경부가 얼마나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에 조심스러운지 짐작이 간다. 쉽게 말해 '나랏말 잘 듣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제도를 안착시킨 후 확대를 검토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겨울철 실내 온도를 17도(℃)로 제한한 것처럼 공무원들은
대주주(주인)가 없는 기업과 금융회사의 최근 CEO(최고경영자) 인사 과정과 정부당국의 메시지를 보면 짚이는 게 몇 가지 있다. '정부는 새로운 사람을 바란다', '이사회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CEO를 선임해야 한다', '특정 인사를 앉히는 인사개입은 않겠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 말이다. 금융 CEO 리스크 관리는 감독당국의 '책무'라는 말도 의미심장하다. 요컨대 규제산업인 금융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사회가 CEO를 잘 뽑는지 감독당국이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모두의 예상을 빗겨 간 신한금융그룹 회장 인사 결과가 그랬다. 회장 교체 배경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는지 알 길은 없지만 과거 정부들이 인사권 남용으로 곤욕을 치렀는데 설마 그랬겠냐 보는 견해도 없지 않다.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전임 정부의 대통령 인사수석비서관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마당이다. 이렇게 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과거 '권위주의 시대'와 같은 정치적 외압은 없다"고 단언한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 여의도에서 회자되는 펀드는 단연 '행동주의(activism)' 펀드다. 행동주의는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또 행동주의 전략을 통해 투자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린다. 이런 행동주의 펀드가 올해 주식시장을 달구고 있다. 최근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태광산업의 사례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주자본주의가 자리잡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유동성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흥국생명을 지원하겠다는 태광산업이 트러스톤자산운용을 비롯한 주주의 반발에 백기를 든 사례다. 특히 태광산업은 그간 인색한 주주환원책 탓에 기관투자자로부터 주가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요구를 수 차례 받아왔는데 앞선 사례와 달리 이번에는 주주들의 요구를 수용했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 KT&G도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안다자산운용 등에 주주가치 제고 압박을 받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역시 SM엔터테인먼트(에
연말을 앞두고 새해를 예상하면서, 기대감을 말하는 것 이상으로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아진다. '계묘년' 검은토끼의 해인 2023년은 불황, 경기부진, 소비위축 등 우울한 단어들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다. 특히 유통업계에서는 '소비절벽'에 대한 우려가 많다. 물론 아직까지는 소비 시장이 탄탄한 것처럼 보인다. 3분기에도 백화점은 전년동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 매출이 늘어나며 고성장을 이어갔다. 대형마트, 아울렛, 복합쇼핑몰의 대형 할인행사에는 사람들이 몰린다. 불황에 대한 경고에도 소비는 줄이고 있지 않다. MZ(밀레니얼·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층들의 소비패턴을 보면 이런 경향이 강하다.이들에게 소비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플렉스'를 외치며 명품매장에서 오픈런을 불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나의 소비를 '과시'하며 만족한다.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명품 매출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
얼마전 중국 정부가 카타르 월드컵 중계 과정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를 즐기는 관중의 모습을 편집한 사실이 화제가 됐다. 실외에서조차 마스크가 필수인 '제로 코로나'의 중국이기에 노마스크 축제 분위기를 자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지 않았던 셈이다. 실외 마스크 의무가 전면 해제된 우리에겐 월드컵 응원현장이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실내에서는 다르다. 대부분의 국가가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장소와 무관하게 실내에선 써야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외의 실내 노마스크 현장 장면을 편집하거나 하진 않는다. 방역당국이 직접 '국가별 마스크 착용 현황'을 조사해 사실상 우리만 실내 착용 의무라는 점을 친절히 알려준다.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 인식은 어떨까. 지난 달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불가' 의견이 50.7%, '가능' 의견이 45.7%였다. 대부분 국가가 실내 의무를 해제했고, 국내 찬반 의견도 비슷하니
"무임수송 손실비용 국비 보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지난 1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 합의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올해 만이 아니다. 공사 노사는 임단협 합의 후 매번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지하철 무임승차는 1980년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하철 요금 50%를 할인해주면서 시작됐다. 1984년 5월 23일에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100% 요금을 면제해주는 제도가 도입됐다. 지하철 무임승차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다. 이 중 무임승차 대다수는 65세 이상이 차지하고 있다. 노인 지하철 공짜 탑승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노인복지법에 따라 65세 이상이면 돈이 많든 적든 지하철을 무료로 탈 수 있다. 전국 13개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그간 도시철도망의 지속적 확대,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 약 40년간의 누적 손실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하나, 중견급 A사 전략기획과 김과장이 오랜 검토 끝에 '신기술 이전 계약 제안 보고서'를 상사에게 올린다. "이번에 정부 공공기술 거래장터에 우리 기술을 고도화시킬 수 있는 유망 기술이 하나 올라왔는데 사면 좋겠습니다." 상사는 대뜸 "이거 얼마야?", "확실한 거 맞지?", "새롭긴 하지만 이거 설익은 기술인데 책임질 수 있어?"라고 조목조목 거칠게 따져 묻는다. 김과장은 괜히 했나 하는 후회감이 든다. 혹여 직속상사가 동의를 했다고 할지라도 차상위자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상황과 맞닥뜨려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숱하다. 국내 기업은 '인하우스(In-house) R&D(연구·개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폐쇄적인 기업문화로 자체 기술개발 비중이 84.5%에 달할 정도로 외부 기술 도입·활용에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은 신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가 위한 '바이(Buy) R&D', 즉 외부
유니폼 상의를 벗고 포효하는 황희찬. 2022 카타르 월드컵의 명장면이다. 그 순간 등장한 검은색 활동추적장치(EPTS), 이른바 '입는 GPS'도 놀라웠지만 그가 옐로카드를 받자 국민들은 또 놀랐다. 아무 것도 안 했는데 옐로카드라니.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시간 관리 등을 위해 상의탈의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옐로카드를 준다. 이 '상탈 금지'에는 더 깊은 스토리가 있다. 손흥민·황희찬이 활약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리버풀 클럽에는 1990년대 로비 파울러라는 전설적 선수가 뛰었다. EPL 통산 162골을 넣었을 정도로 유명한 득점기계였다. 그는 1997년 뜻밖에 2000스위스프랑, 현재 환율로 약 28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파울러는 그해 3월 유럽 리그의 한 경기에서 여지없이 득점했는데 이날따라 상의를 들어올려 그 안에 입은 셔츠를 드러냈다. 멀리서 보면 CK, 유명 브랜드 '캘빈 클라인' 같지만 사실은 달랐다. CK 위아래 깨알같이 새긴 글귀 전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은 특이한 '돈주머니'다. 일반적인 정부의 예산 편성 절차를 밟지 않는다. 내국세 20.79%에 연동돼 예산이 자동으로 배정된다. 교부금은 교육청 예산이라고 할 수 있다. 교부금을 받는 교육청은 다른 공적인 조직과 달리 예산 편성 과정에서 발품을 팔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특이한 '돈주머니'는 1971년 제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근거한다. 아무리 어렵게 살아도 교육에 대한 투자는 놓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내국세 연동 장치를 마련했다. 일종의 '안전판'이었다. 믿을 건 인적자원 밖에 없었던 시기의 철학이 엿보인다. 교육교부금은 꽤 오랜 기간 갈등과 거리가 멀었다. 교육청은 늘 예산이 부족했다. 빚까지 내 살림을 살았다. 변곡점은 학령인구의 감소다. 2002년 '저출산 세대'의 본격적인 등장 이후 학령인구는 꾸준히 줄었다. 세출 대상인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세입 대상인 교부금은 내국세에 연동돼 꾸준히 증가했다. 갈등이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