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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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 간부들은 바쁜 업무 중에도 '책 읽기'에 여념이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 주재로 각 실·국·본부장들의 의견을 나누는 '독서 토론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강력한 주문으로 시작된 토론회는 책 한 권을 읽고 정해진 순서 없이 얘기하는 자리다. 첫 번째로 선정된 책은 사와다 도모히로의 '마이너리티 디자인'였다. '마이너리티 디자인'은 일본의 유명 카피라이터가 아들의 장애를 계기로 사회복지의 세계에 뛰어들어 착안한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법'을 담은 책이다. '약점은 새로운 강점', '모든 약점은 이 사회의 가능성'이라는 철학도 담았다. 민선 8기 슬로건으로 '동행·매력 특별시'를 내걸고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는 오 시장이 먼저 읽고 큰 감동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 한 간부도 "약자와의 동행을 다양한 시정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레이 달리오의 '변화하는 세계 질서'를 읽고 토론한다.
산업은행이 한화그룹을 최우선 거래 파트너로 낙점한 대우조선해양 '빅딜'은 꼭 10년 전 SK그룹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합병(M&A)을 떠올리게 한다. 1997년 외환위기로 탄생한 '대마불사' 부실기업이 수차례 매각 실패와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국내 유력 대기업의 품에 안겨 화려하게 부활하는 해피엔딩 말이다. 1998년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정부 주도 빅딜을 거쳐 탄생한 하이닉스는 2001년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 돌입 이후 2012년 SK그룹(SK텔레콤)에 인수되기까지 부실기업의 대명사란 오명을 떼지 못 했다. 그랬던 하이닉스는 사명 앞자리에 SK를 붙인 후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양분하는 수출 역군으로 다시 우뚝 섰다. 반도체와 조선산업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대표적인 국가 기간산업이다. 자동차와 함께 오랜기간 해외 수출의 절대 지분을 차지해 왔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그럴 것이다. 나라 경제에 미치는 기여도만큼이나 반도체 공장과 조선소가 지역 경제에 불어넣
"뚜껑을 닫아야지. 따로 버리면 안 돼" 생수 PET(페트)병을 분리수거하던 중 아내가 말했다. 얼마 전 순환경제 관련 기획 기사를 취재하기 방문했던 재생 플라스틱원사 공장에서 "페트병에 불순물이 섞이면 불량 원사가 나올 수 있어 뚜껑을 분리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던 공장 관계자의 말이 생각났다. "이거 재활용하려면 같이 버리면 안 된대"라는 기자의 대꾸에 곧바로 인터넷 검색 배틀이 불었다. 결과는 언제나 그랬듯이 아내의 승리. 폐기물 수거과정에서 페트병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뚜껑을 닫아야 한다는 게 환경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보도한 '오염의 종결자, K-순환경제' 시리즈 5편은 여기서 시작됐다. 사람들은 아파트 1층 공지게시판에서나 볼 수 있는 A4용지 한 장을 가득 채운 재활용품 분리배출 상식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분리배출에 관한 환경부 훈령을 바탕으로 20개 문항을 만들고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에 참여한 1590명의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53.5점. 응답자
불과 몇년 전만까지도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무조건 찬성표만 던지는 '주총 거수기' 오명을 받았다. 국민연금이 2018년 투자기업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기준인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원칙)를 도입한 이후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잇따라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지만 '찬성 거수기' 꼬리표를 쉽게 떼어내지 못했다. 운용사들이 기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자 국내 기업들은 오너 일가(최대주주)의 배당잔치, 미흡한 주주환원정책, 일감몰아주기, 승계이슈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하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불면서 올들어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주주 활동이 연이어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가 행동주의펀드(얼라인파트너스)에 무릎을 꿇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15일 에스엠은 이 회사 창업자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100% 지분을 가진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조기종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프로듀서가 프로듀싱 명목으로 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기 위해 세계 각국 정상을 비롯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런데 고인에 대한 추모 열기와 별개로 우리가 보기에 색다른 점이 있었다. 실내 장례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 중 마스크를 쓴 이를 찾기 어려웠다. 약 100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정되는 운구행렬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어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유엔총회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에도 각국 대표단은 대체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현장 보안 인력과 일부 대표단 사이 마스크 착용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단 후문이다. 이 두 이벤트는 전 세계의 코로나19(COVID-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기조를 상징하는 결정적 장면으로 볼 수 있다. 우린 아직이다. 실내와 실외(50인 이상)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코로나19 확진자는 7일 강제 격리한다. 해외에 다녀온 뒤 24시간 안에 필
플랫폼 자율규제를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0일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 첫 회의를 연 것이다. 새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 규제 법안을 제정하기보다 자율 규제로 방향을 전환하려고 해 왔다. 플랫폼 사업 특유의 역동성과 혁신을 저해하는데다 중복 규제일 수 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다. e커머스를 비롯한 플랫폼 업계는 이처럼 자율 규제로 선회하는 분위기를 반겼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규제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공정위의 잇따른 현장조사가 대표적이다. 공정위는 쿠팡, 네이버에 이어 최근 마켓컬리, SSG닷컴까지 e커머스 업체 현장조사를 벌였다.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 등에 대한 조사로 관련업계는 판단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e커머스 시장 전체로 관련 조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한기정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하자마자 플랫폼 자율규제에 대해 "납품업체에 도움이 되는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그 근거다. 한 위원장은 "급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경영계에서 나온 요구사항 중 하나는 노사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었다. 전임 정부가 임기 중 노동법 개정을 통해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개인사업자로 여겨지던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등 노조의 단결권을 폭넓게 인정한 반면, 사측의 대항권은 제대로 보장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야당이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들고나오자 경영계에서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이다. 노조가 불법 파업을 하더라도 그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법상 근로자의 파업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노동조합이 쟁의 주체가 돼야 하고 파업의 목적이 근로조건 결정과 관련돼야 하며, 정당한 절차를 밟아 합법적인 방법으로 파업을 해야 한다. 이 정당한 파업에 대해서는 현행법도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해 주고 있는데, 노란봉투법은
"최근 유럽 호흡기학회를 다녀왔는데 유럽과 미국 의사들 아무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습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최근 방역당국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만큼 실내 마스크 착용을 강하게 하는 곳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료계에서도 일제히 실내 노마스크 관련 언급이 나왔다. 4월 '실외 노마스크' 논의에 이어 9월엔 '실내 노마스크'다. 사실 9월 '실내' 논의가 방역은 물론 '일상회복'의 상징성 차원에서도 의미가 더 크다. 실외 의무가 해제된 지금도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지하철이나 버스, 식당 등 실내로 곧 들어갈 수 있기에 '귀찮아서'인 이유가 크다. 앞으로 실내 의무도 해제되면 실내외 가릴 것 없이 '노마스크'가 대세가 될 수 있다. 이것 만큼 일상회복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다. 당국과 의료계도 이를 잘 안다. 정 위원장은 "우리에게 마스크가 가장 눈에 많이 띄고 불편한 부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9월 마스크
해마다 9월 미국 뉴욕은 국제행사를 치르느라 들썩인다. 유엔(UN) 정기총회다. 이번주 총회는 오프라인(직접 대면)으로 3년만이어서 더욱 뜻깊다. 2020년부터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은 탓이다. 우리가 이 총회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더 있다. 한일 정상이 자연스레 한 도시에 머물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은 해묵어 꼬인 매듭을 잘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있다. 2015년 한일 정부는 이른바 '위안부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권이 바뀌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그는 집권 2년째이던 2018년 9월25일 뉴욕에서 고(故) 아베 신조 당시 총리와 회담했다. 한국정부는 2015년 합의의 결과로 설립한 화해치유재단의 활동정리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한달 뒤인 10월30일 대법원은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관련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한일관계 악화의 결정타가 된다. 정부는 이내 화해치유재단을 해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보다 더 밝고 선명해 차세대 TV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 TV'는 삼성과 LG 등 국내 TV 메이커들의 향후 생존이 걸린 제품이다. 최근 TV 시장 수요 절벽을 돌파할 대안인 데다 막강한 가격경쟁력으로 보급형 TV사업을 펼쳐온 중국 업체들이 이젠 프리미엄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우리 뒤를 바짝 쫓고 있어서다. 이런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첨병으로 나선 한 대학과 중소기업의 활약이 눈에 띈다. 아주대와 ACF(이방성 전도성 필름) 전문기업 에이치엔에스(H&S)하이텍이 그곳이다. 마이크로LED는 머리카락 두께(평균 100㎛)보다 작은 10~5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매우 작은 LED를 광원으로 쓴다. 초고화질 8K(7680×4320 해상도) TV의 경우 마이크로LED가 약 1억개 이상 필요하다. 이를 일일이 디스플레이 패널로 옮겨 심다 보면 패널 군데군데에서 불량 화소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아주대 나노입자 정렬기술 기반 바이오·전자부품소재 중개연구단과 H
교육을 흔히 백년지계(百年之計)라고 한다. 미래세대를 위한 긴 호흡의 교육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백년지계라는 말을 신뢰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렸다. 매번 바뀌는 입시정책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혼란은 불신으로 이어진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도 상징적인 장면이 하나 있었다. 윤석열 정부는 초대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김인철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을 지명했다. 지명 당일 모 기자가 김 전 후보자에 질문을 던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결정한 자율형사립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한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입장을 묻는 질문이었다. 김 전 후보자는 "이전 정부에서 (자사고의) 축소 내지는 폐지 쪽의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기능상 유지하거나 존속하는 차원의 교육부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불과 2년 전 결정한 주요 교육정책의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후보자의 낙마로 말의 무게감은 떨어졌지만 교육현장의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와 함께 금융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연일 물가와 환율, 금리가 치솟는다. 세계 유수의 기관들과 석학들이 연일 경제위기 가능성을 경고한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과 2000년대 금융위기가 동시에 찾아온 듯한 위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라고도 한다. 이미 우리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진지 오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부진으로 무역적자가 5개월간 이어지고 있고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상품수지마저 지난 7월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금융소득, 서비스 거래까지 포함한 경상수지는 아직 흑자다. 곧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미 예고된 올해 재정적자까지 생각하면 '쌍둥이적자(경상수지, 재정수지 동반 적자)' 우려가 크다. '쌍둥이 적자'의 구조화는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상승), 외국인 자금 유출, 국가 신용등급 하락 등 부작용을 수반한다. 재정건전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