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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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협조를 통해 이태원 클럽 주변 기지국 접속자 명단을 확보한 조치에 대해 91.7%는 적절하다고 답했다. 기본권 침해로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7.2%였다." 2020년 5월 18일 서울시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관련,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랬다. 당시만 해도 감염자의 동선과 접촉자 파악이 방역의 핵심이었던 코로나19 유입 초기 단계였다. 게다가 잠복기가 최대 2주인 코로나19는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걸렸는지 쉽게 파악이 어려웠다. 가장 손쉽고 효율적인 방법이 기지국 접속자 명단 확보였다. 법적 근거도 있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76조 2항)에 따라 정부는 감염병 의심자의 위치정보를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요청할 수 있었다. 이에 서울시는 이태원 클럽·주점 주변 기지국에 접속했던 1만여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취득한 정보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집 주소 등이 포함됐다. 서울시는 1만여명에게 코로나19
"7주 사이 세 명의 총리" 최근 영국의 정치혼란을 지켜본 해외언론의 헤드라인이다. 7월 사의를 밝힌 보리스 존슨 총리는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 보수당 새 대표로 선출되자 9월 총리직을 넘겼다. 하지만 트러스는 7주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사퇴했다. 전례없는 혼란 끝에 리시 수낵 신임총리가 취임했다.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은 옛 이야기라도 영국이 쌓아올린 기반이 쉽게 무너지진 않았다. 이제 그 평가도 바꿔야할 지 모른다. 영국 런던은 외환 및 장외 파생상품 거래부문 세계1위지만 그 위상은 하락세다. 국제결제은행(BIS) 조사 결과 지난 4월 기준 세계 외환의 38%, 장외 파생상품은 46%가 런던에서 거래됐다. 2019년 대비 각각 5%포인트씩 줄었다. 런던에서 빠져나간 거래는 다른 곳으로 분산됐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영향도 크다.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완료한 직후인 지난해 2월, 런던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거래소에 주식 거래량 유럽 1위 자리를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후진국형 사고가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선 "살려 달라"는 외침이 쏟아졌다고 한다. 실종된 아들, 딸을 찾는 부모들의 절규도 이어졌다. 대부분 청년들로 알려진 사망자는 150명을 넘어섰다.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미성년 사망자도 있다고 한다. 참담할 따름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사고 소식을 접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모두 같은 말을 곱씹고 있다. 싸늘하게 식어간 주검들은 서로의 몸에 깔렸다. 이 정도로 많은 사망자를 낸 대형 압사 사고의 기억은 없다. 1959년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67명이 압사한 사고가 있었는데 전쟁 직후였던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132명이 압사했을 때만 해도 먼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외국의 정상들이 애도의 메시지를 내고 있고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가디언 등 외신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시대가 열렸다. 1991년 삼성전자 공채 32기로 입사한지 31년, 2012년 부회장에 오른지 10년 만에 '회장' 직함을 달았다. 부친 이건희 회장 작고 이후 시기가 문제였을 뿐 언젠가는 올라갔을 자리다. 회장이 됐다고 그의 역할이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긴축, 소비위축,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중 패권 다툼 등 지금껏 겪어본 적 없는 복합위기 상황이다. 애초에 이날 정기 이사회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확정치를 보고 받는 자리였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는 2자리가 공석이다. 이로 인해 이사회내 사외이사·사내이사 비율은 종전 6대 5에서 4대 5로 역전된 상태다. 다음달 3일이면 사외이사가 충원되는 만큼 이 회장의 승진이 좀더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이유다. 굳이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회장 승진 결정에 흠결을 남길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과 향후 전망은 너무나도 어두웠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만
선진국이 돼서일까. 십수년전만 해도 유가가 오르면 가장 먼저 나왔던 '에너지를 아끼자'는 구호는, 유가는 물론 각종 에너지 가격이 천장을 뚫고 올라가는데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때는 정부가 주도하고 기업이 뒤따라 필요없는 난방을 줄이고 조명을 끄고 고연비운전을 습관화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자고 호소했다. 이런 방식의 전사회적 캠페인은 이제 유물이 된 듯 하다. 우리가 늘 반면교사 삼아 온 유럽의 분위기는 그런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살인적 에너지비용에 시민들이 먼저 난방을 끄고 에너지소비를 줄이자고 외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액화천연가스)나 난방유 수급이 이미 국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여기에 내년 2월로 예정된 EU의 러시아 석유제품 수출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에 대해 온 유럽이 절박한 준비에 들어갔다. 에너지 부족 문제, 그리고 그에 따르는 높은 에너지 비용 문제는 우리도 직면한 두 개의 큰 리스크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언제나 삶이 팍팍한 서민들
올해 개교 30주년을 맞이한 한국예술종합학교에는 석·박사 과정이 없다. 설립시 '대학'이 아닌 고등교육법 상 '각종학교'로 시작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석·박사 학위를 수여할 수 없다. 예술전문과정을 가르치며 사실상 '대학' 역할을 하는 한예종은 관련 법 '준용' 조항에 의해 학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다. 그런데 한예종 학사학위자가 석사과정에 해당하는 한예종의 '예술전문사'로 진학하면 석사학위를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석·박사 개설은 한예종 구성원들의 오랜 숙원이다. 법 제정이나 개정 노력을 통해 바꿔보려고 했지만 예술분야 학과에 석·박사 학위가 '당연히' 있는 기존 4년제 예술대학들의 반대 때문에 국회에서 번번히 좌절됐다. 다른 대학들의 반대 논리는 간단하다. 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입시에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실기위주의 예술전문 교육기관인 한예종이 석·박사 학위를 두는 건 안 된단 것이다. 그들 입장에선 그럴듯 해 보이겠지만, 어불성설이다. 예술을 갈고 닦는 데에 '이론'과 '실기'가 동
"롯데우유~ 워워~"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콧수염을 기른 남성을 등장시킨 롯데우유 광고는 콘텐츠가 변변찮던 흑백TV 시절 꼬맹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얼마나 많이 회자됐으면 우유를 '워워'라고 부르는 아이들도 있었다. 광고가 공전의 히트를 하자 롯데우유는 이 유행어를 넣은 다양한 버전의 CF(TV광고)를 만들었다. 심지어 워워라는 이름의 우유까지 냈을 정도다. 그런데 성공한 CM송(광고방송용 노래) 하나만 있으면 절대 문 닫지 않는다는 식품업계 속설에도 불구하고 롯데우유는 45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문을 닫는다. 롯데그룹에서 축출된 후 푸르밀로 사명을 변경한 지 15년 만이다. 푸르밀의 사업종료는 출산인구 감소에 따른 우유 소비 감소와 세금을 들여가며 낙농가의 원유 생산을 보장해 주면서 유업체의 부담이 늘어난 여파가 크다. 하지만 신준호 회장 일가의 경영실패 결과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직원들은 주장한다. 롯데우유 사명을 유지하는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눈앞의 이익을 좇아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신인 지식경제부는 10년 전 이명박 정부 시절 '사용후핵연료 관리대책 추진계획안 의결'(2012년 11월20일)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2014년까지 법정계획인 '방사성폐기물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해 늦어도 2015년엔 사용후핵연료를 묻을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부지를 선정하고 착공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박근혜·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이 계획은 무산됐고 부지 선정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고준위방사성(방사선 세기가 강함)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는 원전을 가동하는 원자로에서 배출된 핵연료다. 우리나라처럼 가압경수로형 원전의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4~5년 연소 후 배출된 후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에 보관된다. 우리나라엔 고준위 방폐장이 없어서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고리원전은 2031년, 한울원전은 2032년 등 2030년 이후 원전별로 차례로 임시 저장시설이 포화된다. 원전 활용이 많아질수록 포화 시점은 앞당겨진다. 임시 저장시설이 포화되면 원전은 더 이상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 이승엽이 두산 베어스 옷을 입었다. 선수가 아닌 감독의 유니폼이다. 팬들 사이에선 말이 많다. 아쉬움과 격려, 우려와 기대가 엇갈린다. 가을야구의 한복판에서 터진 초대형 이야깃거리를 서초동 법조 기자실의 야구팬들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베어스 원년 팬을 자처하는 한 지인은 씁쓸하다고 했다. 무너져가는 왕조의 재건을 왕년의 라이벌 스타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는 자조랄까. 또 다른 이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전임 김태형 감독에 대한 미련일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특단의 조치라는 건 늘 그렇다. 좌완 강속구 투수만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하나. 부활을 위해선 땔감나무 위에 자면서 쓸개를 먹어야 한다. 끝끝내 '해태 팬'이라고 고집하는 입장에서 보기엔 더 그렇다. 선수단에 맞춘 시야를 좀더 넓히면 야구는 투수놀음을 넘어 감독놀음으로 불린다. 감독의 역할이, 영향력이 가장 큰 스포츠다. 어떤 선수로 라인업을 짜 어느 시점에 교체 선수를 투입하고 언제
# "'우리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차이를 아느냐" 한 대통령실 직원이 물었다. 자기가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어공(정치권 등 비직업공무원 출신)들은 '우리 정부'라는 표현을 잘 쓰고 늘공(직업공무원)들은 '윤석열정부'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치열한 과정을 거쳐 정권교체를 일궈낸 이들의 애정과 책임감, 그리고 엘리트 관료들의 객관화와 냉철함이 각각 묻어나는 셈이다. 현재 용산의 주도권은 검찰과 부처 출신의 '늘공'들이 잡고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통상 정권 초반에는 실세 어공들의 장악력이 센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정치 경험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이기에 나타난 특징일 수도 있다. # 늘공이든 어공이든 열심이다. 밤늦도록 환한 불빛은 용산 청사의 상징이다. 대부분이 각 분야 최고의 능력자라는데 이견도 없다. 성품도 훌륭한 사람이 많다. 누가 봐도 '슈퍼 갑'인 한 고위 인사는 누가 봐도 '을'인 손님이 방에 찾아오더라도 고개를 돌려 음료수를 마실 정도로 겸손하다. 조건은 열악하다.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실에서 사정한파가 몰아친 이후 나라에서 경제대책이 사라졌다.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분명한 건 한가지다. 창의성을 발휘할 늘공(공무원 시험을 거친 직업 공무원)들이 배를 땅에 대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에 공격수는 없고, 수비수만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외생변수가 지배하는 시기엔 적절한 타개책을 내놓기도 쉽지 않다. 사정의 희생양들을 보면서 공무원들끼리 서로 묻는다고 한다. "그거 실패하면 책임질 수 있을까요." 정책을 입안해 온 이들과 만들어진 법을 강제해온 이들이 한 곳에서 공조하지만 두 계파 사이엔 수렴할 수 없는 간극이 있다. 정치가 익숙치 않은 대통령은 오래 믿어온 수하들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이 열심일수록 창의성은 도태될 수 있다는 아이러니다. 어지러운 시기에 만연하는 보신주의는 민생과 시장에도 나비효과를 불러온다. 재작년 사상최고치인 3316포인트에 달했던 코스피(KOSPI)는 올 들어 35% 녹아내렸다. 코로나19 시기에 동학개미라고 불리며 외
"2선으로 물러나는 정치인에겐 풍요로운 자리죠."(건설업계 관계자) 연봉 3억4200만원(업무추진비 포함)의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 자리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이하 전문조합)이 창립 34년만에 이사장을 공개 모집했다. 자산 6조원 시대를 맞아 선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였다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또 '답정너'란 지적이 나온다. 이사장 후보로 이은재 전 의원이 낙점되면서다. 전문조합은 지난 12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전 의원을 이사장 후보로 단수 추천했다. 업계에선 공모 초기부터 건설·금융과 연관이 없는 정치권 인사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줄을 대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대학교수 출신의 이 전 의원은 18대와 20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의정활동보다 막말과 고성으로 더 주목받았다. 지난 2020년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윤석렬 사수' 혈서로 화제가 됐다. 이름을 잘못 표기한 것은 논외로 하고 혈서 자체도 포비돈 요오드를 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