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309 건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는 중요한 자리지만 기업이 보기엔 감이 상당히 멀다. 세금제도나 예산같은 가장 영향력 있는 결정을 하지만 여파가 기업에 미치기까지 산업통상자원부나 고용노동부 등 다른 부처를 '몇 다리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업들이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말하기 시작했다. 흔한 일이 아니다. 추경호를 말하는 기업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표현이 바로 '악역'이다. 출발은 공직자지만 지금은 국회의원 배지를 단 엄연한 정치인인데, 악역을 자처하기 쉽지않은 상황임에도 망설임이 없어 인상적이라는 거였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에 한 경제단체를 찾아 "기업이 연봉을 덜 올려서 인플레이션을 막아달라"고 했다. "과도한 임금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키는데다 대·중기 임금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도 했다. 비난이 쏟아졌다. 인플레가 기업 탓이냐는 거다. 그런데 정작 기업 고위층은 고개를 끄덕인다. 한 기업 CEO는 "현실적으로나 경제학적으로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했다. 인건비 부담이
화석연료의 역습이 시작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점으로 석탄을 비롯해 석유, LNG(액화천연가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촉발했다. 인플레이션은 가구의 실질구매력을 끌어내린다. 버는 돈은 뻔한데 나가는 돈이 늘었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지목했던 화석연료가 우리 모두를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화석연료의 역습은 탄소중립이라는 레짐(Regime)에 대한 반작용이다. 레짐은 권력을 동반한 체제를 뜻한다. 권력은 재원의 분배, 규율을 통한 강제성으로 유지된다. 탄소중립으로 향한 여정을 위해 화석연료는 타파해야 할 '앙시앙 레짐'(ancien regime, 구 체제)인 셈이다. 인류는 화석연료에 '기후위기 주범'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순차적으로 돈줄까지 끊었다. 석탄 관련 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탄광개발은 멈췄고 석탄발전소들도 하나 둘씩 퇴출됐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화석연료로부터 드디어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에 젖었
최강욱 의원이 검사의 보수에 관한 법률을 폐지하고 검사 보수를 일반 행정부 공무원 수준에 맞춰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있었다. 이른바 '검월완박(검사 월급 완전 박탈)'으로 불린 이러한 입법시도는 진정한 사법개혁에는 역행한다. 검사 처우를 더 악화시키면 검사들의 변호사행은 더 늘어난다. 게다가 가난해진 현직 검사들의 전직 선배 검사들에 대한 '예우'를 더 부추길 수 밖에 없다. 수십년 법조인 생활을 한 최 의원이 이렇게 뻔한 사실을 모를리 없다. 그래서 최 의원의 '검월완박' 시도가 '감정적 보복'이라는 비판을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사법개혁에 앞장서 온 최 의원이 돌연 검사 처우를 악화시키자고 주장한 데에 실망한 이들이 적지 않다. 전관예우를 없애고 법률시장이 오직 실력으로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사법개혁의 목표 중 하나다. 판검사 봉급을 대폭 올리는 방법으로 많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걸 법조인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 대내외적 문제로 실행이 어려울 뿐이다. 우선 국민
군대 축구에서 매일같이 헛발질하던 사병이 얼떨결에 결승골을 넣으면 그 기억이 강렬한 법이다. 매일같이 타박 듣고 공부해야 했던 주니어 시절 처음으로 데스크에게 '이제야 기자같다'는 소릴 들었던 글이 있었다. 2009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 리터당 100km를 달리는 '연비혁신' 소식이 전해진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와 함께 쌍용자동차 파업 과정에서 새총의 탄환으로 쓰인 '볼트'(너트와 한묶음인)를 연관 지어 썼다. 3개의 볼트가 모두 뉴스가 됐지만 한국의 쌍용차만 부정적인 소재로 활용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웠던 기록 100m 9초58과 200m 19초19은 아직도 깨지지 않는 불멸의 역사가 됐다. GM의 쉐보레 볼트는 국내외 언론에 연비표기방식을 기만했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입지를 다졌다. 반면 볼트가 날아다닌 쌍용차 사태는 기업과 노동자
"국회의원 워크숍은 원래 각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끼리 분임 토론도 하고 법안과 정책을 논의하면서 우리 당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인데..."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지난달 23일 충남 예산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에 참석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5월 30일 '제21대 국회의원'의 후반기 임기가 시작된 지 3주 넘게 지났지만 의원별 상임위원회 배정은 물론 국회의장단 선출도 못해서다. 이번 민주당 워크숍의 최대 화두는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였다. 여야가 원 구성도 못하고 대치하고 있는 탓에 워크숍에서 민생문제는 뒷전으로 밀렸다. 지금도 비슷한 분위기다. 한달째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다. 급격한 물가상승과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복합 경제위기가 다가오면서 국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지는데 여야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협치를 해도 모자랄판에 서로에게 책임을 떠밀며 '일하지 않는 국회'를 만들고 있다. 국회가 민생을 걷어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음하는
LG그룹에는 '회장'이 없다. 구광모 회장이 스스로 그룹 회장이라는 타이틀 대신 지주사 대표라는 호칭을 주문하면서 회장이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2018년 6월 취임하면서 임직원들에게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러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여전히 그룹 밖에서는 구광모 회장이라는 표현이 익숙하지만 사내에서는 '구 대표'가 더 일반적이다.) 당시엔 부친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상무에서 회장으로 직행한 구 대표가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 거리감 있는 호칭을 내려놨다는 평가가 많았다. 구 대표가 임원들과 마주할 때 깊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는 뒷얘기와 함께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표라는 호칭을 겸손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받아들였다. 사실 그땐 회장이니 대표니 하는 호칭을 곱씹을 상황이 아니기도 했다. 예상보다 빨리 시작된 40대 총수 시대에 대한 불안감이 짙은 시기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금의 LG를 만든 선대 회장의 그림자도 여전히 컸던 때다. 이제껏 LG 총수가 왜 대표라는 호
"대구는 풀어줄거 같은데 대전, 세종까지 가능할까?" 30일 새 정부의 첫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앞두고 어느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정부에서 무더기 지정한 투기과열지구 49곳·조정대상지역 112곳 대부분이 해제를 위한 정량 요건은 충족했다. 최종적으로 어떤 지역을 풀어줄지는 정부와 주정심 의지에 달렸다고 볼수 있다. 추가되기만 하던 규제지역 해제여서 관심이 높지만 실상 규제지역에서 풀리는게 그리 큰 의미는 없다. 규제지역은 대출, 세제, 청약 등에서 강도높은 규제를 받아 왔는데 새 정부가 이를 하나둘씩 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규제지역 여부와 상관없이 생애최초 주택담보 대출자에게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허용했다. 취득세, 양도세, 보유세도 계속 낮추고 있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된다고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은 어느 지역을 풀 것인지와 함께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002년 도입돼 20
#대통령실 한 고위관계자는 지하철 출퇴근을 포기했다. 용산 청사까지 몇 정거장 안 되지만 관용차를 탄다. 수시로 걸려오는 대통령의 전화를 지하철 안에서 받기가 어려워서다. 취임 한 달 반쯤 된 윤석열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이 이렇다. 참모들을 수시로 찾고 만난다. 혼술 혼밥 수식이 따라붙고 고위인사조차 대면보고 기회를 잘 얻지 못했다는 역대 대통령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한 핵심 참모는 "오찬 중에도 필요하면 전화하신다"고 했다. #대통령의 화통한 성품은 익히 알려졌다. 의리를 중시하고 인연을 맺으면 오래 간다. 흔히 보스 스타일로 부른다. '윤석열 사단'이란 말과 함께 자기 사람 챙기기라는 비판도 따라 붙어왔다. 뒤집으면 자기 사람이 생긴다는 말이기도 하다.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2021년 6월29일)한 지 여전히 1년이 안 된 대통령이다. 그 짧은 시간에 대통령이 된 건 운이 좋아서도 아니고 반사효과만도 아니다. 선거 때 단적으로 드러났다. 살인적인 유세 일정 속에서도 밤늦도록 한팀이라도 더 만났다. 타고난 체력도 있겠지만 사람과 어울리는 걸 즐긴다.
대통령의 정치경력은 1년에 미치지 않지만 정치력은 그렇지 않다. 인사가 핵심적이다. 선거에서 기존 레거시 정치인 도움을 받아 초반 인사는 '윤핵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요직 인사 색깔은 분명하다. 검찰공화국이냐는 핀잔을 얻지만 정치권 경험이 많지 않기에 누구 추천을 온전히 믿지 않는다. 청와대와 내각이 구성된 이후에까지 정치인들에게 휘둘렸다간 집권 1~2년이 지나지 않아 식물수권자가 될 수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런 배경에서 대통령의 넘버1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검찰 시절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선이 굵은 대통령이 세부 지점에서 막힐 때가 있으면 습관적으로 "동훈이 어디있어 좀 불러봐"라고 주변을 호통쳤다는 거다. 한데 재미있는 것은 그 다음이다. 불려온 한 장관이 난제를 풀면 기분이 좋아진 대통령이 "오늘 회식 세게 하자"고 독려한다. 그럼 한 장관은 눈치보지 않고 "전 빠집니다."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기 일쑤였단다. 대통령은 흐뭇하게 웃기만 했다 한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던 영국은 과거 식민지 내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이용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이득을 취했다. 이용을 당한 당사자들은 한 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도 서로의 멱살을 쥐고 신음하면서도 놓지 않는다. 최근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복마전 양상을 보면 이 같은 역사 전개가 머리 속을 스친다. 일부 의료 종사자와 브로커들은 제도적 허점을 파고들어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보험사들과 대다수 선량한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보험금 지급이라는 이해관계 속에서 스스로 갈등의 골을 파고 들어가는 형국이 비슷해 보인다. 과잉진료에 의한 실손보험 누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약 4000만명이 가입한 '제2의 건강보험'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는데 있다. 수년씩 손해보며 물건을 파는 사업가는 없다. 실제로 2010년까지만 해도 30개였던 실손보험 판매 보험사는 막대한 손해율을 견디지 못하고 현재 반토막(15개사)난 상태다. 보험사들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0조원이
바람 잘 날 없는 국민연금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르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주식·채권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21일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293.60원으로 지난해말 종가(1188.80원) 대비 8.82% 올랐다. 2009년 7월 이후 약 13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1300원대 돌파가 목전이다. 이대로라면 2009년 7월13일(1315원)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원화가치 절하를 의미하는데 추세적 원화절하가 이어지는 시기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가속화되곤 했다. 지금 상황이 그렇다. 올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15조3000억원), 코스닥(-3조4700억원) 등 국내 증시에서 19조원 가까이를 순매도했다. 그렇잖아도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해외투자 비중 확대, 국내투자 비중 축소 등을 이유로 국내증시 투자자들,
주식 투자자에겐 혼돈의 시기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와 주요 각국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우리 증시 역시 마찬가지다. 바이오에 투자했다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를 얼마나 더 뚫고 들어갈지 모르겠다. 현재 한국거래소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지난해 고점인 1월 5일(1만4009.9)과 비교하면 약 44.8% 급락했다. 약 1년 반 기간 동안 꾸준히 하락하며 거의 반토막났다. 업종지수가 이 정도면 개별 종목의 하락 폭이 얼마나 클지 짐작조차 힘들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코스닥 시장 바이오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알테오젠 현재 주가는 2020년 9월 고점 대비 60% 이상 떨어졌다. 제넥신은 2020년 8월 고점 대비 80% 넘게 빠졌다. 해당 종목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손실은 얼마나 클까. 그래서 바이오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로부터 "한국 바이오 다 사기 아니냐"란 한탄을 종종 들을 수 있다. 바이오 투자자의 처참한 주식 계좌 수익률을 보면 이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