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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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내정하면서 통상 업무를 둘러싼 산업부와 외교부의 '밥그릇 싸움'이 일단락됐다. "윤석열정부가 통상교섭본부를 외교부로 넘긴다" "통상교섭본부장에 외교부 출신이 온다"는 소문은 기우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산업부 입장에선 통상교섭본부를 지켜낸 셈이다. 전임 문재인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없이 출범한 탓에 10년 만에 '통상업무 탈환'을 노렸던 외교부는 다음을 기약해야 하게 됐다. 그렇다고 외교부의 주장이 모두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산업부와 외교부의 논쟁 과정에서 현재 산업부 소속 통상조직이 갖고 있는 장단점이 드러났다. 산업부가 주도하는 현행 산업통상 체제는 통상 정책의 직접 수혜자인 국내 산업계와의 긴밀한 소통과 대응에 적합하다. 하지만 국제 통상 무대를 뛰어다닐 인력이 부족하고 외교 경험 부족으로 인해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받는다. 국내 산업의 진흥과 지원
윤석열 시대의 막이 올랐다. 이제는 지방 일꾼을 뽑을 시간이다. 특히 수도 서울의 지방권력 풍향계인 구청장 선거전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각 후보들은 벌써부터 '윤심(尹心)'과 '오심(吳心)', 문심(文心)' 등을 전면에 내걸고 뜨거운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서울 구청장 후보들은 4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시장과의 인연을 내세우고 있다. 후보의 소셜미디어나 사무실에 걸어두는 홍보물 등에 오 시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놨다. 오 시장과 함께 일했던 경력도 중요한 홍보 수단이다. 실제로 나진구 중랑구청장 후보(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와 김경호 광진구청장 후보(전 서울농수산식품공사 사장), 강맹훈 성동구청장 후보(전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서강석 송파구청장 후보(전 서울시 재무국장) 등은 오 시장과 함께 '원팀'을 이뤄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현역 구청장이 대부분이다. 이들 외엔 이른바 '친문' 인사들이 눈에 띈다. 최동민 동대문구
우리은행 직원의 614억원 횡령 사건은 여러모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렇게 큰 돈을 10년 간 감쪽같이 빼돌렸다는 점도 그렇거니와 현직 은행원이 전액 인출 후 4년이나 도주하지 않은 것도 이례적이다. 횡령액은 공공기관(캠코)과 여러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이 2010년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과정에서 이란 기업(엔텍합)으로부터 몰취한 계약보증금(원금+이자)이었다. 언젠가 돌려줘야 할 공금이었는데도 실무 자금 관리자인 A씨 외에 누구도 계좌를 들여다보지 않은 건 상식 밖의 일이다. 이런 '간 큰 범죄'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돈의 성격과 범죄 과정의 전말을 보면 짐작 가는 게 없지 않다. A씨가 돈을 빼돌린 2012~2018년 전후의 시계를 되돌리면 명확해 보이는 게 한 가지 있다. 유일하게 모든 상황을 통제했던 A씨가 '완전범죄'에 완전히 도취해 있었다는 추정 말이다. "이란 제재 해제와 계약금 송금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일종의 자기 확신이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다. 언젠간 들
현대자동차 노사가 오는 10일 상견례를 시작한다. 최근 3년간 파업을 하지 않았던 현대차 노조지만 올해 강성 집행부가 집권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안현호 현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투쟁 당시 현대정공노조 위원장으로서 현대차 노조와 연대 총파업을 이끈 인물이다. 현대차그룹 내부는 이번 노조와의 협상을 놓고 긴장감이 팽배하다. 노조가 사측에 제시한 요구안은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신규인원 충원 및 정년연장을 통한 고용안정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지급 △미래차 공장 국내 신설 등이다. 협상을 해봐야 겠지만 업계에서는 신규인원 충원 및 정년연장안에 대해 가장 대립이 팽팽할 것으로 예상한다. 노조는 퇴직자만큼의 신규인원 충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전동화로 전환하는 시점이라 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자동차업계 전망이다. 내연기관차가 주력인 자동차 산업 현장에서 종사자 수가 가장 많은 파트는 파워트레인과 배기계 등 부품
"이런 장세도 경험해 봐야 합니다." 수천억원을 굴리는 한 펀드매니저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상승장만 경험한 동학개미들이 언제까지나 상승장의 기쁨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지금과 같은 시장은 베테랑 펀드매니저들도 대응하기 어렵다고 했다. 더구나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개미들에겐 지금과 같은 증시 상황이 혹독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지난달에만 개미들이 사랑하는 네이버(-15.9%), 카카오(-15.6%), 하이브(-18.7%) 등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미국 기술주에 투자한 서학개미의 상황은 더 처참하다. 4월 개인의 해외 주식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5.52%로 집계됐다. 10종목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수익을 낸 종목은 없었다. 금리인상기에 빚내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신세도 막막하다. 전문가들은 언제나 주가 하락을 대비해 분산투자,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고 경고해왔다. 성공
지난 2일 저녁 퇴근길, 지하철 1호선 신길역 실외 승강장. 마스크 실외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날 일부러 이곳을 찾아갔다. 사방이 트여 실외로 분류돼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퇴근길 밀집도가 올라가면 마스크를 벗는데 심리적 저항감이 크다. 이 곳에서도 상당수가 내리면 명실상부한 실외 '노마스크' 첫날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약 20분간 머물렀지만 수줍게 코만 내민 '코스크'가 간간이 보일 정도였다. 귀가 직전 들른 동네 공원에서도 턱스크(턱에 걸친 마스크)를 한채 뛰는 몇몇을 빼면 노마스크족은 보기 힘들었다. 지난 1일은 실제론 실외 노마스크 첫날이 아니었다. 해제 결정 직전까지의 논쟁을 되짚어보면 허탈한 첫날이었다. 논쟁은 신구권력간 벌어졌다. 정부는 "방역 위험이 내려갔기에 벗는게 과학적"이라고 주장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위험이 여전하기에 재고하는 것이 과학적"이라고 맞섰다. 반면 정부 방역을 정치방역으로 규정한 인수위는 "현 정부에 (마스크 해제의)공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동쪽의 이스트 70번 도로. 회색빛의 고풍스런 건물엔 렘브란트, 요하네스 베르메르(페르메이르) 등 유럽 거장들의 미술작품이 들어찼다. 정원엔 봄마다 목련이 화사하게 피어 뉴요커들을 사로잡는다. 세계적 미술관 프릭 컬렉션(Frick Collection)이다. 이곳은 20세기 초 미국의 '찐부자' 헨리 클레이 프릭(1849~1919)이 살았던 프릭 멘션이다. 프릭은 미국 산업생산이 폭발적으로 늘던 1871년, 석탄을 코크스로 만드는 회사를 차렸다. 철의 불순물을 없애주는 코크스는 제철소의 핵심연료. 미국의 철강사업에 없어선 안될 재료였다. 프릭은 불과 21세에 시작한 이 사업으로 서른살에 이미 미국서 내로라하는 부자가 된다. 그는 미술품 수집에 심취했다. 말년이 되자 살고있던 저택은 물론, 그간 모은 모든 작품들을 일반에 공개하라고 유언을 남겼다. 오늘날 프릭 컬렉션은 메트로폴리탄, 구겐하임 등과 함께 뉴욕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미술품의 보고다. #프릭이 생
미국 첨단기술기업 IBM이 개발한 기상예측시스템 '딥썬더'는 약 1~2km 지역의 일기예보를 제공한다. 이다지 협소한 땅 위에 날씨까지 알아 뭐할까. 이는 주로 작물의 재배나 추수에 활용된다. IBM에 따르면 딥썬더를 통해 작물 손실을 25%정도 줄였다. 이웃나라 일본도 스마트농업 사업에 잰걸음을 떼고 있다. 이를테면 후지쯔의 경우 기온, 지온, 수분, 일사량, 토양 비료 농도 등의 재배환경 데이터를 실시간 계측·수집해 수분 간격으로 클라우드에 저장·관리·분석·예측하면서 농가에 최적의 물·비료 양을 알려준다. 세계 최초를 선점하기 위한 첨단기술 각축장이 논밭으로 옮겨가면서 냉전시대 경쟁 못지 않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른바 식량위기에 대한 공포가 현실화된 가운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농업 대전환'의 레이스를 알리는 휘슬은 이미 울렸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농업인구 감소 및 고령화 △일부 작물에 치우친 공급 과잉구조 △산업화에 따른 농경지 감소 △국제 식량 공급망 불
대한민국에는 두 명의 부총리가 있다. 정부조직법은 '국무총리가 특별히 위임한 사무를 수행하기 위해' 부총리를 둔다고 규정한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부총리가 직무를 대행할 정도로 중요한 자리다. 현행법상 부총리는 기획재정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이 겸직한다. 법률상 용어는 그냥 부총리지만 흔히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라고 부른다. 이들의 역할도 법률에서 정한다. 기재부 장관이 겸직하는 부총리는 경제정책을 총괄·조정한다. 경제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 등을 주재한다. 경제부총리가 경제정책의 '컨트롤 타워'라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막강한 권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을 정도다. 헌법에서 정한 예산 증액 동의권도 경제부총리가 쥐고 있다. 경제부총리를 제외한 다른 부총리는 부침이 있었다. 역대 정부의 의지에 따라 부총리 부처가 바뀌었다. 때로는 통일부(통일원)가, 때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가 부총리 부처를 맡았다. 국정철학에 따라 해당 부처의 업무에
화사하게 핀 철쭉이 봄의 절정을 알린다. 새벽 출근길 몸을 감싸던 한기는 사라졌고 어느덧 따스한 햇살이 두툼했던 겉옷조차 벗겨냈다. 머지않아 봄의 싱그러움은 여름의 뜨거운 열기로 바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대선이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새로운 대통령 취임이 코앞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꾸려졌고 새 얼굴과 정책들이 속속 제 모습을 드러낸다.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와 설렘은 곧 뜨거운 열정으로 치환될 것이다. 다만 과도한 열정은 가끔 독이 되기도 한다. 봄의 절정에서 맞이한 걱정거리다. 5년 만에 정권을 잡았으니 얼마나 열정이 넘칠까. 모조리 바꾸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복지부동'을 미덕으로 삼는 관료사회에 있어 가장 위험한 시기다. 새로운 권력집단은 이사갈 집 인테리어하듯 직전 정부의 흔적을 모조리 지워간다. 조그마한 흠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희생양은 언제나 관료들이다. 공직기강 확립 등 갖은 이유를 들며 새로운 권력의 정당성을 강화한다. 조선시대 사화(士
#.갈릴레오 갈릴레이 시대 이후 천재들은 망원경을 통해 '눈으로' 찾아낸 화성 겉의 선들에 대해 화성인이 만든 운하(canal)라고 여겼다. 화성인이 있든지, 적어도 과거엔 있었다는게 이땐 상식이었다. 이 상식이 깨진건 400여년이 지나 미국의 바이킹2호가 화성에 내려앉은 이후였다. 운하로 보이던 구조물들은 화성엔 있지도 않았고 화성의 흙에서는 어떤 미생물 반응도 없었다. 그런데 화성인이 없다는 확인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었다. 이후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연구자들의 노력 덕에 인류는 화성 이주(테라포밍)를 꿈꾸게 됐다. 황량하고 오지게 추운 화성이지만 언제고 인류가 들어가 살 구조물을 만들게 될거라는건 이제 새로운 상식이 됐다. 우주를 우리 곁으로 끌어당겨준 천재 칼 세이건은 저서 코스모스에서 "그렇게 되면 화성인은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수성도 마찬가지다. 태양과 가까워 항상 불타오르고 있지만 수성에서 살게 해줄만 한 에어컨을 발명한다면 가서 살지 말라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가 연루된 이른바 '보복협박' 사건에서 한서희는 중요한 증인이다. 한서희는 양현석 전 대표에게 보복협박을 당했다고 직접 '공익신고'한 '피해 당사자'다. 한서희는 지난 18일과 25일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양현석 피고인 재판에서 증인신문을 받았다. 법정에는 한서희 요청으로 차폐막이 설치됐다. 한서희는 '심리 안정'을 위해서라며 아예 '비공개'재판을 요청했다. 취재기자들이 방청석에서 보지 못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비공개는 허가하지 않았지만 차폐막을 설치해 방청석에서 한서희를 보지 못하게 조치했다. 증인이 증언을 할 때, 차폐막을 요청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피고인을 두려워해서다. 피고인의 '범행'에 관한 진술을 겁먹지 말고 편하게 하라는 취지에서 피고인석과 증인석 사이에 설치하는 게 차폐막의 주된 용도다. 물론 증인의 신변보호를 위해 아예 '가명'을 쓰면서 얼굴이 노출되지 않도록 차폐를 하는 경우도 있다. 증인이 국가정보원 등 신분이 노출되면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