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과학방역이 뭔가요?"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COVID-19) 대응에 대해 정치방역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과학방역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가 임기를 시작한 지 약 3달. 그 사이 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아직 과학방역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단 의견이 적지 않다.
우리가 과학방역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재유행에 대한 대응이라고 할 만한 별다른 조치가 눈에 띄지 않는다. 60세 이상에 권고하는 4차 예방접종을 50대까지 확대한 정도다. 하지만 감염 예방 효과가 탁월하지 않은데다 부작용 위험이 있단 생각에 참여는 저조한 편이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아직도 백신 타령이냐"는 토로가 나온다.
반면 코로나19에 대한 관리와 지원은 줄었다. 확진돼 격리하더라도 월급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확진자 역학조사도 사실상 손을 놓았다. 집 근처 임시검사소는 문을 닫았다. 생활지원금도 없기 때문에 사정상 아파도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도 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재택격리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관리(1일 1회 의료기관 전화 모니터링)도 중단했다. 원스톱진료기관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다만 고령층 위주의 고위험군이 한 번도 방문한 경험이 없는 원스톱진료기관을 얼마나 잘 찾아가고 제대로 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자율방역 기조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정부는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개하지 않고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최근 주변에 확진자가 부쩍 늘었지만 각자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과학방역이 아니라 각자도생"이란 비판도 있다. '사회·경제적 피해'와 '고위험군 집중관리'는 전 정부에서 항상 쓰던 표현이다.
무엇보다 고위험군 관리의 핵심은 신속하고 효과적인 진단과 치료다. 여전히 방대한 환자 정보와 의료 인프라를 구축한 상급종합병원은 코로나19 대면진료에 소극적이다. 이를 동네 병·의원에 맡기고 있는데 코로나19 확진자가 제대로 된 처방과 치료 등 관리를 받고 있단 인식은 여전히 저조하다.
치료제 처방 기준도 이상하다. 정부는 50대가 49세 이하보다 위험하니 4차접종을 맞으라고 권한다. 그러면서 경구용(먹는) 치료제는 60세 이상에 처방한다. 지금 먹는 치료제는 남아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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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방역은 근거와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 하지만 대국민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는 지금 재유행의 정점이 지난 오는 9월 말에야 나올 전망이다. 방역정책을 이끌 보건복지부장관은 여전히 공석이다.
이 와중에 "검사 비용 부담으로 국민 불편이 없는지 점검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정부는 발빠르게 무증상자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비용을 5000원으로 내렸다. 국민의 검사 비용 부담을 낮추려는 노력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무증상자의 역학적 연관성에 대한 의사의 판단 역시 각자의 재량에 맡길 수밖에 없다. 여전히 누군 5000원, 누군 5만원일 수 있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하는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급하게 결정한 조치가 아닌지 의문이다. 과학방역의 지향점이 결국 감염 유행 억제와 환자의 치료·관리라고 한다면 우리 국민은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