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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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부는 마치 '13월의 월급'을 받은 직장인같다. 매달 알아서 세금을 떼이는 월급쟁이에게 매년 2월 들어오는 연말정산 금액은 나라가 주는 보너스마냥 느껴지기 마련이다. 통장에 월급보다 더 찍히는 숫자를 보며 소소한 사치를 부리는 것도 직장 생활의 몇 안 되는 즐거움이다. 냈어야 할 세금보더 '더' 낸 세금을 돌려받는다는 정산 개념은 잠시 잊어야 온전히 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13일 재정동향을 발표하며 "지난해 11월 예상했던 것보다 10조원가량 국세가 더 건힐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소 341조원 국세수입이 예상된다는 것으로, 282조7000억원의 지난해 본예산에 비해서 60조원 정도 초과세수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초과세수를 활용해 소상공인을 지원하라"고 지시했고, 기재부는 1주일만에 뚝딱 14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만들어냈다. 초과세수 60조원 중 31조5000억원은 지난해 7월 2차 추경에 썼고, 19조원은 올해
"이번 역은 을지로3가, 신한카드역입니다." 오는 3월부터 서울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이 '신한카드역'으로 나란히 불리게 된다. 신한카드 외에도 서울 지하철을 운영 중인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아모레퍼시픽과도 4호선 신용산역의 역명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을지로3가역 판매 가격은 8억7400만원으로 현재까지 계약 중에서 가장 높은 금액이다. 신용산역은 3억8000만원에 판매됐다. 역명병기는 지하철 역명 옆이나 아래 부(副)역명을 더해 표기하는 것을 말한다. 역명병기 사업은 지난 2016년에 처음 시작됐는데, 당시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쳐져 2017년 공사가 출범한 뒤에는 추가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지하철 공공성이 저해된다는 시민단체의 지적,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추진한 '문화예술철도' 정책이 맞물린 결과였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에 코로나19(COVID-19)로 승객까지 줄어들면서 공사는 '백척간두'에 서 있는 상황이 됐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 역병병기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검사장급 인사를 예고하면서 검찰 내부가 또다시 시끄럽다. 인사 규모를 최소한으로 해 현재 공석인 검사장 자리 하나를 외부에서 채우겠다고 했지만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는 선거가 두달도 안남은 시점인만큼 논란이 크다. 박 장관이 인사 이유로 내세운 것은 재해 전문가가 검찰 내부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중대재해 사고는 줄지 않고 무죄가 속출하고 솜방망이 처벌은 여전하다"며 "수사역량의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재판부에 대한 설득 논리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양형기준 수립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한다. 산업안전·노동분야 전문가가 검찰 내부에 없지 않은데다가 법률 전문가라고 할지라도 검사가 해야할 수사업무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수사 지휘라인에 수사 경험이 없는 사람이 오는 것 자체가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다수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가 현 정
"월급 빼고 다 올랐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주부들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들려 온다. 확실히 지난해보다 카트를 채우는 양이 줄었는데도 결제 금액은 훌쩍 늘었다. 연초부터 식음료, 생활용품뿐 아니라 식당, 카페까지 가격 인상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7%로 석 달 연속 3%대를 기록했고 지난해 연간으로도 2.5%로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올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3%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해 수입물가는 15% 안팎으로 뛰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비용 상승을 감내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추가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수입물가 인상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된다.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여줬던 유통가에는 달갑지
"일각에서 명확한 근거 없이 방역지침을 비(非)과학적이라고 비판하며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 14일 청와대는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논평을 내놨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방역에 정치적인 접근은 안 된다"고도 했다. 뒤집어 보면 '거리두기와 방역패스를 축으로 한 K-방역은 과학적'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방역의 수단인 거리두기와 방역패스는 과학적일까. 당연히 과학적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간 접촉을 통해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번진다. 사람간 거리를 두면 당연히 방역효과가 생긴다. 백신 효과에 근거한 방역정책인 방역패스도 마찬가지다. 효과 반감기가 예상보다 빨랐다는 한계를 노출했지만 미접종의 위험성이 접종을 크게 뛰어넘는다는 수많은 연구결과는 사실이다. 방역패스도 과학 위에 기반한 방역 수단이다. 감염병 국면 3년째에 접어든 현재, 이는 과학을 넘어 상식의 영역이다.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는 감염병 국면이 막 시작된 2020년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으로 외국인들은 한국 기업을 더 저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이 사건이 한국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시켜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과 관련해 그야말로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그룹 헝다기업의 부도 사태 등으로 중국 리스크가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올해 한국기업에 투자할 기회의 문이 열렸는데 연초부터 이런 사태가 커져 걱정된다"고 했다. 다른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가 거래 재개되면 보유 주식을 모두 팔 것이라고 했다. 기업에 대한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사태가 금융사기로 논란을 일으켰던 라임사태보다 더 문제 된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라임 사태는 국내의 문제에 그칠 수 있지만 기업의 가치를 중시하는 외국인들의 입장에선 오스템임플란트 사건이 한국 기업 전체의 문제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코스닥 시
로봇개, 자율주행차, 사람처럼 표정을 짓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초실감형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얼마 전 막을 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전시회 'CES 2022'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핵심으로 한 파괴적 혁신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지를 실감케 했다. 급격한 기술변혁 시대에 우리는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의 등장, CVC(기업형 벤처캐피탈)를 통한 도전적 벤처투자,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M&A(인수·합병) 활성화 등 혁신 원천의 다변화가 이뤄지면서 기술패권 경쟁시대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한편에선 혁신 생태계 주체들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청년 실업난 속에 중소·벤처기업의 만성적 구인난을 그 이유로 꼽는다. 한쪽에선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인데 다른 한쪽에선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실정이다. 이런 일자리 미스매칭은 대학의 구시대적 인재양성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전문가
"대법원의 SPP그룹 판결에서도 계열사 지원에 대해 경영판단의 원칙을 적용해 배임죄를 적용하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이달 27일 서울중앙지법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700억원대 SKC 유상증자에 대한 배임죄 판결과 관련해 한 재계 관계자가 내놓은 반론이다. 그는 "계열사에 대한 지원은 고도의 경영 판단의 영역"이라며 "그룹 전체의 이익과 하청업체와의 공생 측면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검찰은 2015년 당시 SKC 경영진인 최 전 회장과 조 의장이 유상증자로 인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SKC의 모든 경영수치는 반대로 나타났다. 매년 적자였던 SK텔레시스는 SKC의 유상증자 다음해인 2016년을 시작으로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회생에 성공했다. SKC는 올해 SK텔레시스의 통신사업부분을 789억원에 매각해 사실상 원금을 회수했다. SKC의 실적도 호전됐다. 2015년 말 SKC의
대학 진학을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왔을 때다. 초창기 가장 힘들었던 것 중의 하나는 통학이었다. 학교까지 가려면 한 시간을 가야 했다. 한 시간은 심리적 저항선을 자극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서울에서 한 시간의 이동시간은 기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예전에 알던 생활권의 경계가 무너졌고, 새로운 생활권의 개념이 자리잡았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의 일환으로 지난달 28일 부산과 울산 사이에 광역전철이 개통됐다는 소식을 듣고 과거 기억이 떠올랐다. 광역전철 개통으로 두 지역의 출퇴근 시간은 30분대로 줄어들었다. 추후 동남권 광역순환철도망까지 구축되면 부울경은 한 시간대의 생활권을 완성한다. 이는 '서울 사람'처럼 이동시간의 심리적 저항선이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공간의 압축.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메가시티 전략의 핵심 키워드다. 광역교통망의 확충은 펼쳐져 있는 공간을 압축한다. 사람과 물류의 이동시간이 짧아지면 배후지역의 연계가 활발해진다. 사람이 몰리고,
"효율보다 안전을 우선시 하겠다." 9일 카메라 앞에선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연신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11월 5일 협력업체 직원이 작업 중 감전돼 결국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정 사장은 두 달 여가 지나서야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앞으론 전기가 흐르는 전선에선 절대 작업을 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만시지탄이다. 이번 사례를 한전만의 문제라고 볼 순 없다. 어찌보면 압축·고도성장으로 표현되는 대한민국 경제 성공신화의 어두운 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과거 고도성장기 한국은 그랬다. 야근은 당연했고 중요한 프로젝트가 생기면 밤샘작업도 불사했다. 회사가 돈을 벌어야 조직이 살고 가족들이 생계를 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문화가 한국이 단기간 내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천이었다는 걸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신화가 국민소득 4만달러를 향해가는 작금의 현실에도 유효한지는 의문이다. 과거 한국의 기업들은 '시간 단축'을 최고의 무
역사마니아들 단골 논쟁거리 중 하나가 한반도가 가장 잘 살았던 시대가 언제냐는 것이다. 연구자들이 추산하는 시대별 GDP(총생산) 추정치도 기껏해야 예상 쌀 생산량 정도이니 정답은 없다. 그래서 '고구려때다, 영·정조대 조선이다, 통일신라다, 의외로 백제다' 말들은 많은데, 그러다가도 대체로 '지금'선에서 정리된다. 지금이 가장 잘 사는 시대가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이연식씨가 쓴 '조선을 떠나며'는 패전 후 조선을 탈출한 일본인들의 기록을 통해 당시 조선을 연구한 색다른 책이다. 읽다 보면 오히려 확실해지는건 '조선땅에 남은건 아무것도 없었음'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조선인을 핵심 기술 면에서 철저히 배제했고, 기계라 부를만한건 해방 과정에서 소련이 다 뜯어갔다. 세계최대 IT전시회 CES2022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성장이 정체된다고 걱정했던게 엊그제 일인데, 코로나19를 거친 한국 기업들은 외려 더 강해졌다. 해외 언론들이 한국 기업들과 CEO들을 주인공으로 추켜세운다. I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편집 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과가 비교적 빨랐지만 메인 프로듀서(PD)를 비롯해 제작진이 교체되는 등 후폭풍을 크게 겪었다. 조작을 인정한 후 처음 방송을 내보낸 지난 5일 개선사항 4가지도 공개했다. △전·후반 진영 교체 △중앙 점수판 설치 △경기감독관 입회를 통한 공정한 진행 △홈페이지에 경기 주요 기록공개 등이다. 요약하자면 편집으로 경기 내용의 순서나 결과를 '조작'할 수 없도록 시청자가 감시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골때녀'사태를 보고 떠오른 같은 방송국의 다른 프로그램이 있다. 인기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다. 그간 논란이 된 방송 주제가 많지만, 최근의 사례만 예로 들어 보자. '제주 오픈카 안전벨트 사건'이다. 큰 관심을 끌었고, 그알이 편집해 보여준 의도대로 여론이 움직였다. 하지만 수사와 재판 결과는 전혀 다른 사실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