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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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홍콩에서 지하철 코로나19(COVID-19) 감염 관련 조사 결과가 보고됐다. 한 유치원 교사가 지하철역 통로에서 감염된 사례였다. 이 교사는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2명과 통로에서 단 9초간 함께 머물렀다. 세명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오미크론 전파는 순식간에 일어났다. 홍콩 보건당국은 오미크론의 강력한 전파력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밝혔다. 사실 지하철은 코로나19 국내 유입 후 가장 미스터리한 다중이용시설이었다. 수도권에서만 하루 500만여명이 지하철을 이용한다. 순간 밀집도는 식당, 카페, 대형마트를 넘어선다. 지하철 역사도 붐비지만 지하철을 탑승하는 순간 밀집도는 극단적으로 올라간다. 출퇴근 시간대엔 20평 남짓한 지하철 1량에 200명까지 들어찬다. 그런데도 열차 안에서 확진자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마스크를 쓴 채 9초간 스쳐지나도 감염되는 오미크론 방역 국면에도 이 같은 미스터리는 이어진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국내 유입된 시점부터 지하철을 상대적으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두고 지역 사회가 시끌시끌하다. 10년간 변화 없는 유통 규제도 덩달아 도마에 올랐다. 중소상공인 상생을 위해 시작된 유통 규제가 오히려 지방 상권의 발전을 더디게 만들고 지역별 소비자 권익 격차도 키우는 결과가 됐다는 불만이 나온다.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 등 대형 유통시설은 단순히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여가, 문화, 레저를 즐기는 곳이 됐다. 쇼핑몰, 백화점이 없다고 시장이나 중소 유통매장을 찾지 않는 것이다.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광주에만 복합쇼핑몰이 없어 시민 불편이 크다. 대전, 하남, 광명 등의 복합쇼핑몰로 원정 쇼핑을 간다" 광주 지역 한 시민단체는 지난해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운동'을 시작하겠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오히려 지역 상권의 쇠퇴로 이어지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대형마트의 일괄적인 영업시간 제한 규제도 소비 트렌드 변화를 전혀 읽지 못하는 또 하나의 낡은 규제다. 월 2회 의무휴업과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시간 제한
57일째 이어지고 있는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의 파업이 격화되고 있다. 노조는 CJ대한통운 사무실 점거를 해제한 바로 다음날 곤지암 메가허브의 입구를 막는 시도를 했다.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최대 규모 터미널로 하루에 약 250만개 택배를 처리하고 있다. 이곳이 막히면 물류 대란은 불가피하다. 노조의 과격행동에 대한 여론은 연일 악화일로다. 상황이 왜 이렇게 흘러왔을까. 2017년 택배노조가 출범했을 당시만 해도 노조는 국민에게 외면받지 않았다. 택배기사들의 과도한 상하차 업무가 개선돼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고, 실제로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 사회는 택배기사들의 노조활동에 공감을 보냈다. 2021년 마련된 사회적 합의는 택배노조 활동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있었기에 달성이 가능했다. 그러나 합의 이후 노조의 행동은 어렵게 만들어낸 국민적 공감을 무너트렸다. 몇가지 결정적인 장면들이 있는데, 첫번째는 지난해 1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성평등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을까. 여성가족부는 2010년부터 매년 우리나라 지역별 성평등지수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2011년 67.8점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2015년(70.5점) 처음 70점을 넘어선 데 이어 73.4점(2016년), 75.6점(2018년), 76.9점(2020년) 등을 기록했다. 지역성평등지수는 사회참여·인권복지·의식문화의 3개 영역에서 경제활동, 의사결정, 교육·직업훈련, 복지, 보건, 안전, 가족, 문화·정보 등 8개 분야·23개 지표로 평가했다. 최근 여가부는 2020년도 17개 시·도 대상 지역성평등지수를 결과를 공개했다. 이 지표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성평등 수준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성평등지수는 상위지역, 중상위지역, 중하위지역, 하위지역 4그룹으로 분류한다. '상위'는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제주가 차지했다. '중상위'는 대구, 인천, 울산, 세종으로 '중하위'는 경기, 강원, 충
최민정의 역주는 경이로웠다. 지난 16일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트랙 13바퀴 반을 도는 종목이다. 준결승에서 최민정은 6위로 처져 있었다. 3바퀴를 남긴 순간 최민정은 아웃코스 추월을 시작했다. 5위, 4위, 3위... 두 바퀴를 남기자 어느새 1위로 달리고 있었다. 보면서도 믿기 힘든 역전이었다. 그는 준결승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새로 쓰며 1위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선 아예 초반부터 1위로 치고나가 금메달을 땄다. 2018년 평창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다. "나 최민정이야." 1500m는 누구도 넘볼 수 없다고 소리치는 듯했다. 다른 선수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압도적 경기력은 그동안 흘린 땀의 결정체였다. 한눈팔지 않았고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았다. 최민정은 계주 종목 메달 시상식을 한 시간 앞두고도 다음 종목 1500m를 위해 홀로 훈련했다. 올림픽은 이처럼 스포츠정신을 지키는 선수들의 스토리로 감동을 준다. 20일 막을 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좀
1982년생인 한국 인터넷이 올해 마흔, 불혹(不惑)의 나이를 맞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1982년 5월 15일, 대한민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한 국가가 된 후 40년이 흘렀다. "수출용 컴퓨터를 만들어 주시오." 미국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 연구원으로 일하던 컴퓨터 전문가 전길남 박사가 국가의 이 같은 요청을 받아 귀국길에 오른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네트워크 구축'이었다. 이에 생소했던 한국 정부는 무관심했지만, 전 박사는 뚝심으로 밀어붙여 1982년 구미 전자기술연구소와 서울대를 연결하는 원거리 네트워크 교신에 성공한다. 아시아 최초, 전세계 두 번째 인터넷 구축이란 새역사를 쓴 것이다. 이 공로로 전 박사에겐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라는 칭호가 따라 붙었다. 전 박사는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우리나라 IT산업계 유명 창업가들을 다수 배출했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의 대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
정부가 지난 15일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세법개정안의 후속 조치다. 세법개정안, 특히 조특법은 내용이 방대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의미를 놓치고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개정안에 담긴 조특법 제63조2도 그 중 하나다. 균형발전을 향한 정부의 의지와 한계가 고스란히 읽힌다는 점에서 곱씹어봐야 한다. 조특법 제63조2에 따르면 수도권 밖으로 본사를 옮기는 기업은 7년 동안 법인세 전액을 감면 받는다. 이후 3년 동안에도 법인세를 절반만 내면 된다. 수도권 집중화를 억제하고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1998년 조세감면규제법이 조특법으로 전환되기 전부터 존재한 조세지출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 조특법 제63조2에 투자·근무인원 요건을 추가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에 위임했다. 공포된 시행령 개정안은 투자금액과 근무인원을 각각 10억원 이상, 20명 이상으로 잡았다. 이 요건을 충족한 본사 이전 기업에만 법인
#"운산금광을 미국회사에 주십시오." 일본과 청나라 간섭을 벗어나기 위해 미국의 환심을 사려던 고종황제는 1895년 주한미국공사 호러스 뉴턴 알렌의 조언에 따라 순순히 광산채굴권을 미국인 사업가 제임스 R. 모스에게 넘겼다. 아시아 최대 금 생산지였던 운산금광은 그렇게 열강의 손아귀에 들어가 일제강점기 시절까지 금 수탈 전진기지가 됐다. 운산금광에 이어 경인선 철도부설권도 알렌과 모스를 거쳐 결국 일본에 넘어갔다. 자금도 기술도 없던 약소국 대한제국 입장에선 어떻게든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열강들 입장에서 대한제국은 상처입은 먹잇감일 뿐이었다. 일본, 프랑스, 독일 등도 한반도의 광산, 산림, 어업 등 이권을 쟁탈해갔다. 혹자는 구한말 열강들의 한반도 침탈을 근대화의 계기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대한제국의 몰락을 가속화했고 종국엔 일제 병합으로 이어졌다는 걸 부인할 순 없다. #2018년 10월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은 라스 뢰케
우리나라 첫 '주유소'는 어딜까. 고종황제의 어차가 1903년에 들어왔다니 아마 고궁 어딘가에 있었을텐데, 기록을 찾기 쉽지 않다. 그럼 최초의 '현대식 주유소'는 어딜까. 이건 기록이 있다. 1969년 홍익대 근처에 문을 연 '청기와주유소'다. SK에너지(당시 유공)가 지어 40여년 운영하다가 지금은 문을 닫고 지명만 남았다. 청기와주유소는 이름 그대로 푸른 기와를 얹은 격조있는 건물이었다. 아무리 봐도 청와대를 연상할 수밖에 없다. 당시에 이런게 허락됐다는 점만 봐도 청기와주유소의 위상은 특별했다. 시설은 당연히 국제적으로도 최신식이었고 면적도 어마어마했다. 위치도 심상찮다. 1960년 문을 연 김포공항을 향해 도시를 빠져나가는 서교동 길목이었다. 차를 몰고 김포공항 가는 '방귀 깨나 뀌는' 사람이라면 청기와주유소에 들르는게 순서였다. 반대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들도 만나게 되는 서울의 얼굴이었다. 청기와주유소는 현대식 주유소의 원조일 뿐만 아니라 복합스테이션의 원조다. 주
2002년 미국 국적이 된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은 20년 넘게 입국거부를 당하고 있다.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와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은 국내 입국이 자유롭다. 안현수의 아내 우나리씨는 안현수와 함께 러시아에 갔다가 이중국적인 딸과 함께 한국에서 생활하며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안현수는 올림픽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현역 복무는 피했고 34개월의 체육분야 공익요원 복무만기 시점은 공교롭게도 2011년 4월로 러시아 출국을 두 달 정도 앞둔 때였다. 병역특례 체육분야 의무복무가 끝나자마자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셈이다. 어차피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 귀화를 '영구히' 선택했다면 복무기간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안현수가 혹시라도 국적 회복을 원한다면 복무만기를 신경써야 현명하다. '병역'문제로 입국도 국적회복도 못 하고 있는 '유승준'이라는 반면교사가 있기 때문이다. '특
LG화학이 심상찮다. 알짜배기 배터리사업부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으로 물적분할 상장한 데 대한 원망 혹은 우려가 주가를 흔드는 모양새다. 시장 반응이 지나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하릴없이 지난 1월 공매도 대금이 1조원을 넘기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주가는 기업의 사업 역량에 대한 시장 평가다. 과도한 주가 하락을 두고 시장이 객쩍게 LG화학의 실질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처음 물적분할 소식이 전해진 건 2020년 9월이었다. LG화학은 기존 주주가 분리된 LG엔솔 주식을 받을 수 있지만 신규 투자금은 들어오지 않는 인적분할 대신 LG엔솔을 자회사로 두면서 지분법 평가이익과 신규 투자금을 동시에 노리는 물적분할을 택했다. 급성장하는 배터리시장에서 중국의 공세에 맞서 더는 투자를 늦출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 여기에 기존 주주도 지분법 평가이익과 화학사업 집중에 따른 수혜를 가져갈 수 있다는 안배가 맞물린 선택이었다. 물적분할 발표 이후 주가흐름도 이런 결정을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2022년 3월 9일.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끌고 갈 선장이 한달 후 결정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여·야 후보들은 분초를 나눠 전국 각지를 돌며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서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대선이 한달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이들에게서 국가의 미래를 위한 생산적인 비전 경쟁은 보이지 않는다. 상대 후보를 물어 뜯는 모습만 눈에 띈다. 특히 여야 할 것 없이 대통령이라는 제왕적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한 진영 정치에 몰두할 뿐이다. 각당 후보 캠프에서 매일 쏟아지는 선거용 메시지에서 '증오 마케팅'만 읽히는 이유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진영 간 말싸움은 더욱 격해지고 정책 경쟁과 토론은 보이지 않는다. 실제 각 당 후보들이 국민들에게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나는 무조건 옳고, 너는 무조건 틀리다"는 등의 지지층 결속 구호만 기억에 남는다. 결국 상대방의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