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2022.04.20.](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2/05/2022052016374441223_1.jpg)
"막연한 선입관, 정책의도가 아니라 데이터를 갖고 이야기 하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둘째날인 지난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참석해 '8월 전월세 대란설'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 2년을 맞는 오는 8월 , 전세시장에 "헬게이트가 열릴 것", "전세지옥"이란 표현이 국회에서도 쏟아지는 와중이었다. 갱신권을 소진한 세입자가 신규계약을 하는 8월에 정말로 지옥문이 열리는 것일까. 선입관 없이 통계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세대란' 우려는 3가지로 요약된다. 전세매물 품귀현상, 전셋값 급등, 전세의 월세화다. 임대차2법 도입 직후인 2020년 9월 이후 3가지가 뒤섞여 임대차 시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오는 8월 갱신계약이 끝나는 세입자라면, 만료일 2~3개월 전인 이달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즉, 8월 대란설이 현실화 하려면 이달부터 통계상 이상 조짐이 포착돼야 한다.
우선 전세매물은 '대란'을 우려할 정도로 부족해 보이진 않는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지난 17일 4만1326건이었다. 1년 전인 지난해 같은날 3만7477건 대비 오히려 늘었다. 전세품귀가 심각했던 2020년 9월 1일 2만7013건에 비해선 1만4313건 더 많다. 사실 갱신계약이 신규로 전환하면 매물이 늘어나는게 이론적으론 맞다.
신규 전셋값도 안정세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 1월 24일 보합전환후 4월25일까지 석달간 하락세였다. 이달에도 3주째 보합권이다. 상승전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갱신과 신규 가격차는 좁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부 단지는 역전도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용 76.79㎡ 신규 가격은 3월 5억3000만원(7층)이었다. 갱신 가격은 6억900만원(13층)으로 신규보다 높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누구라도 확인 가능한 통계다.
반전세화 혹은 월세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긴하다. 다만 여기엔 '금리'라는 외부요인도 작용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평균 4.2%였다. 전세대출 금리는 최근 크게 올라 연 5%대까지 치솟았다. 전세대출 받아 은행에 매달 꼬박꼬박 이자(연 5%)를 내는 것보다 집주인에 월세(연 4.2%) 내는 게 유리한 세입자도 적지 않다는 뜻이다.
8월 전세대란 우려를 꺼냈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비공개 문서엔 "전월세 시장은 안정세"라고 썼다. 당장 갱신요구권 폐지·축소를 발표하면 임대인 매물회수(공급감소), 임차인 조기계약(수요증가)으로 가격급등 등 시장불안이 즉시 발생할 거란 전망도 '대외비'로 제기했다.
물론 '8월 전세대란'이 없다고 임대차3법에 문제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신규로 전환한 세입자 부담 완화를 위해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집주인에 아무런 '인센티브'가 없다면 '집주인 실거주로 인한 임대차3법 무력화' 문제도 해결 안된다. 지역이나 주택유형, 전셋값과 상관없이 '무조건 5% 상한'을 맞추는게 맞는지 근본적인 고민도 해야 한다. 정확한 현실파악이 먼저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