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309 건
얼마 전 만난 4대 그룹 대관 담당 인사가 불쑥 이런 얘기를 꺼냈다. "설 연휴 지나고 기업마다 대선 전망을 보고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소식이었다. 인맥과 정보망을 총동원해 어느 당의 누가 새로운 5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지 가늠했다고 한다. 한달 남짓 남은 대선을 두고 차례상 민심에 촉각을 기울인 곳이 정치권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다른 기업 대관 담당자는 유독 엎치락뒤치락하는 올해 대선 판세 때문에 연휴가 연휴 같지 않았다고도 했다. 기업들이 대선 때마다 정치권 못지않게 결과 예측에 목을 매는 이유는 정치의 영향력 때문이다. 정경유착이니 특혜니 하는 얘기가 아니다. 문제는 정부의 기업관(觀)이다. 법과 정책을 움켜쥔 정치 권력이 기업을 대하는 방식은 개별 기업을 넘어 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 대선을 20번째 맞으니 기업들도 안다. 후보마다 '친기업'을 부르짖지만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는 다르다는 걸. 정치가 말하는 규제 개혁과 기업이 추구하는 규제 혁신의 출입문이 다르다는
#4인 가족인 기자에게 청약점수 만점은 69점이다. 탈법으로 부양가족 수를 늘리지 않는 한 최고점인 84점은 남의 얘기다. 실수요자조차 순간 헷갈릴 수 있는 '만점'을 아느냐가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등장했다. 이보다 더 생소한 'RE100'도 아느냐의 대상이 됐다.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낫겠지만 대통령의 자격과 쉽사리 연결되지는 않는다. 소소한 공약만 넘쳐나고 국가적 비전제시가 안 보인다는 비판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선거 코앞까지 무의미한 논쟁이 이어진다. 설 명절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양자 토론은 자료를 보며 하느냐 안 보며 하느냐로 싸우다가 무산됐다. 안 봐도 자신 있는 사람은 안 보고 하고, 보면서 정확히 하고 싶은 사람은 보면서 했으면 될 일이다. 판단은 국민이 하면 됐다. #디테일 자체가 성공을 담보하지도 않는다. 현 정부가 청약점수 만점을 몰라서 집값을 폭등시킨 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여권 인사들은 디테일하게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곳에 상가 건물을 사서 재미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집값을 확고한 하향안정세로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다음 정부에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반전에 성공했다. '확고한' 안정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하향안정세'로 접어든 분위기다. 다음 정부에까지 어려움을 넘기지 않겠다는 '두번째 약속'도 지켜질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언제나 집값을 낮추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는 사이 중요한 문제를 하나 놓쳤다. 전국적으로 집값 양극화가 역대급으로 심화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가장 비싼 매매거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 전용 268.95㎡(2층)로 120억원이었다. 가장 싼 거래는 전남 고흥군 뉴코아 전용 22.68㎡( 2층)로 800만원이었다. 한남동 아파트 1채가 고흥 아파트 1500채와 가치가 같다는 뜻이다.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심화된 집값 양극화는 통계로 확인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8년 금호생명보험을 상장해 숨통을 틔우려 했다. 하지만 한 번 잃은 금융시장의 신뢰는 돌이킬 수 없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생명 상장 가치로 1조원이 예상된다며 호기를 부렸지만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고 그해 말 195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내자 파이어세일(급처분)이 논의됐다. 흥행은 아니었지만 참패도 아니었다. 국내 칸서스자산운용이 나섰고, SC제일은행도 녹십자생명 제휴에 실패하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해외에선 조지소로스의 퀀텀펀드가 관심을 나타냈다. IBK기업은행은 윤용로 행장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은 가격보다는 정치력으로 결론났다. 박삼구 회장과 직통 전화가 가능했던 전남 강진 출신 김영재 칸서스 회장이 매각자가 요구하는 대부분의 조건을 수용해 우선협상자가 됐다. 그런데 보험을 전혀 모르던 이 운용사는 빅딜을 한 건 하겠다고 나서 대어를 낚았지만 1년 넘게 돈을 구하지 못해 기한을
"감리 기간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기업의 과거 재무제표를 훑고 또 훑는다. 해당 기업 뿐 아니라 자본시장 전체 회계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키운다. 금융당국 내 감리기한에 대한 내규를 만들어서라도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한 대형 회계법인 고위 관계자의 지적이다. 셀트리온 감리 이슈를 꺼내자 비합리적일 정도로 오래 끌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셀트리온 3사에 대한 회계 불확실성이 4년째 이어지면서 기업 회계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을 당국이 조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새해 벽두부터 기업 회계 시스템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역대 최대 규모 횡령사고가 올해 첫 거래일에 터졌고 2020년 경영진 횡령사고로 거래정지된 신라젠은 경영 정상화를 증명하지 못해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다. 시장이 회계 이슈에 예민해져 있을 때 셀트리온, ,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형제 관련 보도가 나왔다. 2017년 7월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을 앞두고 이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백신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입장을 제한하는 방역패스가 꼭 필요하다 수차례 강조했다. 도입 초기 미접종자를 차별하단 지적이 나왔지만 많은 국민이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동참하기 위해 따랐다. 그러다 청소년 대상으로 방역패스를 확대한다 발표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어 생활필수품을 사는 대형마트까지 방역패스를 적용하면서 반발이 거세졌다. 정부가 백신 만능론에 사로잡힌 게 아니냔 비판이 나왔다. 사실상 백신을 강제하는 방역패스의 전방위적 확대는 결국 국민 저항에 부딪혔다. 방역패스 관련 행정소송 6건, 헌법소원 4건이 제기됐다. 법원도 국민의 손을 들었다. 청소년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며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를 집행정지했다. 이어 서울시를 대상으로 대형마트·백화점 방역패스 집행정지, 청소년 전반에 대한 방역패스 집행정지 판결이 나왔다. 사법부의 판단은 정부의 자의적인 방역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가 있다. 법원은 정부가 확실한
여야를 막론하고 역대 대선 후보들의 금융정책 공약엔 공통점이 적지 않았다. 대출 연체자나 저소득·저신용자 등 금융 취약계층 부담을 줄여주는 금융 지원 정책이 늘 공약집의 들머리를 차지했다는 점이 첫 째다. 규제산업인 금융의 공공성을 떠올리면 소비자 보호와 금융 소외계층 지원이 최우선 과제가 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런데 경제의 혈맥인 금융산업을 육성하는 비전과 지원 정책은 공약집에서 찾아보기 어렵거나 상대적 후순위로 밀린 경우가 많았다. 대선 후보들이 금융을 잘 모르거나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하거니와, 거대담론보단 생활금융 공약이 득표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정치적 판단의 결과물이다. 공약만 놓고 보면 여야와 좌우, 진보와 보수를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유권자'인 금융 소비자의 환심을 살 수 있는 더 센 '한 방'을 놓고 경쟁하다 보니 생기는 정책 수렴현상 탓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선호하는 진보정당은 금융시장의 자율적인 작동 원리를 거스르는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
요즘 정부는 마치 '13월의 월급'을 받은 직장인같다. 매달 알아서 세금을 떼이는 월급쟁이에게 매년 2월 들어오는 연말정산 금액은 나라가 주는 보너스마냥 느껴지기 마련이다. 통장에 월급보다 더 찍히는 숫자를 보며 소소한 사치를 부리는 것도 직장 생활의 몇 안 되는 즐거움이다. 냈어야 할 세금보더 '더' 낸 세금을 돌려받는다는 정산 개념은 잠시 잊어야 온전히 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13일 재정동향을 발표하며 "지난해 11월 예상했던 것보다 10조원가량 국세가 더 건힐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소 341조원 국세수입이 예상된다는 것으로, 282조7000억원의 지난해 본예산에 비해서 60조원 정도 초과세수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초과세수를 활용해 소상공인을 지원하라"고 지시했고, 기재부는 1주일만에 뚝딱 14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만들어냈다. 초과세수 60조원 중 31조5000억원은 지난해 7월 2차 추경에 썼고, 19조원은 올해
"이번 역은 을지로3가, 신한카드역입니다." 오는 3월부터 서울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이 '신한카드역'으로 나란히 불리게 된다. 신한카드 외에도 서울 지하철을 운영 중인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아모레퍼시픽과도 4호선 신용산역의 역명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을지로3가역 판매 가격은 8억7400만원으로 현재까지 계약 중에서 가장 높은 금액이다. 신용산역은 3억8000만원에 판매됐다. 역명병기는 지하철 역명 옆이나 아래 부(副)역명을 더해 표기하는 것을 말한다. 역명병기 사업은 지난 2016년에 처음 시작됐는데, 당시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쳐져 2017년 공사가 출범한 뒤에는 추가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지하철 공공성이 저해된다는 시민단체의 지적,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추진한 '문화예술철도' 정책이 맞물린 결과였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에 코로나19(COVID-19)로 승객까지 줄어들면서 공사는 '백척간두'에 서 있는 상황이 됐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 역병병기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검사장급 인사를 예고하면서 검찰 내부가 또다시 시끄럽다. 인사 규모를 최소한으로 해 현재 공석인 검사장 자리 하나를 외부에서 채우겠다고 했지만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는 선거가 두달도 안남은 시점인만큼 논란이 크다. 박 장관이 인사 이유로 내세운 것은 재해 전문가가 검찰 내부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중대재해 사고는 줄지 않고 무죄가 속출하고 솜방망이 처벌은 여전하다"며 "수사역량의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재판부에 대한 설득 논리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양형기준 수립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한다. 산업안전·노동분야 전문가가 검찰 내부에 없지 않은데다가 법률 전문가라고 할지라도 검사가 해야할 수사업무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수사 지휘라인에 수사 경험이 없는 사람이 오는 것 자체가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다수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가 현 정
"월급 빼고 다 올랐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주부들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들려 온다. 확실히 지난해보다 카트를 채우는 양이 줄었는데도 결제 금액은 훌쩍 늘었다. 연초부터 식음료, 생활용품뿐 아니라 식당, 카페까지 가격 인상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7%로 석 달 연속 3%대를 기록했고 지난해 연간으로도 2.5%로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올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3%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해 수입물가는 15% 안팎으로 뛰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비용 상승을 감내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추가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수입물가 인상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된다.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여줬던 유통가에는 달갑지
"일각에서 명확한 근거 없이 방역지침을 비(非)과학적이라고 비판하며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 14일 청와대는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논평을 내놨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방역에 정치적인 접근은 안 된다"고도 했다. 뒤집어 보면 '거리두기와 방역패스를 축으로 한 K-방역은 과학적'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방역의 수단인 거리두기와 방역패스는 과학적일까. 당연히 과학적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간 접촉을 통해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번진다. 사람간 거리를 두면 당연히 방역효과가 생긴다. 백신 효과에 근거한 방역정책인 방역패스도 마찬가지다. 효과 반감기가 예상보다 빨랐다는 한계를 노출했지만 미접종의 위험성이 접종을 크게 뛰어넘는다는 수많은 연구결과는 사실이다. 방역패스도 과학 위에 기반한 방역 수단이다. 감염병 국면 3년째에 접어든 현재, 이는 과학을 넘어 상식의 영역이다.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는 감염병 국면이 막 시작된 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