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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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의 본질은 폭력이다. 구성원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합의된 공권력의 총체다. 군대와 경찰, 사법권력을 갖고 형벌과 세금을 강제한다. 그 과정은 엄격히 법에 의해 통제된다.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는 왕과 의회가 세금을 놓고 싸우면서 태동했다. 국가 권력의 핵심인 세금 징수는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자 논리와 합리로 설득된 결과여야 한다. 그런데 2022년 대선을 불과 100일 남겨둔 대한민국에서는 낯선 일이 벌어진다. 집권세력과 여당 대선후보가 종부세와 국토보유세를 말하는데 2%, 10%와 같은 단어가 전면에 등장한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정부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 다주택자, 법인의 종부세 비중이 약 93% 이상이라는 통계도 제시한다. 부자한테만 물리니까, 숫자가 적으니까 괜찮다는 얘기다. # 즉각 비판이 따라붙는다. 종부세 부과 대상이 2%에 불과해도 가족을 계산에 넣으면 더 많다든지 세 부담이 고스란히 세입자한테 떠넘겨진다와 같은 지적이다. 그러나 보
임기 6개월 남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집값하락이 목표"라는 뜻밖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폭이 5주째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상승률(0.11%)이 높다. 무슨 수로 반년 안에 집값을 잡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다들 잊어버렸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도 집값이 하락한 적이 있다. 그것도 '반짝' 하락이 아니라 무려 10개월 동안이다. 정부 출범 2년차인 2018년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9월까지(한국부동산원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4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문재인 정부에서 유일한 집값 하락 시기다. 당시엔 무슨 수로 집값을 잡았을까. 두 차례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9·13 부동산 대책이 주효했다게 대체적인 평가다. 기준금리는 2017년 11월, 2018년 11월 두 차례 인상됐다. 이 기간에 정부는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고 3주택자는 전세대출을 못 받는 '초강력' 규제(9·13 대책
전두환과 노태우는 신군부 쿠데타의 주역이었다. 5·18 민주화운동 3개월 후인 1980년 8월 27일 전두환이 대통령이 됐고 노태우는 1988년 2월 25일 대통령에 취임했다. 비록 쿠데타 동지긴 하지만 대통령이 된 방법까지 같지는 않았다. 전두환은 박정희 군부 독재정권 시절 설치된 기구인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간선제로 당선된 대통령이었다. 이른바 '체육관 선거'로 불리는 독재자의 상징이 된 이유다. 이승만이나 박정희조차 형식적이나마 직접 선거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얻는 절차를 거친데 비해 전두환은 독재권력을 수호하기 위한 간선제 대통령을 결코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1987년 4·13 호헌조치를 발표하며 직선제 개헌을 거부하는 등 국민들이 요구하는 민주화를 철저하게 거부했다. 그가 군사쿠데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유혈진압의 과오와 함께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헌정 사상 가장 반민주적인 독재자란 평가를 벗어나기 힘든 이유다. 노태우는 '체육관 선거' 대신 국민의 손으로 직접
금융권 수장에 대한 적폐몰이와 불완전 상품판매 책임제재가 법정에서 하나둘씩 근거 없음으로 결론나고 있다. 여론을 의식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며 제재를 남발했던 정권 초기 당국자들의 결정은 결국 공허한 삿대질이었다는 얘기다. 지난 4년간 득을 본 건 취업준비생이나 금융소비자도 아니고 법정을 분주히 오가며 시간당 65만원 이상 수입을 올린 변호사들이었을 뿐이다. 전 정권에서 뽑힌 특혜채용 금수저들을 솎아내겠다던 선한 동기(?)는 금융권 취업시장의 틈새를 더 조였다. 수십억 자산가가 투자한 파생상품을 두고서도 불완전 판매라고 배상케한 결정은 소비자들의 모럴해저드만 증폭시켰다.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엔 365일 배상하라는 데모가 끊이질 않는다. 단순히 시장의 순기능에 적절히 맡기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을 잘 고치지 못할 거면서 손을 대면 부작용만 나타난다. 비정부기구(NGO) 출신 전임 당국책임자는 "내가 이 자리에서 그 정도 결정도 못 내리냐"고 허세를 부렸지만 결국 무리한 제재는 그
"마치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한 서울시 간부급 공무원은 최근 서울시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의회와의 갈등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10년 전으로 가보자. 2010년 당시 민주당과 오 시장은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등을 두고 갈등을 빚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넘겼다. 이듬해 1월엔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는 민주당 단독으로 전면 무상급식 조례안을 처리했다. 선별적 무상급식을 주장하던 당시 오 시장은 조례안 공포를 거부했다. 이어진 양측의 싸움 끝에 오 시장은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같은 해 8월 실시한 주민투표의 최종 투표율은 25.7%로 개표 가능한 투표율(33.3%)에 미달했다. 오 시장은 시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 오 시장과 시의회와의 대립과 갈등은 재현되고 있다. 시의회는 진행하던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하는 등 양측은 초긴장 상태까지도 갔다. 지난 16~18일 시의회 시정 질문에선 시민단체 관련 민간위탁·보조금 사업
"2차 접종률 70%, 전반전 끝나고 축포 터트린 것과 마찬가지."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고 3주째에 접어들면서 우리 방역 환경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연일 신규 환자는 3000명 이상, 사망자는 20~30명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은 위험 수위인 80%를 넘었다. 방역 현장에선 이미 수도권 의료 체계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토로가 나온다.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대기 중인 코로나19 환자만 800명 이상이다. 이상하다. 정부는 일상회복으로 신규 환자가 5000명까지 늘어도 감당할 수 있는 의료 체계를 갖췄다고 자신했다. 왜 벌써 의료 체계 여력이 급격히 떨어졌을까.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한 맹신을 지적한다. 정부는 위드코로나에 따라 확진자 수가 늘어도 예방접종 효과로 위중증환자가 크게 불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증환자를 재택치료로 돌리면 병상 수 등 의료 체계도 버틸 수 있다고 봤다. 백신의 중증 예방 효과를 믿었기 때문인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단 비판
가계부채발(發) 경고음을 울리는 금융당국이 요새 부쩍 즐겨 사용하는 단어가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이다. 부채로 쌓아 올린 경제 구조에 복합적인 내외부 충격과 악재가 일시에 몰려드는 위기 상황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금융 당국자들이 퍼펙트스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묘한 기시감(데자뷔)이 든다"고 예로 드는 게 바로 2003년 카드사태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들어선 국민의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2001년 부동산 규제를 풀고 가계대출을 사실상 조장했다. 소비 진작을 목적으로 경제활동인구 1인당 카드 수가 4.6개에 달할 정도로 무분별하게 신용카드를 발급해 줬다. 2002년 경제성장률이 7%까지 올라갔지만 이듬해엔 3.1%로 추락했다. 카드 빚을 못 갚은 340만명의 신용불량자가 발생하고 카드사들이 부도 위기가 처했다. 2003년 SK글로벌 사태와 이라크 전쟁, 북핵 실험 등 내외부 악재도 더해졌다.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는 복합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것
역대 최장수 곳간지기답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별명도 부자다. 각종 현안에서 여당에 결국 밀리며 곳간을 열어주면서 붙은 '홍두사미', '홍백기' 같은 조롱섞인 별명이 있는가 하면 '더 피넛츠'의 인기 캐릭터 찰리 브라운에서 따온 '남기 브라운'처럼 호감형 별명도 있다. 부총리로서 3번째로 증인석에 앉은 올해 국정감사에선 예년보다 여유있고 당당해진 홍 부총리의 모습을 보고 '말년 병장'같다는 이들도 있다. 호불호를 떠나 그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홍 부총리가 '천생 공무원'이란 말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정부청사 복도를 걸어서 다닌 적이 없다'(늘 뛰어다녔다)는, 전형적인 돌쇠 타입이라는 게 홍 부총리에 대한 일반적 평가다. 수행원에게도 잘 안 건넨다는 서류가방은 종이만 들어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무겁고, 비행시간 10시간이 넘는 해외출장 직전까지 회의를 주재하는 체력은 젊은 직원들도 따라가기 벅차다고 한다. 홍남기 부총리의 별명 대부분은 이 '천생 공무원'의
대법원이 한 법관의 특혜성 해외 연수 논란에 사과했다. 법원행정처의 수차례 설명에도 판사들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자 사법부 2인자인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직접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글을 올려 판사들에게 "송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판사들은 여전히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김 처장의 사과가 '과거와 다른 방법으로 선발을 한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데 방점이 찍혔기 때문이다. 판사들이 알고 싶은 것은 어떤 과정으로 해당 판사가 연수를 가게 됐는지다. 이번 사건 이전에는 판사들은 해외연수법관으로 선발되고 이듬해에야 출국할 수 있었다. 연수 대상자로 선발돼야만 본인이 연수(유학)를 갈 기관을 알아보고 허가를 받은 후 출국이 가능해서다. 그런데 A판사는 올해 선발돼 올해 출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행정처가 금지해 온 '교육대상자 선발 전 해외기관 접촉'을 통해서였다. 심지어 행정처는 A판사에게만 미리 선발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판사는 지난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예산·기술 확보보다 더 큰 문제는 인사(人事)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친환경 생산공정이 확대될수록 기존 기술기반 인력들을 어떻게 재교육·재배치할 것인지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입니다." 올 여름 한 대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조직 관계자와 만났을 때 들었던 얘기다. 기존 인력의 재교육·재배치란 '구조조정'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확정됐고 2030년까지 시한을 박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도 상향조정돼 갈 길은 더 빠듯해진 시점이 되니 당시의 그 관계자의 말이 더 귀에 남는다. 항상 그랬다. 1차 산업에서 2차 산업으로, 2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의 이행처럼 새 패러다임으로의 이행은 필연적으로 옛 패러다임의 파괴적 붕괴가 수반됐다. 탄소중립, 그리고 ESG 친화적 경영 시스템으로의 전환 역시 마찰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미 2019년 현대차 노사 외부 자문위원들이 친환경차 확산, 자율
"손발 묶어놓고 영업하라고 하니 죽겠습니다. 수탁사 외면에 문닫는 것을 고민하는 곳도 많습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정부의 규제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2019년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에서 투자자 보호 강화라는 이유로 사모펀드 운용사에 각종 제재를 가하고 있다. 판매사들도 사모펀드 판매를 꺼려한지 오래됐다. 사모펀드 업계가 잔뜩 위축된 배경이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신규 사모펀드 수는 월별 200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규 사모펀드 수는 월별 600건에 육박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를 차례로 거치며 신규 사모펀드 수가 3분의 1 토막났다. 상황이 이러니 좋은 투자 아이디어가 있어도 펀드 판매가 어렵다. 한 사모펀드업계 관계자는 "여력이 남아있는 전문 사모운용사들은 투자일임 등의 방식으로 전략을 선회하며 겨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2, 3곳 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핫 하다. 특히 환경에 대한 의식이 달라지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에 가치를 두고 소비 결정을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이나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가 적은 제품, 리사이클(제활용) 제품 등을 앞다퉈 내놓고 홍보하고 있다. 모든 기업들이 ' ESG' '친환경'을 내세우면서 '진짜 착한기업'인지 '착한기업인 척'인지를 가려내기 위한 소비자들의 감시가 시작됐다. '그린워싱(greenwashing)' 역풍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린워싱이란 'green'과 'white washing(세탁)'의 합성어로 기업들이 친환경, 녹색 경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은 '위장환경주의'를 뜻한다. 최근 스타벅스가 일부 매장에 일회용컵을 없애고 다회용컵(리유저블컵)을 도입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스타벅스가 도입한 다회용컵이 PP(폴리프로필렌) 재질의 플라스틱인데다 그동안 수많은 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