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아직 불안한데 마스크 벗어도 괜찮을까요?"
정부가 일상회복에 속도를 낸다. 사실상 코로나19(COVID-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지는 감염병) 수순이다.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해 여러 방역 규제를 완화했다. 의료 환경도 점차 일상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정부는 곧 웬만한 방역 조치를 모두 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종적으로 실내 마스크 정도를 제외하고 영업시간, 사적모임, 대규모 행사 등 모든 방역 규제를 해제하고 일상에 가까운 체계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를 특별 취급하지 않고 독감처럼 관리하겠단 의미다.
국민은 여전히 불안하다. 내가 다니는 병원이나 약국에서 만난 다른 사람이 확진자가 아닐까. 집에 아이가 있는 부모는 외출할 때 걱정부터 앞선다. 완치돼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니 찜찜하다.
정말 이대로 일상을 회복해도 괜찮을까. 왜 우리는 불안할까.
우선 아직 코로나19는 독감처럼 쉽게 약을 처방받기 힘들다. 독감 약보다 처방 절차도 복잡하고 정부가 확보한 물량도 충분하지 않다. 진료 받을 수 있는 병원도 제한적이다. 즉 지금 우리 의료 체계는 코로나19에 독감처럼 대응할 수 없다.
또 코로나19 중증 또는 응급 환자 치료 시스템은 여전히 견고하지 못하다. 응급 격리 병상은 자리가 없고 긴급 이송 체계도 보완해야 한다. 의료계에선 제대로 치료하면 살 수 있는 코로나19 환자가 숨지는 초과사망 사례가 수천명에 달할 것으로 본다. 내 가족이 코로나19에 걸려 위독할 때 확실하게 치료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 정부가 방역 규제를 풀 때마다 대유행을 촉발한 경험도 기억한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거리두기를 완화했는데 이후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퍼졌다. 이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도했다 전국에서 병상이 부족해 의료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그런데 정부는 일상회복 시도를 자화자찬하고 있다.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코로나를 풍토병 수준으로 낮추는 선도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우리의 일상회복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김부겸 총리는 "대한민국은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말했다.
국민 생각은 다르다. 지금의 일상회복 과정이 정부가 잘한 결과인지 의문이다. 워낙 급속하게 감염이 퍼져 자연면역을 갖춘 국민이 많아졌기 때문 아닐까. 정부와 국민의 인식 차이는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소통 부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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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전문가는 "얼마 전까지 마스크 쓰라고 그렇게 강조했으면서 갑자기 밖에서 벗어도 된다고 하면 누가 선뜻 좋다고 할 수 있겠나"라며 "어떤 이유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설명하고 국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전문가와 논의해서 방역 정책을 결정해야 국민 불안을 덜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른 전문가는 "준비가 부족한 채 시행하는 일상회복은 의료 현장과 국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정부가 방역 관리를 잘해서 일상회복을 시도하고 있단 자화자찬보다 치료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 중증 환자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