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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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여당에게 180석 의석을 밀어준 국민들이 1년 만에 이토록 변할 수 있을까. 전국 단위 선거가 아니긴 하지만 차기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러진 서울 지역 선거 결과는 특히 더불어민주당에겐 아프면서도 충격적이다.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중도층의 '변심', 이른바 '스윙보터'의 힘이다. 1년 전 더불어민주당의 승리가 온전히 '민주당의 승리'라고 생각했다면 착각이었다는 뜻이다. 180석의 상당 부분은 언제든 여당에서 야당으로 '변심'할 수 있거나, 여당에 대한 투표를 포기할 수 있거나, 투표를 포기했으나 상황이 변하면 다시 야당에게 표를 줄 수 있는 이들이 만들어줬던 의석이었던 셈이다. 이미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중도층의 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민주당은 친문(친문재인) 색이 비교적 옅은 후보를 내세웠고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아예 후보를 내지 못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20~50대까지 묶여있던 세대별 범진보연합이 깨진 것도 중도층으로 넘어
앞선 세대에 아이작 아시모프와 백투더퓨쳐가 있었다면, 그 다음 세대에겐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가 있었다. SF만화영화인데 우주 탐사를 떠났다가 사라진 과학자 아버지를 찾아나선 주인공 얘기다. 지금 '아재'들 중 상당수가 2020원더키디를 통해 미래의 모습을 꿈꿨을 것이다. '2020년엔 진짜 저러려나?' 했는데,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안 될 듯?'이 대세였다. 자유자재로 변신하며 사람을 태우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나 사람 대신 일하고 싸우는 로봇들, 언제든 우주여행을 떠나는 기술은 아직은 좀 먼 미래였다. 여전히 바퀴달린 내연기관이 탈것의 대세고 우주는 위험한 미지 영역이었으며 수소같은 미래 에너지는 체감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코로나19를 거치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가솔린이나 디젤엔진은 배터리와 전기모터로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대체된다. 땅을 달리던 자동차는 몇 년 내 도시를 날아다닐 태세다. 우주로켓 스페이스X는 마치 발사영상을 거꾸로 돌린 것 처럼 지상으로 사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불리해진 여당이 ‘내 집 마련 국가책임제’를 들고 나왔다. 선거를 앞두고 19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지원금 명목의 돈을 뿌리더니 LH 사태가 터져 예상치 못한 궁지에 몰리자 집까지 책임지겠다고 공언하기 시작했다. 국가가 전국민의 주거를 책임지는 자본주의 사회는 없다. 일부 공산국들이 주거를 책임지겠다고 시도했는데 가보면 집이 아니라 감옥 수준이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개방 전 베트남에서도 폭이 4m가 넘지 않는 일률적인 꼬꼬마 집들이 주거촌에 다닥다닥 붙어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는 이미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임대주택으로 이른바 '쇼'를 벌였다가 거센 지탄을 얻었다. 대통령이 "아늑하다"던 그 집은 하루 보여주기를 위해 4000만원이 넘는 인테리어로 치장했던 쇼룸에 불과했다. 실제 서민 임대주택이 그럴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제와 더 참을 수 없는 건 그 쇼를 LH와 국토부가 기획했다는 것이다. LH 어떤 관계
2010년 7월의 일이다. 회사 선배가 "하버드대 3총사의 벤처 창업 소식이 있다"며 인터뷰를 주선했다. 그렇게 서울 신사동에 있는 벤처회사를 방문했다. 가정집 같은 구조의 작은 사무실로 기억한다. 회의실에서 3명의 창업자를 만났다. 사업 아이템은 당시 '뜨고 있던' 소셜커머스였다. 첫 번째 상품으로 워커힐 수영장 할인권을 준비했다며 곧 사이트를 오픈할 것이라고 했다. 회사 이름은 쿠팡. 맞다.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쿠팡의 11년 전 이야기다. 사업 내용은 새로울 게 없었다. 당시 소셜커머스 업체만 수십개였다. 하지만 사업을 준비하던 창업자들은 좀 다르게 보였다. 그들은 "사람들의 생활을 다채롭게 하겠다"며 비전과 미래전략을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수많은 벤처회사 중 하나로 생각했다.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하버드대 3총사 벤처 창업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옛 기억을 더듬어 찾아보니, 한국에서 쿠팡을 다룬 첫 기사로 남아 있다. 1년 뒤 김범석 쿠팡 대표를
수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가장 작은 원소다. 원자량 1.00784(g/mol)인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 원자 개수로는 9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상온 대기압에서 무색·무취·무미의 기체 상태이지만 산소와 결합시키면 물과 열, 전기가 발생한다. BTS가 글로벌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수소전기차 '넥쏘'가 이런 원리로 도로를 달린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로 만들어 두면 나중에 필요할때 연료전지기술로 언제든 전기로 바꿔 쓸 수 있다. 에너지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 발생도 없다. 탄소중립시대 핵심 에너지원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탄소기반 화석연료 시대엔 석유가 산업이자, 경제였다. 석유로 옷을 만들고 그릇도 만들었다. 자동차와 비행기, 배 등 모든 탈 것은 석유로 움직인다. 심지어 약도 석유로 만든다. 석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페놀이나 벤젠에 이산화탄소를 결합시키고 이를 화학처리해 만드는 소염진통제 '아스피린'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인간 의식주에 깊
"(주)대우(지금의 포스코인터내셔널)가 미얀마 앞바다에서 가스를 캐낸다!" 돌아보면 거의 '가짜뉴스' 격이었다. 사업이 제안된게 1997년인데 2004년에 와서야 탐사가 이뤄졌다. 그러고도 10년이 넘게 "나올 것 같다"와 "안 나올 것 같다"가 되풀이됐다. 2014년 생산개시까지 그야말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넜다. 그동안 대우그룹이 해체돼 사라졌다(1999년). 종합상사 (주)대우는 포스코로 주인이 바뀌었다(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로 다시 간판을 바꿔달았다(2016년). 그제야 미얀마가스전은 정상 궤도에 올랐다. 이젠 연 3000억원 수익의 화수분이 됐다. 어떻게 20년을 매달렸을까. 상사맨들에게 신기하다 말했다가 "계약서도 안 써보셨느냐"는 핀잔을 들었다. 구두계약도 계약, 양해각서(MOU)도 각서라는거다. 한 상사맨이 말했다. "안 나올 것 같다고 계약을 깨면, 다음부터 그 회사 사업제안을 거들떠나 보겠어요?" 미얀마 가스전 사업이 출발할땐 군부정권이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변호사시험 수험생들을 만날 용의가 있느냐”는 청문위원 질문에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취임 2개월이 됐지만 박 장관은 아직 수험생들을 만나지 않았다. 장관 뜻인지 담당 부서의 의지인지 알수 없지만 수험생들이 장관을 직접 만나는 것을 꺼리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치러진 변시에선 법무부 관리 부실로 공법 과목에서 '문제유출'이나 다름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법전에 대한 공지 미숙과 이화여대 시험장에서의 조기 종료사건으로 부정행위도 있었다. 하지만 법무부는 총체적 난국이었던 변시 관리 부실에 대해 아직 어떤 공식적인 ‘사과’도 없었다. 로스쿨 측은 새로 취임하는 박 장관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아직까진 어떠한 액션도 없다. 담당부서 법조인력과는 공무원 23명이 소속된 대형 부서다. 1년에 한번 있는 변시를 담당하면서 올해에만 최소 3가지 이상의 다양한 ‘사고’를 쳤다. 몇년전 사법시험이 폐지돼 업무가 줄었는데도 부서 규모는 그대로였다. 법
요즘 음식점에 김치가 남아돈다고 한다. 밑반찬으로 내놓는 김치를 손님들이 먹지 않는 까닭이다. 이를 두고 언론에선 '중국발(發) 김치파동'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식당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COVID-19)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감소한 손님이 더 줄어들까 걱정이다. 국내에 수입되는 김치의 99.9%가 중국산이고, 음식점 대부분이 이 김치를 쓴다. 국내산 김치를 쓰려면 중국산보다 비용을 5~7배 더 지불해야 한다. 영세한 자영업자가 '공짜 반찬'에 비용을 더 쓰기엔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이러다보니 국산 김치를 쓰는게 자랑인 시대가 됐다. 김치 파동의 발단은 '중국에서 배추를 대량으로 절이는 방법'이라는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였다. 땅을 파고 비닐을 씌워 대형 수조를 만들고 거기서 대량의 배추를 구정물같은 혼탁한 소금물에 절이는 상황이 보여지는데, 그 과정이 매우 비위생적이다. 한 남성이 알몸으로 배추를 옮기고 녹이 슨 굴삭기가 배추를 휘젖는다. "몰랐으면 모르고
"삼성의 전성기가 지금일까 봐 두렵습니다." 며칠 전 만난 삼성전자 한 임원의 고백이다. 불쑥 튀어나온 묘한 뉘앙스의 언급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무슨 뜻이냐는 듯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는 "없는 힘까지 쥐어짜내야 할 상황인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했다. 1등을 지키는 것은 1등으로 올라서는 것보다 몇 배 더 힘들다. 그가 꺼낸 것은 단순히 1등이 느끼는 압박감만은 아니었다. '삼성맨'으로 30년 가까이 지내면서 삼성의 성장사를 생생하게 목격한 이가 느낀 최근의 상황에 대한 토로에 가까웠다. 누구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흘렀다. 사법적 판단에 대한 평가와 별도로 이 부회장의 부재는 삼성이 당면한 현실이다. 삼성이 차지하는 밥그릇의 크기 덕에 우리 사회가 함께 부담해야 할 현재라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기업인의 과오에 대해 눈을 감자는 얘기가 아니다. 배 곯던 시절처럼 '밥'이 '법'보다 우선하는 세상이 아님을 기업인들도 잘 안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렸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는 국민들의 분노를 제대로 건드렸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여권이 직감했다. 발등에 불 떨어진 여당 서울시장 후보가 특검 카드를 던졌고 당이 바로 받았다. 지난 수년간 숱한 논란에도 좀처럼 실시간 입장을 내지 않던 대통령이 매일 초강경 메시지를 내놓는다. 민심을 달랠지는 의문이다. 명칭은 그럴듯하지만 구성하는데만 시일이 한참 걸리는 게 특검이다. 전수조사에 야당도 끌어들인다. 자기들 권한 휘두를 때는 없는 사람 취급하더니 책임져야 할 때는 같이 해야 한단다. 대통령은 사과는커녕 비판하는 목소리에 짜증을 냈다. 물 타기와 물고 늘어지기는 원래 정치권 속성이니 새삼스러울 건 없다. 진짜 문제는 이슈가 터질 때마다 벌어지는 입법권 남용이다. 불붙은 여론에 찬물 한 바가지씩 붓듯 각종 ‘법’을 경쟁하면서 쏟아낸다. 논란이 거센 법을 성난 여론을 핑계로 뚝딱 통과시킨다. LH 파문에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 특단의 대책으로 떠올랐다. 대
두 시간 남짓의 오페라 공연이 모두 끝났다. 객석은 텅 비어있었지만 출연진들은 그 어느때보다 큰 소리 없는 박수를 들었고, 끝없는 위로를 느꼈다. 폐업 상태나 다름없는 클래식 공연예술계엔 오아시스와도 같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올해 최초이자 (현재까지는) 유일하게 공연된, 세아이운형문화재단 후원 '피가로의 결혼'이었다. 작품 선정 과정부터 특별했다. 오페라는 보통 비장한데, 피가로의 결혼은 다르다. 희망과 화합, 용서의 메시지를 유쾌하게 전한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영상으로 대중을 만나는데 한계가 있는 클래식계는 더 그렇다. 공연은 줄줄이 취소됐고 예술인들은 생계를 고민하는 상황이 됐다. 그 어느때보다 희망과 위로가 필요한 시점이다. 예술계만이 아니다. 비정상적 생활이 길어지면서 전 사회적으로 보이지 않는 피로가 쌓이고 있다.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의 고민도 같았다. 지난 10일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녹화'된 피가로의 결혼 공연은 그렇게 기
"적절치 않은 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확인돼 제가 보기에도 참 온당치 않은 행태다. 가능한 방법을 통해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 이런 행태는 용서받아서는 안 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3기 신도시 땅투기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한 자리에서 '블라인드'에 부적절한 글을 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을 색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을 통해 재직 여부를 확인한 뒤 가입하는 앱이다. LH 소속 가능성이 높은 직원들이 블라인드 게시판에 "아니꼬우면 이직해라", "차명거래로 꿀 빨란다", "공부 못해서 못 와 놓고 조리돌림" 등 조롱에 가까운 글을 올리자 정 총리가 색출을 해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이다. 정부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결과, 신도시에 땅투자를 한 LH 직원이 추가로 7명 나왔다. 확인된 사람만 총 20명이다. 차명거래, 가족거래까지 조사하면 규모는 훨씬 더 늘수 있다. 공공기관 직원이 '묘목심기'까지 하면서 땅 투기를 하고 이를 정당화 하는 글을 공공연하게 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