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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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조두순 출소 당시 유튜버들의 난동은 전국민적 충격을 줬다. 조두순 호송차에 올라타거나 욕설과 괴성은 물론 웃통을 벗고 차력쇼에 댄스경연까지 벌이는 이들을 정상인의 사고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들의 기행만큼 놀라웠던 것은 이들의 실체다. 극우단체 회원이나 정치 유튜버, 시덥지 않은 세상사 관련 잡담, 심지어 음담패설까지 늘어놓았던 인터넷방송 BJ(방송진행자)들이어서다. 조두순 성범죄에 대한 응징과 이들간 연관성을 도무지 찾기 어렵다. 최근 일부 유튜버들의 방종과 일탈은 점입가경이다. 올들어서만 지하철에서 코로나19 확진자 행세하거나 방역복을 입고 나타나 시민들의 공포감을 조성한 일, 배달음식을 빼먹고 마치 배달사고인 양 거짓 영상을 올려 업체에 피해를 준 일, 심지어 자기 반려견을 거리낌없이 학대하는 것까지 유튜브의 소재가 됐다. 한 식당 주인은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유튜버의 갑질과 횡포를 막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간청했다. 일부 정치 유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이 입버릇처럼 하던 격언이다. 어떤 것을 얻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기회비용)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뜻이다. 술 몇잔 이상 마시면 식사를 덤으로 제공하던 19세기 서부 개척시대 미국 술집의 마케팅 전략에서 유래한 말이다. 진부하기 이를 데 없는 표현이만 '2050년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한 대한민국 작금의 현실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엔 이같은 불편한 현실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누가 뭐라해도 이번 9차 계획의 핵심은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변화의 원흉으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을 대대적으로 감축하는데 있다. 현재 가동 중인 60기의 석탄발전 중 30기가 문을 닫는다. 나머지 석탄발전 설비도 연간 발전량을 제약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석탄의 이산화탄소 배출계수(g/kWh)는 991이
"코로나19(COVID-19) 백신때문에 머리가 아파요." 한 대기업 총수가 말했다. 백신 부작용으로 머리가 아픈거면 차라리 나을것 같다고 했다. 구할 수 없는 백신을 구하느라 머리가 아프다는거였다. 재벌 총수가 왜? 본인이 맞을 백신은 아니라고 했다. "일부 기업엔 개별적으로 알아서 구하라고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어디선가 '백신을 좀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상황인듯 했다. 대체 누가? 5대그룹에 속하는 한 대기업 고위관계자는 지난주 정부부처의 호출을 받아 세종시로 급히 내려가야 했다. 이 대기업은 계열사로 백신 제조기술을 가진 바이오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기자에게 이 소식을 전한 해당 그룹 관계자는 "그런데 그분은 왜 거길 불려들어갔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대체 왜? 궁금한게 많았지만 취재를 더 이어갈 수 없었다. 이런일도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얼마전 백신 수급상황을 설명하며 "질병관리본부와 한 민간기업이 함께 뛰고 있다"고 말했단다. 질본이
올 한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책임이 무거웠던 자리를 꼽으라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19(COVID-19) 감염병이 발생한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과 중앙사고수습본부장으로 방역, 재난 실무를 1년여간 주도했다. 1년여의 시간은 갈등의 연속이었다. 중국 우한 교민 임시생활시설과 생활치료센터 설치 문제, 마스크 효과 논쟁과 품귀현상, 해외 유행에 따른 특별검역 문제, 확진자 동선 공개범위 등 갈등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방역 차원에서도 하루하루가 고비였다. 1월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해외유입국가 통제 기준, 대구·경북지역 인력지원, 중국인 유학생 방역대책,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 마련, 4월 총선, 부활절 등 교회방역, 황금연휴와 추석연휴 고향방문 및 여행자제 등 매 순간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밤을 지새웠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나열해도 이 정도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결과가 나오지만 아직까지 풀지 못한 숙제도 많다. 갈등 양상이 가장 크게 나타난
# '내가 누리는 것 중에는 당연한 게 없다. ' 갓 입사한 수습기자들이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자기소개를 읽어 내려가다 이 대목에서 멈췄다. 곱씹을수록 타당하다. 많은 이들의 노력과 희생이 얼기설기 얽혀 공동체의 일상을 지탱한다. 때로 누군가의 헌신이 구멍을 메꾼다. 이 사실 앞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신문사 입사할 때 작문시험 제시어 '부자'가 떠올랐다.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인 경주 최부자 얘기를 쓰면서 노무현 정부 당시 양극화 문제와 연결지어 졸고를 냈다. 사회가 바뀌고 정권이 수차례 교체됐지만 그때 답안지에 적었던 최부자 가문의 규율은 현재 핵심 화두다.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고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민생), 흉년에 남의 논밭을 사지 말라(공정) 등이다. 1년 수확량의 3분의 2를 베풀던 이 집안은 일제에 나라를 뺏기자 재산을 독립자금으로 바친다. #보수는 본래 이념이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다. 어느 것 하나 당연한 게 없는 공동체의 일상이 유지되도록 원칙과 질서를 중시한다.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례식 때 빈소를 찾은 수많은 차량 중에 취재진의 눈을 피해 빈소 지하주차장으로 직행한 차가 1대 있었다. 마이바흐 62S 랜덜렛. 생전 이 회장의 애마(愛馬)다. 이 회장은 2009년 함께 구입한 롤스로이스 팬텀보다 이 차를 더 즐겨탔다. 이 회장이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였을 때 탔던 차도 이 차다. 2014년 5월10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한달여 전 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귀국했을 때 이 차를 타고 이태원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2013년 점검 때 주행거리가 2만㎞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이 쓰러진 뒤엔 이따금 관리 차원에서 시동을 건 것을 빼면 줄곧 삼성전자 서울서초사옥 지하주차장 3층에서 주인을 기다렸다. 한창때 멈춰선 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차다. 삼성에서 마이바흐는 고급 승용차 이상의 의미, 이 회장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통했다. 삼성 바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마이
"평생 공공임대나 살라고? 니가 가라 공공임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행복주택을 찾은 이후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니가 가라 공공임대"라고 쏘아붙였다. "4인 가구도 살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13평(전용 44㎡)에 4인 가족이 평생 살 수 있냐"며 내집마련의 소박한 꿈마저 무시했다는 분노의 글도 쇄도했다. 문 대통령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질문을 던진 것이지, 4인 가구에게 충분한 면적이라고 한 것은 아니라고 청와대는 진땀을 빼며 해명했다. 공분(?)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옮겨갔다. "대통령이 애를 키우는 것도 아니고 (퇴임 후) 부부만 살 테니 사저 크기는 6평으로 충분하다"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정부가 새 아파트 공급 대책이나 쓸만한 전세대책은 안 내놓고 엉뚱하게 공공임대주택 성과만 자화자찬한다는 비판, 시장을 무시한 문재인 정부의 '좌편향'이 더 문제라는 게시글도 눈에 들어온다. 이 정도라면 공공임대에 대한 '반감'을 넘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할 정치가 지난 12월8일 청와대의 지시와 여당의 무리한 날치기 통과로 모든 것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이유야 어디에 있건 통렬하게 반성하면서 ‘싸우는 국회’는 올해에 묻고 내년부터는 제발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국회에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특히 야당이 이런 자세를 갖고 있는데 청와대와 여당이 또다시 싸울 빌미를 제공하는 그런 정치가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2020년 12월, 지금 대한민국 국회의 얘기로 들린다.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 앞에 속절없이 무너진 힘없는 야당 국민의힘의 푸념같다. 그러나 이 얘기는 정확히 10년 전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2010년 12월31일 당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현 국정원장)는 최고위 발언을 통해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새해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고 비판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강조했다. 이때 한나라당 의석수는 171석. 민주당은 86석에 불과했다. 민주당
#1. 1973년 10월 20일은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의 변곡점이 되는 매우 중요한 날로 평가된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를 맡은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를 해임한 날로 '토요일밤의 학살'이라고 불린다. '학살'이라고 불릴 만도 한 게 닉슨 대통령은 콕스 특검을 해임하기 위해 두명이 더 자신의 '목'을 내놨기 때문이다. 콕스 특검을 해임하라는 닉슨 대통령의 명령을 받은 엘리엇 리처드슨 법무부 장관과 윌리엄 러켈스하우스 법무부 차관은 콕스를 해임하는 대신 자신의 직을 버리고 닉슨 대통령으로부터 돌아섰다. 닉슨 대통령의 '구원투수'는 로버트 보크 법무차관보였다. 법무부 장관 대행을 맡아 콕스를 해임하는 칼을 대신 쥔 것인데 닉슨 대통령으로부터 연방대법관 자리를 약속받고 이를 수행했다는 게 훗날 알려졌다. 닉슨 대통령이 콕스를 해임하려던 이유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는 테이프 공개를 막기 위해서였다. 대통령의 참모였던 리처드슨과 러켈스하우스가 콕스를
1984년 12월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양복에 두꺼운 외투를 껴 입은 젊은이 몇 명이 새벽부터 리어카에 동전 꾸러미를 잔뜩 싣고 청량리 시장통을 돌고 있었다. 녹슨 드럼통에 피운 모닥불에서 손을 녹이던 상인들을 보자마자 넙죽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상인들로부터 지폐 몇 장을 건네받은 젊은이들은 꾸러미에서 그만큼의 동전을 꺼내줬다. 몇 마디 인사말을 나누고는 다시 리어카 손잡이를 잡고 총총 걸음으로 다음 상인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신한은행 창립 초기 서울 청량리 경동시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신한은행은 그해 11월 청량리점을 개설하고는 시장통을 돌며 상인들에게 동전을 바꿔줬다. 장사 도중에 은행을 가기 어려웠던 상인들에게 찾아가는 동전 교환 서비스는 획기적이었다. 신한은행 신화는 그렇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1982년 재일교포 자금으로 설립됐다. 아직 40년이 채 되지 않은 청년 은행이다. 그렇지만 120년 한국 금융 역사의 리더가 된 건 우연한
그는 분쟁조정자다. 소리 없이 강하다는 클리셰로만 설명하기 부족하다. 이 남자, 무색무취인 줄 아는데 만나보면 예상과 다른 힘이 있다. 상대방을 누르려 하지 않으면서 끝까지 경청한다. 말을 듣다 보면 어느 새 빠져들게 하는 덕이 있다. 검란(檢亂)으로 비화한 법무부와 검찰 사이의 반목을 두고 정세균 국무총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명분은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 본연의 역할이다. 정 총리는 이미 지난달 초에 경고장을 보냈다. 취임 300일차 공관 간담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좀 자숙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사용하는 언어를 좀 더 절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파열음으로 국민들이 혼란해하지 않도록 공직자들로서 서로 삼가라고 내각 구성원을 '통할'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경고는 먹혀들지 않았다. 윤석열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은 대통령과 정부의 '탈원전'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명분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이라고 규정했지만 실제는 반격을 위한 파상공세였다.
"공정위 논리대로라면 한진칼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려면 대한항공을 팔아야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걸 누가 수긍하겠습니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간 합병심사를 앞두고 요기요 매각 카드를 꺼내자 한 국내 벤처투자자는 이렇게 반문했다. 요기요를 매각해 독점논란을 해소해야 기업결합을 승인하겠다는 공정위의 판단을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스타트업 업계와 시장관계자들의 반응도 대체로 비슷하다. 독과점 논란에도 정부가 밀어부치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와 비교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공정위는 국내 배달 앱 1·2위 사업자인 배민과 요기요가 결합할 경우 시장 점유율 99%에 달하는 독점 사업자가 탄생해 배달수수료 등 가격인상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 판단했다. 심사보고서에 요기요 매각조건을 넣은 배경이다. DH와 배민의 합병을 허용하면 자영업자들의 민심이 이반할 것이라는 정무적 판단이 가미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공정위의 판단은 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