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시장
'법과 시장' 칼럼은 각종 송사 현장을 누비는 변호사들의 눈으로 경제를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칼럼입니다. 나날이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는 경제 관련 사건에 대해 법률 전문가적인 명쾌한 해석과 분석으로 독자들의 안목을 넓혀줄 것입니다. 또 시장에서 요구되고, 통용되는 법 논리와 경제 논리 간의 충돌점과 접점을 찾아내 대안을 제시하는 길라잡이 기능도 합니다. '법과 시장' 칼럼은 격주 월요일마다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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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 분쟁에서 두 상표의 '유사성'에 대한 판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표 분쟁에 휘말렸을 때 유사성 혹은 비유사성을 주장하기 위한 논리의 근거로 다음의 대법원 판례를 참고하면 좋다. 'HOMEPLUS'와 관련된 대법원의 판결을 보면 본원상표는 HOMEPLUS이고 인용상표는 HOME였는데, 대법원은 두 개의 상표가 서로 다르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본원상표는 HOME이라는 단어와 PLUS라는 단어가 결합돼 외관상 일체적으로 구성된 조어이고, 그 호칭도 4음절로 비교적 짧아서 'HOME'과 'PLUS'로 분리·관찰하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본원상표의 지정상품이 속한 상품류 구분 제3류(과자와 빵, 당류, 떡)의 상품들에 관해 '오리온 홈 크래커' '홈그린' '에트홈' '홈파티' '홈스틸' 등과 같이 'HOME'이라는 단어를 포함하는 많은 상표들이 등록됐다"며 "적어도 위 지정상품에 관해서는 HOME이라는 용어가 상품 표지로서의 식별력이 부족하다"고 설
29세 미혼여성 K씨는 1년 전부터 남자친구 C씨와 결혼준비를 시작했다. 예비 시부모님이 C씨 명의로 사둔 4억짜리 아파트가 있어 집 걱정은 안한다는 점이 결혼을 결심한 중요 요인이었다. 그런데 결혼식을 두 달 앞둔 시점, 예비 시부모님 K씨를 호출했다.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K씨 앞에 종이 한 장을 내밀면서 서명을 하라고 했다. 'C명의 집은 부모님이 사준 특유재산이므로, 이혼할 경우 이 집에 대한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였다. K씨는 결혼도 하기 전에 이혼을 준비하는 각서를 쓰라는 시부모님이 서운했지만 이미 청첩장까지 돌린 상황이라 서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여러 가지 문제로 결국 K씨는 결혼 6개월 만에 이혼소송을 하게 됐다. K씨는 이혼을 결심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결혼도 하기 전에 재산분할포기각서를 쓰라고 한 시부모님의 태도에 너무 놀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K씨 사례에서 보듯 최근 신혼집 마련을 둘러싼 양가의 동상이몽이 심각한 수준이다. 워낙 거액이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시국이 어지럽다. 믿을 수 없었던 갖가지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되는 과정에서, 어디까지가 유언비어인지 무엇이 진실인지를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관련 의혹들이 철저히 수사돼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끝없는 진실공방을 보면서 문득 얼마전 진행한 분양대금반환 소송이 떠오른다. 해당 아파트단지도 송전탑 지중화 및 주변 입지에 대해 대대적 분양광고를 했지만 분양광고는 지켜지지 않았고 사기분양 논란이 일어났다. 경제 영역에서는 분양광고를 둘러싸고 유독 거짓, 과장 논란이 많이 제기되고, 소송으로 비화되는 사례가 많다. 아파트나 상가 모두 대부분의 대규모 공사가 선분양 후시공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분양광고 시점과 실질 준공 시점 사이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의도적이었든 의도한 바가 아니었든 분양광고 당시와는 상황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과장광고나 사기분양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분양을 받은 이들은 분양광고가 지켜지지
우리나라에 합법적으로 사행산업이 도입된 것은 1922년 경마가 최초라고 한다. 1947년 복권, 1994년 경륜, 2000년 카지노(강원랜드), 2001년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 2002년 경정, 2011년 소싸움 경기가 도입됐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행감독위)에 따르면 이들 사행산업의 지난해 기준 매출총액은 약 20조5000억원에 이른다. 매출액 1위는 경마로 7조7000억원, 2위는 복권으로 3조5000억원, 3위가 스포츠토토로 3조4000억원 정도다. 현재 합법적으로 운영 중인 7가지 사행산업 중 선수들이 개입해 승패나 경기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은 경마, 경륜, 경정 및 스포츠토토 등 4가지다. 그 중에서 유독 스포츠토토가 선수들의 승부조작과 불법 논란으로 심심하면 한 번씩 문제가 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토토는 축구, 농구, 야구, 골프, 씨름, 배구 등 6개 종목과 외국 경기를 대상으로 한다. 1회 베팅금액은 1인당 10만 원 한도 내
기업이 특정 분야에 R&D(연구개발)가 필요한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특허분석이 꼭 필요하다. 특허분석 없이 노력을 들여 개발을 하면 다른 업체들로부터 특허침해소송을 제기당해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고 설령 특허침해소송을 제기당하지 않더라도 이미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 뛰어들다가 살아남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해당 기업으로서는 자신들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공백기술 분야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공백기술을 도출하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 먼저, 특허 검색을 잘 해야 한다. 싱겁게 말했지만 실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해당 기업의 사업에 영향을 줄만한 핵심 특허들을 말 그대로 가능한 많이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많은 핵심 특허들이 얼마만큼 장벽으로 작용할지, 그리고 현재 자신의 위치는 어디인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심 특허들을 가능한 많이 찾아내는 작업은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특허들마다 사용되는 단어가 다르고, 특허청구항에 사용되는
63세 여성 P씨는 이혼남 K씨를 만나 17년간 함께 살다가 최근 헤어졌다. 동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K씨가 혼인신고를 하자고 했지만 P씨는 거절했다. 전 남편이 키우고 있는 딸에게 혼란을 주고 싶지 않고 재산을 K씨와 나누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두 사람은 P씨 소유 집에서 살았고 생활비도 대체로 P씨가 냈다. 동거 시작 전 사기를 당했던 K씨는 재산이 거의 없었다. 동거 기간 중 K씨가 50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몇 년 부담하긴 했지만 공무원인 K씨의 수입은 따로 살고 있던 세 자녀의 생활비, 교육비에도 부족했기 때문에 P씨는 굳이 생활비 분담을 요구하지 않았다. 동거 시작 후 10년 정도는 사이가 좋았지만 P씨가 K씨의 조언을 따라 몇 차례 부동산 투자를 했다가 큰 손실을 보면서 두 사람은 멀어지기 시작했다. 2년 전부터 K씨가 P씨의 외출을 일일이 간섭하고 사소한 일로 폭언을 하는 일이 반복되자 P씨는 K씨에게 헤어지자고 하면서 원룸을 얻어줬다. K씨가 헤어지는 데
최근 몇 달간 남자 연예인들이 성폭행 혐의로 피소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가수 겸 배우로 큰 인기를 누리던 박유천씨가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하자 그의 팬클럽 가운데 한 곳은 지지 철회 의사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고소당한 엄태웅씨는 최근 한 육아 프로그램을 통해 자상한 아빠의 이미지를 구축해오던 터라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큰 논란이 일었다. 이런 사건이 알려지면 이들에 대한 신뢰를 한 순간에 무너진다. 진위 여부는 둘째 문제다. 팬들의 지지를 받는 연예인으로서, 혹은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깨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들이 치러야 할 부담과 고통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동안 쌓아온 노력의 몇 배를 들이더라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보장할 수 없다. 한 의뢰인이 묻는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구속기소)를 둘러싼 법조비리 이야기다. 현직 부장판사까지 연루돼 구속된 사건이니 궁금해 할 만하다. 그동안 의뢰인들이 전관예우 등 법조비리에 대해 물어오면 '전관들의 로비로
낙인은 불에 달구어 찍는 쇠도장을 말한다. 그래서 씻기 어려운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것을 '낙인 찍힌다'고 한다. 어떤 사람에게 낙인이 찍히면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상황이 더욱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를 낙인 효과라고 부른다. 낙인과 유사한 형벌로 얼굴에 글자를 새겨 넣는 자형(刺刑)이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때는 태장도유사의 5가지 형벌이 기본으로 정해져 있었고, 자형은 부가적으로 시행됐다. 기록을 보면 주로 도적질을 하다 붙잡힌 죄인이 자형에 처해졌다. 전과자임을 알려 수치심을 주고, 요주의인물로 관리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낙인 또는 자형과 비슷한 형벌이 있다. 바로 전과기록이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벌금형은 집행이 종료되고 2년이 지나야, 3년 이하의 징역을 산 경우에는 5년이 지나야, 3년을 초과하는 징역을 산 경우에는 10년이 지나야 형이 실효된다. 형이 실효된다고 모든 공적 기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와 화웨이 사이 소송이 시작됐다. 애플과의 소송을 거치면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 삼성을 상대로 점유율 3위 업체인 화웨이가 지난 5월 선제 공격을 한 것이다. 중국기업이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한 첫 사례다. 화웨이는 자신의 표준특허군에 기해 미국과 중국에서 소송을 제기하며 삼성전자가 자사의 4세대 이동통신 업계 표준관련 특허 11건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애플 소송 때 삼성의 표준특허에 기한 공격이 권리남용 등 이슈에 휘말리면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전례를 볼 때 화웨이의 표준특허에 기한 공격에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화웨이는 지난달 비표준특허에 기한 2차 공격을 감행했다. 화웨이의 2차 공격의 무기는 모바일 단말의 폴더에 포함되는 아이콘 및 위젯의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로서 공격 무기의 다변화를 벌써 염두에 두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반응해 삼성도 지난달 자신의 특허 6건에 기해 화웨이에 맞불을 놓았다. 기술 내용은
임신 5개월 차인 A씨가 찾아왔다. 애써 침착하게 얘기를 꺼냈지만 이내 울음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태아의 아빠인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고 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일 중 하나가 임신한 상태에서 아이아빠와 이혼소송을 하는 일이다. 가냘프고 독한 데라곤 하나도 없어 보이는 A씨가 이런 험한 일을 결심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30대 초반인 A씨는 7년 전 결혼해서 남편과의 사이에 5살짜리 아들이 하나 있고 둘째가 5개월 후 태어날 예정이었다. 이혼하려는 이유는 큰 아이를 임신할 때부터 지금까지 남편이 한 여자와 외도를 하고 있다는 것. 큰 아이 임신 당시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돼 이혼하려고 했지만, '헤어질 테니 한 번만 용서해 달라'는 남편의 말을 믿고 넘어갔다. 그러나 얼마 전 남편 휴대폰에서 외도녀와 주고받은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발견했다. 두 사람은 관계를 들킨 후에도 헤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6년간 관계를 이어온 것이었다. 바람피운 남편과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올해도 법정시한을 훌쩍 넘겼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노동계의 1만원 요구와 경영계의 동결(6030원)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이 와중에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최근 경비원 26명에게 모두 사직서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경비원 인건비 상승을 우려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이 경비원 감축안을 주민투표에 부쳤고, 투표에 참가한 입주민 51.8%가 찬성했다고 한다. 올해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2교대로 근무하면서 매달 165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해 처음으로 경비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이 100% 적용되면서 월급이 148만원에서 17만원 정도 오른 것이다. 그런데 입주자 대표회의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예상해 사전에 인력을 감축했다. 최저임금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경비원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하자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최저임금 논란에는 고용 뿐 아니라 재정
법조비리가 터졌다고 하면 보통은 브로커와 전관예우를 한 쌍으로 한다. 여기서 브로커는 성명이 드러나고 하는 일도 알려지는데 반하여 전관예우는 도대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그야 말로 애매모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민중서림이 펴낸 엣센스국어사전 5판에서는 ‘전관(前官) : 이전에 그 벼슬에 있던 관원’, ‘예우(禮遇) : 예의를 다하여 정중히 대우함’. ‘전관예우(前官禮遇) : 대통령·장관 등 고관을 지낸 사람에게 퇴임 후에도 재임 당시의 예우를 하는 일’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국어사전의 정의와 비슷하게 법조계에서 전관예우는 이전에 판사 또는 검사에 있었던 관원이 변호사(형사사건에서는 변호인)가 되어 사건을 수임하게 되면, 그 수임사건에 관하여 예우(수사나 재판에서 전관이 없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나은 결과)를 하는 것을 지칭한다. 어찌되었건 현실에서 전관예우를 하는 주체는 판사 또는 검사 즉 현직(현관)이지 전관이 아니다. 전관이었던 변호사는 전관예우를 받는 것이다.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