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각 분야 전문가들이 AI, K뷰티, 개인정보보호, 경영전략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여 독자에게 균형 잡힌 시각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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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도 유행이 있듯 관광에도 유행이 돈다. 2000년대 초반 래프팅이 유행처럼 번진 시기가 있다. 동강을 시작으로 한탄강, 내린천 등으로 래프팅을 즐기는 관광객이 늘어났다. 여행업 사람들은 래프팅 체험을 포함한 여행상품을 만들었고 두세 곳이던 래프팅서비스업체는 순식간에 수십 곳으로 늘어났다. 서울에서는 잠실, 강남, 강북 할 것 없이 동네마다 탑승지를 둬 관광버스로 셔틀을 돌릴 정도로 흥했다. 그 후 동강, 한탄강, 내린천에서는 서로 고객 모시기 경쟁을 했고 그 경쟁은 래프팅 체험비에 영향을 미쳤다. 7만원대던 래프팅 체험비는 경쟁이 시작되며 3만원대로 내려갔다. 여기에 왕복 2만원대던 차량 셔틀요금까지 합해 점점 말도 안 되는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래프팅 패키지는 보기 힘들다. 2010년도 즈음부터는 출렁다리가 유행했다. 충남 청양에 있는 천장호 출렁다리, 강원 원주 소금산에 위치한 소금산 출렁다리 등 여기저기 출렁다리가 유행처럼 생겨났다. 관광지식
세계가 인공지능(AI) 혁신 경쟁에 열을 올리는 사이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도 격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경쟁력은 데이터의 양과 질에 좌우되는 만큼 자국 데이터를 인공지능 개발뿐만 아니라 개발된 인공지능모델을 자국의 수요나 특정 영역의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 파인튜닝하는 데도 우선 활용하거나 타국의 인공지능에 활용되는 데 대해 적절히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직면했다. 미래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인공지능은 경제·사회·문화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기본적 인프라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국, 프랑스, 인도, 싱가포르,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전 분야의 혁신을 촉진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타국의 인공지능모델에 종속되지 않게 하려고 자국의 자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인프라, 데이터, 인력 및 경제생태계를 활용해 인공지능을 구축하는 역량을 갖추는 '소버린 AI'(Sovereign AI) 전략을 추구한다
무대(stage)는 사람들의 눈과 귀를 모으고 그 위에서 벌어지는 것들을 잘 드러내기 위한 장치다. 평범한 생활공간이 아닌 보이기 위해 특별히 조성된 장소다. 연주회나 연극, 무용 등은 그 무대에 완벽한 하나의 공연을 올리기 위해 수많은 연습과 리허설을 요한다. 영화도 연기와 연출을 필요로 하고 때로는 반복된 연습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실현되는 장소에서 분명히 차별된다. 영화는 그 시초부터 우리의 시선을 인공적인 무대로 이끄는 대신 카메라를 우리 일상으로 들어오게 함으로써 평범하고 익숙한 공간을 무대로 만들었다. 영화는 무대를 현실로 확장했을 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카메라에 포착됨으로써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귀족이나 특별한 모델이 아니면 담기기 어려운 그림과 달리 신문이나 뉴스 같은 매체에 실리는 사진이나 동영상엔 어떤 미담의 주인공이나 작은 콘테스트의 수상자들, 아니면 그저 나들이 나온 평범한 사람들도 등장한다. 지나가다 우연히 찍히는 경우처럼 본인이 주인
며칠 전 출장길, 서울역 역사 안으로 비둘기 몇 마리가 날아들었다. 신기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아이도 있지만 대개는 예상치 못한 날갯짓에 깜짝 놀라 인상을 찌푸린다. 비둘기가 도심의 천덕꾸러기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2009년 유해조수로 지정된 이후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과 또 그것을 막으려는 사람들 사이에 논쟁이 심심치 않게 펼쳐진다. 불결한 모양새, 온전치 못한 다리로 음식물쓰레기를 주워 먹는 비둘기를 보면 멀리하고 싶은 마음 반, 측은한 마음 반이다. 요즘 처지와 달리 비둘기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평화, 사랑, 순결의 상징이었고 또 상당히 실용적이기도 했다. 먼저 집을 잘 찾아오는 습성 탓에 일찍부터 통신수단이 됐다. 고대 페르시아의 선원들은 배에서 비둘기를 길러 항해 도중 집에 서신을 보냈다고 한다. 이런 비둘기를 편지를 전하는 비둘기라 해 '전서구'(傳書鳩)라고 부른다. 무선통신기술이 보편화하기 전까지 비둘기는 조난선박의 구조신호, 전장의 무전기로 맹활
자연사박물관의 스타는 공룡이다. 자연사박물관의 경쟁력은 어떤 공룡 화석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최고 인기는 역시 티라노사우루스(T. rex)다. 그래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을 둘러싼 자연사박물관의 경쟁도 치열하다.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중 톱스타는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의 'SUE'(FMNH PR 2081)다. 1990년 수전 헨드릭슨이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의 '헬크릭층'에서 발견했다. 그래서 이름이 SUE다. 이 화석의 보존율은 90%나 된다. 티라노사우루스의 뼈 약 380개 중 250개가 있다. 그러나 발굴 직후 소유권 문제로 5년 동안 법적 소송이 치열했다. 결국 1997년 화석 발견지의 땅주인 윌리엄스가 이겼다. 윌리엄스는 이 화석을 잽싸게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 맡겼다. 1997년 10월 SUE가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 나왔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은 경매를 위해 15억원을 준비했다. 경쟁자 필드뮤지엄은 돈이 없어 경매에 나서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엄살을 부렸다. 하지만 은밀히 디
파리(fly)에 얽힌 속담, 관용어가 엄청나게 많은 것은 옛 사람들이 파리와 가까이 지내면서 오랫동안 생태를 샅샅이 살펴본 탓이리라. 그 속담이나 관용어는 과학성이 있을뿐더러 시대상과 그 시대의 문화를 품고 있다. 일례로 '파리 목숨 같다'는 허무하고 덧없는 초로인생임을, '파리가 발 드린다'는 두 손을 싹싹 비비며 애걸복걸하거나 윗사람에게 아부할 때를, '파리 날리다'는 무료하거나 손님이 없을 때를 빗댄 말들이다. 그리고 '안다니 똥파리'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여기저기 끼어들어 아는 체하는 사람을, '오뉴월 똥파리 끓듯'은 멀리서도 먹을 것이 있음을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달려오는 사람을, '쉬파리(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는 어느 정도 방해물이 있다 하더라도 마땅히 할 일은 해야 함을 비꼰 말이다. 우리가 집에서 흔히 보는 '집파리'(house fly)는 집파릿과에 드는 곤충으로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로 세계 어디나 널려 있고 전체 파리무리의 91%를 차지한다. 집파리는 커다랗고
최근 당사의 인체적용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고객사를 만나다 보니 당연하지만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됐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을수록 오해를 많이 하게 되는데 우리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는 너무 훌륭해서 고객들이 내 제품을 중심으로 생각해주기를 바라는 희망사항은 실현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곧 상대방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귀를 기울이거나 이해하기보다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유는 너무도 명확하다. 고객이 내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목적은 본인의 성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사의 관점에서 내 제품과 서비스를 재정의해야 한다. 첫 번째로 고객사의 요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고객사의 요구는 단순히 좋은 제품이나 값싼 가격만이 아니라 고객사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가치나 해결책을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당사의 인체적용시험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에게 좋은 시험법을 제
'천상천하 유아독존.' 붓다가 태어나 외쳤다는 유명한 말이다. 하늘 위나 아래에서 나 홀로 존귀하다는 말인데 모든 존재는 스스로 존귀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무엇이 존귀한 것일까. 붓다가 출생한 가문이 존귀한 것인가, 아니면 그의 빛나는 외모가 존귀한가, 혹은 그가 지닌 재물이 존귀한 것인가. 그를 존귀하게 만든 것은 그의 출생 자체가 아니라 그가 출생 후 죽음에 이르기까지 걸어간 길일 것이다. 어떤 사람이 존귀한가 그것 역시 그의 가문이나 권력이 아니라 그가 어떤 생각과 태도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일 것이다. 며칠 전 한 여고생이 다리에서 투신하려는 40대 남성의 두 다리를 붙잡고 제발 죽지 말라고 외치며 119 신고로 구했다는 기사를 봤다. 그녀의 일화를 보며 감사의 눈물이 흘렀다. 그 존귀한 여고생은 존귀한 하나의 생명을 살렸다. 그리고는 인터뷰에서 아저씨가 어떤 마음에 아픔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잘 극복하셨으면 좋겠다는 따스한 말을 했다. 그녀의 존귀한 마음에 예배합니다. 가끔
밍밍하고 슴슴하고 특별한 맛이랄 게 없다. 게다가 비싸기까지 하다. 먹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 음식인데 특별한 맛이 없는 그 맛이 자꾸 생각난다. '맛없음의 맛있음'이라는 그 미묘하고도 희미한 맛은 쉽게 낼 수가 없어서 유명한 전문점 아니면 잘 가지 않게 된다. 중독성 강한 평양냉면은 맛을 들이는 순간부터 고생길 시작이다.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2022년 재개발로 문을 닫은 을지면옥이 2년여 만에 다시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처음 냉면에 입문한 곳이다. 재영업 사흘째인 지난 4월24일 오픈시간 전부터 사람이 길게 줄을 섰다. 다들 그리웠던 것이다. 다행히 일찍 도착한 덕분에 문이 열리자마자 입장했다. 천장이 높아 쾌적하고 조명도 환하다. 새 건물의 넓고 깨끗함만큼 비싼 냉면 가격도 낯설다. 맛만 그대로다. 맛이 변하지 않으니 추억도 그대로다. 지난날 다 허물어져가는 건물에서 냉면과 제육을 안주 삼아 낮술을 마신 기억들이 내게도 청춘의 삽화로 끼워져 있다. 소주 한 잔 마시고
얼마 전 길을 걷다 같은 방향으로 걷던 어떤 일행이 제주도 여행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 20대쯤으로 보이는 남자 1명과 여자 2명이었는데 요즘은 제주도 여행을 갈 바에는 차라리 동남아 여행을 가는 게 훨씬 낫다는 이야기였다. 제주도는 항공권만 왕복 40만원이 넘지만 동남아는 20만원이면 가기 때문이란다. 결론은 '이 가격이면 뭐하러 국내 여행을 가느냐, 해외여행을 가지'였다. 그 이야기에 사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반박하며 이 대화에 끼고 싶었다. 물론 국내 항공료가 아무리 비싸도 그 정도는 아니고 국내 여행이 비싼 것이 아니라 해외여행이 많이 저렴해진 걸 테니 말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모르는 중년이 오지랖을 떠는 것 같아 말았다. 사실 그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요즘 홈쇼핑을 보거나 다른 매체에서 나오는 여행 관련 광고는 죄다 해외여행이다. 그리고 광고문구를 보면 '제주도보다 싼 여행' '제주도 가는 비용으로 차라리 이곳'이라는 광고문
하늘에서 떨어지는 한 방울의 빗방울은 어디에서 왔을까. 허공의 수증기가 모여서 그렇다면 그 허공의 수증기는 어디에서 왔나. 계곡에서 바다에서, 혹은 물이 증발하는 모든 곳에서 왔을 것이다. 그래서 물방울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대단한 슈퍼컴퓨터나 인공지능이라도 그 모든 것을 계산해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한 방울의 물은 꼭 물의 형태로만 변해갈까. 아니다. 그 무엇이든 어떤 형태로든 변해갈 수 있다. 하나는 하나로 전이되는가. 아니다. 애초에 그 물방울을 하나로 봐야 하는지도 의문일뿐더러 그것이 수백, 수천의 입자로 나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 속의 순환은 매우 복잡하다. 그래서 일기예보를 정확히 할 수 없기도 하다. 나라는 개체도 마찬가지다. 나의 몸을 이루는 피와 살과 뼈는 어디에서 왔나. 그것은 나 자신이 먹고 마신 모든 것의 변화다. 나의 생각과 경험도 독자적으로 있을 수 있는가. 그것도 모든 인연 속에서 경험하고 판단한 임의로 형성된 그 무엇이다
예술분야에서 발전이 그 어떤 분야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앞선 자들의 업적을 공부하고 종합해 그것을 이어나가는 것이 발전인 대부분 학문분야와 달리 예술가는 그 이전의 모든 실천과 달라지기 위해 공부하고 훈련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쌓으려면 필연적으로 이러한 '단절'을 겪어야 하기 때문에 예술가는 쉬이 이중불안에 시달리곤 한다. 자신이 떠올린 것, 만들고자 하는 것이 그 예술의 역사 속, 수많은 스승과 선배에게 온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영향에의 불안'(The Anxiety of Influence)을 느끼기도 하고 창조를 위해 다가오는 미지의 것에 자신을 열어놓아야 하는 탓에 항시적으로 존재의 불안정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술가는 이렇게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어느 쪽에서도 편하지 않은 시대착오적인 존재가 된다. 예술가 개인의 차원에서도 이러한 단절은 중요하다. 위대한 예술가는 예술적 전통뿐 아니라 자신의 과거로부터도 벗어나야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스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