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각 분야 전문가들이 AI, K뷰티, 개인정보보호, 경영전략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여 독자에게 균형 잡힌 시각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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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인 1932년 12월 경성방송국은 일본의 여러 방송국과 함께 제야의 종을 릴레이로 송출하기로 했다. 본래 취지가 각 지역을 대표하는 종소리로 한 해를 시작하는 데 있었기에 경성방송국은 오랫동안 서울의 시간을 알린 보신각종을 생각하고 종의 관리를 담당한 조선총독부 학무국에 신청서를 제출한 뒤 허가를 기다렸다. 그러나 암초는 다른 곳에 있었다. 경무국은 방송국을 관할하는 체신국에 압력을 행사해 종의 사용을 불허토록 했다. 결국 이 해의 행사는 밤 11시55분 도쿄 간에이지(寬永寺) 타종을 시작으로 구마모토, 나고야, 센다이, 히로시마 등의 사찰을 거쳐 0시25분 서울에서는 보신각종 대신 일본인 사찰인 혼간지(本願寺)의 종이 울렸고 5분 뒤 나라 도다이지(東大寺)의 종소리로 끝이 났다. 릴레이 타종행사는 이 뒤로도 한동안 계속됐으나 보신각종은 끝내 나오지 못했다. 이미 경성방송국보다 앞서 1928년 시내 상인들로 이뤄진 중앙번영회도 500원을 들여 보신각을 개수하고 개점과 폐점
1903년 12월17일은 라이트 형제가 '플라이어'라는 동력 비행기를 타고 최초로 하늘을 나는 데 성공한 날이다. 그래서 항공 역사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날이다. 형 윌버와 동생 오빌은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 해안의 모래언덕 '킬데빌힐'(Kill Devil Hill)에서 동력 비행기로 네 번 하늘을 날았다. 그 3일 전인 12월14일 라이트 형제는 시험비행을 했다. '동전 던지기'에서 윌버가 이겨 먼저 비행했다. 비행기는 이륙하자마자 실속(失速)해 모래땅에 떨어졌다. 시간은 3초. 플라이어호는 약간 파손됐다. 수리하는 데 이틀이 걸렸다. 12월16일 정오쯤 수리가 끝났다. 드디어 12월17일 바람은 시속 32㎞. 이번에는 오빌이 먼저 플라이어호 아래 날개 가운데에 엎드려 탔다. 오빌은 첫 비행에서 12초를 날았다. 비행거리 37m. 속도는 시속 10.9㎞. 두 번째는 윌버가 53m, 세 번째는 다시 오빌이 61m였다. 고도는 약 3m. 그리고 윌버는 네 번째 비행에서 역
"오! 당신은 나의 비타민!" "비타민 같은 당신!" "지친 영혼을 위한 비타민!"이라고 간절히 부르짖는다. 비타민이 곧 사랑이며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비타민이라네!? 그런데 어디 사랑의 형상을 그려볼 사람, 사랑의 화학구조식(化學構造式)을 써볼 사람 없을까나? 사랑은 똥그란지 모났는지? 짧은가 길쭉한가? 뭉툭한지 뾰족한지? 야물까 물렁할까? 암튼 '사랑 알사탕'을 만들어 팔면 너나없이 다들 사 먹을 터인데…. 베풂이 사랑이요,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는 법이라지. 어찌됐든 비타민은 경외(敬畏)한 물질임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비타민'은 'vita'와 'amine'의 합성어로 'vital amine'(생기 있는 아민)이란 뜻이다. 영양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긴 세월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하여 비타민을 발견했다. 18세기에는 감귤을 먹었더니 괴혈병(壞血病·scurvy)이 나았고 19세기에는 백미(白米) 대신에 현미(玄米)를 먹였더니 각기병(脚氣病·beriberi)이 낫는다는 것도 알게
당사는 화장품회사들이 주요 고객이다 보니 화장품시장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두드러진 현상 중에 눈에 띄는 것은 뷰티 디바이스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여전히 서비스를 의뢰하는 고객들은 주로 전통적인 화장품회사가 많지만 뷰티 디바이스를 의뢰하는 회사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피부변화와 관련해 의뢰하는 제품 중에는 건강기능식품도 상담을 많이 하고 있다. 즉 전통적인 화장품회사뿐만 아니라 전자·식품·제약 등 비관련 분야가 증가하면서 피부 관련 시장에서 화장품회사와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마케팅 근시(Marketing Myopia)라는 오래된 마케팅 이론이 있다. 1960년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시어도어 레빗이 기고한 논문으로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기업이 시장을 너무 좁게 정의해 성장기회를 놓치는 경향을 가리키는 용어인데 최근 화장품시장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실질적으로 뷰티 디바이스의 급부상으로 화장품시장은 새로
초등학교 3학년 즈음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날이었다. 요즘은 TV를 보지 않아 어떤지 잘 모르지만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해 만화영화 같은 것들을 많이 방영하고는 했다. 그해 겨울엔 연탄보일러가 고장 나서 안방이 몹시 추웠는데 차가운 바닥에 두꺼운 솜이불을 깔고는 그 위에서 오형제가 오순도순 앉아 14인치 흑백 티비로 만화영화를 보고 있었다. 춥고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형제들이 모여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으니 마음이 따뜻해져 포근하니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느님의 은총이 있다면 바로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이 아닐까.'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 누가 내게 하느님의 은총이 무엇이냐, 부처님의 가피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평범한 일상에서도 작은 일에 감사함을 느끼고 미웠던 누군가를 용서하고 작은 잘못이라도 상처 입힌 일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 이런 일들은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1968년 노래 'America'는 가난한 청춘남녀가 희망을 찾아 미시간주 새기노에서 뉴욕까지 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새기노에서부터 나흘간 히치하이킹을 해 피츠버그에 도착한 이들은 마침내 뉴저지로 가는 그레이하운드 버스에 탑승한다. '폴'이 '캐시'에게 말한다. "미시간은 내게 이제 꿈만 같다"고. 고향에서 산 날들이 한낱 춘몽으로 여겨질 만큼 '뉴욕'으로 상징되는 '아메리칸 드림'은 화려하고 가슴 벅차다. "We walked off to look for America." 그렇게 그들은 미국을 찾아 떠났다. 심야버스에서 연인은 쿠키를 나눠 먹고 마지막 한 개비 남은 담배를 아껴 피우며 시시콜콜한 농담을 주고받는다. 달은 광활한 들판 위로 떠오르고 쪽잠에서 깬 폴이 눈을 비비며 창밖의 빛 무더기를 본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다. 달빛보다 더 환한 빛이 천지사방을 대낮처럼 밝히고 있다. 뉴저지 톨게이트로 들어서려는 수천수만의 자동차를 보자 폴은 기가 죽어 "나
요즘 여행 관련 홈쇼핑을 보거나 관련 앱, 그리고 쇼핑몰 광고를 보면 죄다 할인여행이다. 아니 할인이 없는 여행을 찾기 힘들 정도다. 어떤 명목으로 할인을 하는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작정 할인이라고 자랑해대며 광고를 하고 여기저기 여행을 떠나라고 호객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여행을 떠난다니 얼마나 큰 이득인가. 하지만 왜 할인하는지 생각을 한번 해보면 이것이 진짜 할인인지 조삼모사식의 호객행위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호갱(업자들에게 시세보다 비싼 가격으로 물건을 사거나 계약 따위를 잡힌 일부 소비자를 지칭하는 인터넷 용어)이 되지 않기 위해선 말이다. 홈쇼핑의 경우를 이야기해보자. 홈쇼핑에 여행상품이 처음 나왔을 무렵에는 여행사 직원마저 홈쇼핑에 나오는 여행상품은 무조건 구매해야 한다며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비수기에 남는 항공좌석, 현지의 좋은 숙소와 관광지를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받아오는 상품이 바로 초창기 홈쇼핑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정보화혁명 이후 데이터 기반 사회가 본격화함에 따라 데이터 자체를 보호할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데이터의 핵심인 개인정보에 대한 보호법제도 함께 발전해왔다. 1년 전 오픈AI의 챗(chat)GPT가 출현한 후 전세계는 인공지능을 가장 중요한 어젠다로 인식하게 됐고 데이터, 특히 개인정보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도 간과해서는 안 될 핵심 어젠다로서 국제적인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해 특정 개인을 식별하거나 특정 개인에 관한 정보를 보다 정확히 추론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며 과거보다 특정 개인에 대한 정보집적, 분석, 추적, 타기팅 등이 수월해질 수 있으며 그러한 처리결과가 때로는 특정 개인의 의사에 반하거나 특정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공지능을 통한 개인정보 처리결과가 법적 효력과 연계되면 그 사회적·경제적 의미는 커질 수밖에 없고 법적 보호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고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연말 즈음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화살 같은 시간의 냉정함에 탄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김없이 돌아오는 한 해의 끝은 다시 새로운 시작을 다짐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기에 그렇게 우울해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태어나서 단 한 번 오직 정주행뿐인 게 인생이다. 나도 모르게 내던져진 이 연속의 항로 위에서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인연은 찾아올 때도 떠나갈 때도 예고가 없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사건들, 아직 준비되지 않은 이별들에 허우적대는 우리에게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해의 바뀜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위안처럼 작동하기도 한다. 시간의 주기들 속에서 우리는 쌓았던 세월을 떠나 보내는 법을 배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가 시간에 관계한다. 연대기(chronicle)나 연표(chronology)의 어원이기도 한 크로노스는 객관적인 시간, 즉 만물에 똑같이 적용되는 자연의 시간을 가리킨
중국 고대 양나라의 왕이 맹자를 자신의 정원으로 초대했다. 커다란 연못 주위로 기러기가 날고 사슴이 뛰노는 모습을 보여주며 왕이 물었다. "현명한 분께서도 이런 걸 즐기시나요." 그러자 맹자가 답했다. "현명한 사람이라야 즐길 수 있답니다. 현명하지 못하면 이런 게 있어도 즐기지 못하지요." 왕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맹자는 말을 이어갔다. "옛날 주나라의 훌륭한 군주였던 문왕이 정원에 누대를 지으려 하자 백성들이 너도나도 돕겠다고 모여들어 하루 만에 완성했습니다. 문왕은 이 누대를 '영대'(靈臺)라 이름하고 백성들과 함께 정원을 즐겼습니다. 진정한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지요." '백성과 함께 즐기다'라는 뜻의 성어 여민해락(與民偕樂)은 여기서 온 말이다. 그러나 누구나 주나라의 문왕이 될 수는 없었다. 권력자나 부유한 사람들만이 갖고 누릴 수 있던 세상의 진귀한 물건들이 그들의 서재나 금고 밖으로 나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가기까지 길이 모두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오늘날
1974년 젊은 인류학자 도널드 조핸슨은 국제 아파르 조사단(16명)의 탐사대장으로 에티오피아 아파르 분지에서 인류화석을 찾는 작업을 3년째 하고 있었다. 1973년부터는 아파르 분지 중에서도 하다르 지역을 정밀하게 조사해왔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하다르는 먼 옛날 호수 바닥이 말라붙은 곳이다. 아파르 분지의 사막 한복판에 있어 사방에 바위와 자갈과 모래가 널려 있다. 330만년 전부터 250만년 전 사이에 형성된 이곳은 천혜의 화석 발굴지다. 지층두께 150m에서 280m 사이에 4개의 층이 있다. 특이하게도 여기에서는 화석이 지표면에 노출된 채로 발견된다. V자형 계곡이기 때문이다. 하다르는 사막이라 거의 비가 오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내리면 폭우가 쏟아진다. 하룻밤 새 6개월치나 쏟아붓는다. 이 빗물들이 골짜기를 세차게 흘러가면서 주변 흙을 깎아낸다. 그리고 빗물이 빠지면 새로운 화석들이 표면으로 드러난다. 1974년 11월24일 아침, 동물과 식물화석을
'사람이 밥만 먹고는 못 산다'는 말은 삶이 너무 팍팍해서 안 되고 뭔가 넉넉하고 여유로움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일 듯하다. 또한 음식에는 맛을 돋우는 양념이 흠뻑 들어가야 맛깔 난다는 뜻이렷다. 양념거리로는 고추, 마늘, 생강, 파, 양파, 부추, 후추, 설탕, 깨소금, 소금 등등 쌔고 쌨다. 누가 뭐라 해도 그 중 고추가 으뜸이라 우리네 반찬은 고추 범벅에 고추 칠갑이다. 잠시만 먹지 않아도 그것이 먹고프니 정녕 고추 유전자(DNA)가 우리 뇌세포에 꽉 틀어박힌 모양이다. 또한 사람이 다 바뀌어도 입맛 하나는 그대로니 외국에서 살아보거나 오래오래 여행해보면 뼈저리게 느낀다. 여행가방 한구석에 숨겨둔 멸치에 고추장이라니!? 아, 워낙 까다롭고 고집불통으로 변할 줄 모르는 우리 혓바닥이다. 양념감은 본디 꽃식물의 꽃, 뿌리, 열매, 씨앗, 줄기, 껍질들에서 얻는데 이 물질들은 모두 물질대사의 결과로 생긴 이차산물(二次産物)로 세포가 늙을수록 커지는 액포(液胞·vacuole) 속에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