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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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 년 전 이 땅을 뒤흔든 국토분단과 한국전쟁, 그리고 전쟁의 결과물인 정전협정과 한미동맹은 우리나라의 대외정책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 왔다.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은 안보 동맹을 근간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었고, 지금도 그 연장선에 있다. 이런 독특한 위치는 다른 나라들의 외교정책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 기조로 가야 하는가. 대답은 그 기조는 굳건히 유지하되, 새로운 영역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사실상 섬나라로 지난 세기를 지내오면서, 우리는 압축적 경제성장과 더 압축적인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기적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런 변화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체성의 재인식과 외부의 시각 변화는 대외정책의 글로벌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일견 우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국제적 어젠더에 대해서도 우리가 설정한 원칙에 입각하여 입장을 제시하고 참여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윤곽이 발표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법안'(1기 신도시 특별법안)이 의원발의되면서 본격적인 입법절차에 들어갔다. 비슷한 도시정비 선례를 뽑자면 도시재정비법(뉴타운법)이 있다. 뉴타운의 최소 면적은 50만㎡(주거지형)인 데 반해 특별법은 20년 이상의 100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향후 수도권 택지에 대한 광역정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문제는 특별법안이 영향력에 비해 규제완화에 대한 최소한의 규정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별법안의 핵심은 용적률 완화다. 정부는 주택 10만호 공급 기반 마련이라는 공약실현을 위해 용적률 규제를 종상향 수준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공개된 법안에서는 국토계획법에 따른 용적률 제한에도 불구하고 완화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만 규정했을 뿐 구체적인 범위 등은 모두 시행령에 위임했다(제25조). 용적률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는지는 물론, 정부가 발표한 '종상향 수준의 완화'에 관한 내용도 없다. 뉴타운법에서는 건축규제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경쟁하는 데에 지장이 되는 규제는 과감하게 글로벌 스탠다드로 바꿔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낡은 규제로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희소식이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규제 완화의 속도나 과정은 대통령의 주문만큼 간단하지 않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제 대응 경험이 없고 자금적인 여유와 시간이 없는 스타트업에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규제는 훨씬 가혹하다. 실례로 디지털 도어록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스타트업이 규제 때문에 해외시장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졌다. 국가기술표준원이 16년전에 만든 '안전확인 안전기준 부속서 22'에 따르면 디지털 도어록의 전원방식은 건전지나 어댑터의 직류전원으로, 2차전지는 사용할 수 없다. 스마트폰이나 보조배터리 또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2차전지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에 들어와 있는데 유독 디지털 도어록에만 사용이 금지된 것이다. 미국, 중국 등 2차전지 관련 규제가
세계 선진도시들은 창의적 디자인의 건축을 장려해 지역 명소화, 도시 이미지 개선,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은 2차 세계대전 후 도시 재건과정에서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 달리 창의적 디자인 정책을 추구했고, 오늘날 매년 관광객 1000만명, 관광 수입 8000억 원에 이르는 창의적 건축의 도시로 발전했다. 이것은 네덜란드 건축법이 높이와 일조권 같은 최소 기준만 두고, 기타 규정은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어서 가능했다. 서울의 건축물은 선진도시에 비해 개성과 디자인적 창의성이 부족해 단조로운 경우가 많다. 서울시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공공분야 혁신방안은 예술성과 상징성을 갖춘 공공건축물 조성을 위한 '선(先) 디자인, 후(後) 사업계획' 방식의 행정시스템 도입이다. 이전에는 사업계획을 수립해 규모에 따라 공사비를 먼저 책정하고, 예산에 맞춘 디자인과 공사를 하다 보니 창의성이 부족한 공공건축물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혁신방안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후임 대법관 인선이 한참이다. 법조계 안팎에서 추천된 79명 중 인사검증에 동의한 후보자 37명이 지난 4월28일 발표되자 늘 그렇듯 여러 시민·정치 단체에서 자신들의 입장에 맞는 대법관 후보 추천을 요구했다.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된 법조인들은 그동안 처리했던 수만건의 사건 중 정치적으로 예민한 두어건의 사건으로 성향과 능력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가장 최근 임명된 오석준 대법관의 경우에도 당시 누구보다 필요한 적임자였지만 국회 동의 과정에선 '800원 해고 사건' 논란으로 임명이 지연됐다. 법조인에 대한 피상적인 외부 평가와 현실은 다르다. 필자는 그래서 무엇보다 현재 대법원의 심판역량을 확충할 수 있는 대법관 후보자 추천을 요구한다. 대법원은 최종심으로 사회에 근간이 되는 법 질서를 유지하고 새롭게 발생하는 사회현상, 나름의 합리적 근거가 있는 기존 법질서에 대한 도전에도 합리적인 답변이나 새로운 질서를 제시해야 할 책무가 있기 때문이
최근 달 표면의 유리 물질로부터 물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우주개발의 난제였던 물과 에너지 자원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현상을 태양계의 다른 위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면 우주개발과 산업화로 이어지는 '우주경제 시대'가 가까운 미래에 본격화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의 2차 시험발사 성공과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인 다누리를 임무 궤도에 진입시키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룩했다. 또 민간에서도 우주발사체 시험발사에 성공하는 등 기술적 도약과 함께 민간 우주시대의 개막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 비교하면 기술력은 60~70% 수준, 산업 규모는 세계시장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선진국과의 격차를 극복하고 뉴스페이스 시대를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 각국은 이미 전담 국가기관을 설립하고
작년 11월 화물연대가 3년간 시행키로 한 화물차 안전운임제의 영구 시행과 적용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했으나, 사회 혼란과 경제 피해만 남긴 채 안전운임제는 결국 2022년 12월 일몰됐다. 지난 3년간 안전운임위원회에 참여하고, 안전운임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했던 필자는 안타까운 마음에 안전운임제가 왜 일몰됐는지 생각해봤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운전자의 적정운임을 보장해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화주들은 운수사가 화물차주에게 지급하는 운임뿐만 아니라 화주가 운수사에게 지급하는 운임도 강제함에 따라 계약자율성이 침해되고, 화물차주와 운수사의 모든 비용을 화주에게 전가하는 반시장적인 제도라는 이유로 안전운임제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반대해 왔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안전운임제 도입 이후 화물차주의 소득 등 근로 여건은 다소 개선됐지만, 제도 취지인 교통안전효과는 불분명하다. 일부에서는 안전운임제를 통해 화물운송시장의 각종 문제를 해결할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위기 속에 정부는 2020년 2월부터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방지 및 의료인 보호를 위해 의사와 환자 간 대면접촉을 최소화하고자 환자가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전화로 상담·진료(처방)받고, 환자와 약사가 협의해 의약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년여가 지난 지금 정부는 '심각'에서 '경계'로 코로나 위기단계 등급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원칙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중단해야 하지만, 정부는 시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비대면 진료를 이어갈 모양새다. 여러 부작용과 문제점이 드러난 현행 비대면 진료를 충분히 논의·보완하여 제도화하는 정공법이 아니라 꼼수를 부리는 모습이 심히 걱정스럽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의 핵심은 진료는 대면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초진부터 전화 상담·진료를 허용한다. 그러다 보니 환자가 비급여 처방약을 손쉽게 처방받을 수 있는 도구로 악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진료나 검사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부터 미·중 무역 분쟁 등 자국 보호주의는 최근 수년간 심화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와 탄소중립산업법(NZIA) 역시 유럽판 IRA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일부 아세안, 아프리카 국가들은 배터리 소재를 비롯한 광물 등 자국의 대표 자원 수출을 통제하면서 국가별 '자원 무기화'도 가시화하는 중이다. 생물 자원에 대해선 이미 2010년 채택된 '나고야 의정서'가 자국 보호주의를 촉발했다. 나고야 의정서의 핵심은 다른 국가의 생물유전자원을 이용해 이익을 냈을 경우 자원국 법령에 맞춘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물 자원이 풍부한 중국은 로열티를 최대 10%까지 지급해야 하는 조례를 입법 예고 중이다. 자국 보호주의가 심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국내 건강기능식품 업계가 자생식물을 이용한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코스맥스바이오 역시 차즈기, 토종 수국 등 자생식물을 이용한 기능성 원료 개발을 이어
세제(稅制)는 가계의 가처분소득과 소비지출을 변화시키고, 기업의 투자 결정을 좌우하는 중요한 판단 기제로 작용해 산업 경쟁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세제, 특히 기업과 관련된 세제는 국가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많은 국가들이 세제를 기업 활력을 높이고 국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우리 세제는 어떠한가. 지난해 IMD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우리 조세경쟁력은 63개국 중 26위에 그치고 있다. 우리 GDP가 OECD 10위권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기업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인세는 최고세율이 기존 25%에서 올해부터 24%로 1%p 낮아졌다. 하지만 OECD 평균(22%)을 비롯해 우리와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21.0%)이나 일본(23.2%), 대만(20%) 같은 국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 최근 K-CHIPS법을 통해 기업투자에 대
위드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지도 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간 코로나19(COVID-19)는 우리나라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게 인구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었던 2020년부터 우리나라 인구는 처음으로 자연감소하기 시작했다.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진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한 출산 기피 현상은 코로나19 기간을 지나면서 더욱 심해졌다. 2015년 1.239를 기록했던 합계출산율은 한해도 거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22년에는 0.780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공고히 했다. 이에 따라 연간 출생아 수는 2015년 44만 명에서 2022년에는 25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이 소멸될 것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인구 예측이 번번이 나쁜 쪽으로 빗나가면서 가뜩이나 부정적으로 예측되고 있던 잠재성장률과 국민연금 재정 등도 더욱 어두운 방향으로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드코로나 이후 인구
1597년, 선조가 이순신 장군에게 부산포 공격을 명령했지만 이순신 장군은 무리라고 판단해 이를 거부했다. 반면, 원균은 선조의 명을 그대로 따라 부산포 공격을 강행했다.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듯 조선 수군의 참담한 괴멸이었다. 유사한 사례는 중국에도 있다. 곡식을 쪼아먹는 참새가 농사에 해롭다고 생각한 마오쩌둥이 참새 박멸을 지시했다. 그 결과 메뚜기가 창궐해 흉작과 대기근이 발생했다. 이 두 가지 사례는 무리한 목표를 달성하려다 오히려 일을 그르친 경우다. 지난 정부는 2020년 12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가 2018년 배출량 대비 26.3%라고 국제연합(UN)에 제출했다. 2021년 10월에는 40%로 높였다. 불과 10개월 남짓 기간에 50% 넘게 끌어올렸다. 그 영향으로 산업부문 NDC는 6.4%에서 14.5%로 2.3배 늘어났다. 산업계와 전문가들의 많은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 지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