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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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2024년 4월25일 형제자매에게 유류분 권리를 주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현행 민법 제1112조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1을, 피상속인의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1을 유류분으로 인정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형제자매에게 유류분 권리를 부여한 민법 규정은 위헌이라고 본 것이다. 핵가족화 등의 영향으로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의 형성에 대한 기여나 분배에 대한 기대도 거의 없기 때문에 유류분을 인정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단순위헌 결정이 났기 때문에 형제자매의 유류분 권리는 선고 때부터 곧바로 효력을 상실했다. 하지만 직계비속과 배우자 그리고 직계존속의 유류분은 여전히 인정되며, 특히 피상속인의 자녀들 사이에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은 계속 늘고 있다. 유류분반환청구소송 결과에 따라 유류분을 반환할 경우 상속세는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 것일까. 피상속인의 유언으로 자녀 2명 중 1명만 재산을 전부 상속받았다고 가정해
인류 최대의 난제, 막다른 골목, 화장실 없는 아파트…. 사용후핵연료를 두고 나온 말들이다. 인류가 원전을 사용한 지 70년이 지났고 한국도 1978년 고리1호기 가동 이후 어언 50년이 됐다. 그동안 발생한 1만5000톤의 사용후핵연료가 대부분 부지 내 물속에 임시저장돼 있고 빠르면 2030년부터 추가로 저장할 공간도 없다. 현재 외국에선 원전 보유 32개국 중 3분의2가 넘는 22개 나라가 임시저장에서 한 걸음 나가 중간저장시설을 운용 중이다. 그러나 한국은 임시저장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간 나머지 10개 나라다. 그런데도 21대 국회에서 이를 위한 특별법이 끝내 자동폐기 위기에 처했다. 무엇보다 이제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사실 그간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있었다. 이명박정부는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을 제정했고 박근혜정부는 2015년 처음으로 공론화위원회를 출범했다. 5년 뒤 문재인정부는 공론화재검토위원회를 만들어 다시 이 문제를 다뤘다. 이제는 더 이상 정부
볼드모트는 소설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가장 악명높은 마법사다. 대부분 마법사는 공포에 사로잡혀 볼드모트라는 이름을 말하기는커녕 글로 쓰는 것조차 꺼렸다. 어쩔 수 없이 볼드모트라는 이름을 말해야 하는 경우에도 호그와트 마법학교 교수들은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그 자"로 호칭할 뿐이었다. 그런데 이건 소설에서만 등장하는 게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조차 함부로 부르면 안 되는 이름이 있다. IMF는 2019년 '함부로 부르면 안 되는 정책의 귀환'(The Return of the Policy That Shall Not Be Named)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정책이 경제발전과 성장에 미치는 유용성은 IMF와 세계은행에서 금기시되는 연구주제였다고 한다. 1993년 이후 세계은행이 줄곧 주장한 것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요소는 거시경제적 안정, 법·규제개선, 효율적인 금융시장, 자유무역, 그리고 물적·인적자본의 축적뿐이지 산업정책은 경제성장에 기여하
2023년 12월 기준으로 집계한 국내 주식투자자는 1,416만명이다. 2022년 1,441만명에서 25만명이 감소했으나, 여전히 많은 숫자다. 그만큼 소위 '리딩방' 피해도 증가하고 있는데, 최근 관련 판례가 선고되었다. 리딩방에서 종목을 추천받는 대가로 돈을 지급했다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는 6개월간 정보를 제공받는 대가로 가입금 1,000만 원, 서비스 등급 상향의 대가로 700만 원을 지급하며 목표 누적수익률(300%)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6개월 동안 추가로 증권정보를 제공받기로 하고, 다시 3개월간의 정보제공 대가로 가입금 1,000만 원, 등급 상향 대가로 700만 원을 지급한 후 이번에는 특약사항으로 목표 누적수익률 100%를 달성하지 못하면 이용요금 전액을 환급받기로 했다. 결국 피해자는 리딩방에 지급한 돈을 돌려달라는 소를 제기했는데, 원심은 위 계약의 사법상 효력이 없다며 청구를 인용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이하 '자
고전을 접하다 보면 주옥 같은 아이디어를 만날 때가 종종 있다. 이 중 하나가 '두 소녀의 케이크 자르기'다. 이 아이디어는 근대 영국의 공화주의자 제임스 해링턴이 제시한 것인데 두 소녀가 케이크를 어떻게 잘라 나눠야 서로 불만이 없게 될까라는 질문의 해답이었다. 아무리 정밀한 저울로 무게를 재고 아무리 권위 있는 어른이 나서서 케이크를 잘라 줘봤자 소용이 없다. 인간 마음은 '남의 떡이 커보이는 법'이기 때문이다. 해링턴은 결과 대신 절차에 주목했다. 그래서 그는 이런 해법을 제시했다. "소녀 A가 케이크를 2개로 나누고, 소녀 B가 먼저 케이크 조각을 고른다." 이러면 군소리가 나올 리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결단을 중시한다. 입법부나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 수반으로서 당연히 결단이 업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행정부는 '행'(行, execution)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시절에 활약한 공법학자이자 정치사상가 칼 슈미트는 '결단주의자'로 알려졌는데 그는
최근 중국 3호 항공모함 푸젠함이 첫 시험항해를 성공리에 마쳤다는 소식과 함께 F-35B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경항공모함으로 개조를 마친 일본의 호위함을 중국 드론이 몰래 촬영했다는 소식을 외신이 전했다. 우리 이웃의 항모 소식을 들을 때마다 씁쓸하다. 지난해 말 국방부가 발표한 '2024-28 국방 중기계획'에 따르면 우리 국방예산은 연평균 7% 증가해 2028년 800조원에 이를 전망이지만 2020년 12월 합동참모본부가 결정한 수직이착륙기 탑재 가능 3만톤급 경항공모함 건조예산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학자 애런 윌다브스키는 "예산을 할당할 수 없다면 어떻게 통치할 수 있겠는가"(If you can't budget, how can you govern)라는 도발적 질문을 던진다. 이에 답하기 위해 필자는 지난 연말 1800여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우리 항모사업과 관련된 주요 속성, 특히 외부 안보위협과 여야 정당 및 육해공 3군의 합의에 대한
기업의 1분기 어닝(earning)시즌이 마무리되고 있다. 매출과 순이익 실적이 시장의 평균 전망치보다 높은 어닝서프라이즈가 발생하면 주가는 대개 폭등한다. 경기가 좋은 올해 미국 기업의 EPS(주당순이익)는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상장회사 시가총액의 80%를 커버하는 S&P500 기업의 1분기 EPS는 전년 대비 5% 넘게 증가했다. 이 중 78%인 390개 회사가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그런데도 실적이 집중적으로 발표된 4월 S&P500지수는 4%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에게는 최근 52년 가운데 가장 잔인한 4월이 됐다. 상당히 큰 폭의 어닝서프라이즈를 보고한 기업의 주가도 크게 하락해 충격을 줬다. 투자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왜 어닝서프라이즈가 더는 잔치가 아니라 쇼크가 됐을까. 경제학은 주가가 주식의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고 가르친다. 매도세가 우세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주가가 하락하고 매수세가 유입돼 초과수요가 발생하면 주가는
비아파트 주택의 인허가 수가 급감하면서 서민의 주거비 상승 압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비아파트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서민층의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주택 시장의 거래 흐름은 매매시장이 아니라 임대시장이 주도한다. 일반적으로 임대 거래량은 매매보다 4배에서 5배 더 많다. 구체적으로 2022년에는 임대 거래가 283.4만 건이고 매매는 50.8만 건이었다. 2023년에는 임대 거래가 271.7만 건이지만 매매는 55.5만 건이었다. 주택유형별로 임대 거래를 살펴보면 비아파트 거래가 상당하다. 이를테면, 2024년 3월과 4월에 아파트의 임대 거래량은 각각 8.8만 건과 6.1만 건이었고, 비아파트는 각각 7.4만 건과 5.2만 건이었다. 특히 전세를 떼어내고 월세 거래를 특정해서 살펴보면 비아파트 월세 거래가 매우 활발한데, 거래량이 3월에 4.8만 건 그리고 4월에는 3.3만 건을 기록했다. 반면, 아파트의 월세 거래량은
ESG 개념이 우리 동양문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되고 생활화돼 왔을까! 정작 우리를 알지도 못하면서 서구의 개념을 표방하고 이해해온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하면서 자주 들은, 하지만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채근담'을 펼쳐 봤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모든 생명을 귀히 여기라는 문구였다. '쥐를 위해서 늘 밥을 남기고(爲鼠 常留飯) 불나방을 가엾게 여겨 등불을 켜지 않는다(憐蛾 不點燈)'고 했으니 옛사람의 이와 같은 마음은 바로 우리 인생이 나고 자라는 한 점의 기틀이라고 했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 제사를 지내고 나면 할머니는 음식을 집 구석구석에 놓아두고 미물들도 함께 먹도록 배려하셨다. 미물과도 함께 나누겠다는 마음이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인식이셨던 것 같다. 채근담에서는 덧붙이기를 '이런 마음이 없다면 인간 또한 흙이나 나무와 같은 형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으니 사물과 자연을 아끼고 함께 살아가는 마음이 인간만의 심성이라고 본 것 같다. 자본주의에서 주주(shareholder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회의장의 중립의무'가 논쟁이 되고 있다.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의장 후보에 나서며 '중립의무'를 거부하고 민주당의 당파성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헌법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돼서 논란이 된다. 이런 논란은 공천과정부터 이미 예상됐다. '친명공천'으로 배지를 단 국회의원들이 민의보다 공천을 준 보스에게 충성할 수밖에 없어 결국 국회가 공공성의 규범보다 '다수 파벌의 전횡'(tyranny by majority faction)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았다. 추미애 당선인은 "국회의장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지만 중립도 아니다"라고 했다. 정성호 의원도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다음 선거 승리를 위해 토대를 깔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식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립의무를 부정하고 당파성을 드러내는 것은 국회를 민의의
세계 경제의 파수꾼을 자처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3.2%로 상향조정했다. 지난 1월의 전망치 3.1%에 비해 단지 0.1%포인트 올린 것이지만 지난해 10월의 2.9% 전망 이후 꾸준히 오르는 점이 고무적이다. 당초 공격적 통화긴축이 일단락되면서 결국 경기둔화, 심지어 일각에서는 경기침체 우려도 컸던 점을 감안하면 실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팬데믹발 공급차질, 지정학적 분쟁, 인플레이션 급등과 통화긴축 등 파란만장한 여정을 딛고 세계 경제가 연착륙, 아니 무착륙(no-landing)에 성공한 것일까. 기대 이상의 선전에도 이러한 성장률 흐름은 정작 역사적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코로나 영향이 크지만 2020~2025년 세계 경제성장률(전망 포함)은 평균 2.8%에 그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포함된 2000~2019년 평균 성장률 3.8%를 1%포인트나 하회한 수치다. 물론 IMF는 2020년대 후반에는 조금 개선된 3%
내년이면 국제사회 최대 공동목표인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어젠다가 채택된 지 10년이 된다. 여기서 채택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의 17개 목표와 169개 지표 중 다섯 번째 목표가 '양성평등을 달성하고 모든 여성과 여아의 역량강화'다. 여성에 대한 차별, 폭력, 유해한 관행을 중단하고 돌봄·가사의 무상노동을 인식·평가하며 의사결정 참여 및 리더십 기회를 보장, 성과 생식에 관한 건강하고 권리의 보편적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지표와 함께 여성에게 경제적 자원에의 동등한 권리부여, ICT를 비롯한 기술활용 강화 및 젠더평등과 여성의 역량을 촉진하는 법제 마련을 목표로 제시했다. 세부목표(5.c)에선 '모든 수준에서 양성평등 및 모든 여성·유아의 역량강화를 위한 정책과 집행 가능한 법을 마련·증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SDGs는 2030년까지 모든 여성이 완전한 성평등을 누리고 여성의 역량강화를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