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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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1.5' 라는 숫자가 우리 삶에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바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섭씨 1.5도 이하' 목표 때문이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지난 2월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2월(hottest on record)이었으며 2월 동안 관측된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77도 상승했다고 한다. 이렇게 수치로 표현되는 기후변화가 실제 우리 일상에는 어떤 변화와 부담을 주는 걸까. 여러 기사에서 파악된 기후변화의 실로 엄청난 변화를 몇 가지 적어본다. 최근에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인 철도 시스템에도 막대한 부담을 준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날씨는 철도 레일의 변형, 전기 케이블의 처짐, 궤도 및 제방의 홍수로 이어지며 기차 운행에 여러 지장을 주게 되는데 문제는 철도의 대응속도보다 기후변화 속도가 더 빨라서 철도의 기후복원력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영국 런던의 고속철도 2호선 사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하다 보니 과도
2024년은 1919년 3·1운동에서 기원하는 민주공화국이 건설된 지 105년이 되는 해다. 105년 된 지금 후손들은 민주공화국의 정신에 부합하는 나라를 건설했는지를 자문해보고 더 좋은 국가를 만들기 위한 방향에 대해 토론하면 좋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화 이후 국가발전 전략의 부재로 흔들리고 있다. 비정규직 임금차별에 따른 경제양극화가 'N포세대'란 말과 '이대남과 이대녀의 대결'로 연결돼 왜곡된 성(性)대결과 세대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것들은 '남녀, 귀천 및 빈부의 계급이 없고 일체 평등한 대한민국'(1919년 임시헌장 3조)이라는 비전의 거울에 비춰보기도 민망하다. 특히 공공선의 추구 없이 권력획득을 위한 정쟁에만 빠져 있는 정치인들의 파당적 행태는 민주공화국의 정신인 '공화주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화한 지 37년으로 한 세대가 넘어가는데 정치권이 세상을 보는 관점은 민주화 이전 그대로다. 이른바 '반독재민주주의론'의
인플레이션이 조금 진정되니 새로운 걱정거리가 부상했다.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미국 증시를 필두로 금융시장의 과열징후가 다시 부각된 것이다. 지난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등 통화긴축발 금융불안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이제 금리인하 재개 기대감 속에 금융시장이 들끓는다. 하지만 물가안정이나 금융완화 모두 자신할 수 없고 오히려 새로운 버블붕괴의 신호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사실 1970년대 이후 금융시장의 역사를 보면 최초 금리인상 이후 3년 내에 금융위기가 터질 확률은 5분의1에 이른다. 그런데 신용 및 금융과열, 특히 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이 높을 때 그 확률은 3분의1을 넘어선다. 물가불안이 심한 경우라면 4분의1 이상이다. 지금처럼 민간부채가 급증한 데다 인플레이션 여파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실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그 기저에는 보다 깊고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의 은행을 자임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인플레이션과 금융취약성의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사기에 활용돼 피해가 확산한다. 이른바 인공지능으로 조작된 가짜 목소리(딥보이스)가 생성형 인공지능과 결합해 딥페이크(Deepfake, 인공지능 기술인 deep learning과 가짜를 의미하는 fake가 합성된 말로 인공지능으로 만든 합성영상·이미지)가 사기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발전하기 전에는 비디오를 편집해 내용을 왜곡하는 영상을 만들거나 합성이미지를 생성하는 위변조가 주를 이뤘다. 이런 방식의 위변조는 짧은 시간과 적은 노력으로 만든다고 해서 칩페이크(Cheapfake) 또는 딥페이크와 대조돼 셸로페이크(Shallowfake)라고 한다. 국내의 경우 '유명인사 사칭 투자사기'로 유명배우의 얼굴과 음성을 조작한 가짜영상을 활용해 투자를 권유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 지난해 잡힌 보이스피싱 일당은 중국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두고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1891명에게 1491억원을 가로챘는데 이들은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검
인류의 산업은 지금까지 4차례 혁명을 통해 진화의 단계를 뛰어넘었는데 증기기관과 기계를 일상생활로 가져온 1차 산업혁명, 전기와 석유에너지를 통해 대량생산 시스템이 구축된 2차 산업혁명, 디지털 정보를 다루는 컴퓨터와 자동화가 보급된 3차 산업혁명,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한 융복합 세상에 뛰어든 4차 산업혁명이다. 이를 좀 더 크게 구분하면 아날로그 세상의 1·2차 산업혁명과 디지털로 세상을 계측하기 시작한 3차 산업혁명 이후로 나눠볼 수 있다. 전구에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을 때와 전원이 들어왔을 때를 의미하는 0과 1 두 숫자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표현하는 디지털은 둥근 시계판의 숫자 사이를 계속 지나가는 초침과 달리 툭툭 끊기는 숫자의 변화로 시간의 흐름을 재단할 뿐만 아니라 사람이 감각으로 인지하는 모든 것을 숫자에 담는다. 예전에는 '새색시의 볼처럼 발그스레한 분홍색'이 색상, 명도, 채도 등으로 분류된 기호와 숫자에 따라 '5RP 7.5의 6'으로 정의되고 '천
2023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2023년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을 기록한 상황이기 때문에 2024년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내려갈 것이 확실하다. 지난 20년 동안 출산율 저하에 대해 우리의 육아, 교육, 주택 등 거의 모든 문제가 거론됐다. 지적된 문제를 개선하면 출산율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다양한 저출산 대책이 추진됐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수장을 교체하고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대책을 통해 출산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저출산 대책의 핵심 전제는 출산과 육아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가정이다. 그렇지만 북유럽의 복지국가에서도 저출산 문제는 심화한다. 2012년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의 합계출산율은 각각 1.91명, 1.85명, 1.8명을 기록했지만 10년 후인 2022년에는 1.52명, 1.41명, 1.32명으로 급속히 하락했다. 세계에서 가장
기후붕괴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후난민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된다. 기후난민이란 기후변화로 생태학적 환경이 변화해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이 된 사람을 말한다. 최근 극단적인 기상현상, 해수면 상승 및 자연재해 발생빈도가 높아지면서 기후난민의 수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11년부터 약 10년간 홍수와 강풍 등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난민의 수가 2억10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기후난민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 투발루가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나라를 이룬 섬 9개 중 2개가 이미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투발루 국민은 인근 국가인 호주나 뉴질랜드로 이주 중이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투발루 외무장관이 과거 육지였던 장소에서 수중연설을 하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그렇다면 기후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기후변화에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한 주가가 정작 발표 직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일단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경구가 들어맞은 상황인데 정부의 발표에 당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다른 한편 시장의 기대가 단기적으로 지나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발표안의 구체성이 비교적 떨어진다는 점이 보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어찌 첫술에 배부르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이사의 충실의무가 언급되며 상법 개정의 필요성이 지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준일 경희대 교수는 '주식회사 이야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상법에서는 이사회의 구성원인 이사와 감사는 주주와 위임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 법인 자체와 위임관계에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중략) 우리나라 상법 개정과 관련해 등장하는 이슈는 이사의 충실의무의 대상이 '주주'가 아니라 바로 '회사'라는 점이다. '주주'에
최근 모 그룹이 출산한 직원들에게 1억원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정부의 전방위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사기업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는 경우는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에 개별기업이 지급한 출산지원금은 그 금액의 크기도 상당하지만 절세를 위해 상당히 고심했다는 측면에서 필자와 같은 조세전문가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기업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출산지원금은 어떻게 과세되는 것일까. 기업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대가는 대부분 근로소득으로 과세된다.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급여 또는 이와 유사한 성질의 대가는 모두 근로소득으로 보기 때문이다. 결국 1억원의 출산지원금을 직원에게 직접 지급할 경우 그 명목이 어떠하든 근로소득으로 과세될 가능성이 높다. 5000만원의 급여를 받는 직원이 1억원의 출산지원금을 받으면 대략 3000만원의 소득세를 더 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1억원을 지원했지만 직원 입장에서 손에 쥐는
쿠바가 드디어 형제의 나라 북한을 등지고 65년 만에 한국을 선택했다.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리고 살사의 춤까지 더해 누구나 환상을 가지는 나라다. 젊은 영웅 카스트로는 26세에 대통령선거에서 패한 후 민병대를 조직해 군대를 습격하고 이것마저 실패하자 감옥까지 갔다. 출옥 후 멕시코에서 게릴라훈련을 받고 정원이 10명도 안 되는 '블랑코'라는 작은 보트에 80명을 태우고 쿠바로 돌아와 끝내 성공한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컸던 블랑코를 아바나 시내 한복판에서 보면서 대학 때 감명깊게 읽은 '쿠바혁명사'를 떠올렸다. 그러나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여행자의 눈에 비친 쿠바는 혁명의 박물관이었다. 거리와 상점 곳곳에 카스트로, 체 게바라의 동상과 사진이 수없이 걸려 있었다. 쿠바를 지탱해온 버팀목은 국가 주도의 복지와 배급시스템이다. 최소한의 생활수준은 보장된다.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제공하고 소유권은 없지만 살 집도 나눠준다. 현지 가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벤처시장 신규 투자는 5조4000억원으로 2021년 7조7000억원, 2022년 6조8000억원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비대면과 바이오분야에 대한 벤처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2021년과 2022년에 벤처시장이 이례적으로 큰 활황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벤처시장이 부진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탈이 창업을 통해 경제성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감안할 때 벤처캐피탈 투자감소는 우려할 만한 일이다. 벤처캐피탈이 오늘날과 비슷한 형태로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1946년 미국에서 아메리칸리서치앤드디벨롭먼트코퍼레이션(ARD)이 설립되면서부터다. ARD는 조지 도리엇 하버드대학 교수가 민간의 투자금을 제2차 세계대전 동안 개발한 첨단기술분야로 끌어들이기 위해 만들었다. ARD의 성공 이후 벤처캐피탈 산업은 점차 성장했으며 1950년대와 1960년대에 특히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 시기 이후 많은
민사재판에서 조작된 증거를 제출하는 방식 등으로 법원을 속여 유리한 판결을 받으면 '소송사기'로 처벌받는다. 만약 조정절차에서 상대방에게 거짓말을 하여 채무 일부를 탕감하는 이익을 얻었다면 어떨까? 이론상으로는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으나, 대법원은 최근 조정절차의 소송사기를 인정한 원심 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했다(대법원 2024. 1. 25. 선고 2020도10330 판결). 금전채무가 문제되는 조정사건에서는 통상 채무자의 현실적인 변제자력을 고려해 채무 일부를 탕감하고 분할 납부하는 내용의 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에서도 채무자가 특정한 시점까지는 채권자에게 지급할 돈을 마련할 수 있음을 전제로 탕감된 채무를 3회 분할로 지급하는 조정이 성립되었다. 1심에서는 무죄, 2심에서는 유죄가 선고되었는데, 2심에서 결론이 바뀐 것을 보면 피고인에게 어느 정도는 기망의 고의가 인정될 사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채권자가 사채 중개업을 한 전력이 있음을 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