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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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에게 복수하려면 지역주택조합 가입을 권유하라고 한다. 주택법에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만, 성공 확률이 낮고 조합원이 되었다가 내 집 마련의 꿈이 끔찍한 악몽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주택조합은 1980년대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무주택자 위주의 조합 중심 사업 진행으로 여러 이점이 있지만 사업 진행, 완료까지 시간이 많이 걸려 금융시장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사기범죄가 개입될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병폐와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언론이 많이 알렸음에도, '신축 아파트를 저렴한 비용으로 장만할 수 있다'는 유혹은 집 없는 설움을 느끼는 서민들에게 여전히 달콤하고, '추가 분담금이 없다'는 등의 거짓말이 더해져 새로운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시도 피해방지를 위해 이달 1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택조합 사기의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이미 피해를 입은 서민들을
우리나라 기업이 중동에 진출한 역사는 짧지 않다. 1970년대 한국 기업들은 중동국가들의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전자통신 그리고 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했다. 중동 진출 50년의 주인공은 현대, 삼성, SK, 한전 등 대기업들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우리 스타트업이 중동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제2 중동 붐'의 주역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최근 장관의 중동 방문을 통해 벤처 및 스타트업 중동 진출의 발판을 만들었다. 올해 3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BIBAN 2023'에 한국의 10여개 스타트업을 인솔했고 막 문을 연 두바이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GBC)와도 협력관계를 수립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현대나 삼성 같은 대기업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중동 붐의 주역이 될 것이라니 가슴이 웅장해지지 않을 수 없다
2023년 여름은 오송 지하차도와 새만금 잼버리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를 겪고도 우린 오송 지하차도, 새만금 잼버리라는 실패를 반복했다. 문제를 파악하고 배우는 것이 있어야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 제사를 지내고 곡을 해봤자 소용없다. 무엇보다 현장이 작동하지 않는다. 공공의 일을 '내 일'로 여기는 '주인의식'이 보이지 않는다. 공공의 일은 예산을 나눠쓰고 월급이나 받는 '경제생활'로 전락한 지 오래다. 1987년의 민주화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民主)정치로 옮겨갈 것을 결정했다. 그래서 대통령과 중앙관료의 권한을 지방과 국민에게 분산했다. 이전엔 중앙정부의 4, 5급 공무원이 지방에 내려가서는 시장, 군수가 돼 지방공무원들을 지휘했다. 현장 공무원들의 능력과 책임감이 못 미더워 권한을 중앙이 꼭 쥐고 있겠다는 것이었다. 또 국민이 못 미더워 중앙 행정부가 권한을 독점했다. 그래서 '군관민'이라고 했다. 그러던 것을 민주화 이후 '민관군'이라고 표현을 바꾸고
필자의 막둥이가 좋아하는 '항아리 밖으로'(Out of a jar)라는 동화책이 있다. 주인공 토끼 소년은 공포만화나 이야기를 읽고 듣는 것은 좋아하지만 실제로 두려운 일을 겪는 건 싫어한다. 궁리 끝에 그는 두려움을 항아리에 가두기로 한다. 부끄러움과 실망스러움 등 거추장스러운 감정도 차례로 가두다 보니 어느새 희로애락 모두가 항아리행이다. 소년은 무덤덤해진 자신을 발견하지만 뭐가 잘못된 건지 알지 못한다. 어느 날 학교에서 창피한 일을 당한 그는 당혹감도 항아리에 가둬 창고에 쑤셔넣으려 하지만 이미 창고를 가득 채운 항아리가 서로 부대끼다 모두 깨지고 만다. 봇물 터진 자신의 감정에 휩쓸려 바닥에 나뒹굴다 겨우 정신을 차린 소년에게 뜻밖의 일이 생긴다. 맨 처음 가둔 두려움이 맨 마지막에 튀어나오자 그는 행복하면서도 슬프고 신이 나면서도 걱정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희로애락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이다. 이 동화는 우리 어른들의 자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을 겪은 미국 월가는 겉으로는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면 아래로는 은행의 긴장과 탄식이 가득하다. 보유자산의 가치 하락과 금융당국의 자본확충 요구 사이에서 은행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하다. 연준을 비롯한 금융감독당국은 주요 은행의 파산을 초래한 뱅크런이 은행에 대한 예금자의 신뢰 상실에 기인한다고 본다. 숨겨진 부실자산이 갑자기 튀어나와 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할 경우 정부 보장한도가 넘는 예금을 보유한 고객은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예기치 못한 손실을 회피하려는 예금자의 행위는 약간의 나쁜 뉴스에도 예금 인출사태로 표출된다. 은행의 신뢰도를 높여 추가적 뱅크런을 예방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융당국이 선택한 방안이 자본확충의 독려다. 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안정성을 제고하게 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자본확충 요구안이 너무 까다롭다는 데 있다. 자산규모 1,000억 달러가 넘는 30여 개 대형은행은 현재보다 20% 정도 높은
2023년 들어 우리나라 경제 이슈를 주도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KDI 경제정보센터의 빅 데이터 분석을 보면 1 ~ 7월 경제 관련 키워드로 '금리 인상'이 가장 높은 비중으로 다루어졌고 바로 뒤이어 '전세사기'가 많이 언급되었다. '금리 인상'이 경제의 핵심 키워드인데는 이견이 없지만 그에 못지않게 뒤이어 비중 있게 다루어진 키워드가 '전세사기'(관련어 '공인중개사', '빌라왕','깡통전세')라는 것은 매우 주목을 끌만 하다. 일단 이 연관어를 서로 연결해보면 '전세사기가 주로 공인중개사와 빌라왕이 서로 공모하였고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깡통전세가 본격화되면서 전세사기가 사회적·경제적 이슈로 부각되었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전세사기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를 되짚어보자. 첫째로 전세사기의 구조적 원인은 우리나라 전세시장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전세시장에서 임차인이 집값의 70~90%의 전세보증금을 가졌음에도 집을 사지 않고 임차로 거주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이러
산업혁명이 인도에서 일어났다면 현재 우리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런 질문을 던진 사람은 옥스퍼드대 철학 교수인 윌리엄 맥어스킬이었다. 올해 초에 나온 저서 '우리는 미래를 가져다 쓰고 있다'에서 그는 이런 답을 던진다. 산업혁명이 영국이 아닌 채식주의자에게 친화적인 인도에서 일어났다면 대규모 공장식 축산농장은 지금처럼 엄청나게 증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의 이런 논리는 사회에 뿌리내린 가치의 잠김, 록인(Lock-In)효과를 전제로 하고 있다. 마케팅에서 가치의 잠김효과는 특정 제품에 친숙한 소비자가 더 좋은 신제품이 나오더라도 친숙한 제품을 계속 사용하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애플폰과 iOS를 쓰는 소비자는 더 좋은 경쟁폰이 나와도 쉽게 제품을 바꾸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을 쓰는 사용자가 캡슐커피를 계속 사용하는 것도 일종의 잠김효과와 같다. 이런 가치의 잠김효과는 국가와 사회 단위로 확장해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중국 한나라 시대 유교의 부상은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하는 무당층 비율이 31%나 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양극화한 진영정치의 슬픈 자화상', 즉 정치양극화에 실망하고 반발하며 이탈하는 중도층 민심을 보여준다. 정치양극화란 중도층의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지면서 두 진영이 더욱더 극좌와 극우의 양극단으로 분극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극단화는 칼 슈미트가 말한 '적과 동지의 구별'처럼 자신의 외부에 타도해야 할 적(敵)을 상정하면서 동질성의 논리 아래 내부 이견과 차이를 무시함으로써 다양성 실현을 억압한다. 오래전부터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정치양극화를 국민 분열의 주범으로 보고 이것을 극복하자고 한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정치양극화의 원인진단을 놓고 이견 차이를 드러냈기에 그 극복이 쉽지 않았다. 단적으로 소선거구제를 반대하고 다당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호하는 진영은 정치양극화의 원인을 '양당제'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정말 정치양극화는 양당제 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해 주요국의 통화긴축 행보가 주춤해지고 있다. 물론 완고한 근원물가나 양호한 고용 및 경제지표로 인해 여전히 추가 금리인상을 점치는 시각도 남아 있지만 적어도 금리인상 사이클이 정점을 넘어섰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따라서 아직은 막연하지만 점차 금리인상 종료 이후의 통화정책 과제나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내에서 번역된 '버냉키의 21세기 통화정책'이 주목을 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견인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이 책을 통해 1960년대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의 진화에 주목하면서 21세기 통화정책의 도전과 과제를 크게 4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최근의 인플레이션 쇼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물가와 고용간 연관성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물가안정에 치중하면서 고용을 등한시한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이어진다. 둘째는 위와 결부된 문제지만 자연금리 혹은 균형금리의 추세
빅데이터, 인공지능, 스마트폰을 활용해 금융·비금융의 융합을 통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경쟁이 한창이다. 각국은 이러한 성장을 경제발전으로 연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결합)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핀테크 대항력을 갖추도록 기존 금융회사들을 긴장시켜 금융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편 전통적으로 금융은 자금중개를 담당하고 금융회사가 금융중개 기능을 해왔지만 이제는 자금흐름에서 얻는 정보활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금융서비스를 통해 획득한 정보 그 자체의 가치가 인정됐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정보를 축으로 한 금융서비스와 비금융서비스의 융합이 심화하면서 맞춤형 상품·서비스의 제공도 증대되고 있다 이는 금융회사의 플랫폼화를 가속화하고 종합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은 금융산업에서 제조기능과 판매기능의 분리(제판분리)현상 가속화와 동시에 업무수탁을 통해 금융회사가 종래 해온 기능을 플랫폼에 위탁하
올해 여름은 참으로 비가 많이 오고 무덥다. 공식적으로 6월25일에 시작된 장마는 7월26일로 종료됐지만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비가 자주 왔다. 특히 '집중호우'를 넘어서 '극한폭우'라는 용어가 생겨났을 정도로 짧은 시간에 큰비가 내려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를 냈다. 나아가 장마가 끝났음에도 하루 한 번 이상 큰 소나기가 내리는 날이 늘고 있어 우리나라가 동남아처럼 스콜이 내리는 아열대성 기후에 들어서고 있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삼복(三伏)의 가운데인 중복은 벌써 지났고 8월8일이 가을의 시작이라는 입추(立秋)지만 8월10일인 말복이 아직 남아서인지 무더위는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폭염이 이어지는데 이러다가는 폭염일수가 31.5일이었던 2018년의 기록을 경신할지도 모른다. 많은 비와 뜨거운 여름은 사람뿐만 아니라 농작물도 살기 힘든 환경을 만든다. 원래 여름작물은 덥고 습해야 생육이 활발해 쑥쑥 자라나게 되지만 그 정도가 심하면 배겨낼
우리 경제의 영원한 문제아인 가계부채가 드디어 잡혔나 했다. 가계신용 총액이 2022년 3분기 1871.1조원을 정점으로 매분기 감소하여 올해 1분기에 1,853.9조원까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경제도 가계부채의 망령에서 벗어나는 것인가?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다.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3월까지 감소하다가 4월에 2.3조원 증가로 돌아서더니 5월에는 4.2조원, 6월에는 5.9조원으로 매월 증가 폭을 키워 가고 있다. 또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최근 은행들의 가계대출에 대한 대출태도도 완화적인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도 가계대출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슬금슬금 오르면서 영끌이 다시 시작된 것이 이유다. 사라진 줄 알았던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부활할 조짐이다. 가계부채 급증은 언제나 우리 경제에 부담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상승세는 문제가 더 크다.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