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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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상무장관 방중을 계기로 미중간 소통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여전히 첨단 전략물자를 중심으로 한 양국의 갈등은 개선될 조짐이 안 보인다. 지정(경)학적 특수성으로 양강의 틈새에 낀 우리로서도 먹구름이 자욱한 실정이다. 경제적 상호의존성의 증대로 윈윈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과거처럼 안보논리나 진영논리가 득세하는 갈등과 반목의 시대가 부활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 얼마 전 '세계 경제의 구조변화'라는 주제로 개막한 2023년 잭슨홀 미팅에서도 당연히 이 문제가 주요 이슈였다. 사실상 이번 회의의 주제의식을 총괄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변화의 단절 시대'로 세계 경제를 진단하며 지정학적 위험과 맞물린 공급충격의 지속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됐는데 "부상하는 '거대한 재편'"(The Looming 'Great Reallocation')이란 타이틀로 미중 탈동조화의 행보를
'시골'이라는 단어는 참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떤 이에게는 촌스럽고 답답해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곳이겠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푸근하고 정감이 있어 언젠가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도시의 화려하고 편리한 생활이 여전히 우리나라의 도시인구 집중을 유인하지만 앞으로 귀농귀촌할 의향이 있는 도시민의 비중이 40%에 이른다고 분석한 보고서와 실제 귀농귀촌하는 사람의 수가 매년 40만명에서 50만명에 달한다는 통계를 보면 시골살이의 매력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귀농귀촌하는 사람은 도시에서 중장년기를 보내고 노년에 시골로 거처를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러스틱라이프(rustic life)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다. 촌스러운 삶 또는 투박한 삶이라는 뜻의 러스틱라이프가 MZ세대의 관심을 받는 것인데 항상 새롭고 빠른 변화를 좇는 젊은 세대가 정반대의 삶을 지향하는 것이 신선하다. 다만 MZ세대의 러스틱라이프는 일반적인 귀농귀촌인의 삶과 차이가 있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필수의료분야에 의대 졸업생들의 지원율이 점점 낮아져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필수의료는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기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로서 그 이유를 짚어보고자 한다. 지원자가 거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힘들게 흉부외과 전문의를 취득해도 사회에서 전공을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2022년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자료를 보면 전체 흉부외과 전문의 1535명 중 448명은 기업 및 봉직의로 전공을 살리고 있지만 그외엔 흉부외과가 아닌 타 과를 표방해서 살고 있다. 500여명의 개원의 중 흉부외과를 표방한 것은 50여명에 불과하다. 이 50여명도 주로 하지정맥류를 진료한다. 그외 대다수는 모발이식, 유방성형, 비뇨의학 관련 수술과 미용성형, 피부과를 한다. 하지정맥류 외에 흉부외과로는 개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수도권 대학병원 전문의들의 근무환경도 열악해 극한직업으로 이미 인식돼 있고 지역 대학병원 전문의들은 수
전 세계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 지구기온 상승 1.5도 제한을 약속한 이후 한국을 포함한 140여개국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중립 이행속도를 높이고자 유럽연합(EU), 미국 등 글로벌 주요국들은 탄소국경제도, 공급망 ESG실사법, ESG공시와 같은 다양한 환경규제를 발표하고 적용범위 및 대상을 넓히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표면적 명분 아래 탄소규제들이 쏟아지면서 새로운 무역장벽이 세워지고 있는 것이다. 탄소배출량 기준을 초과하는 제품에 대해서 탄소세를 부과하고 규제대응에 미흡한 기업 대상으로 시장진입을 제한하는 등의 불이익 조치는 기업들의 제품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경규제가 통상규제로 이어지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수출비중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다. 이에 정부는 규제대응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또한 기업 자체적으로 프로세스를 수립하고 대응
"'잭슨홀에 다시 한 번 모인 지금 우리 모두는 그리고 세계 대다수 사람은 경기회복과 경제개선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사실에 다들 공감하리라 봅니다.' 잭슨레이크롯지의 엘크사슴뿔 샹들리에 아래에 다시 선 버냉키는 연회장에 모인 110명가량의 참석자에게 말했다."(닐 어윈 '연금술사들') 잭슨홀(Jackson Hole)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연례행사로 매년 8월 말 미국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개최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이 행사에는 미국 외에도 많은 중앙은행 관계자가 참석하는데 대부분 내용은 비공개로 이뤄지만 공개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설에는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위의 인용구는 2010년 당시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 연설의 일부인데 이 연설을 통해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처하기 위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시 한 번 양적완화를 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주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
그 어느 때보다 공정과 공평이 화두인 세상이다. 재산의 분배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님 사후에 재산분배가 공평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분쟁을 제기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상속인들 사이에서 상속재산 분할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은 경우 불만이 있는 상속인은 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를 하게 되는데 그 비중이 5년 전에 비해 거의 2배 늘었다. 부모님이 특정 자녀에게만 재산을 물려준 경우 다른 자녀는 이 중 일부는 자기 몫이라고 주장하며 유류분반환 청구소송을 하게 된다. 이 소송 역시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는 일본 역시 상속 관련 분쟁이 급증했다. 놀라운 것은 일본의 상속분쟁 중 1억원 미만 사건은 전체의 30% 수준이고 5억원 미만 사건이 거의 70%에 달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상속분쟁은 고액자산가들만의 일이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분쟁사건이 돼가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재산
지난 7월 말 경기 김포의 가스터빈 발전소에 국산 가스터빈 발전기가 최초로 도입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내 전체 발전의 20%나 차지하는 가스발전의 국산화는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다. 석탄화력발전-원전-LNG발전-신재생에너지에 이르는 발전의 포트폴리오 중 유일하게 국산화가 안 된 부분이 바로 LNG발전이었다. 전국에 150여개 LNG발전소가 있지만 모두가 미쓰비시파워, 지멘스, GE 등 외산 발전기를 쓰는데 처음으로 국산 LNG 터빈발전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했으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예정된 LNG발전소 설립계획에서 10조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가 있다고 하니 외산 기기업체들의 대응도 자못 흥미롭다. 기계공학의 꽃으로 불리는 가스터빈의 국산화는 그동안 국가적으로도 난제였다. 글로벌 원전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LNG발전기를 국산화하지 못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1500도의 배기가스 고열을 견디는 발전기의 날개(Blade)를 만드
인류가 언제부터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석탄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부터다. 당시 수중펌프, 수평갱도 기술이 개발되면서 영국을 중심으로 광산산업이 크게 발전했다. 석유혁명은 미국인 에드윈 드레이크가 깊은 지하에서 석유시추에 성공한 1859년부터 시작됐다. 그 이후 석유를 정제하고 가공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석유에서 추출되는 다양한 부산물과 화학물질이 현대 산업 및 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쓰인다. 이처럼 화석연료가 인류가 사용하는 주된 에너지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기술개발 덕분이다. 기술개발로 에너지원이 풍부하게 공급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에너지 가격도 하락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저탄소 에너지원으로의 경제전환은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술이 아니라 정책으로 전환을 주도하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 정책공조의 중요한 출발점은 1992년 교토의정서다. 이때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글로벌 대응을 강화하자는데 합
원수에게 복수하려면 지역주택조합 가입을 권유하라고 한다. 주택법에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만, 성공 확률이 낮고 조합원이 되었다가 내 집 마련의 꿈이 끔찍한 악몽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주택조합은 1980년대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무주택자 위주의 조합 중심 사업 진행으로 여러 이점이 있지만 사업 진행, 완료까지 시간이 많이 걸려 금융시장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사기범죄가 개입될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병폐와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언론이 많이 알렸음에도, '신축 아파트를 저렴한 비용으로 장만할 수 있다'는 유혹은 집 없는 설움을 느끼는 서민들에게 여전히 달콤하고, '추가 분담금이 없다'는 등의 거짓말이 더해져 새로운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시도 피해방지를 위해 이달 1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택조합 사기의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이미 피해를 입은 서민들을
우리나라 기업이 중동에 진출한 역사는 짧지 않다. 1970년대 한국 기업들은 중동국가들의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전자통신 그리고 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했다. 중동 진출 50년의 주인공은 현대, 삼성, SK, 한전 등 대기업들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우리 스타트업이 중동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제2 중동 붐'의 주역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최근 장관의 중동 방문을 통해 벤처 및 스타트업 중동 진출의 발판을 만들었다. 올해 3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BIBAN 2023'에 한국의 10여개 스타트업을 인솔했고 막 문을 연 두바이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GBC)와도 협력관계를 수립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현대나 삼성 같은 대기업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중동 붐의 주역이 될 것이라니 가슴이 웅장해지지 않을 수 없다
2023년 여름은 오송 지하차도와 새만금 잼버리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를 겪고도 우린 오송 지하차도, 새만금 잼버리라는 실패를 반복했다. 문제를 파악하고 배우는 것이 있어야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 제사를 지내고 곡을 해봤자 소용없다. 무엇보다 현장이 작동하지 않는다. 공공의 일을 '내 일'로 여기는 '주인의식'이 보이지 않는다. 공공의 일은 예산을 나눠쓰고 월급이나 받는 '경제생활'로 전락한 지 오래다. 1987년의 민주화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民主)정치로 옮겨갈 것을 결정했다. 그래서 대통령과 중앙관료의 권한을 지방과 국민에게 분산했다. 이전엔 중앙정부의 4, 5급 공무원이 지방에 내려가서는 시장, 군수가 돼 지방공무원들을 지휘했다. 현장 공무원들의 능력과 책임감이 못 미더워 권한을 중앙이 꼭 쥐고 있겠다는 것이었다. 또 국민이 못 미더워 중앙 행정부가 권한을 독점했다. 그래서 '군관민'이라고 했다. 그러던 것을 민주화 이후 '민관군'이라고 표현을 바꾸고
필자의 막둥이가 좋아하는 '항아리 밖으로'(Out of a jar)라는 동화책이 있다. 주인공 토끼 소년은 공포만화나 이야기를 읽고 듣는 것은 좋아하지만 실제로 두려운 일을 겪는 건 싫어한다. 궁리 끝에 그는 두려움을 항아리에 가두기로 한다. 부끄러움과 실망스러움 등 거추장스러운 감정도 차례로 가두다 보니 어느새 희로애락 모두가 항아리행이다. 소년은 무덤덤해진 자신을 발견하지만 뭐가 잘못된 건지 알지 못한다. 어느 날 학교에서 창피한 일을 당한 그는 당혹감도 항아리에 가둬 창고에 쑤셔넣으려 하지만 이미 창고를 가득 채운 항아리가 서로 부대끼다 모두 깨지고 만다. 봇물 터진 자신의 감정에 휩쓸려 바닥에 나뒹굴다 겨우 정신을 차린 소년에게 뜻밖의 일이 생긴다. 맨 처음 가둔 두려움이 맨 마지막에 튀어나오자 그는 행복하면서도 슬프고 신이 나면서도 걱정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희로애락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이다. 이 동화는 우리 어른들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