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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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제통화체제가 흔들린다. 미국 등 서방의 고강도 금융제재로 러시아가 외환보유액 다변화를 비롯해 결제망 재편 등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역시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한다. 심지어 달러 기축통화의 한 축을 담당한 '페트로달러'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변심으로 새로운 방향을 시사한다. 현대 세계 경제의 버팀목이던 달러 중심 국제통화체제가 이제 막을 내리는 걸까. 국제통화체제는 일종의 글로벌 공공재로 지불결제나 회계단위, 또 가치저장 수단인 '국제통화의 안정적 공급' 외에도 글로벌 차원에서 실물·금융 연계의 안정, 즉 '대외안정성 보장'이라는 역할도 맡는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배경인 글로벌 불균형과 관련해 이를 지탱해온 국제통화체제의 취약성에 관심이 크다. 나아가 달러 중심 체제는 이른바 '글로벌 금융사이클'을 통해 미국의 금융여건, 특히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영향을 국제적으로 확산한다. 따라서 국제통화체제 재편은 일찌감치 세계 경제의 안정성장은 물론 글로벌
총선을 1년 정도 앞둔 시점에 '여당, 야당 모두 싫다'는 무당층 비율이 31%를 기록해 씁쓸하다. 지난 2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당지지도는 32%로 동률이며 무당층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도 31%로 동률이다. 무당층은 정치성향별로 중도층에서 41%로 국민의힘(25%)과 민주당(28%)보다 높고 연령별로는 20대(54%)와 30대(37%)에서 높다. 무당층은 '이재명 사법리스크'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 '69시간 근무제 논란'과 '전광훈·김재원 사태' 등에 실망했음을 보여준다. 비싼 세비를 받으면서도 이런 결과를 낸 것은 무능의 극치로 부끄러운 일이다. 극단적 좌우진영정치에 대한 중도층의 이탈과 저항을 보여주는 무당층 증가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온 정치양극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무당층을 키운 것이 정치양극화라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있지만 '중도수렴 부재의 정치'로 보는 게 적절하다. 이 문제에 많은 고민을 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근본적 대책도 필요하지만, 우선은 피해자들이 당면한 문제를 최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하여,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대응이 중요한데, 전세사기에 정부는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정치적 문제를 떠나, 법적으로만 보면 경제적 피해는 '범죄피해자 보호법'이 정한 '구조대상 범죄피해'(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범죄로 사망하거나 장해 또는 중상해를 입은 것)에 해당하지 않아 전세사기 피해를 국가재정으로 회복시킬 법률의 근거는 마땅치 않다. 정부가 피해액을 직접 보전해 주지 않는다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도 있는데, 공무원의 과실에 대한 국가배상청구도 쉽게 인정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방안이다. 물론 아무리 억울한 사정이 있더라도, 사기범죄의 피해자를 나랏돈으로 모두 구제해 줄 수는 없다. 다만 전세사기와 일반적인 사기 범죄에 차이가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잇단 자살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기 피해자의 70%가 2030세대고 역전세로 인한 전세런 우려도 심각해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는 정보공개 등 사기방지 대책과 단속처벌, 그리고 피해주택 매입과 같은 피해자 지원대책을 내놨다. 이런 단기대책과 함께 장기정책 방향설정도 필요하다. 전세제도의 후진성으로 머지않아 전세제도가 사라질 것이라고 하지만 부동산가격 상승과 사금융시장의 미비 때문에 그동안 지속된 전세제도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임대차보호 3법으로 전세가격이 급등하자 전세대출 보증한도를 높이고 주택도시기금대출 대상도 35세 이상에서 30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전세보증보험으로 세입자를 보호하려고 했다. 그러자 2016년 36조원에 불과했던 전세자금 대출액이 2021년 말에는 180조원까지 급증했다. 이것이 전세가격을 높이고 갭투자를 부추겨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 선한 의도였지만 제도를 악용한 자들로 인해 오히려 사태가 악화했는 점에서 미국 서
"라면마저 매출이 줄어 포장지 주문이 줄어든다네요." 폴리에틸렌 포장지를 납품하는 연매출 5억원짜리 사장이 그제 한 말이다. 2022년 말 기준 자영업자 빚이 1020조원,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이 다중채무자다.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폭인 3.0%포인트 정도 대출금리가 인상됐다면 자영업자 1인당 평균 이자부담액이 724만원 늘어난다고 한다. 코로나 시절을 거치면서 정부의 지원에 기대어 살던 대부분 자영업자는 대출금리가 오르자 자신들의 가처분소득 여유분이 돌연 사라지고 있다고 느낀다. 자영업자는 소득을 창출하는 동시에 소득의 대부분을 지출하는 소비자다. 라면 소비가 준다는 말은 소득의 여유분마저 사라진 자영업자가 라면 먹는 것조차 줄이고 있다는 예기도 된다. 우리나라 소상공인은 대기업을 망라한 전체 690만 사업체의 94%를 차지하고 고용의 44%를 담당한다. 그리고 소상공인은 자영업자이기도 하다. 소상공인은 대기업, 중소기업과 상대되는 개념으로 사업규모가 이들을 나누는
지난 4월 11일 우리나라의 2050년 탄소중립 이행과 녹색성장을 위한 정책방향을 담은 '제1차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다. 여기에서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기로 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NDC)'달성을 위한 세부 이행방안을 제시하였다. 정부는 기존의 목표였던 NDC 40%는 유지했지만, 산업부문의 감축률을 14.5%에서 11.4%로 낮추고, 부족한 감축분은 원자력발전, 국제감축,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기술(CCUS) 등을 통해 보충하기로 하였다. 산업부문의 감축률을 너무 낮춰서 정부가 탄소중립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현재의 청정기술 개발 속도, 탄소배출량이 많은 제조업 위주 산업구조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을 도모하려는 당국의 고민이 담겨있는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2021년 11월 '제26차
미국 정치학자이자 전략가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가 1997년 출간한 '거대한 체스판'(The Grand Chessboard)은 당시 국제정치학을 공부하는 이들의 필독서였다.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독보적 지위를 누리게 됐지만 자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유지하려면 유라시아(유럽과 아시아)라는 거대한 체스판을 전략적으로 잘 관리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었다. 패권유지의 핵심전략 도출과정을 일련의 규칙 안에서 서로 속고 속이는 치열한 수싸움이 허용되는 체스게임에 비유한 것이 흥미로웠다. 우리나라 장기의 외통수와 같이 어떤 수를 써도 킹(왕)이 상대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 즉 체크메이트가 되면 게임에서 진다. 민주당계 매파이자 체스게임의 열혈팬이던 브레진스키의 사상을 전격 수용한 이들은 역설적으로 9·11 테러사건 직후 부시행정부에서 권력을 장악한 공화당 네오콘이었다. 덕분에 그는 2017년 작고할 때까지 전쟁광으로 비판받았다. 하지만
월가의 사모펀드(PE) 업계 1위 블랙스톤은 MBA에게 꿈의 직장이다. 운용자산 규모가 거의 1조 달러에 달하고고 골드만삭스 등 유수의 투자은행보다 높은 급여를 지급한다. 회장인 슈워츠먼은 작년 한 해 배당과 급여로 1조7000억원을 수령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가 피터슨과 함께 40만 달러로 블랙스톤 그룹을 창립한 것은 불과 40여 년 전이었다. 투자은행에서 십여 년 간 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한 직후였다. 그는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보다 사모펀드 투자가 덜 위험하면서도 고수익을 창출한다고 봤다. 주식 투자의 경우 내부자 거래 제한으로 인해 제대로 된 정보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반면, 사모펀드 투자의 경우 투자대상 회사의 중요 정보에 대한 접근이 훨씬 용이했기 때문이다. 블랙스톤은 1987년 기관투자자로부터 8억 달러를 모집해 차입매수(LBO)를 통한 기업 인수에 나섰다. 그 이후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보이면서 사모펀드 자산 규모는 377조원으로 늘어났다. 사모펀드는 주로 위
금융감독원의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기간 중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가 총 22만 7126건으로 피해 금액은 1조 6645억 원에 이르렀다. 피해사례 유형 중에서 특히 대출을 빙자한 피해 건수가 전체의 58%를 차지하면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여기에 해당하는 피해 금액으로는 약 1조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김민정·김은미(2020)의 '보이스피싱 피해 경험 및 영향요인 분석'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질 금리 등 관련 지식이 높을수록 보이스피싱 피해를 모면할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연령이 많을수록 그리고 소득이 낮을수록 금융이해력이 낮다는 것이다('우리나라의 금융이해력 조사', 한국은행·금융감독원, 2022). 2021년 '전 국민 경제이해력 조사(KDI)'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따라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저소득, 저신용자, 자활근로 사업자 등 소위 금융 및 경제 취약계층이 보이스피싱과 같은 금융사기 피해에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농식품 재배부터 식품가공·포장 및 가정에서 요리까지를 모두 포함한 농업-식품의 가치사슬에서 배출된 온실가스 양이 2020년 한 해 동안 배출된 전체 온실가스 양의 약 31%에 해당한다고 한다.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농업과 식품은 인류 생존의 전제인 1차산업과 직결돼 이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효과를 명확히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열대우림 벌채에 따른 비용과 편익을 살펴보자. 이코노미스트의 지난 3월 기사에 따르면 현재 열대우림 벌채로 인한 수익은 평균적으로 아마존 땅 1㏊(헥타르)당 1200달러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에 반해 벌채 과정에서 배출되는 500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은 무려 2만5000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1200대2만5000으로 벌채비용이 수익의 20배가 넘다 보니 제대로 된 시장이라면 이런 거래는 성립되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벌채는 왜 계속
미래지향적 금융의 총아로 부상하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의 전격적인 파산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후에도 세계 유수의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가 헐값에 매각되는 등 국제적으로 금융불안이 심화하기도 했다. 다행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정부 당국이 예금 전액 보장과 긴급 유동성 투입 등으로 발 빠른 진화에 나서면서 사태는 점차 진정되고 있다. 하지만 잘나가던 스타트업의 지원에다 안전한 국채자산으로 무장한 실리콘밸리은행을 비롯해 미처 생각지도 못한 영역에서 금융불안이 번져가면서 그 내막이나 향방을 두고 어리둥절한 모습이 만연하다.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스템 리스크의 원천이 은행에서 금융시장, 특히 은행을 대신해 기세를 떨쳐온 비은행금융기관의 막강한 시장지배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었다. 가령 비은행금융기관은 요즘 글로벌 금융자산의 절반을 차지한다. 아무래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으로 은행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의 시장조성자 역할이
국회 전원위원회는 10일부터 13일까지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형)+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1안)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2안)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3안)에 대해 토론을 진행한다. '게임의 룰'을 정하는 선거법은 이해관계와 당리당략을 따질 수밖에 없기에 숙의가 꼭 필요하다. 셋 중 어느 것이 좋을까. 선뜻 답하기 어렵다. 현실적인 합의안이나 타협안을 도출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우선 선거법 설계에 적용될 상식선의 원칙이나 방법상의 기준을 논의하는 게 효율적이다. 그렇다면 그런 원칙과 기준은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다음을 검토하면 좋다. 첫째, 국민의 역린을 건드리는 선거법 설계를 피하자. 전원위원회는 지역구를 축소하지 않고 비례대표를 확대하기 위해 '세비동결'을 명분으로 의원정수를 300명에서 350명으로 늘리는 안을 상정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런 꼼수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정치 양극화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