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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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호쿠대학에는 '어린이 인구시계'가 있는데 요시다 히로시 교수가 2012년 발표한 연구로 출산율 등의 자료를 가지고 일본에 어린이가 한 명도 남지 않게 되는 시점을 알려주는 시계다. 당시 결과에 따르면 일본에 단 한 명의 어린이가 남게 되는 시점이 3011년 5월이었는데 10년 뒤인 2022년에는 2966년 10월로 시점이 더 당겨졌다. 이는 일본의 출산율이 계속 하락했기 때문인데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1.3명 수준이다. 우리는 더 심각하다. 합계출산율이 2018년 0.98명으로 1명 미만으로 떨어진 후 2022년에는 0.78명이 돼 우리나라 어린이가 한 명 남게 되는 시점이 일본보다 빠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5184만명(중위 추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데 올해 인구수는 5156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2021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9만명이 감소하는 것으로 경기 동두천시와 과천시 인구수가 각각 9만명과 7만명 정도임을 생각하면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서대문역을 잇는 큰 길이 새문안로이다. 새문안로에서 서울시 서울역사박물관으로 10여 걸음 가면 죽은 이의 사적을 기린 큰 신도비가 있다. 비석은 '유명조선국(有明朝鮮國)'으로 시작한다. 이 글귀에 대한 해석은 크게 세 가지다. 그 하나는 '밝음(明)이 있는 조선국'이란 것이다. 그러나 이 해석은 거의 설득력이 없다. 우리 먼 선조들은 '유당(有唐)신라', '유송(有宋)고려'라는 비문을 남겨왔고, '유명조선'도 그 연장선상이기 때문에 그렇다. 다른 하나는 유(有)를 '크다'의 의미로 보고 대국인 명이 있던 시대의 조선국이라고 새기는 것이다. 명을 올리기는 했으나, 명과 조선을 대등한 개념으로 여긴다. 또 다른 하나는 '명나라에 있는 조선', 즉 명의 속국 조선으로 해석한다. 이 견해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이때의 속국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자체 연호 대신 당, 송, 명의 연호를 썼던 것처럼, 당 등이 주도하는 국제질서를 인정하는 독립 국가라는 의미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입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 조금만 더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는 느낌이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해야만 그나마 더 큰 실패를 막고 새로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정부가 수립하고 시행하는 정책의 경우 더욱 그렇다. 많은 정책은 명분과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추진되며 그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대의명분을 저버리는 것으로 간주되고 그러한 결정을 내린 주체는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기에 누구도 자신이 그런 결정과 판단의 주체가 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더 많은 노력과 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지만 과감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용기와 확신은 없다. 그렇기에 기존 방식은 반복되고 결과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저출산 대책은 실패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저출산 현상이 보편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1960년대 후반 2.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연예인이나 반대로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연예인을 괴롭히려고 작정한 기자가 있다면 그 연예인의 기자회견에서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인가"라고 물으면 된다. 그러면 기자회견은 끝난다. 어떤 사람이 자기 집 창문에 목을 내밀고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이 집은 저희 집입니다." 그 사람은 매일 행인들에게 말을 걸고는 이 집이 자기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역효과가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자 동네에 '저 사람 소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독도문제도 그렇다. 오랫동안 실효적으로 독도를 지배한 우리가 괜히 국제분쟁으로 만들 필요가 없는데도 자꾸 세계를 향해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하는 바람에 '독도는 국제 분쟁지역'이라는 인식이 세상에 퍼지는 것 같다. 또 한국이 평화롭게 지배하고 있음을 세상에 각인하려면 독도를 배경으로 전투기나 해군함정이 아닌 아이들이 뛰어놀고 젊은 커플이 수영복 차림으로 모히토를 마시며
최근 여권이 2030세대에게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가 '주69시간제'가 청년들을 위한 것이라고 발표했다가 뭇매를 맞은 데 이어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30세 전 아이 셋을 낳은 아빠의 군면제 등을 저출산 대책으로 제시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두 사건은 여권의 청년정책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보여준다. 젊은층에선 "경제력 없는 20대가 어떻게 아이 셋을 낳느냐"며 "현실과 동떨어진 '그림의 떡'이며 신성한 병역의무를 제외한 것은 '불공정한 국기문란'"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아이디어 차원으로 나온 것이고 추진할 계획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진이 계속된다. 어쩌다 이런 실패가 반복되는 것일까. 연예포기, 직장포기, 결혼포기, 출산포기 등 'N포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과 고통을 무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나마 윤석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노동시간 개편안을 수정·보완하라고 지시한 것은 다행이다. 대통령이 청년세대의 강한 반발에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은 지난 2017년에 처음 문을 열었다. 올해로 6년째다. 출범 첫 해 국내은행 대비 0.3%에 불과했던 인뱅의 자산은 2022년 3사분기 말에는 2.0%까지 높아지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출범 당시 금융당국이 제시한 인뱅 설립의 주요 목적은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 제고, 은행산업의 경쟁 촉진 그리고 미래 신성장동력의 창출이었다. 이러한 목적들이 지금 잘 달성되고 있을까? 인뱅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기존 은행에 비해 편의성에서 앞선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에 자극받아 기존 은행들도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앱을 개선하며 디지털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 인뱅은 시장에서 기존 은행들과 금리경쟁을 통해 예금과 대출을 확보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애초에 목표한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 제고와 경쟁 촉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로 고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에 집중하다가 최근에
집값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이른바 빌라왕 전세사기 등으로 상징되듯 전세시장마저 혼탁하기 그지 없다. 전세사기를 없앨 수 있을까? 사기범죄를 근절하면 좋겠지만, 무주택자의 주거 대책인 전세가 범죄에 이용되는 불상사는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전세는 왜 사기에 이용될까? 남을 속여 돈을 넘겨받는 범죄이니, 그만큼 세입자를 속이기 쉽고, 속여서 빼앗을 돈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후자는 전세시장의 규모 자체만으로도 설명이 가능한데, 전세의 무슨 특성 때문에 세입자를 속이기 쉬울까? 기망은 피해자의 믿음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주더라도 어떻게든 돌려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줄 수 있는 법적, 사회적 제도가 역설적이게도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특별한 법률지식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의 상식이 되었는데, 확정일자를 강조하면 마치 확정일자만으로도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도 사
연초에는 정부, 지자체 또는 유관기관이 주관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청년 창업자가 몰린다. 이들을 심사해 각 기관은 지원예산을 나눠주는데 심사의 기준을 한마디로 집약하면 사업을 잘할 가능성이 있느냐다. 요즈음 창업심사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으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매칭해주는 인력주선 BM (Business Model)이 있다. 건설노동자, 간병인, 디자이너 등 여러 특화된 분야에 가장 적절한 인력을 사용자와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오래전부터 있던 인력파견업을 온라인으로 데이터와 후기를 이용해 맞춤형으로 수행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BM 중 다른 창업자보다 매출을 더 크게 올릴 가능성이 있는 창업자가 당연하게 높은 점수를 받는다. 그런데 진짜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남보다 잘할 수 있느냐'보다 '남과 다른 일을 할 수 있느냐'다. 얼마 전 미국 오픈AI(OpenAI)의 챗GPT가 세상에 나오니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비로소 AI(인공지능)의 실용화 시대가 열렸고 기존 검색엔진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시 유서 깊은 렌가테이(煉瓦亭)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오므라이스를 놓고 무릎을 맞댄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양국 정상의 다정한 만남만으로 양국 사이의 무거운 기억을 쉽게 떨칠 수는 없을 것이다. 새 한일관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서로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겉으로 보면 한국과 일본은 너무 비슷하다. 사람들의 생김새가 비슷하고 언어의 문법과 어휘도 비슷하다. 19세기 중반 이전까진 한반도 언어가 일본에 영향을 미친 것 같고 그 이후엔 일본어가 한국어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물론 최근에는 또다시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어 배우기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겉모습에 속으면 안 된다. 새뮤얼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에서 일본을 한국, 중국과 다른 별개의 문명으로 분류했는데 맞는 이야기다. 일본은 동아시아대륙에서 명멸해온 '제국'의 '세례'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 20세기에 그
'천일야화'(千一夜話)는 6세기 무렵 페르시아에서 전해진 1001일 동안의 이야기로 '아라비안나이트'라고도 한다. 왕비에게 배신당한 샤리야르 왕은 새 신부를 맞이하는 족족 다음날 아침 죽이는 악행을 벌인다. 극심한 여성혐오에 빠진 최고 권력자 술탄에게 매일 신붓감을 구해 바치는 일을 하던 고관대작의 장녀 셰헤라자데는 그 왕국에 신붓감이 떨어져갈 무렵 왕비가 되기를 자청한다. 현명한 그녀는 매일 밤 왕에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왕은 그녀를 천하룻밤 동안 살려뒀다. 결국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자식까지 얻은 왕은 자신의 죄를 크게 뉘우치고 개과천선했다. 이 설화는 중동의 대표적 고전문학으로 알려졌으나 17세기 후반 프랑스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서양인의 동양에 대한 편견인 오리엔탈리즘으로 각색됐다. 페르시아의 원전에 유럽의 상상력이 더해져 탄생한 '허구의 허구'인 셈이다. 허구의 허구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녹색 코드 비'(
지난 3월 10일 미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자산규모 16위 실리콘밸리은행의 영업을 정지시켰다. 급물살같이 진행되는 예금 인출사태를 막고 자산과 부채를 신규로 설립되는 가교은행으로 이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긴급조치로 큰 불이 진화되길 바랐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지 않아 자산규모 29위의 시그니처은행에서도 뱅크런이 발생했다.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동부 뉴욕까지 예금자 러시의 불길이 번졌다. 위기감을 느낀 미 정부와 연방준비제도는 긴급회의를 갖고 전례 없는 은행 구제책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은행의 파산을 시스템적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예금보호한도인 25만 달러를 넘어 모든 예금의 지급을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연준은 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담보로 무제한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이라 발표했다. 그런데도 위기의 불길은 꺼지지 않고 유럽으로 확산했다. 15일 세계 9대 투자은행인 크레이트스위스의 부도 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 최대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이 추가 자본 투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중앙
경제이해력(Economic Literacy)이란 개인, 기업, 국가, 그리고 세계 경제의 흐름 안에 작동하는 경제 원리를 충분히 배워서 경제 주체의 각종 정책이 우리 삶의 모든 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고 더 낳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제교육을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궁극적인 목표는 경제 원리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상의 경제 문제에 대해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국민은 경제 원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까? 기획재정부의 의뢰로 KDI 경제정보센터가 만 18세 이상 79세 이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수행한 '2021년 전 국민 경제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평균 점수는 56.3점으로 경제 현상을 이해하는 역량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은 경제이해력 점수가 50.4점에 불과하여 점수가 더욱 현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