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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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수록 기분 좋은 기본', 가수 윤형주가 2008년에 만든 법무부 로고송으로,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도 소개되어 유명세를 탔다. 법은 어렵거나 불편하지 않고, 우리를 도와주고 지켜주는 '기본'이니, 법을 잘 지켜 '기분'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노래다. 정부는 지난 달 30일 과학기술 R&D 예산을 3조 4000억 원 정도 축소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계는 정부가 과학기술기본법이 정한 절차도 위반하고 관련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하여 장기 계획에 따라 추진 중이던 여러 연구와 사업이 중단되거나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과학기술기본법? 법으로 밥을 먹고 살고, 고등학교 동문의 대부분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부끄럽지만 과학기술기본법이라는 법이 있는지 잘 몰랐다. 살펴보니, "국가는 과학기술혁신과 이를 통한 경제ㆍ사회 발전을 위하여 종합적인 시책을 세우고 추진하여야한다(제4조 제1항).", "정부는 과학기술혁신의 바탕이 되는 기초연구를 진흥시키기 위하여
최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소셜미디어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그린워싱 유형으로 자연이미지 남용, 책임전가, 녹색혁신 과장, 기타 유형을 제시했다. 예컨대 항공운송회사가 푸르른 숲, 청명한 하늘 등 자연이 연상되는 이미지와 함께 '친환경' 문구를 사용하거나 가까운 거리 걷기를 소비자가 인증하면 경품을 주는 것. 그리고 녹색혁신기술이라고 하면서 환경에 기여하는 근거를 불충분하게 제시하거나 임직원의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 등의 홍보는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비즈니스 방식을 용인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친환경 등을 소재로 오인 가능한 광고가 되지 않도록 올해 6월 '환경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을 개정했다. 즉 종래 광고 기본원칙에 더해 명확성·완전성 원칙을 추가한 것이다. 예컨대 휘발성유기화학물 한 가지만 검출되지 않은 결과를 두고 친환경, 무독성이라는 포괄적·절대적 표현을 사용한 경우 소비자 오인을 유발해 진실성 원칙에 반하며 침대의 매트리스만 친환경
'이도류'(二刀流)의 오타니가 부진하다.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오타니 쇼헤이는 일본의 이상(理想)을 대표한다. 반면 재일동포 야구영웅 장훈은 한국적이다. 오타니가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도류' 선수로 일본에서 휩쓸고 있을 때다. 일본 야구의 '레전드' 장훈은 야구계 대선배로 "이도류는 신체에 무리가 되니 투수와 타자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이도류를 고집했고 금욕적이고 철저한 단련을 통해 위대한 업적을 쌓았다.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메이저리그 최고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다. 올해 들어서도 시속 160㎞ 넘는 초강속구로 최고투수 경쟁을 펼쳤고 홈런부문에서도 선두를 다퉜다. 그의 활약은 '초현실적'이었고 일본 야구만화에나 나올 법한 것이었다. 그런데 여름에 접어들어 부진의 늪에 빠졌다. 몸에 탈이 난 것이다. 아직 오타니의 열정이 옳았는지 장훈의 냉정이 옳았는지는 모른다. 오타니와 장훈을 보면 일본과 한국의 세계관이 어떻게 다
대한민국의 유권자는 왜 야당이 30%의 지지를 받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30%와 그 반대의 30%, 그리고 왜 아직도 여당과 야당을 지지하는 이들이 60%나 되는지 이해가 안 되는 나머지로 구성된다는 참말 같은 우스갯소리가 있다. 정치 양극화는 전 세계적 현상이라지만 정당정치의 기반이 취약한 우리나라에서 특히 문제다. 대안정치 얘기가 나오지만 그 또한 갈 길이 멀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여러 국가가 두 세대를 걸치는 50~60년 주기로 정치 양극화 문제를 겪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혼란을 견딘 서구 국가는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반전운동과 좌파운동을 통과하며 안정을 찾은 듯했다. 그러나 빈부격차, 이민자, 인종문제 등으로 다시 내부갈등이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 후유증을 앓는 영국이나 지난여름 폭력시위 사태를 호되게 겪은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사회자본(social capital) 이론으로 유명한 하버드대학교 로버트 퍼트넘 교수에 따르면 남북전쟁 이후 정치 양극화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이유는 분산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특성이 다른 다수의 주식을 포함시키면 주식 상호 간에 상쇄효과가 발생해 개별 종목의 흐름이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역분쟁이 점화해 철강 관련주의 주가가 급락했다 해도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에서 철강주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면 그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역으로 철강주의 비중이 매우 높다면 그 여파가 시장 전체에 미칠 것이다. 과거 코스피지수에서 25%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던 삼성전자의 지수에 대한 영향력이 좋은 예다. 한편, 최근 미국 주식시장도 시가총액이 몇몇 주식에 집중되면서 주가지수의 위험분산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서부영화 '황야의 7인'에서 이름을 빌려 온 '매그니피센트 세븐' 주식이 그들이다. 이름처럼 이들의 면모는 걸출하다. 우선 '아마존'은 미국 온라인 소매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 웹서비스의
2년 후 주택시장이 불안하다. 왜? 2년 후 신규 주택준공물량이 많이 감소하면서 집값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택공급 급감은 다른 수요조건이 같을 때 집값 상승을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주택수요는 대내외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반응하면서 증가와 감소가 단기적으로 나타난다. 반면 주택착공은 시작되는 시점에서 2~3년 이내에, 주택인허가물량은 한번 정해진 시점에서 4~5년 이내에 주택준공물량으로 주택시장에 공급된다. 이런 점에서 국내 주택시장에서 주택착공과 주택인허가물량지표는 미래의 주택시장을 예측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다. 얼마 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월 경제동향을 발표하면서 "주택시장은 최근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전세가격은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인허가와 주택착공이 크게 감소하며 앞으로 주택공급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앞으로 주택공급물량이 제약되면서 주택시장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럼 구체적인 통계를 살펴보자. 올해 1~7월
우연찮게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가'로 불리는 카네기의 자서전을 읽게 됐다. 표지의 문구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부는 신으로부터 위탁받은 것! 남다른 미래를 원한다면 남다른 오늘을 살아라.' 카네기는 기업가로는 드물게 자신의 생각을 원고로 정리하고 책까지 발간했다. 나이 38세가 된 1886년까지 잡지에 실은 글을 정리해 52세가 된 1900년 '부의 복음'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후 부의 축적을 그만두고 이 책의 가르침에 따라 '현명한 부의 배분'에 전력을 다했다고 적고 있다. 그의 결심에 따라 1902년 만든 것이 '카네기협회'고 2500만달러의 거금을 기부했다. 규모도 놀랍지만 감명 깊었던 것은 그가 자체평가한 훌륭한 업적이다. 첫 번째로 꼽은 것은 요트 '카네기호'다. 호화요트가 아니라 경제성 측면에서는 전혀 만들 필요가 없는 청동과 목재로 만든 요트다. 이전의 해양측정은 나침반 편차 때문에 오류가 많았다고 한다. 강철로 만든 탐사선은 많은 자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지난 광복절에 '민주화운동동지회'(동지회)가 출범했다. 동지회 대표는 1985년 서울대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 위원장으로 미국 문화원 점거농성을 주도했고 현재 전북 군산에서 '네모선장'이라는 횟집을 운영하는 함운경씨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민주화운동은 1987년 체제 도입으로 그 역할을 마쳤지만 일부 운동권은 3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민주화 상징을 독점하며 진영논리로 나라를 분열시킨다"며 "운동권이 만든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는 취지로 모였다"고 밝혔다. 이번 동지회 출범은 그동안 586을 지배한 사상에 대한 혁신 없이 '운동권 청소론'을 제기해 결국 보수정치권에 흡수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동지회는 이런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여야 586의 사상을 혁신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지회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위선과 불공정을 옹호한 586의 내로남불 행태가 나온 본질을 규명하고 이것을 혁신할 사상으로 '공화주의 재무장론' 등을 검토할 필
최근 미국의 상무장관 방중을 계기로 미중간 소통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여전히 첨단 전략물자를 중심으로 한 양국의 갈등은 개선될 조짐이 안 보인다. 지정(경)학적 특수성으로 양강의 틈새에 낀 우리로서도 먹구름이 자욱한 실정이다. 경제적 상호의존성의 증대로 윈윈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과거처럼 안보논리나 진영논리가 득세하는 갈등과 반목의 시대가 부활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 얼마 전 '세계 경제의 구조변화'라는 주제로 개막한 2023년 잭슨홀 미팅에서도 당연히 이 문제가 주요 이슈였다. 사실상 이번 회의의 주제의식을 총괄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변화의 단절 시대'로 세계 경제를 진단하며 지정학적 위험과 맞물린 공급충격의 지속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됐는데 "부상하는 '거대한 재편'"(The Looming 'Great Reallocation')이란 타이틀로 미중 탈동조화의 행보를
'시골'이라는 단어는 참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떤 이에게는 촌스럽고 답답해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곳이겠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푸근하고 정감이 있어 언젠가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도시의 화려하고 편리한 생활이 여전히 우리나라의 도시인구 집중을 유인하지만 앞으로 귀농귀촌할 의향이 있는 도시민의 비중이 40%에 이른다고 분석한 보고서와 실제 귀농귀촌하는 사람의 수가 매년 40만명에서 50만명에 달한다는 통계를 보면 시골살이의 매력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귀농귀촌하는 사람은 도시에서 중장년기를 보내고 노년에 시골로 거처를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러스틱라이프(rustic life)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다. 촌스러운 삶 또는 투박한 삶이라는 뜻의 러스틱라이프가 MZ세대의 관심을 받는 것인데 항상 새롭고 빠른 변화를 좇는 젊은 세대가 정반대의 삶을 지향하는 것이 신선하다. 다만 MZ세대의 러스틱라이프는 일반적인 귀농귀촌인의 삶과 차이가 있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필수의료분야에 의대 졸업생들의 지원율이 점점 낮아져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필수의료는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기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로서 그 이유를 짚어보고자 한다. 지원자가 거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힘들게 흉부외과 전문의를 취득해도 사회에서 전공을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2022년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자료를 보면 전체 흉부외과 전문의 1535명 중 448명은 기업 및 봉직의로 전공을 살리고 있지만 그외엔 흉부외과가 아닌 타 과를 표방해서 살고 있다. 500여명의 개원의 중 흉부외과를 표방한 것은 50여명에 불과하다. 이 50여명도 주로 하지정맥류를 진료한다. 그외 대다수는 모발이식, 유방성형, 비뇨의학 관련 수술과 미용성형, 피부과를 한다. 하지정맥류 외에 흉부외과로는 개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수도권 대학병원 전문의들의 근무환경도 열악해 극한직업으로 이미 인식돼 있고 지역 대학병원 전문의들은 수
전 세계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 지구기온 상승 1.5도 제한을 약속한 이후 한국을 포함한 140여개국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중립 이행속도를 높이고자 유럽연합(EU), 미국 등 글로벌 주요국들은 탄소국경제도, 공급망 ESG실사법, ESG공시와 같은 다양한 환경규제를 발표하고 적용범위 및 대상을 넓히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표면적 명분 아래 탄소규제들이 쏟아지면서 새로운 무역장벽이 세워지고 있는 것이다. 탄소배출량 기준을 초과하는 제품에 대해서 탄소세를 부과하고 규제대응에 미흡한 기업 대상으로 시장진입을 제한하는 등의 불이익 조치는 기업들의 제품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경규제가 통상규제로 이어지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수출비중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다. 이에 정부는 규제대응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또한 기업 자체적으로 프로세스를 수립하고 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