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총 2,214 건
"'잭슨홀에 다시 한 번 모인 지금 우리 모두는 그리고 세계 대다수 사람은 경기회복과 경제개선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사실에 다들 공감하리라 봅니다.' 잭슨레이크롯지의 엘크사슴뿔 샹들리에 아래에 다시 선 버냉키는 연회장에 모인 110명가량의 참석자에게 말했다."(닐 어윈 '연금술사들') 잭슨홀(Jackson Hole)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연례행사로 매년 8월 말 미국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개최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이 행사에는 미국 외에도 많은 중앙은행 관계자가 참석하는데 대부분 내용은 비공개로 이뤄지만 공개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설에는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위의 인용구는 2010년 당시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 연설의 일부인데 이 연설을 통해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처하기 위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시 한 번 양적완화를 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주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
그 어느 때보다 공정과 공평이 화두인 세상이다. 재산의 분배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님 사후에 재산분배가 공평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분쟁을 제기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상속인들 사이에서 상속재산 분할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은 경우 불만이 있는 상속인은 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를 하게 되는데 그 비중이 5년 전에 비해 거의 2배 늘었다. 부모님이 특정 자녀에게만 재산을 물려준 경우 다른 자녀는 이 중 일부는 자기 몫이라고 주장하며 유류분반환 청구소송을 하게 된다. 이 소송 역시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는 일본 역시 상속 관련 분쟁이 급증했다. 놀라운 것은 일본의 상속분쟁 중 1억원 미만 사건은 전체의 30% 수준이고 5억원 미만 사건이 거의 70%에 달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상속분쟁은 고액자산가들만의 일이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분쟁사건이 돼가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재산
지난 7월 말 경기 김포의 가스터빈 발전소에 국산 가스터빈 발전기가 최초로 도입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내 전체 발전의 20%나 차지하는 가스발전의 국산화는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다. 석탄화력발전-원전-LNG발전-신재생에너지에 이르는 발전의 포트폴리오 중 유일하게 국산화가 안 된 부분이 바로 LNG발전이었다. 전국에 150여개 LNG발전소가 있지만 모두가 미쓰비시파워, 지멘스, GE 등 외산 발전기를 쓰는데 처음으로 국산 LNG 터빈발전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했으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예정된 LNG발전소 설립계획에서 10조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가 있다고 하니 외산 기기업체들의 대응도 자못 흥미롭다. 기계공학의 꽃으로 불리는 가스터빈의 국산화는 그동안 국가적으로도 난제였다. 글로벌 원전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LNG발전기를 국산화하지 못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1500도의 배기가스 고열을 견디는 발전기의 날개(Blade)를 만드
인류가 언제부터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석탄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부터다. 당시 수중펌프, 수평갱도 기술이 개발되면서 영국을 중심으로 광산산업이 크게 발전했다. 석유혁명은 미국인 에드윈 드레이크가 깊은 지하에서 석유시추에 성공한 1859년부터 시작됐다. 그 이후 석유를 정제하고 가공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석유에서 추출되는 다양한 부산물과 화학물질이 현대 산업 및 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쓰인다. 이처럼 화석연료가 인류가 사용하는 주된 에너지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기술개발 덕분이다. 기술개발로 에너지원이 풍부하게 공급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에너지 가격도 하락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저탄소 에너지원으로의 경제전환은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술이 아니라 정책으로 전환을 주도하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 정책공조의 중요한 출발점은 1992년 교토의정서다. 이때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글로벌 대응을 강화하자는데 합
원수에게 복수하려면 지역주택조합 가입을 권유하라고 한다. 주택법에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만, 성공 확률이 낮고 조합원이 되었다가 내 집 마련의 꿈이 끔찍한 악몽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주택조합은 1980년대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무주택자 위주의 조합 중심 사업 진행으로 여러 이점이 있지만 사업 진행, 완료까지 시간이 많이 걸려 금융시장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사기범죄가 개입될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병폐와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언론이 많이 알렸음에도, '신축 아파트를 저렴한 비용으로 장만할 수 있다'는 유혹은 집 없는 설움을 느끼는 서민들에게 여전히 달콤하고, '추가 분담금이 없다'는 등의 거짓말이 더해져 새로운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시도 피해방지를 위해 이달 1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택조합 사기의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이미 피해를 입은 서민들을
우리나라 기업이 중동에 진출한 역사는 짧지 않다. 1970년대 한국 기업들은 중동국가들의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전자통신 그리고 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했다. 중동 진출 50년의 주인공은 현대, 삼성, SK, 한전 등 대기업들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우리 스타트업이 중동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제2 중동 붐'의 주역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최근 장관의 중동 방문을 통해 벤처 및 스타트업 중동 진출의 발판을 만들었다. 올해 3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BIBAN 2023'에 한국의 10여개 스타트업을 인솔했고 막 문을 연 두바이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GBC)와도 협력관계를 수립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현대나 삼성 같은 대기업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중동 붐의 주역이 될 것이라니 가슴이 웅장해지지 않을 수 없다
2023년 여름은 오송 지하차도와 새만금 잼버리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를 겪고도 우린 오송 지하차도, 새만금 잼버리라는 실패를 반복했다. 문제를 파악하고 배우는 것이 있어야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 제사를 지내고 곡을 해봤자 소용없다. 무엇보다 현장이 작동하지 않는다. 공공의 일을 '내 일'로 여기는 '주인의식'이 보이지 않는다. 공공의 일은 예산을 나눠쓰고 월급이나 받는 '경제생활'로 전락한 지 오래다. 1987년의 민주화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民主)정치로 옮겨갈 것을 결정했다. 그래서 대통령과 중앙관료의 권한을 지방과 국민에게 분산했다. 이전엔 중앙정부의 4, 5급 공무원이 지방에 내려가서는 시장, 군수가 돼 지방공무원들을 지휘했다. 현장 공무원들의 능력과 책임감이 못 미더워 권한을 중앙이 꼭 쥐고 있겠다는 것이었다. 또 국민이 못 미더워 중앙 행정부가 권한을 독점했다. 그래서 '군관민'이라고 했다. 그러던 것을 민주화 이후 '민관군'이라고 표현을 바꾸고
필자의 막둥이가 좋아하는 '항아리 밖으로'(Out of a jar)라는 동화책이 있다. 주인공 토끼 소년은 공포만화나 이야기를 읽고 듣는 것은 좋아하지만 실제로 두려운 일을 겪는 건 싫어한다. 궁리 끝에 그는 두려움을 항아리에 가두기로 한다. 부끄러움과 실망스러움 등 거추장스러운 감정도 차례로 가두다 보니 어느새 희로애락 모두가 항아리행이다. 소년은 무덤덤해진 자신을 발견하지만 뭐가 잘못된 건지 알지 못한다. 어느 날 학교에서 창피한 일을 당한 그는 당혹감도 항아리에 가둬 창고에 쑤셔넣으려 하지만 이미 창고를 가득 채운 항아리가 서로 부대끼다 모두 깨지고 만다. 봇물 터진 자신의 감정에 휩쓸려 바닥에 나뒹굴다 겨우 정신을 차린 소년에게 뜻밖의 일이 생긴다. 맨 처음 가둔 두려움이 맨 마지막에 튀어나오자 그는 행복하면서도 슬프고 신이 나면서도 걱정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희로애락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이다. 이 동화는 우리 어른들의 자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을 겪은 미국 월가는 겉으로는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면 아래로는 은행의 긴장과 탄식이 가득하다. 보유자산의 가치 하락과 금융당국의 자본확충 요구 사이에서 은행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하다. 연준을 비롯한 금융감독당국은 주요 은행의 파산을 초래한 뱅크런이 은행에 대한 예금자의 신뢰 상실에 기인한다고 본다. 숨겨진 부실자산이 갑자기 튀어나와 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할 경우 정부 보장한도가 넘는 예금을 보유한 고객은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예기치 못한 손실을 회피하려는 예금자의 행위는 약간의 나쁜 뉴스에도 예금 인출사태로 표출된다. 은행의 신뢰도를 높여 추가적 뱅크런을 예방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융당국이 선택한 방안이 자본확충의 독려다. 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안정성을 제고하게 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자본확충 요구안이 너무 까다롭다는 데 있다. 자산규모 1,000억 달러가 넘는 30여 개 대형은행은 현재보다 20% 정도 높은
2023년 들어 우리나라 경제 이슈를 주도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KDI 경제정보센터의 빅 데이터 분석을 보면 1 ~ 7월 경제 관련 키워드로 '금리 인상'이 가장 높은 비중으로 다루어졌고 바로 뒤이어 '전세사기'가 많이 언급되었다. '금리 인상'이 경제의 핵심 키워드인데는 이견이 없지만 그에 못지않게 뒤이어 비중 있게 다루어진 키워드가 '전세사기'(관련어 '공인중개사', '빌라왕','깡통전세')라는 것은 매우 주목을 끌만 하다. 일단 이 연관어를 서로 연결해보면 '전세사기가 주로 공인중개사와 빌라왕이 서로 공모하였고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깡통전세가 본격화되면서 전세사기가 사회적·경제적 이슈로 부각되었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전세사기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를 되짚어보자. 첫째로 전세사기의 구조적 원인은 우리나라 전세시장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전세시장에서 임차인이 집값의 70~90%의 전세보증금을 가졌음에도 집을 사지 않고 임차로 거주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이러
산업혁명이 인도에서 일어났다면 현재 우리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런 질문을 던진 사람은 옥스퍼드대 철학 교수인 윌리엄 맥어스킬이었다. 올해 초에 나온 저서 '우리는 미래를 가져다 쓰고 있다'에서 그는 이런 답을 던진다. 산업혁명이 영국이 아닌 채식주의자에게 친화적인 인도에서 일어났다면 대규모 공장식 축산농장은 지금처럼 엄청나게 증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의 이런 논리는 사회에 뿌리내린 가치의 잠김, 록인(Lock-In)효과를 전제로 하고 있다. 마케팅에서 가치의 잠김효과는 특정 제품에 친숙한 소비자가 더 좋은 신제품이 나오더라도 친숙한 제품을 계속 사용하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애플폰과 iOS를 쓰는 소비자는 더 좋은 경쟁폰이 나와도 쉽게 제품을 바꾸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을 쓰는 사용자가 캡슐커피를 계속 사용하는 것도 일종의 잠김효과와 같다. 이런 가치의 잠김효과는 국가와 사회 단위로 확장해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중국 한나라 시대 유교의 부상은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하는 무당층 비율이 31%나 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양극화한 진영정치의 슬픈 자화상', 즉 정치양극화에 실망하고 반발하며 이탈하는 중도층 민심을 보여준다. 정치양극화란 중도층의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지면서 두 진영이 더욱더 극좌와 극우의 양극단으로 분극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극단화는 칼 슈미트가 말한 '적과 동지의 구별'처럼 자신의 외부에 타도해야 할 적(敵)을 상정하면서 동질성의 논리 아래 내부 이견과 차이를 무시함으로써 다양성 실현을 억압한다. 오래전부터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정치양극화를 국민 분열의 주범으로 보고 이것을 극복하자고 한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정치양극화의 원인진단을 놓고 이견 차이를 드러냈기에 그 극복이 쉽지 않았다. 단적으로 소선거구제를 반대하고 다당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호하는 진영은 정치양극화의 원인을 '양당제'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정말 정치양극화는 양당제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