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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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는 정부, 지자체 또는 유관기관이 주관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청년 창업자가 몰린다. 이들을 심사해 각 기관은 지원예산을 나눠주는데 심사의 기준을 한마디로 집약하면 사업을 잘할 가능성이 있느냐다. 요즈음 창업심사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으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매칭해주는 인력주선 BM (Business Model)이 있다. 건설노동자, 간병인, 디자이너 등 여러 특화된 분야에 가장 적절한 인력을 사용자와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오래전부터 있던 인력파견업을 온라인으로 데이터와 후기를 이용해 맞춤형으로 수행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BM 중 다른 창업자보다 매출을 더 크게 올릴 가능성이 있는 창업자가 당연하게 높은 점수를 받는다. 그런데 진짜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남보다 잘할 수 있느냐'보다 '남과 다른 일을 할 수 있느냐'다. 얼마 전 미국 오픈AI(OpenAI)의 챗GPT가 세상에 나오니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비로소 AI(인공지능)의 실용화 시대가 열렸고 기존 검색엔진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시 유서 깊은 렌가테이(煉瓦亭)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오므라이스를 놓고 무릎을 맞댄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양국 정상의 다정한 만남만으로 양국 사이의 무거운 기억을 쉽게 떨칠 수는 없을 것이다. 새 한일관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서로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겉으로 보면 한국과 일본은 너무 비슷하다. 사람들의 생김새가 비슷하고 언어의 문법과 어휘도 비슷하다. 19세기 중반 이전까진 한반도 언어가 일본에 영향을 미친 것 같고 그 이후엔 일본어가 한국어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물론 최근에는 또다시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어 배우기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겉모습에 속으면 안 된다. 새뮤얼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에서 일본을 한국, 중국과 다른 별개의 문명으로 분류했는데 맞는 이야기다. 일본은 동아시아대륙에서 명멸해온 '제국'의 '세례'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 20세기에 그
'천일야화'(千一夜話)는 6세기 무렵 페르시아에서 전해진 1001일 동안의 이야기로 '아라비안나이트'라고도 한다. 왕비에게 배신당한 샤리야르 왕은 새 신부를 맞이하는 족족 다음날 아침 죽이는 악행을 벌인다. 극심한 여성혐오에 빠진 최고 권력자 술탄에게 매일 신붓감을 구해 바치는 일을 하던 고관대작의 장녀 셰헤라자데는 그 왕국에 신붓감이 떨어져갈 무렵 왕비가 되기를 자청한다. 현명한 그녀는 매일 밤 왕에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왕은 그녀를 천하룻밤 동안 살려뒀다. 결국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자식까지 얻은 왕은 자신의 죄를 크게 뉘우치고 개과천선했다. 이 설화는 중동의 대표적 고전문학으로 알려졌으나 17세기 후반 프랑스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서양인의 동양에 대한 편견인 오리엔탈리즘으로 각색됐다. 페르시아의 원전에 유럽의 상상력이 더해져 탄생한 '허구의 허구'인 셈이다. 허구의 허구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녹색 코드 비'(
지난 3월 10일 미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자산규모 16위 실리콘밸리은행의 영업을 정지시켰다. 급물살같이 진행되는 예금 인출사태를 막고 자산과 부채를 신규로 설립되는 가교은행으로 이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긴급조치로 큰 불이 진화되길 바랐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지 않아 자산규모 29위의 시그니처은행에서도 뱅크런이 발생했다.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동부 뉴욕까지 예금자 러시의 불길이 번졌다. 위기감을 느낀 미 정부와 연방준비제도는 긴급회의를 갖고 전례 없는 은행 구제책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은행의 파산을 시스템적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예금보호한도인 25만 달러를 넘어 모든 예금의 지급을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연준은 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담보로 무제한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이라 발표했다. 그런데도 위기의 불길은 꺼지지 않고 유럽으로 확산했다. 15일 세계 9대 투자은행인 크레이트스위스의 부도 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 최대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이 추가 자본 투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중앙
경제이해력(Economic Literacy)이란 개인, 기업, 국가, 그리고 세계 경제의 흐름 안에 작동하는 경제 원리를 충분히 배워서 경제 주체의 각종 정책이 우리 삶의 모든 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고 더 낳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제교육을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궁극적인 목표는 경제 원리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상의 경제 문제에 대해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국민은 경제 원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까? 기획재정부의 의뢰로 KDI 경제정보센터가 만 18세 이상 79세 이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수행한 '2021년 전 국민 경제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평균 점수는 56.3점으로 경제 현상을 이해하는 역량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은 경제이해력 점수가 50.4점에 불과하여 점수가 더욱 현저히
경영학 구루인 피터 드러커의 명언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을 되새겨 본다. 조직의 관리를 연구하는 경영학으로서는 조직의 현주소와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핵심지표인 ESG 또한 더 나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임팩트 측정이 중요한 근간이 돼야 한다. 최근 나온 스탠퍼드대학의 소셜임팩트리뷰(SSIR) 23년도 봄호를 보면 '측정정보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ESG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논문이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과 호주의 두 대학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대기오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베이징 소재 미국대사관은 2008년부터 베이징의 대기오염 수준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트위터로 알리기 시작했는데 이 분석결과에 따르면 ㎡(제곱미터)당 미세먼지 농도수준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2~4㎎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2019년 기준으로 약 1억3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처럼 봄이 왔지만 여전히 춥고 마음이 무겁다. 치솟는 난방비, 물가상승으로 민생은 어려운데 정치권은 정쟁에만 열중한다. 국민들은 최근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대표 강성지지자들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의 국회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색출작업에 나선 것과 '윤핵관'을 앞세워 당권과 공천권을 장악하고 '당정일체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부활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무개입 사건을 보면서 개탄할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대표가 선출된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내 민주주의의 사망선고"라며 "여당에서 이제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일갈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여당, 대통령의 눈치만 보는 죽은 여당에 더이상 기대할 것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안 대변인의 비판은 야당의 정당민주주의도 여당 못지않게 '이재명 사법리스크'와 '개딸'이라는 팬덤에 의해 추락하고
중앙은행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연초만 해도 글로벌 차원의 통화긴축이 완화되리라는 기대가 컸지만 새해 경제지표들이 생각보다 탄탄하고, 특히 물가안정이 더딘 것으로 나오면서 다시 고강도 통화긴축이 장기화할지 모른다는 걱정이 크다. 중앙은행의 관심사가 경기부양이나 금융안정보다 물가안정에 맞춰진 결과다. 물가 불안기에 이러한 태도는 온당한 처사겠지만 꼭 그렇게만 볼 일도 아니다. 물가안정만 중시하는 태도는 비교적 오래전 일이다. 1970년대 말 이후 유가폭등에 따른 물가앙등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할 무렵 말이다. 현대 중앙은행의 교리인 '물가안정목표제'는 그 교훈에 기반한 것이다. 또 1980년대 이후 금융자유화와 함께 물가안정목표제는 1990년대부터 금융안정을 부수목표로 포괄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우리에게는 외환위기 악몽을 비롯해 닷컴버블 붕괴, 카드사태 등 안 좋은 기억이 많지만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물가안정목표제하의 중앙은행은 세계적으로 경제안정에서 좋은 성과를
최근 챗GPT(ChatGPT)라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챗봇(Chatbot)이 주목받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산을 운용했고 시장예측과 위험관리 차원에서 기관투자자와 헤지펀드들에 이들의 활용은 매우 익숙하다. 금융회사들도 이미 자동화와 챗봇,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 등 업무에 인공지능을 접목했다. 그러나 곧 인공지능, 챗GPT와 같은 초지능형 챗봇이 온라인 거래플랫폼과 통합돼 일상에서 개인투자자도 쉽게 투자전략을 분석하고 투자조언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보수를 지급하고 개인투자자도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투자자문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다.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정보제공형, 상품추천형, 투자자문형 등 다양한데 이중 테스트베드센터의 심사를 받고 업으로 규제받는 것은 투자자문·일임 로보어드바이저에 국한된다. 2021년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투자자문·일임업자 로보어드바이저간에도
1960년대부터 시작된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농촌에 살던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는 사회적 현상인데 산업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중심산업이 1차 농축수산업에서 2차 제조업, 또는 3차 서비스업으로 이동함에 따라 발생했다. 1970~1980년대에 정점을 찍은 농촌인구의 도시유입은 이후 규모가 많이 줄었으나 지금도 젊은 청년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도시민이 농촌지역으로 이주하는 귀농·귀촌현상 또한 관찰된다. 통계를 보면 2013년 42만명이던 귀농·귀촌인구가 2021년 52만명으로 증가해 매년 40만~50만명이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인구감소로 소멸위기에 처한 농촌 지자체에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일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귀농·귀촌인 중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귀농인의 비중은 4%에 불과하고 평균 연령대가 60대로 대부분 은퇴 후 농촌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사람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나아가 귀농·귀촌을 했지만 농촌에 적
우리나라 산업자본은 은행을 소유할 수 없다. 금산분리법에 산업자본이 은행지분의 4%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됐기 때문이다.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통해 10%까지 지분을 소유할 수 있지만 그러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 법이 생긴 것은 대기업이 은행을 소유한 후 계열사에 돈을 마음대로 빌려주다 같이 부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오래전부터 이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기업 환경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이유다. 법이 만들어진 경제개발 시기에는 기업들이 돈을 구하는데 혈안이 돼 있었고 국가도 돈이 없어 정부가 은행을 통해 필요한 돈을 적절히 분배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기업의 은행 소유를 막고 정부가 돈의 배분권을 행사했다. 지금은 기업들이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 상장기업 전체로 1000조원 가까운 내부 유보금이 쌓였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금융지주 자산총액의 1.7배에 해당하는 돈이다. 기업이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는
제조업은 인류역사와 더불어 끊임없이 변화했다. 제조업 변화의 핵심은 '어떻게 물건을 만드느냐'다. 중요한 것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1개의 물건을 만드는 것과 10만개의 물건을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흔히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산업혁명이 시작됐다고 알고 있지만 그 이전부터 생산방식의 변화가 시작됐으며 이것이 제조업을 변화시켰다. 생산현장에서 분업이 일반화하고 한곳에 모여 일하는 공간적 집중이 진행됐는데 이것이 생산성의 급속한 향상을 가능하게 해줬다. 증기기관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20세기 초반 제조업은 다시 큰 변화를 맞이했다. 미국 포드자동차가 처음으로 도입한 컨베이어벨트를 활용한 대량생산체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제조업은 다시 한번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됐다. 디트로이트는 생산혁명의 성지가 됐고 미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생산력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국가 주도 산업정책을 추진한 소련과 독일을 비롯한 많은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