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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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에 있는 내소사에 가면 봉래루라는 누각이 있다. 그냥 소박하고 수수한 사찰의 누각인데 가만히 보면 누각의 기둥이 마치 주춧돌 속에 박힌 형상이다. 그런데 이건 착시다. 자연석 위에 정교하게 다듬고 깎아서 박혀 있는 듯 보일 뿐이다. 사실 우리나라 전통 건축물에 주춧돌을 깔고 기둥을 세우는 방식에는 주춧돌을 정교하게 다듬고 수평을 잘 맞춰 그 위에 기둥을 세우는 방식과 원래 모양 그대로의 바위를 가져와 기둥을 세우는 '덤벙주초' 방식이 있다. 봉래루는 덤벙주초 방식이어서 주춧돌에 기둥이 박혀 있는 듯 보이는 것이다. 자연석을 그대로 가져다 쓰니 기둥과 주춧돌의 표면이 서로 맞지 않아 이를 딱 맞게 다듬어야 하는데 이를 '그랭이질'이라고 한다. 그랭이질을 해서 주춧돌과 기둥을 서로 잘 맞물리면 오히려 안전하다. 덤벙주초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매우 독톡한 건축양식으로 인위적으로 주춧돌을 깎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석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우리 선조들의 자연순응적인 삶
행동경제학에 '전망이론 가치함수'라는 것이 있다. 이익과 손해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설명한 이론이다. 함수 그래프가 S자 모양이어서 이익이 났을 때 가치가 증가했다고 느끼는 부분보다 손해가 났을 때 가치가 줄어들었다고 느끼는 부분이 더 크다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손실회피현상이 벌어진다. 손해를 볼 때 느끼는 고통이 더 크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해도 처분을 미루는 것이다. 그러다 경제상황이 나빠지거나 위기가 발생해 시장에 공포가 커지면 매물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가격이 급락한다.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하락 이유로 많이 거론되는 게 금리인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말에 기준금리를 2.75~3.0%까지 올리겠다고 얘기했다. 한국은행도 처음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내외 모두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상황이어서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 유동성 축소도 부담이 된다. 연준이 2025년까지 자산규모를 3조달러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3년반 동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서 논의된 핵심 주제 중 하나는 공급망 관련 이슈였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하며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목표와 더불어 잠재적인 공급망 교란의 탐지와 대응을 위한 조기 경보시스템 운영,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품목의 공급망을 위한 장관급 회의체 구성 등의 언급은 공급망이 이제 물류 흐름을 넘어 국제 정치와 안보의 핵심 이슈로 대두했음을 보여준다. 냉전종식 이후 본격적으로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은 세계 경제의 발전과 빈곤퇴치에 크게 기여했다. 1987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배 커졌고 세계 평균소득은 24% 증가했다. 공급망을 통해 선진국의 기술은 단계적으로 이전됐고 개발도상국들은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성장과 확대는 불평등과 환경위협 그리고 인권침해라는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유엔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국제기구는 기업이 자체 사업장뿐만 아니라 공급망
지난 5월 10일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는 출범과 함께 110개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라는 슬로건 아래 경제 관련 국정과제들이 제시되었다. 그 중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세제지원 강화'라는 국정과제의 내용 중 하나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이 제시되었다. 정책금융이 민간의 역동적 혁신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도록 민간금융과의 중복을 최소화하고 미래투자 등 시장보완 분야를 집중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책금융이란 민간금융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국가와 사회발전에 필요한 분야에 정부 주도로 지원하는 금융이다. 얼핏 들으면 뭔가 시장경제원리와 잘 맞지 않는 시대에 뒤떨어진 개념 같아 보인다. 그러나 오해다. 정책금융은 시장에만 맡겨서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의 금융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시장실패가 발생할 때 이를 메워주는 역할을 하는 친시장적 정책이다. 정책금융은 리스크가 커서 민간금융만으로는 충분한 자금이 지원되기 어려운 저개발국의 경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보내고 대통령 취임식을 맞았다. 휴일과 겹친 스승의 날은 조용히 지나갔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사랑과 존경을 나누며 가족, 학교, 국가를 아우르는 인간관계의 의미와 목적을 곰곰이 생각해봄직하다.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국정비전으로 제시한 윤석열정부는 '국민께 드리는 20개 약속과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라는 국정목표 아래 제시된 교육 관련 키워드는 과학기술, 창의적 교육, 미래인재 등이다. 구체적인 과제목록을 보면 디지털인재, 과학기술 5G, 미래전략산업, 미래수요에 맞춘 입시제도와 교육혁신, 지역창업, 평생·직업교육, 규제개혁, 대학 자율성과 구조조정 등의 단어가 눈에 띈다. 가장 상징적인 교육정책은 '100만 디지털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AI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 전문직업 인력을 공급하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과제다. 국가와 사회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미풍이 아니라 광풍이라는 점에는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MSCI지수나 국내 평가기관의 ESG 평가수치가 공개되면서 기업들은 촉각을 세우긴 하지만 ESG가 우리 실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는 여전히 체감이 덜한 것 같다. 이에 유념할 사례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플라이트 셰이밍'(Flight Shaming)이라는 단어가 어느 순간 생겨났다. 청정국 스웨덴에서 생겨난 말인데 비행기가 탄소배출을 많이 하니까 비행기 타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비행기는 기차 대비 이산화탄소가 무려 77배 배출된다고 하니 환경 차원에서는 비행기보다 기차를 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스웨덴의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19년 유엔기후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 스웨덴에서 뉴욕까지 태양광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렇게 소수 환경행동가의 전위적 행동으로 표출되던 플라이트 셰이밍이 날이 갈수
금리가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을 끈 적이 있을까.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5%까지 올라왔다. 코로나 발생 직후 1.3% 정도였으니까 2년 사이에 3배가 된 셈이다. 과거에 비해 절대수준이 높진 않지만 사람들이 오랜 시간 낮은 금리에 길들여진 상태여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금리만이 아니다. 다른 부담요인도 있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이들이 금리보다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첫 번째는 유동성 축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양적긴축(QT) 계획을 밝혔다. 8월까지는 국채와 MBS(주택저당증권)를 합쳐 한 달에 475억달러의 유동성을 줄이지만 이후에는 950억달러로 축소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현재 9조달러 정도인 연준의 자산총액이 연말에는 8조5000억달러로 줄어들게 된다. 연준의 목표는 보유자산 규모를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미국 GDP(국내총생산)의 19.4%인데 1분기 말 현재 해당 수치는 36.6%를 기록했다. 계획대로라면 2024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50bp 금리인상의 '빅스텝'에 나섰다. 6월부터는 양적긴축에도 착수한다. 당초 우려한 75bp 인상, 즉 '자이언트스텝' 카드는 배제했지만 6월과 7월에도 50bp씩 추가 인상을 시사하며 긴축공세를 강화했다. 연준의 예고대로라면 올 연말 미국 기준금리는 2.50~2.75%까지 오르고 내년에도 최소 50bp 이상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 양적긴축도 올해에만 5000억달러 이상, 내년에는 1조달러 이상 진행될 전망이다. 연준도 물가가 고점을 통과하고 있을 가능성은 시인했다. 하지만 예전에도 이런 관측으로 실망한 적이 있는 만큼 실제 물가안정 여부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최근 물가급등을 자극하는 공급차질이나 원자재가격 앙등에 대해서는 연준이 통제할 수 없는 문제라고 평가하고 대신 지금 현안으로 부상한 노동시장 과열 등 수요 측면의 물가압력에 초점을 맞춘다. 물가 향방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당면한 위험에 초점을 맞추는 '불확실성하의 의사결정
윤석열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보며 우려했는데 어제(10일) 취임사를 들으며 기대가 생겼다. 방대한 '110대 국정과제'는 시장친화적이지만 '더 큰 대한민국' '더 따뜻한 대한민국' 동시 추구는 선거용 구호이지 경제철학은 아니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라는 국정목표도 작은 정부를 미신이라고 한 문재인정부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었다. 문재인정부는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인식해 수요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징벌적 과세와 대출규제를 일관했다. 그런데 '윤석열정부 국정과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로잡는다'는 애매한 표현에 그쳤다. 공공임대주택으로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또한 한시적 인하에 머물렀다. 성장보다 분배를 우선해야 한다는 문재인정부와 달리 '성장이 곧 분배'라는 인식의 전환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경제발전의 주체로서 기업이 강조되지 못했다. 대통령 주재 '산업혁신 전략회의'를 신설하
그동안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청와대가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나면서 용산에 마련되는 새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오는 15일까지 전 국민을 상대로 새 집무실 명칭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외신과 인터뷰에서 임시명칭으로 '피플스 하우스'(People's house)를 제안했다.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 배경은 무엇일까. 청와대가 풍수지리 관점에서 좋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보겠다는 취지로 보는 게 적절하다. 물론 공간을 옮긴다고 해서 곧바로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이참에 대안으로 '미녀와 야수'라는 동화 속 메시지와 국민과의 소통을 '국민의 집' 노선으로 제도화하기 위해 '목요클럽'을 운영한 타게 에르란데르 스웨덴 총리의 사례를 교훈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녀와 야수'라는 동화는 마법에 걸린 성에 홀로 외
디지털·데이터경제가 심화하면서 디지털 취약소비자 보호가 시급하다. 특히 데이터경제에서 디지털 접근성은 중요한데 소비자의 이용행적이 데이터로 쌓이고 이러한 행적은 곧 신개념의 자본가치가 있다. 소비자의 디지털 접근이 제한될 경우 디지털소외는 금융소외와 신개념의 자본수취 기회의 제한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디지털 접근성을 증대하는 정책이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다만 접근성을 높이는 경우 함께 소비자에게 주지돼야 할 것이 있다. 디지털 접속 시점부터 AI(인공지능)를 이용한 본인의 데이터 수집이 방대하게 이뤄진다는 점 그리고 본인의 데이터가 어떤 가치를 갖는지 알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디지털 접근성 증대 외에 또한 중요한 것이 디지털활용과 역량강화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의 발전이 진화하면서 이를 이용한 상품과 서비스 판매가 가속화하는 반면 이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는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실태조사에서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지난해보다 접근수준(정
요즘은 듣고 싶은 음악이 있을 때 인터넷 음원사이트에서 파일을 내려받거나 스트리밍(streaming) 서비스로 듣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사이트에서 음악을 1분 동안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를 통해 구매자들은 모든 음악의 도입부를 감상할 수 있는데 이렇게 서비스에 시간제약을 두는 것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함이지만 워낙 많은 음악상품이 공급돼 구매자들이 일일이 감상하고 평가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터넷동영상이나 공중파방송 중간에 삽입되는 광고 또한 마찬가지인데 시청자들에게 수십 초에서 수 분의 짧은 시간 동안 마케팅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더 나가 컴퓨터로 인터넷창을 하나만 열어도 상하좌우에 광고배너창이 같이 생성돼 다양한 상품정보를 보여준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단편적인 마케팅정보가 최대한 많이 공급되는 시스템이 도입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하루에 접하는 상품 관련 정보의 가짓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