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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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일환으로 ‘지구촌 공장’ 중국에 편중된 생산기지를 본국이나 여타 국가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여기에는 코로나19(COVID-19) 발병 초기, 마스크 등 방역물품 확보에 애먹었던 미국 등 소비국가들이 최소 전략물자만이라도 자체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자국의 제조업 부흥을 꾀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사실 코로나19 이전에도 세계 각국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여파, 제조업 부흥전략 등을 이유로 ‘탈중국화’ 정책을 지속해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제조업 부흥과 이를 통한 실업률 해소가 목적인 각국의 리쇼어링(본국 회귀) 정책이고, 또 하나는 예측불가 상황에서도 핵심 부품을 원활하게 얻기 위해 안전한 생산기지 확보를 위한 전략적 재편이 그것이다. 우리 입장에서 최근 가속화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위기와 기회로 다가온다. 하지만 수출이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 현실에 무리하게 리
금융실명제는 세 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도입됐다. 첫 번째 시도는 1982년에 있었다. 그 해에 장영자의 대규모 어음 사기 사건이 발생했는데 재발을 막기 위해 실명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12월에 관련 입법이 만들어졌지만 시기상조라는 비난과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흉내만 낸 채 마무리됐다. 두 번째 시도는 1987년에 있었다. 노태우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실명제 실시를 약속하면서 논의가 불붙었지만 1990년에 시행이 무기한 보류됐다.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실명제를 실시할 경우 주가가 한없이 내려간다는 논리 때문이었다. 1993년 7월 긴급 경제명령으로 금융실명제가 겨우 빛을 보게 됐다. 발표와 동시에 주가가 하락했지만 열흘 정도 지나자 상황이 급변했다. 700에서 출발한 주가가 연일 상승했는데 금융실명제로 주식시장 외에 돈이 갈 곳이 없다는 논리 덕분이었다. 주가에 따라 20년 가까이 당연시되던 ‘금융실명제=주가 하락’이란 등식이 순식간에 힘을 잃은 것이다. 정부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을 거치면서 반도체는 현대문명에서 핵심요소가 됐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최고의 수출품이 된 지 오래며, 특히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대한민국은 산유국과 마찬가지 공급 측면에서 절대적 지위를 점하게 됐다. 미국에서 시작한 반도체산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계로 확산하고 분업화해갔다. 미국이 반도체 설계에 집중했다면 유럽과 일본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와 소재에, 그리고 이와 같은 요소들을 활용해 최종 생산은 대한민국과 대만이 담당하는 체계는 안정적으로 작동해왔다. 그러나 반도체 국제 분업체계는 2019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외교적 갈등이 격화하면서 일본은 기습적으로 반도체 생산의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제한조치를 취했다. 우리나라는 이에 맞서 국산화를 선언하고 관련 투자를 늘려나갔다. 일회성 사건으로 간주될 수 있던 이러한 갈등과 분쟁은 반도체를 둘러싼 국제질서 변화의 서막이었다. 중국은 산업 고도화의 핵심요소로 반도체를 지목했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작년에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넘어서서 인구감소가 시작되었다. 속도가 너무 빠르다. 연령대별 인구를 보면 실감이 난다. 2019년 기준 가장 인구가 많은 연령대는 50대로 약 861만명이다. 그런데 30대는 약 730만명, 10대는 약 487만명으로 급격하게 줄어든다. 10살 미만은 약 416만명으로 50대 인구의 절반도 안된다. 의학의 발달 등으로 수명이 길어졌는데도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이다. 2019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거의 세계 최저 수준이다. 2020년에는 0.8대에 진입했다. 이렇게 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수명 연장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늘어나고 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동시에 닥치고 있다. 이는 우리 경제와 사회에 심각한 파장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도 3기 인구정책 TF를 출범시키는 등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조직에서나 당장의 현안이 아닌 문
1980년대 초 한 학생이 대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군사정권하에서 독재타도를 외치던 시절이어서 사실상 수업은 무의미했다. 그래도 그 학생은 공부를 해볼 요량으로 해외 시사주간지를 해석하고 토론하는 동아리에 가입했다. 이 동아리는 외부인을 대상으로 발표회를 여는데 외부 발표에 앞서 신입생은 선배들을 대상으로 먼저 발표해 사전점검하는 것이 상례였다. 당시엔 인터넷도 모바일도 PC도 없는 시절이었다. 칼럼 한 페이지를 복사한 종이 한 장과 손때 묻은 영어사전이 유일한 등대였다. 근데 이 칼럼엔 사전에도 없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그 단어는 그린스펀(Greenspan)이었다. 경제지식도 전혀 없고 세상물정 모르는 1년차 대학신입생은 그것이 나중에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될 사람의 이름이란 것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단지 무슨 경제단체쯤인 줄 알았다. 그래도 그렇지, 이름도 괴상하게 ‘초록 선풍기’(greens pan)라니. 다행히 선배의 도움으로 망신살이 뻗치는 일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개최된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전시회 ‘CES 2021’의 가장 커다란 특징은 기조연설, 콘퍼런스, 전시 등 모든 행사가 인터넷으로 진행된 ‘올 디지털’(All Digital)이란 점이다. 세계 최대규모의 신기술과 디지털의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로 인정받는 CES도 결국 코로나19(COVID-19)를 피해가지 못했다. 전시 참여업체 수도 지난해 4419개사에서 절반도 안 되는 1964개사로 줄었다. 대부분 참여기업의 주제와 참여제품의 시점도 미래에서 현재로 좁혀졌다. 미래기술과 삶의 변화 트렌드를 제시하고 관련 산업과 시장 리딩 의지를 공개한 것과 달리 코로나19로 새롭게 열린 눈앞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과 사용자 경험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끝이 보이지 않는 ‘위드(With) 코로나19’ 환경에서 재택근무 등으로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가정을 스마트홈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첨단가전, 엔터테인먼트, 위생과 헬스케어제품들이 많은 관심을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자리잡으면서 AI(인공지능) 활용 기술이 본격적으로 우리 생활에 녹아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 함께 우려스러운 모습도 오버랩되고 있다. 최근 모 방송에서 고인이 된 가수 김현식씨의 예전 모습과 목소리를 AI기술로 복원해 공연하는 영상을 선보여 많은 팬들을 향수에 젖게 했다. 머잖아 게리쿠퍼나 신성일씨 등 레전드 배우들이 AI기술로 ‘리즈’ 시절 모습으로 부활, 새로운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반면, 성차별 등 여러 논란에 휩싸여 서비스를 종료한 AI챗봇서비스 ‘이루다’ 사태는 AI에 대한 양극단의 모습을 보여준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이어 AT(AI Transformation) 시대가 열리고 있다. 60여전 처음 소개된 AI는 알파고가 소개된 이후 최근 몇 년사이 급격한 기술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AI트랜스포메이션은 기존의 자원들을 AI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단순히 기술적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
코스피지수의 앞자리가 바뀌었다. 2000을 처음 넘은 게 2007년 7월이니까 13년6개월 만에 첫 자리가 바뀐 것이다. 3000은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인위적인 숫자에 불과하다고 폄하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주식시장에서 1000 단위의 마디 숫자는 경제가 변한 흐름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1000은 중화학공업이 우리 경제의 주역일 때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지수였다. 1980년대 초부터 중화학공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졌지만 기업들이 부가가치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해 주가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본격적인 역할은 1985년 3저 호황부터 시작됐다. 전자, 자동차, 화학 등 중화학공업 제품의 수출이 늘면서 해당 기업들이 시장에서 관심을 모았고 그 힘으로 코스피가 150에서 1000까지 상승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 발생했다. 당시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낮아 주가는 1000을 유지하지 못하고 재차 하락한 후 오랜 시간 약세에서
2021년이 시작하자 엄청난 추위가 찾아왔다. 매년 겨울이 되면 찾아오는 익숙한 풍경이 있다. 새로 장만한 듯한, 똑같은 옷을 맞춰입은 대기업 직원이 쭉 늘어서서 연탄을 나르는 모습이다. 회색빛 낡은 집과 좁은 골목, 까만색 연탄이 만들어내는 빈곤의 모습과 화려한 색상의 방한복이 만들어내는 대조적인 색감은 묘한 느낌을 준다. 회사 차원에서 빈곤층을 돕는다는 이런 캠페인은 가만 생각해보면 논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 진정으로 돕고 싶다면 가스보일러로 교체해주고 연료비를 지원하거나 단열 시공을 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동원되는 직원들의 시간당 인건비, 그리고 행사를 위해 구매한 의류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왜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일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업들에 사회적으로 기여하라는 압력이 커지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기업에 대한 기대는 점점 확대되고 이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잘 가라 2020년. 바이러스와 함께여서 너무 힘들었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 새해를 맞으면 희망에 부풀어야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영 찜찜하다. 인류가 함께 힘을 모아 올해는 반드시 바이러스 퇴치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새해 은행산업은 어떻게 될까? 먼저 경제가 살아나야 은행도 산다. 다행히 올해 경제는 작년보다는 나아질 전망이다. 당연하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작년보다 못해서야 되겠나. 금융연구원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020년에는 –1.2%, 2021년에는 2.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에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기저효과가 있었는데도 올해 성장률이 크게 튀어 오르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일단 경제상황이 작년보다 좋아진다니 은행 영업환경이 올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잡힌다는 가정에서다. 그렇지 않으면 장담할 수 없다. 영업환경 개선과는 별개
세상의 큰 틀이 바뀔 때 큰 기회는 찾아온다. 인류 역사상 산업의 큰 변화는 새로운 혁명적 기회를 가져다줬다. 기원전 9500년쯤 메소포타미아에서 농경이 시작된 이후 인류는 수렵에서 농경사회로 전환하면서 국가와 권력이 생겨났다. 당시 가장 중요한 것은 농경의 기반인 ‘땅’이었다. 농사를 지을 땅을 얻기 위해 약탈과 전쟁이 일어났다. 이후 청동기에서 철기 문화로 바뀌어도 핵심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었다. 이후 증기기관이라는 새로운 동력의 발명과 전기의 발견으로 1·2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인류의 관심은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관심이 옮겨온다. 20세기 들어 철강과 같은 중후장대한 산업이 인류를 먹여 살렸고 20세기 후반에는 반도체 같은 경박단소한 산업이 인류를 살찌웠다. 그러나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인류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 비중이 빠르게 낮아졌다. 중국이 GDP(국내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9%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고 한국 27%, 일본 21% 순이다. 반면
K자형 격차는 코로나19가 변화시킨 양극화 모습을 설명하는 단어다. 이미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K자형 격차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소프트웨어 e커머스 배송 온라인 영상서비스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줌, 슬랙 같은 기업들은 대표적으로 K자 상방라인을 타고 상승세에 있다. 반면 항공사·여행사·영화관·전통소매업 등은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빠른 속도로 하방라인을 타고 추락하고 있다. 맥킨지는 주요 23개 산업군 2562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8년 12월과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5월 기준 수익을 비교분석했다. 코로나19가 등장한 후 수익성이 높아진 상위 6개 산업군은 반도체·제약·개인용품·소프트웨어·하드웨어·미디어산업으로 당초 예상보다 수익이 2750억달러나 증가했다. 반대로 수익성이 악화한 하위 6개 산업군인 캐피탈·보험·은행·파이낸셜·에너지산업은 예상보다 3730억달러 규모나 수익이 감소했다. 같은 산업에 속한 기업간 실적도 양극화돼 2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