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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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즈음에 다주택 보유를 둘러싼 논쟁이 뜨거웠다. 여당의 한 의원은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처럼 실거주 목적으로만 집을 보유하게 해야 한다는 주자유택(住者有宅)을 강조했다. 한 지자체장은 다주택자 고위공직자의 승진을 제한하겠다고 엄포를 놓기까지 했다. 다주택자들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정부가 아무리 열심히 주택을 공급해도 소용이 없다. 다주택자들이 또 집을 사기 때문이다. 결국 집 없는 서민들만 피해를 본다. 다주택자들을 잡지 않으면 집값은 영원히 잡을 수 없다." 다주택자들이 계속 집을 사들이는지 팩트체크부터 해보자. 2015~2019년 5년 동안 우리나라 주택 수는 11% 정도 증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유주택가구의 비율은 7%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집 있는 사람이 또 주택을 샀기에 나타난 현상이다. 그렇다면 다주택 보유를 사회악으로 간주해야 하는 걸까. 지난 칼럼에서 강조했듯이 우리 사회가 생각하는 투기꾼이란 '필수재를 이용해 돈
법을 처음 배우고 느낀 감정은 배신감이었다. 구두계약은 효력이 있을까. 없을까. 사기꾼이 써준 "피해회복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겠습니다"는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 약속일까.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사기 위해 가계약금을 송금했는데도 집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집을 팔아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아가는데 긴요하고 배우는데 시간도 얼마 안 걸리는 기본법리를 왜 정규교육과정에선 가르쳐주지 않은 걸까. 구명조끼도 없이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닌 셈이다. 구두계약도 계약이다. 다만 상대방이 오리발을 내밀면 계약 사실을 입증하기 힘드니 녹음을 해두거나 되도록 서면 형태로 계약해야 한다.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는 법리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 법적으로 유효하려면 확정적 약속이어야 한다. 비슷한 논리로 나중에 가격을 정하기로 한 매매는 무효다. 매매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대상물과 가격 정도는 확정돼 있어야 한다. 더 큰 배신감을 느낀 것은 현행법이 법에 대한 무지를 용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이 키워드가 됐다. 시작은 무역분쟁이지만 홍콩 사태와 남중국해 영유권 충돌을 거치면서 정치·군사 분야로 번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소위 중국의 핵심 이익인 신장과 위구르, 티베트, 대만을 거론하고 중국 또한 거친 반응을 보이면서 G2(주요 2개국)의 평화공존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에너지의 90%, 무역 물동량의 60%가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우리로선 슬기로운 외교생활에 사활이 걸어야 한다. 와중에 살짝 기대를 모은 미국과 중국 정상의 전화회담도 별 성과 없이 끝나 양국관계가 '신냉전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묘한 것은 양국의 멱살잡이에도 불구하고 무역의 상호 의존도는 더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규모는 지난해 대비 50% 이상 증가한 사상 최대치인 6500억달러(약 769조원)에 달한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도 4년째 3000억달러(약 355조원)를 기록하고 올해는 4000억달러(약 47
글로벌 디지털세 합의안이 다음달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지난 10년간 이어진 '구글세 논쟁'에 마침표를 찍는 동시에 100년 넘는 조세 대원칙인 '사업장 소재지 과세원칙'이 막을 내린다. 문제는 우리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이다. 지난 7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간합의 때만 해도 적용대상 국내 기업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곳으로 보았다. 하지만 대한상공회의소가 분석한 결과 최소 81개사, 많게는 100여개 기업에 달하고 매출 1조원 이상이면서 아직 저세율국에 진출하지 않은 기업까지 포함하면 최대 500개사가 될 전망이다. 어쩌다 디지털세가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일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아일랜드나 싱가포르 같은 저세율국에 사업장을 두고 세금을 줄여왔다. 수익은 여러 나라에서 발생하지만 사업장이 없는 나라엔 세금을 내지 않았다. 이로 인해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구글세 논쟁이 시작됐고 미국이 반발하면
가을이다. 파란 하늘을 보니 가슴 설레는 가을이다. 가을엔 뭘 해도 좋다. 걷기도 좋고 등산도 좋고 무슨 운동이든 다 좋다. 책 읽기도 좋고 여행하기도 좋다. 먹거리도 풍성하니 인심도 좋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 가을은 봄 같은 설렘도 있지만 선명하고 의젓한 숭고함도 있다. 그건 아마도 치열한 여름을 뚫고 나온 강렬한 생명력의 원숙함이 아닐까. 지난해 이맘때 우리나라 최고령의 현역 여의사 한 분이 세상을 떠났다. 94세로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현직에서 의사로서 무료봉사를 40년 이상 하신 분이다. 그분이 떠나면서 가족과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이 "힘내, 가을이야, 사랑해" 이 세 마디였다. 돌아가시기 한달 전까지 요양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그 대가로 받은 급여를 대부분 사회단체에 기부하셨다고 한다. 그분의 삶의 철학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사소하지만 안전벨트 매기와 같이 정해진 규칙은 꼭 지킨다. 비닐은 언제나 재사용한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대출규제에 나섰다. 올해 대출 증가율을 5~6%로 제한하고 내년엔 4%로 떨어뜨리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신용대출을 연소득 내로 제한하고 한도대출 규모를 5000만원 이내로 낮추라고 은행에 권고했다. 금융당국이 대출규제에 나설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했는데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출규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문제도 서둘러 대책을 내놓게 된 요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로 국제결제은행(BIS) 조사대상 43개국 가운데 6위다. 나머지 42개국의 가계부채비율 평균치가 61%니까 우리가 다른 나라의 1.7배 정도 된다. 가계부채 증가속도도 빠르다. 2018년 4분기보다 13.2%포인트 상승해 비교국가 중 세 번째를 차지했다. 가계부채의 내용도 좋지 않다. 지난 3월 말 자영업자 대출이 831조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8.8% 늘었다. 올 들어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있다.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가격의 경우 9월13일 기준 MMBtu(영국 열량단위)당 18.82달러를 기록했다. 올 2월25일 5.805달러와 비교하면 224% 상승했다. 유럽의 경우 같은 날 21.456달러로 마감했는데 올 3월3일 5.508달러와 비교하면 290% 올랐다. 천연가스는 석탄, 석유에 비해 대기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발생이 적은 청정연료로 간주해왔고,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생산의 변동성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인정받았다. 천연가스 수요가 확대됐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에서 대규모 가스전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가스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작스레 상승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유럽 지역의 풍력발전량 감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북해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풍력발전은 최근 급속도로 확대됐고 2020년 기준 유럽 전체 발전량의 13%를 담당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풍력발전이 담당하는 비중이 5% 미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비경상 이익이 급증한 산업은행을 제외하고도 8조 6000억원에 달해 작년 상반기에 비해 무려 32.3%나 증가하였다. 이익만 크게 증가한 것이 아니다. 국내은행 부실채권비율은 2015년 말 1.8%를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하여 올해 6월 말 현재 0.54%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작년에도 부실채권비율은 떨어졌다. 이익은 크게 회복되었고 건전성은 계속 좋아지고 있으니 국내은행은 태평성대를 맞은 것인가? 숨어있는 리스크는 없을까? 최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외부감사 대상 기업들 중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비중이 34.5%에 달했다. 이 수치는 2016년 26.7%에서 계속 증가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다음 해인 2009년의 32.3% 보다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와 경기침체로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은행의 건전성은
여야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9월27일로 늦추기로 했다. 그때까지 숙의적 태도로 임해 논란이 되고 있는 '허위·조작보도'라는 개념 설정의 자의성과 함께 거기서 도출되는 위험성과 위헌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허위'라는 개념을 설정하고 이를 규제해 진실보도에 도달하겠다는 법의 목표가 얼마나 현실을 무시한 순진한 발상인지, 이런 접근이 의도치 않게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부메랑이 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사실보도'와 '진실보도'의 차이 그리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개념을 정립해 허위개념 설정의 위헌성을 살펴야 한다. '사실보도'와 '진실보도'는 확실히 다르다. 한 예로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서 누명을 쓴 윤성여씨가 30여년 전 붙잡혔을 때 기자들은 그가 범인이라는 수사기관의 발표에 따라 '사실보도'를 썼다. 하지만 그 사실보도는 진실이 아닌 허위보도로 밝혀졌다. 30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사례는 모두 '진실보도'를 외치지만 그것에 도달하는 게
매년 여름이면 휴가철인데도 국제 금융시장이 조바심을 내곤 한다. 세계 통화정책 전문가들이 미국 와이오밍주의 휴양지 잭슨홀에 모여 연례회의를 열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는 특히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앞두고 그 실마리를 찾느라 분주했다. 2013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이 자리에서 테이퍼링을 직접 시사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 이른바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을 초래한 탓이다. 이번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의 포문을 열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도 이런 염려는 기우에 그쳤다.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평가, 곧 연내 테이퍼링을 개시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또 테이퍼링을 금리인상과 직접 연계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9월 테이퍼링 개시설이나 내년 조기 금리인상설에 대한 우려를 완화한 것이다. 실제로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도 미미했다. 코로나 충격이라는 전인미답의 환
정부의 2022년 예산안에 따르면 총지출은 60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3% 증가했다. 총수입은 548조8000억원이며, 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77조6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키로 했다. 이로써 국가채무가 1068조원을 넘어 처음으로 GDP의 절반 이상 차지했다. 대부분 언론은 슈퍼예산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왜냐하면 최근 국가부채 증가세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143조2000억원) 이명박정부(180조8000억원) 박근혜정부(170조4000억원)와 비교할 때 문재인정부의 국가부채 증가액 407조원은 역대 최대규모다. 그런데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위기가 계속되므로 예산안의 총지출이 부족하다면서 국회는 원점에서 재검토해 전향적으로 예산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내년 총지출 예산안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필자는 위기상황이지만 국가부채를 늘리는 데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첫째, 위기는 항상 있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는 석유파동, 정치적 위기
최근 국내외에서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런데 기업들은 ESG를 경영상 기회보다 위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 탄소배출 감축효과로 화석연료의 시장가치 하락과 경제적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좌초자산 및 대체자산 전환비용과 같이 수치로 환산 가능한 직접적 위험 외에 관련규제 신설과 ESG경영 미흡을 이유로 한 투자자들의 소송 가능성 및 자금조달의 어려움과 인재와 소비자가 떠나는 등 다양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 기업들은 법적 규제 리스크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에 제출된 공적 투융자 관련 다수의 법률 개정안은 직접 기업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지만 자본·금융시장의 주된 플레이어인 금융회사를 통해 기업의 ESG경영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며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30년까지 코스피시장 상장회사의 ESG 정보 단계적 의무 공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