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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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이런 게 기술혁신" "플라스틱 100% 재순환이 가능하다면 이건 노벨상감" 지난 19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SK지오센트릭과 에코크레이션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에 대한 긍정적 반응들이었다. 음식물이 묻거나 알루미늄 등 복합재질로 이뤄진 폐비닐은 예전에는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됐지만 이번에 소개된 열분해 기술을 통해 60%의 수율로 원유처럼 재활용할 수 있다. 이 소식에 "(비닐 사용에 대한)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얼마나 많은 대중들이 자연보호와 폐자원 재활용에 대해 관심이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현재 전세계 플라스틱 연간 사용량 3억5000만톤 중 재활용률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심히 분리수거를 해도 바다로 또는 땅속으로 버려지는 자원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에코크레이션과 같은 기업의 열분해 기술이나 SK지오센트릭이 보유한 후처리 기술이 확산되면 재활용률이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후처리 기술이란 열분해유를 좀더 고순도화해 순수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 5층. 중앙회장실과 대회의실 등이 있는 이 곳에 유력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때문이다. 국회 정문에서 이곳까지는 600m(미터), 걸어서 5분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정치인들에게 중소기업은 2018년 기준 663만개에 종사자가 1700만명에 달하는 빼놓을 수 없는 표밭이다. 명분은 정책간담회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최근 중앙회를 찾아 애로사항을 들었다. 참석자에 따라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정치인들은 똑같은 의자에 앉고, 비슷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돌아간다. 당연히 "중소기업 파이팅"을 외친다. 김기문 중앙회장이 발언 말미에 건내는 덕담도 "꼭 필승하시길 바란다"로 똑같다. 문턱이 닳도록 찾아오는 정치인들에게 줄기차게 요구하는 골자도 비슷하다. 대·중소기업 격차를 줄이고 일하기 좋은 경제토양을 마련해달라는 취지다. 쉽게 말하면 대기
애플의 배짱 영업이 여전하다. 비싸도, 불친절해도 잘 팔려서다. 애플은 지난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삼성과 화웨이보다 출하량은 적지만, 전세계 영업이익의 75%를 가져갔다는 점이다. 애플이 아무리 프리미엄 스마트폰 위주로 제품을 출시한다지만 이 정도로 압도적인 영업이익은 이질감이 느껴진다. 배경은 고가 전략에 있다. 애플은 신작을 낼 때마다 가격을 올리며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비싼 가격이 고급 이미지로 대변되고 충성고객 양산으로 이어졌다. "혁신에 대한 가격을 지불할 사람들이 늘 있다"던 팀쿡 애플 CEO(최고경영자)의 말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애플을 둘러싼 숱한 논란들도 아이폰 판매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수년전 애플이 아이폰6과 아이폰7의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췄을 때도, 아이폰8의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충성도가 높은 고객, 이른바 '애플빠'의 이탈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하 카드수수료율)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1월 중 최종 수수료율이 공개될 예정인데 사실상 과정과 결론은 정해져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당정이 만나 협의를 하고 회의장 밖은 카드사 노조의 항의 방문으로 시끄럽겠지만 '기존보다 낮은 수수료율'이란 답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내년 초 대통령선거까지 앞두고 있다. 수수료율은 금융당국 계산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 2018년처럼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당시 연매출 5억원까지였던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 기준이 정치권 논의를 거치면서 30억원까지 넓어졌다. 매 3년마다 카드수수료율을 재산정하는 규제로 인한 풍경이다. 연매출 10억원이 넘는 자영업자를 '서민갑부'라고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도 있다는 점에서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우대수수료율 적용과 카드수수료율 재산정 정책의 왜곡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카드수수료율 규제가 태생부터 정무적 판단에서 나온 탓이다. 전세계적으로 카드 수수
추억의 개그 중 이런 게 있다. 두 명의 슈퍼카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과속 경쟁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는데, 기를 쓰며 이들의 뒤를 쫓아간 경차 운전자도 같이 끌려왔다. 무리해가면서 이들과 같이 속도를 낸 이유를 묻자 경차 운전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고속도로 규정상 차간 거리 100m를 유지하라고 해 열심히 지켰습니다." '차간 거리 100m 이상'이라는 규정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기계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듯 법도 허점이 존재한다. 해운업체들의 공동행위를 허용하는 해운법이 그렇다. 고객인 화주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당국에 신고를 한다는 전제 아래 해운사간 가격과 노선을 협의해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당국에 신고한 것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다. 해운업계의 특수성과 공동행위의 국제적 보편성을 인지하고 있는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행위를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당국에 신고되지 않은 공동
"대출 막는다고 하니 걱정돼서요. 미리 받아두려고 알아보는 중이에요. 정말 어떻게 되는 거예요?" 대학 선후배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한 후배가 은행에 다니는 선배에게 물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우선 받아둬라,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른다." 정부의 전방위 가계대출 조이기가 수요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 8월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일부 중단할 때만 해도 금융당국은 "다른 금융회사까지 대출 취급 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달여가 지난 지금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일부 대출을 중단하거나 문턱을 높였다. 정부의 말을 믿고 기다린 사람이 대출을 받기 위해 이리저리 뛰고 있지만 한도도 적고 금리도 높다. 연말까지 목표치를 맞추려는 정부의 방침은 내년 초 '대출 요요'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년은 가계대출 증가 목표율이 4%로 올해(6.99%)보다 낮다. 게다가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되는 해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면
"답답하다." 지난주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를 지켜본 디스플레이 업계 고위 관계자의 반응이다. 최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국가핵심전략산업특별법에 디스플레이 분야만 제외했다'는 보도 이후 문승욱 산업부 장관의 입장 변화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특별법을 언급하지 않고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우회적인 답변으로 갈음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특별법의 주무부처는 산업부로 확실히 했다"고 못 박은 것을 감안하면 문 장관의 발언은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산자위 안팎에서 "산업부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보다 기재부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문 장관은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기밀(최근 3년 치 매출과 고객정보, 재고 현황 등)을 대놓고 요구한 미국 정부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상식으로는 이례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의 대응 방향을 밝히지 않았다. 협상을 앞둔 산업부의 입
공사 구역의 주제(안) 코로나19 극복 한국판 뉴딜과 탄소중립 포용적 복지 확대 … 대통령비서실이 지난 8월 작성해 입찰 공고했던 '청와대 사랑채 전시기획 및 전시물 제작·설치 제안 요청서'에 실린 사랑채 개편 구상이다. 청와대 상설전시장 개편에 나설 목적으로 입찰 공고됐던 사업 계획이다. 사업 예산은 4억5000만원. 실제로 극복됐는진 모르겠지만, 첫 주제부터 만감이 교차한다. 지긋지긋한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끝을 맺었다는 선언처럼 보이는 표현이다. 2020년 이후 모든 사회 구성원이 그렇듯 기자의 생활도 마스크 착용부터 시작해 코로나19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 확진자들은 보다 직접적인 고통을 겪었다. 이역만리에서 확진된 국군 장병도 있다. 7월 해외 파병 부대인 청해부대 34진 장병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겪으며 '눈물의 회항'을 했다. 청해부대원들은 "함장이 산소 호흡기를 쓰며 버텼다"면서도 "백신 못 맞고 나왔지만 우리가 아니면 국민 중 누구
"금융당국은 제발 아무것도 안하면 안되나요" 지난 6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면서 제출한 업무현황자료에 '연구용역 결과 등을 바탕으로 '(가칭)핀테크 육성 지원법(안)' 을 마련 중'이라는 메시지를 본 한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금융위는 "금융권의 핀테크 투자확대와 금융-IT 간 융합을 뒷받침하기 위한 '핀테크 육성 지원법'을 제정하기 위해 먼저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또 금융위가 집대성할 '핀테크 산업의 종합적·체계적 육성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금융당국이 핀테크 회사의 보험 사업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시사하면서 카카오페이 및 네이버파이낸셜에 '공개 경고'를 한 지 불과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핀테크 업체들이 금융당국의 작은 움직임에도 기겁을 하며 손사레를 치는 이유다. 금융위는 카카오페이와 같은 플랫폼이 앱을 통해 펀드나 보험 상품을 소개하는 데 대해 단순 광고를 넘은 '중개 행위'라고 판단했다. 법률 위반이라
피켓을 걸지말지를 두고 다투는데만 오전시간을 다 흘려보냈다. 지난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국토교통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장 풍경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노트북에 내걸었고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세 차례 정회를 거쳐 국감이 시작됐지만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대장동 개발사업 이슈에만 집중됐다. 여당 의원들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왜 민간사업자의 이익이 그렇게 많을 수밖에 없었는지 방어하는데 대부분의 질의 시간을 할애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역할 덕분에 대장동 개발사업은 '단군이래 최대 개발이익 환수'사업이 됐다고도 추켜올렸다.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며 개발수익금이 흘러들어간 국민의힘과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맞섰다. 사업설계부터 모든 책임은 이 지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 모두 의혹을 입증할만한 새로운 단서는
"뽑을 사람이 없다." 제 20대 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여야 당내 경선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흥미롭게 지켜보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이미 정치권의 공방에 신물이 났다며 피로감을 호소할 뿐이다. 차기 대선이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전으로 물들 것이란 우려는 전부터 있었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그 시점이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야 간 이전투구가 더 극심해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역대 치열하지 않은 대선은 없었다. 거대 양당 체제에서 한 쪽이 승리하면 다른 쪽이 패배하는 '제로섬 게임'을 치러온 터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차기 대선은 과거 어느 때보다 '벼랑 끝 승부' 양상을 띄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가장 큰 이유는 유력 주자들의 '약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과거 여러 실언·실책으로 자질 논란이 빚어
"나 무서워. 이러다가는 다 죽어. 다 죽는단 말이야. 제발 그만해!" 글로벌에서 흥행 중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오영수 분)이 게임 참가자들 간 살육전이 벌어지자 외친 말이다. 결말부 반전을 안다면 의미가 달라지지만 당시 시점에서는 힘을 합쳐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절규로 들렸다. 이런 외침이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고 국회는 입법으로 지원사격하며 기업들을 때리는 가운데, 그 피해는 규제를 감당할 역량이 안 되는 스타트업에게 돌아갈 판이기 때문이다. 올해 국정감사는 기업 감사인지 헷갈릴 정도로 수많은 기업인들이 국감장에 출석한다. 물론 기업인을 부르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보여주기식 소환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7일 열리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국감 증인에 채택됐다. 국민지원금 지급 시기에 맞춰 편의점에서 고의적으로 갤럭시워치를 판매했으며, 이를 통해 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