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장동 국감'이 남긴 복리 이자

[기자수첩]'대장동 국감'이 남긴 복리 이자

김민우 기자
2021.10.08 05:40

피켓을 걸지말지를 두고 다투는데만 오전시간을 다 흘려보냈다. 지난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국토교통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장 풍경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노트북에 내걸었고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세 차례 정회를 거쳐 국감이 시작됐지만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대장동 개발사업 이슈에만 집중됐다. 여당 의원들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왜 민간사업자의 이익이 그렇게 많을 수밖에 없었는지 방어하는데 대부분의 질의 시간을 할애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역할 덕분에 대장동 개발사업은 '단군이래 최대 개발이익 환수'사업이 됐다고도 추켜올렸다.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며 개발수익금이 흘러들어간 국민의힘과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맞섰다. 사업설계부터 모든 책임은 이 지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 모두 의혹을 입증할만한 새로운 단서는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여야가 서로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정치적 주장을 들어야만 했다.

정치공방 속에서 정책질의는 사라졌다. 몇몇 의원들이 정책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대장동 개발사업 이슈에 가려졌다. 정치공방이 남긴 유일한 정책적 과제가 있다면 '개발이익 환수제 확대'뿐이다. 여야 모두 개발이익환수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의견이 같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그마저도 '국민정서법'에만 기댄 섣부른 접근은 아닐지 걱정이 된다.

국정감사는 한 해의 국정 전반을 점검하는 자리다. 집값 안정, 전세난 등 국회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할 문제가 산적해있다. 광주 철거현장 붕괴사고 처럼 건설 현장 안전도 챙겨야할 주요 이슈다. 정부로서는 국회의 지적을 바탕으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정책감사가 사라지면서 정부도 국민도 이 기회를 상실하게됐다. 제 때 고치지 않은 문제는 시간이 지날 수록 복리로 이자가 붙어 돌아오게 마련이다. 복리로 불어난 이자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사진=김민우
/사진=김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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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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