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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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는 민간기업이다. 그러나 다른 업권과 달리 CEO(최고경영자)를 위시한 임원 요건은 비교할 수 없이 까다롭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사의 공익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을 배제한다. 공익성은 금융감독원이 판단한다. 민간기업이지만 공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반영됐다. 최근 '빅테크' 중 하나인 네이버파이낸셜의 최인혁 CEO를 둘러싼 잡음이 시끄럽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법적으로 금융사는 아니다. 하지만 돈이 오가는 결제 플랫폼으로 수익을 내고, 소상공인 대출도 하는 곳을 금융사가 아니라고 하기 어렵다. 이름부터 '파이낸셜' 아닌가? 최 CEO는 지난달 말 겸직이었던 네이버 COO(최고운영책임자) 자리에서 물러 났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네이버의 한 직원이 세상을 등진 데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나 네이버파이낸셜 CEO직은 지키기로 하면서 네이버 노조 등 내부 반발이 크다. 무엇보다 금융권이 황당해한다. 은행법이나
"언제까지 교육부가 기획재정부에 (고등교육 예산을 달라고) 저자세로 설득해야 합니까. 오히려 기재부가 나서서 지원해줄테니 제대로 써보라고 해야할 것 아닙니까." 이달 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개최한 대학총장 세미나에서 한 4년제 대학 총장이 정종철 교육부 차관 등 교육부 관계자들에게 한 말이다. 세미나에 참석한 130여명의 대학 총장 중 몇몇은 이날 작심한 듯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규제를 풀고 지원을 강화해달라'는 요지는 비슷했다. 특히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대교협 회장)은 교육부에 대학혁신지원사업비를 현행 1조원에서 2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고등교육 지원을 위한 특별회계법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대교협도 '대학위기 극복방안'이라는 제목의 규제 개선 요구안을 내놨다. 특히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와 관련해 재정 부담을 가중 시키는 강사강의료, 전임교원 확보율 등을 제외하고 지원 대학의 범위를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대학들의 예산 확대, 규제 완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난타전을 시작한 가운데 의의로 '대동단결'을 이룬 분야가 있다. 바로 해양수산 분야다. 해양수산부에 몸 담았거나 관련 연구를 하는 학자, 협회·단체 관계자들이 정치적 성향을 따지지 않고 손을 잡았다. 6일 출범하는 '해양수산 관련 지식인 1000인 모임'에서다. 박근혜 정부에 몸 담았던 이주영·윤진숙 전 해수부 장관부터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나섰던 강준석 전 차관, YS·DJ정부 시절 해수부 장관들까지 다 모였다. 명예고문은 한국인 최초의 IMO(국제해사기구) 현직 사무총장이다. 대학 총장을 비롯한 조선·해운 분야 교수진에 항만해운 노조까지 나섰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단 하나, 정권이 아무리 바뀌어도 해양수산 분야에 대한 홀대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가 탄생하면서 정부부처 서열 '꼴찌'에서 탈출한 해수부지만 여전히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로부터 푸대접 받는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른바 '해수 홀대론'이다. 해수부 관료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 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장소를 서울 여의도에서 종로3가로 기습 변경해 대규모 행진을 벌였다. 집회가 끝난 뒤 민주노총은 '성공적으로 끝났다(성료)'고 자평했다. 무엇이 성공인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800명 안팎 발생하고, 전염력이 강한 델타변이까지 등장했다. 확진자 급증에 수도권 지자체들이 당초 계획했던 거리두기 완화를 1주일 연기한 와중에 서울 한복판에 전국 각지에서 조합원 8000여명을 불러들인 것을 성공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미 우리는 지난달에도 택배노조의 상경 투쟁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시 여의도에 4000여명이 집결했고, 참가자 가운데 확진자 2명이 나왔다.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집회에 참여했던 모든 참가자와 경찰이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다. 전국이 '노조집회발' 확산의 불안에 떨어야 했다. 코로나는 사용자와 노동자를 구분하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수많은 노동자가 고통을 받았고, 공장은 멈춰 서야
'세상에 없던 교육. 시작이 다른 대학' 오는 9월 대입 수시모집을 앞둔 한국전력공과대학교(한전공대) 홈페이지에 나온 슬로건이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맞먹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와 달리 아무리 찾아봐도 교수진은 보이지 않는다. 대학원 전공도 '페이지 준비 중'이라는 문구만 뜬다. 이달 말까지 '교육혁신', '에너지AI'(인공지능), '에너지신소재'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로 교수를 채용한다는 계획인데 이런 식으로 뽑아 내년 3월부터 제대로 된 강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 이는 드물다. 한 국립대 교수는 "대학이 설립 인가를 받으려면 시설이나 교원 등의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통상 5년 이상 걸린다"며 "교육은 빠지고 정치권이 만든 대학에 큰 기대를 걸기 힘들다"고 했다. 이는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지난 3월 '한전공대특별법'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 법안소위에 처음 올라왔을 당시 교육부 관계자는 어떤 연유에서인지 불참했다. 실제 이날 소위에
GTX-D 노선(서부권 광역급행철도)의 신설 구간이 소위 '김부선'(경기 김포 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으로 최종 결정됐다. 4월 4차 국가철도망 공청회을 통해 노선이 처음 공개된 이후 김포, 강동, 하남지역 주민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지자체장까지 나서 김포에서 강남을 거쳐 하남까지 연결하는 노선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원안을 유지했다. 지역 주민들이 요구하는 서울 강남 직결은 무산됐으나 정부는 향후 GTX-D노선과 B노선을 공유해 김포에서 서울 용산역까지 직결 운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4차 국가철도망 계획은 10년 단위의 '건설계획'이다. 하지만 D노선을 B노선과 공용하는 것은 '운영'의 문제다. 운영의 범주까지 건설계획에 담은 것은 전례에 없는 일이다. 정부로서는 다소 무리한 결정을 내린 셈이다. 김포·검단 등 서부권 교통상황이 열악한 것을 정부도 인지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GTX-D 이외에도 이번에 서부권 교통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여러 대책을 함께 내놓았다. 서울 지하
'윤석열주 고급정보 입수 15% 수익 준비 중', '이틀 연속 상한가 이재명 대장주 무료공개' 요즘 부쩍 늘어난 정치테마주 관련 스팸 문자를 보다보니 대선이 다가온 걸 깨닫는다. 유력 대선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질수록 스팸 문자 수는 늘고 내용은 더 자극적으로 변한다. 여의도에서 정치테마주가 본격 거론되기 시작한 건 2002년 16대 대선 때부터다. 당시 야권 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충청권 소재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였다. 계룡건설·충남방적(현 SG글로벌)·한라공조(현 한온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5년 뒤인 2007년 17대 대선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삼호개발·이화공영·동신건설 등 건설주가 크게 올랐다. 이화공영은 최고 33배까지 올랐다. 20년이 지난 지금 정치테마주 투자 행태는 가관이다. 유력 대선후보와 경영주가 본관이 같다는 이유로 혹은 최대주주가 대선후보 고향의 향우회 회장이라는 이유로 몰린다. 별다른 재료도 없이 기대감만
세계 통화 당국들이 출구전략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이 백신 보급과 함께 수습 국면에 들어서고 경제 회복세가 본격화하면서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쇼크로 인한 금융시장 붕괴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하와 대규모 양적완화 등 비상 카드를 총동원해 유례없는 유동성 투입에 나섰다. 대공황에 맞먹는 수준의 위기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공격적인 대응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그 결과 금융시장과 경제는 신속하게 회복 궤도를 되찾았고 올해엔 세계 경제 성장률이 6%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IMF)도 나온다. 그러나 빠른 경제 회복에 공급망 악화, 상품가 급등이 맞물리면서 인플레이션 공포도 엄습했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목표치를 훌쩍 웃도는 수치는 불안을 자극한다. 유동성 파티에 취한 자산시장의 버블 우려도 커진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위기 때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 출구
"요즘 애들 왜 그러냐" 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하다보면 종종 듣는 소리다.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가 가상현실 속 명품가방을 수백만원에 사는 등 기성세대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일 때 나오는 말이다. '요즘 애들'이란 누굴까. 단순히 MZ세대 또는 2030세대라고 기계적으로 정의하면 될까. 이런 접근법은 권하고 싶지 않다. 특히 혁신을 이끌어가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만큼은 더욱 지양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요즘 애들을 '세대 차이'로 접근하면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한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이해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나와 다른 그들'로 손쉽게 규정한다. 이런 기성세대는 요즘 애들로부터 '꼰대'라는 뭇매를 맞는다. 세대 차이로 갈라치기 하면 대립각이 커져 소통이 어렵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생각한다면 손을 맞잡을 수 있다. 요즘 애들의 특성을 세대 차이가 아닌 '시대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요즘 애들이 IT에 능숙한 것은
'30대 명퇴'를 보도한 지 6년이 지났다.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희망퇴직으로 인생이 달라진 청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만 29세라 '20대 명퇴'라고 해도 될텐데 독자들이 믿지 않을 것 같아 '30대 명퇴'로 했다.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서자 다른 기업에서도 유사 사례가 쏟아졌다. 청년세대의 또 다른 불안이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지(혹은 다녀야할지) 확신은 없다. 수년 전 증시를 호령했던 신산업이 오늘날 사양산업이 된다. 주기는 점점 짧아진다. 산업구조 개편의 일상화다. 좋은 기업들일수록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이며 시장을 주도한다. 산업구조 개편은 구조조정, 즉 '사람이 잘려나간다'는 것의 다른 말이다. 선택지는 두 가지다. 가슴 깊은 곳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한 채 타의 혹은 자의(파이어족)로 20~40대에 회사를 떠나가거나 가혹한 경쟁을 체화한 '시장 전사'가 돼 위로 올라간다. 요즘 젊은 세대는 이렇게 '생존 투쟁'을 한다. 정치권은 어떠한가. 집권에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6일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28주년을 하루 앞둔 때였다. 삼성그룹 일부 계열사는 다음날 일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했다. 불명확한 답에 처음엔 의아했지만 곧 이유를 알았다. 신경영 선언일은 그룹 차원의 비전을 선포하는 역할을 해온 행사다. 내로라하는 전문경영인들이 모여있는 삼성이지만 이날은 총수가 필요한 날이었다. 총수가 부재한 상황에서 각 계열사가 일정을 문의할 만한 곳은 없었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총수의 메세지를 기다릴 뿐이었다. '총수 부재'라는 삼성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최근 재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청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전쟁 속에서 한국이 우위를 지켜나가려면 이 부회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계 최고라도 오너의 재빠른 결단이 없다면 그 지위를 하루 아침에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긴박한 재계의 요청과는 달리 정부의 의사결정은 더디기만 하다. 그 사이
#장면1.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며 7월부터 6억원 초과 집을 사면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83%가 규제 대상이 된다고 했다. #장면2. 2개월 뒤 금융위가 청년·신혼부부의 내집 마련 지원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만 39세 이하 청년이나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에 40년 만기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내주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발표 이후 여론은 '부글'거렸다. 40년 모기지를 보금자리론에 적용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보금자리론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탓이다.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 집을 살 때만 받을 수 있다. 이는 곧 금융위가 7월부터 개인별 DSR 규제 대상이 된다고 밝힌 83%의 서울 아파트를 구매할 경우 청년, 신혼부부라 할지라도 40년 만기로 돈을 빌릴 수 없다는 의미다. 나머지 17%에 해당하는 6억원 이하 서울 아파트조차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이는 당초 보금자리론 도입 당시 취지를 무색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