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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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에이치엘비의 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성공 소식으로 분위기가 바뀌긴 했지만 최근까지 '한국의 바이오 기업은 사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뢰는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기업 입장에서 사기라는 표현은 억울할 수도 있다. 신약 개발 자체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은 '도박'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수만가지 신약물질 가운데 임상에 적합한 물질을 선택해 테스트하고, 3단계 임상을 거쳐 신약승인을 통과하기까지 성공 확률은 1% 미만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단순히 임상 결과에 일희일비해 사기라고 비난하고 투자가 중단되는 것은 근시안적인 태도라는 비판도 있다. 바이오 기업에 대해 꾸준히 신뢰를 주고 투자가 이어져야만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훌륭한 기업이 탄생하지 않겠냐는 논리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 바이오 업체들에 대한 신뢰 하락은 회사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주들의 분노는 임상 난항으로 인한 주가하락뿐 아니라 믿고 투자해
최근 미국 언론에서 '초당적'이라는 표현을 보기 힘들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인 살해 규탄, 화웨이 제재 등 인권·국익·안보·민생을 위해서라면 손을 잡았던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제는 다투기 바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조사가 시작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자국 의원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트럼프의 막말에도 침묵하던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에도 '트럼프 사수'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내부고발자가 두 명으로 늘자 신원보호 원칙을 깨고 내부고발자의 공개 소환을 요구하고 있다. 보다 못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이날 "이건 국가가 운영되는 방식이 아니고 의회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서 "헌법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으로 시작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정당·의회정치의 선진국인 미국에서 이를 가능하게 했던 '헌법 사수'라는 공동의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화당 소속의 파월 전 장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냈다. 그
“이번 국정감사에선 자료요청도 많이 없어요.” 얼마 전 만난 한 보험사 임원은 이렇게 여느 때와 다른 국감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민감한 이슈에서 한발 짝 물러서게 된 건 다행이지만 국감을 통해 공론화될 수 있는 업계 이슈가 묻힌 안타까움도 토로했다. 그 중 하나가 ‘실손 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제도’다.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는 보험 가입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별도로 보헙사에 진료비를 청구하지 않아도 병원과 보험사가 직접 연계해 보험금이 자동 청구되는 것이다. 보험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업계에서는 꼭 해결하고 가야 할 사안이라고 여기나 최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DLS 사태와 조국 펀드 등에 묻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실손의료보험은 현재 전 국민의 절반이 넘는 3419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도 불린다. 문제는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병원과 약국 등에서 진단서와 증명서,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팩스나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신청해야 한다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이 삐걱거린다. 게이트고메그룹과 합작해 만든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 지난해 7월 기내식 업체를 바꾼 뒤 잡음이 끊기지 않고 있다. 시작부터 '기내식 대란'으로 틈이 벌어졌다. 아시아나는 본래 15년간 LSG스카이셰프코리아(LSG코리아)와 기내식 사업 거래를 해 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호 신뢰가 무너졌다는 이유로 2017년부터 기내식 사업자 변경을 추진했다. 특히 아시아나는 LSG코리아가 기내식 원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을 큰 문제로 삼았다. 아시아나는 GGK를 설립하면서 "기존 기내식 사업계약과 비교하면 훨씬 월등하고 유리한 조건으로 신규 기내식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GGK로부터 기내식 공급을 받은 지 1년 만에 둘 사이가 틀어졌다. GGK는 기내식의 판매 단가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국제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했다.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대금은 137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는 계약서에 근거해 합리적인 가격을 산정해 대금을 지급
매년 6~8월 기획재정부는 시장통이 된다. 필요 예산을 따내려 수많은 민·관 인사들이 예산실을 두드린다. 올해는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과 유명 영화배우도 세종청사에 등장했다. 기재부의 벽은 유명인을 앞세워도 쉽사리 뚫리지 않는다. 중앙부처 관계자는 "예산안이 기재부의 촘촘한 검열망을 거치면 자동 다이어트가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난공불락 기재부도 국가정보원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국정원은 예산용처를 밝히지도 않는다. 내년 예산은 7055억으로 올해보다 30%(1610억원)나 늘었다. 그런데 세부내역은 경제 컨트롤 타워인 홍남기 부총리조차 모른다. 내역을 밝히지 않는 까닭은 국정원법에 따른 것이다. 법은 "국정원이 예산을 요구할 때 총액으로 제출하고, 산출내역과 첨부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내역을 들여다볼 수 이들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11명 의원뿐이다. 이들도 예산심의를 비공개로 하고, 내역을 공개하거나 누설할 수 없다. 30% 늘어난 예산을 두고 국정원은
“11표씩 던져야 투표를 할 수가 있어. 그런데 표 수를 다 합치면 11의 배수가 아니야. 그럼 집계에 오류가 있거나 고의로 조작한 거지.” 연예계에 평소 관심이 많던 지인을 만난 날이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과 관련해 제기된 투표수 조작 의혹에 한동안 당황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에 성공한 강다니엘·옹성우, 김세정·전소미는 연예계에서 커다란 활약을 하고 있다. 유명 프로그램에서 정말 그런 조작이 이뤄질 수가 있다는 사실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의혹은 결국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11의 배수뿐 아니라 투표수와 관련해 여러 문제가 포착돼 프로그램 제작진 등은 검찰에 고발됐다. 이를 검토해 최소한 범죄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경찰은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기획사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시작했다. ‘프로듀스’ 시리즈에 시청자들이 열광했던 이유는 뭘까.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두 상권이 있다. 모두 전통시장 인근에 청년상인들이 대거 입점한 상권이다. 하지만 성적은 다르다. 한 곳은 ‘핫 플레이스’로 거듭난 반면 다른 곳은 ‘휴·폐업률 28.6%’의 불명예를 안았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인근 ‘망리단길’과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지원사업 ‘청년몰’의 차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용주 무소속 의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전국 27개 시장에 조성된 청년몰 입주점포는 489개지만 140개 점포가 휴·폐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 유휴공간에 청년상인들을 입주시켜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창업을 동시에 지원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청년몰 사업의 실효성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청년몰 휴·폐업률은 26.3%를 기록했다. 1년 새 약 3%포인트 상승했다. 입점한 점포마다 성공할 순 없지만 3년째 10개 중 3개가 문을 닫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업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해 국정감사를 '부실·맹탕 국감'이라고 혹평했다. 국감을 대하는 의원들의 준비 부족과 대안 제시도 없이 정치적 공방만 난무한 것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올해가 제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이라고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는 드물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증인에 대한 묻지마식 무더기 신청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기업인을 증인으로 불러낸 사유가 불분명한 것은 비일비재하고 출석을 거부하면 "종합 국감 때라도 끝까지 부르겠다"고 벼르는 의원도 있다. 만약 기업인이 출석하더라도 해당 기업 해명 대신 정파 논리에 매몰돼 결국 파행되는 경우가 허다한 게 국감 현실이다. 실제 지난해 국감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증인 채택 요구 등 소모적 정쟁으로 허비했다. 상임위별로 온도차는 있지만 올해 국감은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에 이어 또다시 '조국 전쟁'이 확실시된다
# "엄마 아빠한테 효도 한번 못했는데, 일찍 죽으면 안 돼요." "아직 13살이에요, 대통령 할아버지 살려주세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취재 당시 기자 수첩을 다시 펼쳤다. 기자가 물대포 맞으며 써내려간 현장의 기록에는 불안에 떨며 촛불을 들었던 어린 아이들의 절규가 담겨 있었다. 촛불 집회는 2002년 주한미군의 궤도차량에 목숨을 잃은 '효순이 미선이'를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던 시위가 원조다. 월드컵 4강 거리응원 신화를 열었던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효순이 미선이 촛불로 광장 문화의 일대 전환을 맞았다. 쇠파이프, 화염병이 아니라 촛불만으로도 마음을 모았고 뜻을 전달했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데리고 시위에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때부터다.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 2016년 헌정 사상 첫 탄핵을 현실화한 국정농단 촛불로 이어졌다. #2019년 9월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는 여권 추산 '200만의 촛불'이 타올랐다. 참
"전 검찰력 투입한 조국 법무부장관 수사, 고발인이 참 부럽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이달 20일 고발인 자격으로 경찰에 출석하며 말했다. 임 부장이 내부고발한 사건은 눈 감은 검찰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수사에는 전력을 다한다는 지적이다. 임 부장은 "검사의 공문서위조 의혹 수사에는 비협조적이던 검찰이 사립대 교수 1명의 사문서 위조 의혹 수사에는 특수부를 투입했다"며 "검찰의 선택적 수사, 선택적 분노, 선택적 정의의 위험성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부장이 말한 검찰의 선택적 정의를 향한 시민의 분노는 예상보다 컸다. 이달 28일 조 장관에 대한 수사를 비판하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만명이 넘는 시민이 촛불을 밝혔다. 조 장관에 대한 과잉수사 논란이 검찰 개혁 목소리를 키운 결과다. 반대로 조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단체는 조 장관의 선택적 정의에 분노한다. 조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전국대학생연합집회 측은
불매운동으로 몸을 사렸던 유니클로가 신규 매장 오픈, 마케팅 활동 재개 등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유니클로의 빈자리를 메우려 했던 토종 의류브랜드들은 당황하는 분위기다. 지난 여름 뜨거웠던 일제 불매운동에 토종 브랜드들은 쉽게 고객을 얻었다. 토종이라는 이유 하나로 영웅처럼 대접받기도 했다. 하지만 쉽게 얻은 고객은 쉽게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했어야 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건 당연하지만 토종 브랜드들은 배의 성능은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노만 저었다. 토종, 한국인의 핏 등을 앞세워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같은 얕은 마케팅은 곧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더욱이 '무분별한 따라하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입는 순간 탄성이 나온다며 이랜드가 이름 붙인 '탄성팬츠'는 유니클로의 '감탄팬츠'를 떠올리기에 충분했고, 탑텐의 새로운 얼굴 이나영은 소비자에 여전히 '과거 유니클로 모델'로 기억되는 인물이었다. 유니클로의 메가 아이템 '에어리즘', '히트텍'을 연상시키는
“살 수 있는 집이 없는데 어떻게 아이를 낳겠어?” 얼마 전 만난 친한 친구가 속내를 털어놨다. 결혼한지 4년이 지난 친구는 아직 아이가 없다. 딩크족(아이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을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업무 스트레스로 임신이 잘 안되는 데다 고공행진을 하는 서울 집값을 보자니 아이 낳기가 점점 더 무섭다는 얘기였다. 역대 최저 수준의 출생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까지 40개월째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부동산 문제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변변하게 물려줄 집 한 채 없이 아이 낳는 게 두려운 사람은 친구 뿐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새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서울에 분양된 고가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산 연령대가 의외로 30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9월~2019년 7월 서울의 분양가 상위 10개 아파트단지를 분양받은 이의 40.8%가 30대였다. 20대도 67명으로 적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는 결코 싸지 않다. 10곳 중 8곳이 3.3㎡당 4000만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