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증시에 '헥시트' 리스크가 화두다. 헥시트는 '홍콩(HK)'과 '이탈'(Exit)을 합친 합성어인데, 현실화될 아시아 내 유동성 위기 혹은 홍콩발 아시아 금융불안 리스크를 증폭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 홍콩시위가 격렬해진 후 자금흐름은 불안한 상태다. 홍콩으로 유입된 자금과 빠져나온 자금의 비율(E/I Ratio)은 최근 2.64배까지 급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헥시트 초기국면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허언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헥시트는 글로벌 자금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만 아시아, 특히 한국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들에게 홍콩은 관광, 여행지로 인식이 돼 있으나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 못지않게 경제적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홍콩은 한국의 주요 수출국 중 4위(2018년 기준 수출의 7.6%)다. 증감률 측면에서도 대 홍콩 수출 증감률은 하반기 들어 평균 마이너스(-) 37%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수출이 -12.9%, 대중국 수출이 -19.3%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해 크게 부진하다. 특히 수출품 비중을 보면 전체 수출의 73% 가량이 반도체다.
이 뿐 아니라 한국에 투자하는 해외자금 대부분은 홍콩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의 아시아 자산배분을 결정하는 헤드쿼터도 거의 홍콩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홍콩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서 지렛대로 작용한다는 점도 들여다 볼 대목이다.
이처럼 상황은 무겁게 돌아가고 있으나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대응은 미흡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시장(ELS) 발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새 상품을 내놓는 증권사들이 많다.
기존에 발행해 손실이 발생한 홍콩H지수 ELS 역시 관리가 필요해 보이는데 아직 구체적인 고객 대응에 나서는 곳은 많지 않다. 헥시트가 현실화할 때를 대비한 시나리오 보다는 원금회복 가능성만 주목하는 분위기다.
자본시장에서 위기는 종종 기회로 연결됐고, 리스크가 클 수록 과실도 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잡을 수 있는 실탄을 잃지 않는 것이다. 지금은 일단 홍콩에서 울리는 경고음을 주의 깊게 살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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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이 해결되면 홍콩의 파장도 잠잠해질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글로벌 패권분쟁보다 아시아 지역 이슈가 오히려 중요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