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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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이 의안과에서 법안 접수를 막을 것 같습니다. 가보셔야 됩니다.” 후배의 다급한 전화에 화를 냈다. 몸으로 법안 제출을 막는다는 우려에 코웃음이 나왔다. 수개월 전까지 취재했던 중소벤처기업계가 떠올랐다. 팩스는, 이메일은, 전자입법은. 무슨 수로 막겠느냐며 핀잔을 줬다. 새삼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국회를 무시하지 말라”고 했다. 후배가 옳았다는 게 입증되기까지 반나절이 걸리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안과를 점거하고 팩스로 전달된 법안 일부를 가로챘다. 의안과 직원들 옆에 서서 ‘이메일 법안’ 처리도 막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법안이 동봉된 서류를 손수 들고 의안과를 찾았다. 밤새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21세기 대한민국 국회의 실상이다. 세상은 변하는데 국회는 제자리다. 비대면 회의가 화상 의회를 넘어 VR(가상현실), 홀로그램 회의로 무한 진화하는 데 ‘딴 세상’ 이야기다. 시장의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이 스마트폰, 태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이 큰 벽을 느끼고 왔을 것입니다." 지난달 말 유럽 지역 주요 화주와 글로벌 선사를 처음 방문한 배 사장의 행보에 관해 묻자 한 해운업계 관계자가 내놓은 답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 국적 선사의 위상이 많이 약화된 결과"라고 말했다. 배 사장은 지난 3월 27일 취임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최대 국적선사 수장을 맡은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그간 그는 현장 경영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사업장으로 달려가 직원들과 만났다. 글로벌 해운업계에도 얼굴을 알렸다. 첫 해외 출장지로 유럽을 선택했다. 화주 및 글로벌 선사들과의 협력은 해운업 특성상 필수적이다. 배 사장은 이번 방문에서 세계 1, 2위 선사인 머스크, MSC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현대상선은 두 선사가 속한 '2M'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계약은 내년 3월까지다. 2M의 정식 회원이 되거나, 다른 글로벌 선사 얼라이언스(동맹)에 들어가야 한다. 해운사는 단독으로 전 세계의 화물을 실어
“상용화 초기 어쩔 수 없는 과도기죠. 집 안에서 5G(5세대 이동통신)로 VR(가상현실) 영상을 보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5G 네트워크 품질 논란에 업계 관계자들이 내놓는 대답이다.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꼬박 한달째다. 5G 가입자는 벌써 26만명에 이르지만, 사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발 빠르게 5G 스마트폰을 샀어도 막상 5G보다는 LTE 전파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고, 서울이라고 하더라도 실내에선 거의 5G를 이용할 수 없어서다.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 중심으로 전국에 깔린 5G 기지국 수는 5만4000여개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3690개가 더 늘었다. 정부와 이통사, 제조사는 올해 안에 현재 11만여개인 5G 기지국 장치를 23만개로 늘려 전국 85개시 주요 지역(전체 인구 93%)을 커버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그러나 외부가 아니라 일반 사무실이나 아파트, 주택 등 실내 환경에서 5G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보다 시일이 걸릴 전망
"위잉~ 그르르르르륵" 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문재인 좌파독재정부의 의회민주주의 파괴 규탄 삭발식’. 전동식 이발 기계를 켜자 길었던 머리가 사정없이 잘려 나갔다. ‘2대 8’ 가르마를 따라 단정하게 빗어넘겼던 머리는 어느새 맨살을 드러냈다. 삭발식에 참여한 자유한국당 김태흠·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위원장의 표정은 비장했다. 응원 나온 일부 당원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의 삭발식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선거법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조정안 등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선거제도 만큼은 지금까지 여야 합의에 의해 처리해오던 관행을 무시한 ‘다수의 횡포’라고도 말한다. 반면 여야4당은 국회법에 따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현행법 체계에선 중소기업중앙회가 언제라도 선거 위탁을 중단할 수 있어 ‘위탁선거 의무화’ 조항을 발의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선거관리 업무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임의로 맡길 수 있다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상 조항을 강행 규정으로 바꾸기 위해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의원실 관계자의 말이다.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혼탁선거 논란에 따른 입법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선거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면 여기에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계에서 거론되는 대표적인 방안이 가족·측근 선거범죄에 대한 당선자의 연대책임이다. 중기중앙회장 선거의 경우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의 선거범죄에 따른 당선 무효화 규정이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국회입법조사처도 지적한 바 있다. 선거사범에 대한 신속한 재판도 고민해봐야 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범은 3심까지 1년 이내에 법적 판단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반면 중기중앙회 등 민간 단체 선출직에 대한 선거사범 재판은 시한이 정해져 있지
정치인들의 맞고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의도에 있는 국회가 서초로 옮긴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과 자유한국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문제를 두고 지난 25일과 26일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들의 몸싸움은 국회의 시계를 거꾸로 돌렸다. 1986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경호권이 발동되고 망치와 빠루 등 '연장'들이 등장했다. 이 사건으로 국회는 또다시 서초동을 찾았다. 여야 합쳐 100명 가량의 인원을 고발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지난 29일 늦은 밤 마무리됐지만 법안 통과까지 갈 길이 멀다. 고발건들도 이제 시작이다. 우리 국회는 유난히 검찰에 고소나 고발을 즐겨한다. 국회의원이 황토색 서류 봉투에 종이를 붙여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장면은 국민들에게 익숙한 모습이 됐다. 국회는 ‘정치 검찰’이라며 검찰을 비판한다. 검찰이 정권의 입맛에 맞춰 사건
부동산시장이 냉각되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세입자의 고민이 깊어진다. 이를 방증하듯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 3만3311가구에 달한다. 3개월 만에 지난해 가입규모(8만9351가구)의 절반 가까이 채웠다. 올해 4분기까지 단순 계산할 경우 가입규모는 13만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2013년 제도 도입 이후 최대치다. 전세금 반환보증은 가입자인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 등이 집주인 대신 돌려주는 보증상품이다. 가입 대상은 단독, 다가구, 연립, 다세대, 아파트, 주거용 오피스텔 등이나 사실상 원룸과 같은 다가구주택은 가입이 어렵다. 전세보증금보다 우선 변제권이 있는 담보채권 및 임차보증금 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가입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여러 가구에 월세와 전세를 놓는 데다 세금 등을 우려해 이를 공개하기 꺼린다는 것이 가입 거절 사유다. 다가구주택은 해당 주택
재계가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방안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도 수차례 정부 주도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책이 나왔지만 이번만큼 정부와 재계가 한 뜻으로 합심해 정책을 내놓은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 정부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사업 발전 비전과 정부 지원 방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비메모리 부문에 133조원 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참석해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할 예정이다.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할 방안을 신속히 내놓기 바란다"고 언급한 지 한 달여간 정·재계에서 각종 정책이 발표되거나 논의되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정책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부처별로 자체적으로 정책을 시행했고, 대부분 산업부 중심의 적은 규모 투자였지만 이번에는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석유'로 불린다. 자국 데이터는 보호하는 한편 경쟁국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데이터 주권’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올해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국내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데이터를 지키기 위해 국내외 기업을 비롯해 국가간 경쟁이 벌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정부의 행정시스템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에 민간 클라우드 이용이 가능해지고 전자금융감독 규정 개정안 시행으로 개인정보와 같은 민감 정보도 민간 클라우드에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국내 시장을 노리는 AWS(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들의 행보가 분주해지고 있다. 하지만 공공 및 금융 정보는 민감 정보인 만큼 해당 시장 진입을 위해 갖춰야할 조건들이 있다. 우선 국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전문 인력을 상주시켜야 한다. 또 정부의 보안인증도 획득해야 한다. 미국 등 데이터 강대국들은 국내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 진입 기준을 완화하라는 통상 압박을 가하고 있는 이유다. 한국 기준
"장애인은 원래 다 인싸(insider,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에요?" 미국 자유여행을 다녀온 시각장애인 3명의 여행기를 듣다가 물었다. 성급한 일반화인 줄 알면서도 우문을 던진 건 '적극성'이 필수란 인상을 받아서였다.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 세 사람은 현지인에게 망설임 없이 도움을 청하는, 국경 없는 친화력의 소유자였다. 세 사람은 "장애인 중엔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사람도 많다"며 "여행이나 문화향유를 수월하게 할 시스템이 없으니 개인의 적극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현답을 내놓았다. 장애인에게 용기를 요구하는 상황은 여행뿐만이 아니다. 극장 영화·뮤지컬 감상, 스포츠 등 문화향유는 물론 입사, 직장생활 등 모든 상황에서 비장애인에겐 필요 없는 용기가 필요하다. 뇌병변장애를 가진 취업준비생 김모씨(25)는 "장애인 수험생을 위한 입사시험 매뉴얼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입사 지원서류에 장애를 적는 칸은 있어도 '시험 시 요청사항'을 적는 공간은 없다"
"지난 6년간 이렇게 시간만 질질 끌어왔습니다. 이번에는 좀 다를까 싶었는데 원론적인 얘기만 늘어놓고, 뭐 하나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이네요. 정말 답답합니다." '상암 롯데몰' 입점을 촉구하는 주민연합회 관계자의 말이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말 서울시에 원안대로 개발이 어렵다면 상암 롯데몰 부지를 환매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당초 롯데쇼핑이 답변시한으로 못 박았던 5일을 한참 지났지만, 서울시는 아직까지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박원순 시장이 해당 지역구 의원들과 만나 입점 절차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사실상 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시간 끌기 전략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사례는 또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5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암 롯데몰을 심의 안건으로 올렸다. 2015년 이후 3년 만이었다. 롯데쇼핑은 이에 화답하듯 당시 서울시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던 심의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논란, 비트코인 규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하는 헌법재판소 판결 등 이런 이슈는 이번 정권에 대한 20대 남성의 지지율 하락을 한 몫 거들었다. 특히 20대는 북한 정권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20대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다'란 응답이 73%로 30대(60%), 40대(53%), 50대(62%), 60대 이상(63%) 등에 비해 가장 높았다. 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작년 5월 칸타퍼블릭 조사에선 20대의 다수인 74%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20대 지지율 하락의 이유를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탓"이라고 밝혔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한 토론회에서 "전 정권의 반공 교육으로 북한에 대한 적대의식을 심어줬다"고 주장했다. 전 정부의 잘못된 교육 때문에 20대가 여권 및 북한에 등을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