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심 위원장만 새 됐네요"
지난달 28일 여야 협상결과를 받아든 정개특위 관계자는 고개를 저으며 이같이 말했다. 심 위원장의 부재로 특위의 교착상태가 심화될 거란 설명도 덧붙였다.
정치·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제1·2당이 나눠 갖는 것을 전제로한 국회정상화였다. ‘84일만의 정상화’란 평가와 함께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정의당)은 해고통보를 받았다. 1년짜리 위원장 계약이 끝났으니 방을 빼라는 통보였다.
지난해 7월 심상정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것 자체가 파격이었다. 원내1·2당이 특위위원장을 맡는 게 관례였다. 2004년 진보정당 원내진출 이후 처음이었다. 심 의원 개인으로서도 3선만에 처음 맡는 국회직이었다. 이례적으로 위원장을 맡은 심 의원에게 ‘역대급’ 짐이 주어졌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제 개편안 등 극도로 민감한 안건들 투성이었다.
1년간 서른 번이 넘는 크고 작은 회의가 열렸다. 거대양당이 이해득실을 두고 다툴때 심 위원장의 존재감은 오히려 돋보였다. 현행 선거구제가 유리한 민주당이 실리 대신 정치개혁이란 명분을 택하게 했다. 여야4당 공조가 가능한 이유였다.
시간이 날 때면 기자들에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필요한 이유들을 설명했다. 국회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또 설명회 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럴수록 민주·한국당 모두로부터 받는 비난도 거셌다. “혼자서 너무 앞서간다”는 여당내 불만과 책임회피용으로 민주당이 세운 “들러리”란 비아냥도 나왔다.
“국민은 몰라도 되는 선거구제”란 발언에 흔들리는 순간도 있었다. 대국민 설득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합법성과 별개로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운 것도 아쉬움이 크다.
그럼에도 지난 1년간 뚝심으로 여기까지 왔다. 심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선거제 개혁이 가능하겠냐’는 냉소 섞인 질문에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답했다. 예술의 길은 아직 멀고 험하다.
